[TV리포트] 20년간 아내에게 속아 살아왔다는 사실을 접한다면 남편의 심정은 어떨까.

MBC 아침드라마 `내곁에 있어`가 선희(최명길)의 과거가 남편 용기(임채무)에게 알려지는 극적인 장면을 방송하며 시청자들의 촉각을 곤두서게 만들고 있다.

이 드라마는 자식들을 버리고 과거를 숨긴 채 결혼했던 선희가 은주(이윤지) 남매와 재회한 후 가정이 깨질까봐 전전긍긍하는 심리와 모성애 사이에서 갈등을 빚는 내용이 전개되어 왔다.

29일 방송에선 드디어 우려했던 극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아내의 과거를 전혀 모르고 있던 남편 용기는 선희가 딸 지애에게 쓴 편지를 우연히 발견하고 그 속에 있는 내용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자신이 일하는 병원에서 간호사로 있는 은주 남매가 다름 아닌 아내의 핏줄이라는 내용이었다. 고통스러운 듯 편지를 구겨 쥔 채 어쩔 줄을 몰라 하는 용기. 그의 뇌리에 은주와 은호 남매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긴장하거나 새파랗게 질리는 아내의 표정이 하나하나 되살아났다.

아내를 천사처럼 알아왔던 용기는 20년간 속아 살아왔다는 기막힌 사실에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심호흡을 해가며 극심한 분노를 표출했다. 은주남매와의 여행에서 돌아온 아내를 보자마자 뺨을 올려붙이며 매섭게 눈빛을 빛내는 용기의 반응이 긴장감을 자아냈다. 남편의 미칠 듯한 심리를 빚어낸 중견배우 임채무의 실감나는 연기가 돋보였던 대목.

이와 관련, 드라마 팬들은 선희의 과거가 밝혀진 후 보인 용기의 행동을 두고 "고통이 이해가 가지만 먼저 폭력을 보인(뺨을 때린) 부분은 옳지 못했다"는 의견과 "용기의 심정을 돌아볼 때 현실이라면 더 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앞으로 용기는 자신의 집 앞에서 죽은 남자가 아내의 전남편이란 사실까지 접하며 더욱 갈등의 골이 깊어질 예정. 용기가 선희를 용서하고 가정을 지켜갈 수 있을지 앞으로 극의 행보에 관심이 더해지고 있다.

(사진=방송화면중)[하수나 기자 mongz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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