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8.11    / 조회수
시청자 게시판 함부로 차지 마라

"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나면 사람들의 반응이 정말 궁금해요.
그래서 상처받을 걸 알면서도 게시판을 보지 않을 수 없답니다.

유익하고 따끔한 게시글도 있지만 사실 안그런 글들도 많아
매번 겁이 날 정도예요." (예능 박현호PD)

매주마다 직설적인 피드백이 오가는 시청자 게시판이 예능 제작진들에게는 양날의 칼과도 같다.

실명 회원제나 비속어 금지 기능을 게시판에서 쓰고는 있지만, 그래도 눈맞추고 할 수 있는 말과는 그 강도가 다른 듯 싶다.
때로는 제 3 자가 읽기에도 편두통을 일으키는 그런 게시글을 보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어디 칼만 되랴.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들이 시청자 게시판 및 네티즌 참여를 얼마나 방송에 유용하게 사용하는지 그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느낌표 - 이 마을, 추천합니다]
김제동이 메인MC를 맡고 있는 느낌표의 <산넘고 물건너> 경북 의성군 신평면 청운2리 방송편은 특히나 시청자들의 눈물을 쏙 뺐던 방송이기도 하다.

담당 강지나 작가의 말을 빌자면, 이 마을을 찾을 수 있었던 것도, <이 마을, 추천합니다>양유정씨의 추천 게시물 덕분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방송 촬영이라는 점 때문에 여러가지 고려사항(노인인구비율, 마을규모 등)이 있어 게시판에 많이 올라오는 추천마을을 모두 찾아가지는 못하는 실정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공개녹화가 즐비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방청권 신청 참여는 무척이나 중요하다. 방청객의 호응, 참여도에 따라 방송의 느낌 자체가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뮤직 프로그램 <김동률의 포유>의 방청권 신청은 어떤지 신호민 작가에게 들어보았다.


[김동률의 포유 방청권 신청]

"사실 10일동안 2000여명의 사연을 모두 다 읽어본다는 것이 쉬운일은 아니예요. 섭외하고, 구성하고, 대본쓰고, 현장준비하는 등 녹화 전 며칠씩 밤을 새야하는 실정이지만 구구절절한 그 사연들을 읽다보면, 절대 소홀히하거나 게을리 할 수 없게 되요. 다만 한 가지, "윤도현의 러브레터 보고 싶어요!" 또는 " 개그야 너무 재밌어요, 꼭 보고싶어요" 라는 글은 이제 그만~~"

약 10일동안 2000여명 이상의 신청자 중 2주에 한번씩 450명(1인2매)을 MBC D공개홀로 초대한다. 방청 소감으로 올라오는 사연들을 또 읽으면서 제작진들은 일주일동안 녹화를 준비했던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는 말도 슬쩍 덧붙였다.


위에서도 살펴봤지만, 이밖에도 네티즌의 시청자 게시판이 그 위력을 발휘했던 사례는 훨씬 더 많다. <소울메이트>나 <별순검> 프로그램이 또 그렇다.

정말 다양하고 적극적인 네티즌 참여가 방송 제작에 있어서 매우 큰 비중으로 다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지역 곳곳의 제보와 참여를 통해 방송 소재가 다양해지고 광범위해진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방송이 온라인 참여에 기대하고, 의존하는 비중이 점점 더 커지리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하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 시청자 게시판에 대해 다른 예능PD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래 안도현의 시 '너에게 묻는다' 가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인터넷 공간에서 제작진은 어쩔 수 없이 약자입니다. 제작진 정보가 홈페이지에 다 공개되어 있는 상황에서 대놓고 욕을 한다거나 매너없는 글, 근거없이 비방하는 게시물에 하나하나 대응하긴 불가능하죠.

다양한 의견을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나누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 인터넷의 장점이긴 합니다만, 요즘 경쟁적으로 기사전쟁이 불붙은 인터넷 언론에서 검증되지 않은 추측성 게시글이나 사실확인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게시글만으로 악성 기사를 쓰는 것 때문에 사실 더 곤란할 때가 많아요."
(예능 민철기PD)


혼신의 힘을 다해 타버리고 남은 연탄재가 되더라도 갓 지어낸 김나는 쌀밥같은 시청자의 글을 통해 다시 기운을 차리게 하고, 읽고만 있어도 원기가 회복되는 보양 음식같은 시청소감이 지금도 실시간으로 시청자 게시판에 쏟아지고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닌 긍정으로 나아가기 위한 애정 어린 질타와 비판의 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아주 잠깐이어도 좋다. 완료 저장버튼을 누르기 전, 타인이 되어 당신의 글을 한번 더 찬찬히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안도현 '너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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