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령대왕 | 배우 : 이재룡 >>

무령대왕

"설희야... 내 딸. 가여운 딸.
지난 날, 나의 어리석음이 지극하여 네 어미를 상심케 했고,
너를 버려두었다. 허나 이제 되었다.
내 너에게 ‘수백향’이라는 이름을 내리고 네 고운 향을 온 백제에
떨치게 할 것이다.
내 너를 위해서라면 태산을 옮기고, 바다를 말릴 것이다.
너를 향한 칼날은 내 온몸으로 막을 것이다.
누구도 네가 걸친 옷의 실밥 하나 건들지 못하게 할 것이다.

허나 이를 어찌할꼬.
안팎으로 짐을 우롱하고 백성을 위협하는 무리들이 끊이지 않으니...
그들이 너를 원하는 구나.
허나 너를 보낼 수는 없다.
내 너를 위한 방책을 마련할 것이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설난’이라...
이제부터 네가 해야 할 일을 알려줄 것이다.
너는 내 딸이자, 이 나라의 공주인 수백향을 대신하여,
불 산을 넘고, 파도 높은 바다를 건너야 할 것이다.
다치고 쓸리고... 죽을 수도 있을 것이다.
설난아...
하겠느냐? 할 것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