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껴왔던 해국(박해일 분)은 20년간 의절한 채 지내온 아버지 유목형(허준호 분)의 부고 소식에 아버지가 거처해 온 시골 마을을 찾는다. 그런데 분명 오늘 처음 해국을 본 마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해국을 이유 없이 경계하고 불편한 눈빛을 던진다.
 아버지의 장례를 마치고 마련된 저녁 식사 자리. 해국은 그 곳에서 사람들이 마치 자신이 떠나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런 마을 사람들에게 해국은 서울로 떠나지 않고 이곳에 남아 살겠노라고 선언을 한다. 순간 시끌벅적했던 저녁 식사 자리는 금세 조용해지고, 마을 사람들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감돈다. 잔뜩 굳어 있는 마을 사람들 중심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던 이장 천용덕(정재영 분)은 그러라며 해국의 정착을 허락한다.
 이장 천용덕의 말 한마디에 금세 태도가 돌변하는 마을 사람들. 겉보기에는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시골 노인 같지만, 실제로는 섬뜩한 카리스마로 사람들을 좌지우지하고, 마을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것 같은 이장과 그를 신처럼 받들고 따르는 마을 사람들. 해국은 이곳의 모든 사람들이 의심스럽기만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