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혜진·우예슬 어린이 유괴살해사건. 이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지난주에는 일산 초등생 납치미수사건이 발생해 온 나라를 분노에 떨
게 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이 사건의 피의자가 아동을 대상으로 수차례 상습적으
로 강간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산 뒤 2년 전 출소한 전과자였다는 사실.
이에 법무부는 아동성폭행 살해범을 무기징역에서 최고 사형에까지 처하는 등의 이
른바 혜진 예슬법(가칭)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것. 하지만 형
량만 높이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을까. 아동성범죄의 경우 출소자의 절반
은 다시 똑같은 범행을 저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처벌의 강화보
다는 예방이 중요하다 쪽이다. 교화프로그램을 통해 근본적인 예방책이 필요하다는
것.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과연 성범죄자에 대한 교화프로그램이 잘 진행되고 있을
까. PD수첩은 교도소와 보호관찰소에서 실제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상담 전문가로부
터 그 얘기를 들어보았다. 또 어렵게 전직, 현직 교도관을 만나 내부에 교화프로그램
은 거의 전무하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최근 아동성폭력 범죄가 잇따르면서 재범에 대한 사회적 예방책이 절실한 상황에
서, 이미 적발된 성폭력범조차 관리하지 못해 똑같은 범죄가 반복되는 현실... 과연
우리는 그 고리를 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심층취재].'기왕증'을 아십니까? - 보험사에 두 번 우는 교통사고 환자들
재생시간: 35분 32초
만일 당신이 교통사고를 당한다면 그 치료비는? 당신의 자동차 보험회사는 과연 가
입 당시의 약속대로 모든 것을 보장해줄까? 한 해 4천명 이상의 교통사고 피해자들
이 치료배상 문제로 어려움에 처해있고, 그 중 많은 수가 '기왕증(旣往症)'을 이유로
지불보증을 거부당해 소송 등을 거치며 경제적, 육체적, 정신적 어려움에 허덕이고
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병이나 몸이 아팠던 증세, 즉 '환자가 과거에 경험한 질
병'이라는 뜻의 '기왕증'. 보험회사에는 환자의 증상이 자연스럽게 나타난 ‘퇴행성
질환’이라며 기왕증으로 몰아가고 있다. 혹시 당신도 '기왕증'을 갖고 있지 않습니
까?
■ 기왕증 때문에....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11개월 째 입원 중이던 남광용 씨. 보험사에서 기왕증
을 이유로 지불보증을 거부하면서, 밀린 병원비 때문에 갑자기 강제 퇴원을 당해 현
재 병원 기도실에서 노숙 생활을 하고 있다. 기왕증에는 기준도 없다. 똑같은 환자
의 기왕증 기여도가 판정에 따라 몇 달만에 80%에서 20%로 줄어드는 어처구니없
는 경우도 있는데.
■ 보험사와의 싸움. 버티느냐, 무너지느냐
한 때 의류 도매업을 하며 생계를 꾸리던 손종숙 씨는 교통사고 이후 기초생활수급
자가 되어 살고 있다. 손 씨는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오늘도 아픈 몸을 이끌고 법
정에 서고,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2년 째 고생 중인 박정숙(가명) 씨는 보험사가 제기
한 소송들을 견디다 못해 일찌감치 합의를 하고 모든 치료를 포기했다. 그녀는 빛도
안 드는 방에서 모든 인간관계를 끊고 살아가고 있다.
■ 보험사가 굳이 알려주지 않는 진실들
2004년 교통사고를 당한 남무순 씨는 기왕증으로 인해 온 가족이 보험사기꾼으로 몰
려 경찰의 내사까지 받아야했다. 별 의심없이 서명을 했던 서류가 보험사에 의해 정
보공개확인동의서로 둔갑된 것. 보험 소비자들은 알 수 없었던 자동차 보험회사의
진실. [PD수첩]이 집중 취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