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임 아나운서는...
시를 좋아하고, 영화를 사랑하고
타인의 아픔과 시대의 그늘에 공감하며 함께 눈물 흘린 라디오스타.
입사 4개월 차 신입 아나운서가 맡은 심야 프로그램 <FM 영화음악>은 단숨에 20세기 씨네필의 아지트가 되었고,
매일 밤 그와 함께 영화 꿈을 꾸던 젊은 영화광들이 21세기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1992년 가을에서 1995년 봄까지, 그리고 2003년 가을에서 2004년 봄까지.
마이크 앞에 앉은 시간은 3년 뿐이었지만
그가 청취자 곁에 머문 시간은 모두의 평생이 되었다.
마지막 방송이 끝난지 2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수많은 청취자가 그의 방송을 찾아 듣고 그리워한다.
<FM 영화음악 정은임입니다>를 잊지 못한다.
팬들이 자신의 이름을 따서 붙여준 '정든님'이란 별명을 가장 좋아했던 사람.
불면의 밤을 함께 지새운 불멸의 디제이 정은임 아나운서는
2004년 8월 4일, 향년 35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