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
iMBC 대표이사
최근 들어 인터넷 상의 콘텐츠 보호를 위한 긍정적인 움직임이 있었다.
하나는 방송 3사와 방송 i3사 그리고 NHN과 다음이 방송 콘텐츠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 협약서에 상호 조인함과 동시에 자사 사이트에 게시된 불법
저작물은 즉시 삭제하기로 약속했다는 점이고, 또 한 가지는 그동안 여러 목소리로 통일된 의견이 나오기
힘들었던 6개 온라인 미디어 단체들이 함께 자리를 해 `뉴스ㆍ콘텐츠
저작권자 협의회'(약칭 뉴콘협)를 결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벌이기로 한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어떻게 보면 때늦은 감도 있지만 또 그렇게 늦어 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있었다.
인터넷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그동안 포털을 비롯한 이른바 인터넷 미디어의 발전은 90년대
후반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고 특히 검색이란 인터넷 특유의 장점을 살려 순식간에 새로운 미디어의 역할을 해내기에 이르게 됐다. 그 사이 기존 신문과 방송 미디어는 이 같은 성장에 대한 견제나 대응 방안을 마련할 시간적 정신적 여유도 없었고
게다가 이해 당사자간의 시각차이 때문에 공통된 의견은 그만두고 공조라는 방안조차 도출해내기에는 이해당사자가 너무 많았다. 또 포털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인해 일부 스포츠 신문의 경우는 경영에 영향을 받는 등 시행착오도 일부 있었다고
한다.
방송미디어나 신문 미디어가 포털에 대해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사항은 자사 콘텐츠가 포털에서 저작권이 불법 침해당하고 있으며 이를 시정하라는
것이다. 방송의 경우는 인기 프로그램 특히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이 그대로 녹화되어 인터넷에 유포되고
또 맘대로 편집돼 UCC나 동영상 게시판 등에 무작위로 올라오고 있다.
신문의 경우 신문기사 콘텐츠가 각 포털의 블로그나 개인 홈페이지 등에 무한정 복제 유포되고 있다. 여기다
사진은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기사 원본도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 전재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방송은
방송대로 신문과 잡지 그리고 인터넷 신문 등 인터넷 관련 매체들은 그들대로 포털을 상대로 그동안 미루었던 문제점을 풀기 위한 목소리를 본격화 한
것이다.
방송업계의 기본생각은 포털들이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에 참여하면 그동안의 침해 행위를 포함한 지혜로운 해결방안을 도출함과 동시에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유통질서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래서 국내 주요포털들이 동참해줄 수만 있다면 UCC용 콘텐츠를 포함해 방송 콘텐츠를 각 포털의 회원들이 다양한 형태로 즐길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는 그 나름대로의 대가를 포털이 방송업계에 지불하기를 원하고 있고 방송사는 제공하는 콘텐츠에
워터마크를 넣어서 출처를 분명히 하고 그렇지 않은 콘텐츠의 유통은 앞으로 엄격히 규제하겠다는 태도다. 또
뉴스 콘텐츠 저작권자 협의회가 포털측에 요구하고 있는 것은 뉴스 콘텐츠의 서비스 기간 규제와 원본의 변형금지, 그리고
포털의 뉴스 콘텐츠 복제와 배포기능 제공 중지다.
포털업체는 현재 방송업계와 뉴스 콘텐츠 업계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포털업계는 이제 그동안의 성장패턴에 결정적인 전환과 전략을 재수정이 불가피한 시점을 맞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
콘텐츠의 저작권 침해를 둘러싼 최근 움직임이 앞으로 잘 성사된다면 어쩌면 이제 한국의 인터넷업계는 초창기 세계 시장에서 성장모델로서 모범을 보였듯이
저작권 보호와 건전한 콘텐츠 유통 질서 확립에도 세계적으로 솔선수범하는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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