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
iMBC 대표이사

일본에는 요즘 `1SEG'라는, 한국으로 치면
지상파 DMB에 해당하는 휴대용 디지털 방송 시청기기를 둘러싸고 한창 마케팅이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광고와 판매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고, TV광고도 한국의 HSDPA 휴대폰 광고만큼이나 요란하다. 일본의 `1SEG'라는 지상파 DMB 방송은 한국의 방송 주파수 대역과 서비스
기반이 좀 다르다. 한국의 지상파 DMB는 DAB 즉 디지털 라디오 방송 주파수 채널에서 일부를 떼어낸 것이라면 일본의
`1SEG'는 지상파 디지털 TV 방송 대역폭에서 전체
13개 세그먼트 가운데 한 개 세그먼트를 떼어내 지상파 DMB방송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름도 `1 SEG BROADCASTING'을 줄여 `1SEG'라고 지었다. 물론 나머지 12개 세그먼트는 지상파의 HDTV 주파수 대역폭에 사용된다. 한국으로 치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MMS 방송의 대역폭 일부를
떼어 낸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2006년 4월 1일 처음 서비스를 개시한 일본의
지상파 DMB방송은 현재 일반 지상파 방송과 동시에 리얼타임으로 라이브 수신이 가능하고 무료로 볼 수
있다. 또 1SEG 전용으로 특별히 제작된 데이터 방송도
무료로 제공되고 있으며, NHK를 비롯한 다른 민간 방송사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위성 DMB 방송인 `모바HO'에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시작된 지상파 DMB방송은 이미 위성 DMB 방송을 압도하고 있고 또 휴대폰 등 관련 기기의 판매도 이미 앞서고 있다. 일본의 `1SEG'는 처리 데이터의 양을 크게 줄여 기기부담을 줄이고, 전력소비가 적다는 점에서, 또 모바일 기기란 휴대성으로 시청 범위가
넓다는 점에서 기존 방송프로그램 외에 교통과 날씨 정보 재해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일본의 `1SEG'는 데이터 방송에서 BML(Broadcast
Markup Language)이라고 하는 XML을 토대로 한 태그 언어가 이용된다는 점에서
상당한 흥미를 끌고 있다. 데이터 방송 도중 링크 기능을 활용하면 새로운 웹 페이지를 방송 단말기를
통해 접속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기기는 프로그램을 엔코딩 한 뒤 편한 시간에 재생해 볼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일본의 지상파 DMB서비스인 `1SEG'를 이렇게
장황하게 소개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그중 하나는 주요 수신 단말기기가 한국의 지상파 DMB 방송의 경우 휴대폰인 점과는 달리 DMB 방송 수신기능을 가진 USB 접속형 튜너를 사용한 PC이며 전체 단말기 시장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그 PC에 장착하는 USB 접속 1SEG 튜너 시장의 절반이상을 한국제품이 점유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이 일본보다 지상파 DMB 방송을 먼저 시작하면서
관련 시장과 응용제품 분야에서 일본보다 앞서서 기술과 노하우를 습득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어떤 경로인지 모르지만 한국의 지상파 DMB방송이 일본의 1SEG용 USB접속형 튜너를 통해 일본에서도 시청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본 국내에서 특정 USB 튜너 수신기를 구입해 PC에 셋업하면, 일본의 1SEG 시청은
물론이고 한국의 지상파 DMB 방송이 인터넷망을 통해 시청이 가능한 한국제 `1SEG' USB 수신기가 재일 한국인이나 유학생을 대상으로 판매되고 있다.
한국의 지상파 DMB 방송을 엔코딩 한 뒤, 일본이나
한국 어딘가에 서버를 두고 한ㆍ일 연동망을 통해 PC에서 전용 플레이어가 작동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유추되고 있다. 이 같은 서비스는 현재 일본에서 일부 난시청지역 해소를 위해 IPTV 서비스를 허용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허용되지 않은 서비스로 분명 한국 지상파 DMB 방송 저작권을 침해하는 불법 인터넷 방송이다. 일본 지상파 DMB 방송 서비스를 둘러싼 한국 IT기술의 야누스적인 두 얼굴은
과연 일본인들에게 어떻게 비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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