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호텔 최고 경영자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승리는 어렸을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1년 전 아버지가 재혼한 상황이라 오빠가 처가살이하고 있는 집에 얹혀서 살고 있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 처가살이란 말 자체가 우습다며 회사 선배이자 친구 같은 새 언니와 나름대로 잘 지낸다고 생각하는 아주 밝고 건강한 아가씨이기도 하다.



대학 졸업반인 상현은 아직도 취직이 되지 않은 상태이다.
아무리 취직하기가 힘든 때이고, 거기다가 서울에서 버티기 힘들다는 지방대학 출신이라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직장을 구하기 힘들 줄은 몰랐다며 울상이다. 하지만, 워낙 낙천적인 그의 성격은 그를 그냥 주저앉아 있게 만들지는 않았다. 직장을 구하기 위해 서울에 올라와 잠시 기거중인 후배에게서 호텔 취직을 권유 받고, 바로 이거다! 라는 생각이 든 상현은 이번엔 꼭 취직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호텔에 투숙까지 하는 엄청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철저한 준비를 한다. 그리고 결국 호텔에 취직하는 큰 결과를 얻게 된다.



그런, 상현을 눈여겨본 민영은 귀공자 풍의 생김새나 호텔에 투숙까지 하는 여유 등을 미루어 마음대로 짐작해, 상현이 엄청난 집안의 아들이라고 생각하며, 그를 마음에 두기 시작한다.
그도 그럴 것이 민영의 평소 인생관이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여자 팔자는 뒤웅박’이라는 생각아래 능력 있고 돈 많은 남자 만나서 결혼하는 것이 여자 인생 최고의 사업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승리의 생각은 전혀 반대였다. 상현이 호텔에 투숙하던 날, 차마 남들에게 이야기하지 못한 사고를 상현이 친 것을 승리 혼자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상현의 거의 나체를 호텔 복도에서 본 것이다. 승리는 그런 상현이 거의 변태수준의 남자라고 생각했고, 차마 호텔 투숙이 처음이라 나오면 저절로 문이 닫히는 것을 몰랐다고 말 할 수 없는 상현은 승리와 마주치는 일이 제일 불편하기만 하다.



그러나, 사람의 운명은 거짓말처럼 풀리는 경우가 종종 있고, 하필 신입사원 최전방 담당 교육이 승리에게 배정되면서, 승리와 상현은 직장 선후배로 매일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이런 상황을 승리는 새 언니 희정에게 이렇게 저렇게 불만을 말하지만, 희정은 현재 직장 일에 크게 신경 쓸 입장이 아니다. 평소 공과 사 구분이 확실하고, 철저하게 일하기로 소문난 그녀였지만, 요즘은 자신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조차 알 수가 없다. 그녀는 말하고 싶다. ‘한번 직장과 결혼 생활을 동시에 해봐!’ 하루아침에 남편은 잘 다니던 은행을 나오고, 친정 집에 얹혀있는 상황에서 부모님 눈치 보랴, 그래도 남편 기 안 죽이겠다고 오히려 신랑 기 살려주랴, 거기다가 한 직장에 다니는 시누 기분까지 맞춰야 한다니..그녀는 생각한다. 처가살이란 남자들에게만 괴로운 건 절대 아니라고...

그럼 남자는 희정의 남편 승원은 처음엔 그저 허허 웃었다. 장인 장모도 부모님인데, 뭐가 문제란 말인가 하지만, 문제는 있었다. 아직은 사회적으로 처가살이를 하는 남자를 좋게 보지 않는데다가, 직장까지 나오게 되자, 이리저리 체면이 말이 아니다. 어떻게 하든 남자의 자존심을 지켜야겠는데...부엌에서 설거지나 하면서 이게 지켜지냐 말이지...



한편 매사 티격태격하는 승리와 상현.
그러던 어느 날, 평소 덜렁대던 승리가 VIP 손님의 예약을 깜박해 위기에 몰리는데, 기대하지도 않았던 상현이 승리를 도와줘 가까스로 무사히 일을 마치게 되면서 두 사람 사이에 묘한 애정전선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한 직장 안에서 그것도 이미 승리가 마음에 두고 있던 매니저 재원과 상현을 마음에 두고 있는 민영이 함께 있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생활은 그리 쉽지만은 않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