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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줌마 안방극장 점령, 왜 당당한 아줌마에 열광하나 |
[뉴스엔 김희준
기자]
어머니의 일기를 한번이라도 열어본 경험이 있다면 아줌마들이 왜 정금(배종옥 분)과 화신(오현경 분)에게 매료돼 버렸는지,
앞으로 나올 최진실의 홍선희에 왜 반할 것 같은지 이해할 수 있다.
시청률 20%대를 기록하며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는 MBC
주말드라마 '천하일색 박정금'의 박정금은 부모님의 이혼과 자신의 이혼, 아들을 잃어버린 한까지 애환을 안고 살아가는 이 시대의 아줌마다. 한을
품고 살면서도 강력반 형사 직업을 갖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솔직한 캐릭터다.
이를 연기하는 배종옥은 예쁘지도, 예쁘게 꾸미지도
않는다. 언제나 흐트러진 머리에 운동화를 신고 열심히 뛰어다닌다. 겉으로 보이는 것도 그렇지만 비슷한 나이대의 현실적인 연기는 아줌마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아줌마들에게 배종옥은 TV속의 탤런트가 아니라 주위에 있는 아줌마다.
배종옥은 ‘천하일색 박정금’의
인기에 “솔직한 삶의 한 단면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공감을 얻고 있는 것 같다”며 “드라마 속 삶과 현실이 그리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나 자신도 공감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SBS 주말드라마 '조강지처클럽'의 화신은 남편 한원수(안내상 분)가 바람을
피는 바람에 속앓이가 이만저만 큰게 아니다. 모진 모욕과 조롱을 받아온 화신은 결국 집을 떠날 결심을 하게 됐다. 집을 떠난 나화신 오현경은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지난 2월 17일 '조강지처클럽' 40회에서 화려한 커리어우먼으로 180도로 파격 변신하며
시청자들에게 쾌감을 안겨줬다.
오현경이 메이크 오버 되기 전 역시 ‘천하일색 박정금’의 배종옥과 다를 바 없었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통치마를 입고 촌스러운 목도리를 두른 오현경은 아줌마들에게 박정금과 마찬가지로 그저 주변에 있는 평범한 아줌마였다.
8일
첫방송되는 MBC 새 주말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은 명랑쾌활한 아줌마 홍선희(최진실 분)가 톱배우가 된 고등학교 동기동창 송재빈(정준호
분)과 우연히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최진실은 이혼녀로서 힘겨운 생활고를 몸소 헤쳐나가는 상황속에서 꿋꿋함을 잃지않는
아줌마를 연기한다. 딸아이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방송국 방청객 아르바이트와 CF엑스트라, 파출부 등 온갖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최진실은 뽀글파마와 뿔테 안경을 쓰고 ‘조강지처 클럽’의 나화신이나 ‘천하일색 박정금’의 박정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외모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진실은 “예쁘게 보이려고 하기보다는 캐릭터를 얼마나 사실적으로 그릴 수 있는지가 내 숙제”라면서 “시청자들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정금 배종옥은 한경수(김민종 분)과 알콩달콩한 로맨스를 펼치고 있다. 집을 나와 고생을 하던
나화신 오현경은 구세주(이상우 분)과 러브라인은 구축하며 신데렐라로 올라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혼녀로서 당당하게 자신의 아이를 키워나가는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의 홍선희도 인기 스타인 송재빈(정준호 분)과 로맨스를 만든다.
안방극장의 시청률은 아줌마들이
좌지우지한다고 할 정도로 아줌마 시청자들이 많다. 억척스럽게 자식들을 교육시키고 살림만하는 아줌마들에게는 아직도 로맨스가 남아있고 어린 시절
꿨던 꿈들이 있다. 수수한 외모와 억척스런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일으킨 ‘천하일색 박정금’의 정금이와 ‘조강지처 클럽’의 나화신은 당당하게
자신의 일을 찾고 사랑을 찾아가는 모습은 집안일 때문에 자식 때문에 묻어 놓은 아줌마들의 꿈을 자극하고 있다.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의
홍선희도 아줌마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켜 판타지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하다.
드라마는 현실에 기반한 판타지다. 시청자들은
드라마에서 현실과 이상을 함께 보기를 원한다. ‘있음직한 일’을 그리는 것이 드라마의 미덕이다. ‘조강지처 클럽’과 ‘천하일색 박정금’ 드라마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을 가장 잘 지켰기 때문에 아줌마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도 그
뒤를 이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희준 jinxijun@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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