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를 지망하는 젊은이들의 꿈과 열정을 다룬 드라마가 선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MBC 수목미니시리즈 <오버 더 레인보우>(홍진아·홍자람 극본, 한희 연출)는 무대를 향한 가수 지망생들의 욕망과 질주, 스타세계의 빛과 그림자를 극적으로 형상화하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지현우, 김옥빈, 서지혜 등 신예 배우와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환희를 주연으로 앞세워 신선한 이미지를 더했다.  

"백댄서? 누가 백이야? 노래하면 가수면 춤추면 댄서지. 무대에 앞뒤가 어딨어!"

27일 첫 방영 된 <오버 더 레인보우>는 네 남녀의 인기가수가 되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 출세위해 반복되는 음모와 배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애달픈 사랑을 통해 불꽃같은 청춘의 모습을 그렸다. 나름의 개성을 지닌 네 남녀는 각자 꿈을 키우며 연예계 스타가 되기를 바란다.

자존심 강하고 의리에 죽고사는 '폼생폼사' 혁주(지현우)는 주먹질하나 끝내주는 일진짱, 일명 문제아로 불리지만, 우연히 청소년 댄스경연대회에 나가면서 댄서를 꿈을 키운다. 출중한 외모에 타고난 끼를 갖고 있는 희수(김옥빈)는 아버지의 반대도 무릅쓰고 가수의 꿈을 키우기 위해 뉴질랜드에서 한국으로 온 정열적인 영혼의 소유자다.  또 꽃미남형에 춤, 노래 실력까지 갖춘 천재 스타 렉스(환희). 그는 프라이드 엔터테인먼트의 간판 스타로 10만명의 팬클럽을 거느리고 있지만 희수에게 끌린다. 렉스의 패션 스타일리스트 상미(서지혜)는 얼꽝, 몸꽝의 평범한 소녀에서 파격적인 미녀로 변신했다. 그녀는 드라마속 주인공을 꿈꾸며 연예세계에 달려든다. 스타가 될 수 없다면 스타의 애인이라도 되자는 것이 그녀의 기조다. 
 
한편 배우들이 직접 선보이는 역동적인 댄스와 화려한 영상, 감각적인 음악은 마치 뮤직비디오를 연상케 한다. 실제 극 중에서 가수 지망생으로 나오는 김옥빈(정희수 역)과 댄서 지현우(권혁주 역)는 연기자로서는 소화하기 힘든 ‘나이키’ 등 브레이크댄스를 선보여 드라마를 위한 배우들의 준비가 돋보였다.  최고의 아이돌 스타 '렉스'역을 맡은 가수 환희(플라이투더스카이)도 우려했던 것보다 연기실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록 시청률 면에서는 1~2회 모두 8%대에 그쳤지만, 홈페이지 게시판 등을 통해 시청자들의 호의적인 평가가 속속 올라와 향후 드라마 전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 <오버 더 레인보우>가 인기배우를 중심으로 하는 ‘스타시스템’ 일색의 기존 드라마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항에 유의해야 한다.

가수에 대한 환상만 심어주는 '트렌디 청춘극'에 머물지 않기를 

우선 드라마 ‘가수’를 중심으로 한 연예계 전반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므로, 스타의 화려한 모습만 강조해 청소년들에게 가수라는 직업에 허황된 환상을 심어주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소위 '딴라라'로 불리며 괄시받던 가수라는 직업이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장래희망 첫 손으로 연예인을 꼽는 비중이 부쩍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예계 시장을 볼 때 대중매체를 통해 보여 지는 화면 속 스타는 그야말로 한 순간에 타올랐다가 꺼져버리는 한 낮 불꽃에 지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점에서 렉스 역의 가수 환희도 연기력을 검증받기 부단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 극의 후반부로 가면서 혁주와 희수의 애정전선에 렉스와 상미(서지혜)가 엮이는 4각관계로 무게중심이 쏠려 가수지망생들의 좌절과 역경을 다룬다는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다수의 청춘드라마가 그래왔듯 특정 직업이나 신선한 테마를 주제로 시작해서 결국 남녀가 얽히고설킨 진부한 사랑이야기로 끝을 맺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드라마가 각 인물의 개성을 살리지 못하고 한명의 ‘스타만들기’의 통로가 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특히 여주인공인 배우 김옥빈은 빼어난 외모에 노래, 댄스 3박자를 겸비했다는 이유로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또 이번 드라마 OST 3곡을 소화하면서 음반제작 제의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예문화에 관심 많은 시청자의 입맛에 맞게 제작된 <오버 더 레인보우>는 공인된 춤꾼 ‘팝핀현준’와 세계 비보이 대회 '배틀오브더이어’의 2005년도 우승자 ‘라스트포원’의 멤버 신영석의 뛰언 댄스실력, 청춘드라마를 전문적으로 맡아 온 제작진의 연출 등을 기대해 볼만한 작품이다. 

극본을 맡은 홍진아·홍자람 자매작가는 청소년드라마에서 두각을 보여왔다. 두 작가는 젊은 시절의 고통과 방황, 환희와 즐거움 등 10대~20대 청춘의 초상을 심도 있게 그려내는 대사와 섬세한 감정묘사로 청소년을 비롯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 실제 1990년대 KBS '신세대보고 어른들은 몰라요'를 시작으로 MBC 청소년 드라마 '나', KBS '학교3', '반올림1' 등  청소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버 더 레인보우>는 매주 수목 오후 9시 55분 MBC에서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