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연속극 <천하일색 박정금> 제작발표회
내세울 것 없지만 비굴하지 않은 당당한 아줌마의 일과 사랑을 그리는 드라마가 주말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배종옥이 억척스럽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줌마 형사 박정금으로 분한 <천하일색 박정금>의 제작발표회가 1월 28일 4시 신촌 아트레온 극장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형선 감독, 배우 배종옥, 손창민, 김민종, 한고은, 박준규, 백종민, 조경훈, 서도빈이 참석했다.
반찬가게 아줌마 대신 형사 아줌마
<천하일색 박정금>은 미모의 여형사가 활약하는 어설픈 수사드라마가 아닌, 수다스럽고 억척스럽고 적당히 능글맞은 아줌마 형사의
일과 사랑을 액티브하게 그려나갈 예정이다. 특히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하기 어려운 형사라는 직업을 통해 이 시대 일하는 여성의 고충을 그려내겠다고
한다. 멜로 라인도 준비되어 있다. 제작진은 애 딸린 이혼녀인 아줌마지만 좋은 여자로서가 아닌 사랑스런 여자로 사랑받아보고 싶은 주인공과 두
남자의 삼각관계를 청춘스타들의 멜로에서 보여주기 힘든 농익은 멜로로 보여주겠다고 한다. <천하일색 박정금>은 드라마 <내 곁에
있어>, <황금마차>, 영화 <무도리>의 이형선 감독이 연출을 맡고 <나도야 간다>, <작은
아씨들>의 하청옥 작가가 각본을 집필한다.
<천하일색 박정금>은 같은 날 동시에 시작하는 김수현 작가의 <엄마가 뿔났다>와 맞붙게 된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김수현 작가라는 이름은 쉽지 않은 벽이다. 여기에 대항하는 <천하일색 박정금>의 카드는 새로운 설정과 다이내믹한 전개이다.
<천하일색 박정금>은 여느 주말연속극들이 그러하듯 가족의 갈등과 화해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혼한 여성의 자아 찾기를 그리는 드라마들이
주로 반찬가게나 음식점을 배경으로 하는데 반해 <천하일색 박정금>은 여형사라는 직업을 택하거나, 보잘 것 없지만 비굴하지 않은 아줌마
삼순이의 사랑 이야기를 보여주는 등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특히 이형선 감독은 이 작품이 액티브하고 다이내믹하게 그려질 것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두 주말드라마가 주말 안방극장에 가져다 줄 활력이 기대된다.
2008년 2월 2일(토) 저녁 7시 55분 첫방송
억척스럽고 때로는 뻔뻔한
아줌마 형사 박정금, 배종옥
박정금은 형사과 강력팀 소속 형사다.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했고, 그 과정에서 큰아들을 길에서 잃어버린 상처를 가지고 있다. 형사생활에
피와 땀이 범벅된 손을 바지자락에 쓰윽 문지르고, 돌아서서는 카드값과 아들 학원비 걱정을 하는 대한민국 대표 아줌마다. “캐스팅 제의를 흔쾌히
수락한 것은 박정금이라는 인물이 갖고 있는 건강함과 밝음에 끌렸기 때문이다. 과거에 상처도 많고 아픔도 많았지만 과거보다는 현재와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역할이다. 박정금은 겉으로 보기에 불행할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조건을 가지고 있다. 행복할 것이 전혀 없는
여자가 현실에서 어떤 것에 만족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가를 건강하고 밝게 표현하는 모습이 참 좋게 보였다. 박정금은 아줌마가 아니라
‘여자’다.”
버는 돈의 절반 이상을 좋은
일에 쓰는 의사 정용준, 손창민
정용준은 박정금(배종옥)의 초등학교 동창으로 실력과 유머, 따뜻한 마음을 가진 내과 의사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여의고 형 용두(박준규)의
손에 자랐다. 온몸으로 세상풍파를 막아주고 공부까지 시켜 준 형 덕에 번듯한 의사가 되었다. 겉보기엔 화려한 의사지만 가난했던 어린 시절에
결심했던 대로 가난한 환자들에게 무료 진료를 해주느라 벌어 놓은 돈도 거의 없다. “정용준은 첫사랑의 아픈 기억 때문에 지금까지 결혼을 못하고
있는 순정파 노총각이다. 불우한 사람들도 돕고, 봉사도 많이 하는 훈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의사지만 재력도 별로 없다. 어떤 이유로
박정금과 한 집에 살게 되고 동네에서 부부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아픔이 있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변호사 한경수, 김민종
한경수는 반듯한 성품을 가진 변호사이다.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 양부모의 손에서 자랐다. 양부모는 성실하고 좋은 사람들이었지만 따뜻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래서 경수는 늘 지붕 없는 집에서 사는 것 같았다. 키워준 양부모님께 은혜를 갚고자 사공유라(한고은)와 약혼했다. 부모에게도
연인에게도 진정한 사랑을 받아본 적 없는 이 가엾은 인생에게 난생 처음 사랑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깨닫게 해주는 이가 바로 박정금(배종옥)이다.
“한경수는 표현하기가 쉽지 않은 캐릭터이다. 아픔이 많지만 세상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좋은 면을 가지고 있는, 아픔을 감추려 하지도 않고
당당하고 긍정적이고 패기 넘치는 그런 인물이다. 박종금과 사공유라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이루게 되는데 우리 드라마가 성인 멜로의 시발점이 되는
작품이 될 것 같다.”
진정한 사랑을 욕망하지만
남자를 소유물로 생각하는 사공유라, 한고은
사공유라는 박정금(배종옥)의 아버지가 재혼할 때 그 상대인 사여사가 데려온 딸이다. 유부남, 총각 가리지 않고 동거에 동거를 거듭했지만
법적으로는 아직 미혼이다. 천박한 화려함과 습관처럼 몸에 밴 자기중심적 사고 같은 성격적 결함이 있다. 하지만 가슴에는 진정한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욕망이 강하다. “사공유라는 자기 비하적이고 자기 파괴적이고 어둡다. <사랑과 야망>, <경성스캔들>에서 연기한
캐릭터들이 굉장히 강한 여성이었다면 유라는 굉장히 여리고 약하다. 그런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소위 말하는 악역일수 있지만 그런 것조차도
색다르게 다가왔다. 유라는 살고자 발버둥치는 것이 아니라 사랑에 허기져 있다. 사랑 받기를 갈구하면서도 그렇게 될 수 없는 자기 자신을 비하하는
오묘한 면이 있다.”
(글) 김희주 jyoje@t-fa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