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창출로 음악-드라마 한류 시너지 기대 / "준비 부족 질낮은 드라마 양산하면 역풍" 우려도  

최근 TV 드라마의 외주 제작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음반 제작사들도 드라마 제작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어 기대와 우려의 의견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음반사의 드라마 제작은 지난 2002년 음반 제작사였던 팬엔터테인먼트가 KBS 드라마 '겨울연가'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이어 2005년 이효리, SS501 등의 소속사인 DSP가 SBS '세잎클로버'(2005), '마이걸'(2006), '그 여자'(2006)를 제작했다. 올해 방송된 두 드라마의 경우는 시청률 20%를 상회하며 인기를 모았고, 현재 이 제작사는 SBS 대하드라마 '연개소문'의 제작도 맡고 있다.  

26일 첫방송한 MBC 수목 미니시리즈 '오버 더 레인보우'도 유명 음반사 도레미미디어가 제작을 맡았다. 인기 가수를 꿈꾸는 젊은이들의 꿈과 사랑을 다루고 있는 '오버 더 레인보우'는 본격 뮤직드라마를 지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제작사는 드라마는 물론 삽입곡들의 인기도 기대하고 있다.  

국내 최대 음반사 SM엔터테인먼트도 뛰어들었다. 지난 28일 이 회사는 최고 인기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를 주연으로 한 드라마 'Vacation'을 공개했다. 'Vacation'은 휴가 기간 동안 발생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구성된 총 100여분 분량의 드라마다. 보아, 슈퍼주니어 등이 소속되어 있는 SM은 동방신기가 주연을 맡은 두번째 드라마 '지구에서 연애중'도 제작하고 있다.  

음반 제작사들은 유명 드라마 작가들과 전속 계약을 맺고, 방송사의 PD가 연출을 맡는 방식으로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  

이처럼 음반제작사들이 드라마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음반 시장의 위축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음반사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나선 것이 영상 사업이고, 최근 한류붐과 맞물려 소속가수를 출연시키는 영화, 드라마 제작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한류의 선봉에 서 있는 한국 음악 산업이 드라마에서 활로를 찾아 그 수익을 바탕으로 한단계 질높은 음악을 만들어 한류를 확대 재생산하는 선순환 구조를 찾을 수 있다면 이 도전은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무엇보다 준비도 없이 연기자 겸업을 선언했던 몇몇 가수들이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영상산업에 대한 역량이 갖춰지지 않은 음반사들이 드라마 제작에 섣불리 진출한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이 많다.

질좋은 컨텐츠가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업성만을 내세운 드라마가 양산될 경우, 전체 드라마의 질적 하락이 우려되고 더구나 이같은 드라마가 무리하게 수출될 경우 한류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지상파 방송사 드라마국 PD는 "최근 한류의 확산과 더불어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한 음반사들의 드라마 제작이 초기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자본 확보의 이점은 있지만 드라마 작품성과 방송의 사회적 책임성에 얼마나 관심이 있을지는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PD는 "이 문제는 '드라마를 아느냐 모르느냐'의 문제와도 직결되는데, 앞으로 이들 외주제작사들의 기술적인 경험은 축척되겠지만, 과연 상업적인 이익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드라마 제작의 영구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마이데일리 이은주 기자(er@my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