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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던 '박정금' 아줌마는 어디로?

[마이데일리 = 김미영 기자] 당당하고 능청스럽던 아줌마 박정금은 도대체 어디로 간걸까?

2라운드에 돌입한 MBC 주말드라마 ‘천하일색 박정금’(극본 하청옥, 연출 이형선)이 갑작스런 캐릭터 변화로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지난 2월 2일 첫전파를 탄 ‘천하일색 박정금’은 아줌마 여형사 박정금(배종옥)의 박진감 넘치는 활약상으로 눈길을 끌었다. 밥하고 애나 키우는 아줌마가 아닌 사회의 최전방에서, 그것도 상당한 육체적·정신적인 노고를 갖고 있는 30대 후반의 여형사의 애환을 톡톡 튀게 그려나간 ‘천하일색 박정금’은 안방극장의 아줌마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했다.

어떤 직업보다도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하기 힘든 여형사를 선택한 박정금의 모습을 통해 이 시대 여성들이 갖고 있는 딜레마를 조금은 과장되지만 공감가게 표현했다. 범인과의 결투에서 시원스레 날라차기를 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뿐만이 아니다. 2세 연하의 완벽남 한경수(김민종)와의 러브스토리도 시청자들의 가슴을 찡하게 했다.

하지만 22일 15회부터 '천하일색 박정금'의 2라운드가 방송되며 색다른 국면을 맞게 됐다. 그동안 박정금과 삼각사랑을 펼쳤던 유라(한고은)와 경수가 결혼하게 되면서 2년의 시간이 흐른 것.

이제 당당하던 박정금 아줌마는 없었다. 마흔이 된 박정금은 부하직원에게 “여자를 상사로 두니 가관이네”라는 핀잔을 들어도 아무말을 하지 못했고 여자친구가 생긴 초등학교 동창 용준(손창민)에게는 내내 질투심을 느끼는 연약한 여자에 불과했다. 용준의 첫사랑인 여의사 다혜(차서원)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졌다.

또 아줌마의 대표적 표상이라 할 수 있는 비빔밥을 옆구리에 끼고 “저녁 먹어도 돌아서면 또 배가 고프다”며 우걱우걱 비빔밥을 먹었다.

시청자들이 열광을 보내던 당당한 아줌마 박정금은 이제 없다. ‘아줌마이자 형사’라는 환경에서도 자신을 극복하며 씩씩한 삶을 살던 열혈 아줌마 박정금이 ‘그저 그런 아줌마’로 변하면서 극은 매력을 잃었다.

이제 40대에 들어선 박정금 아줌마가 다시 한 번 당당하고 멋진 아줌마가 돼 여성들에게 친근함과 통쾌함을 선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당한 아줌마에서 수동적인 아줌마로 변한 박정금. 사진 = MBC]

(김미영 기자 grandmy@mydaily.co.kr)

2008-03-24 (1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