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의원을 부를 돈이 없어 아내가 죽자, 황득업은 돈을 빌려 달라는 자신의 청을 거절한 김부자에 대한 원한으로 억척같이 돈을 모은다.
동네 최고 부자이자 전국 제일의 구두쇠가 된 황득업은 아내가 남겨준 금지옥엽 딸 황만금이 있는데, 시집도 못가고 한량처럼 매일 수천냥의 돈을 써버리지만 아내를 잃고 얻은 딸인지라 어쩌지 못한다. 그 때, 도성안에서는 황부자 때문에 패가망신한 집에 나타나 재물을 던져주는 의적 아지매가 나타난다.
나라경제는 금광, 은광 개발붐에 한양천도, 뉴타운, 벤처투자 등으로 엉망이 되고, 사람들은 돈을 끌어모아 땅투기, 주식투자를 하다 몽땅 잃어 버린다. 땅문서, 집문서 맡겨놓고 돈 빌려간 사람들이 돈 갚을 능력이 없어지자 황득업은 마을의 모든 땅과 집을 차지하게 된다.
청나라와 무역업을 하는 김부자의 아들 김무숙은 자금이 딸리자 황득업을 찾아온다. 황득업과 김무숙은 ‘이자를 받지 않는 대신 약속한 날까지 돈을 갚지 못하면 살코기 한근을 떼어준다’는 계약을 맺는다.
한편 서른다섯의 만금과 스물다섯의 무숙은 첫눈에 반하고, 집안과 나이차를 극복하고 열렬한 사랑에 빠진다.
황부자는 꿈에서 돈의 화신들을 만나 강을 건너 금계로 가려하지만, 죽은 아내가 부르는 소리에 결국 건너지 못하고 잠을 깬다. 다시 한 번 김부자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며 날마다 굿판을 벌여 김무숙의 배가 가라앉기만을 빈다. 벌써 돌아왔어야 할 무숙의 배는 약속된 시일이 되어도 소식이 없고, 황득업은 삼만냥을 값지 못한 무숙을 옥에 가둔다.
재판관은 황득업과 김무숙에게 계약대로 이행할 것을 명령하며 단, 살 한 근 만을 가지고 가고 피는 한방울도 흘려서는 안된다고 판결한다. 사실 재판관은 만금이었으며, 황만금이 아지매였음이 드러나자 김무숙, 김부자, 황득업은 울며 서로의 죄를 뉘우친다. 그때 김무숙의 배가 도착하고, 무숙과 만금은 백년 가약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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