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월 7일 (화) / 제 120 회

▣ 목포MBC 창사 34주년 기념
특별기획 다큐멘터리「80년간의 전쟁」

다큐멘터리 「80년간의 전쟁」은 우리 국토의 산림을 위협하고 있
는 외래 해충에 대한 내용으로 외래해충의 생태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의 검역 실태 등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1929년 전남 목포와 서울 비원에서 동시에 발견된 솔잎혹파리, 
1963년 전라남도 고흥과 목포에서 발견된 솔껍질깍지벌레 그리고 
1988년 부산에서 시작돼 소나무 AIDS라고 불리며 확산되었던 재
선충 등 대표적인 외래해충인 이들은 우리산림의 기초를 이루고 
있는 소나무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 외래해충은 소나무의 
생장선을 따라 이미 전국에 퍼졌고, 솔잎혹파리의 경우 금강산을 
거쳐 북한지방에도 확산되고 있다. 또 일본과 중국, 대만의 소나무
를 초토화 시켰던 소나무재선충은 우리나라 산림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보통 외래해충은 수출입 과정에서 외국산 소나무 목재에 묻어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WTO 체제 안에서 모든 수출입품에 
대한 무역장벽이 완화되는 상황은 외래해충들의 국내 유입을 더
욱 용이하게 할 소지가 있다. 따라서 검역기능의 강화는 국민건강
은 물론 우리의 산림과 자연을 지키기 위한 지상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일본과 중국, 미국, 호주 등은 지난해부터 자국의 1차 
산업 보호를 위해 검역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검역기능의 강화는 곧바로 새로운 무역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 1 부,  ‘외래해충을 막아라’
   1988년 10월 부산시 동래구 온천동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소나무
재선충은 한번 감염되면 치사율 100%로 소나무 에이즈로 불린다. 
이후 14년이 지난 지금 재선충은 남해안 전역은 물론 울산과 김해 
구미 등 남부지역의 소나무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확산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대두
되었다.

   취재진은 현지 취재를 통해 재선충 피해의 발생원인과 감염경로
에 대한 조사를 시도했다. 또 재선충을 옮기는 매개충인 솔수염하
늘소의 생활사를 카메라 촬영에 성공해, 매개충의 방제가 재선충 
확산 억제를 위한 관건임을 입증했다. 또 소나무재선충이 소나무
를 죽이는 원인에 대한 분석을 시도했다. 

    먼저 1905년 소나무재선충이 발생한지 70년만인 1975년부터 본
격적인 방제작업에 나선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았다. 현재 일본의 
산림면적 가운데 소나무가 차지하는 비율은 2% 미만, 소나무재선
충이 나타난 지 백여 년만에 소나무숲 면적이 90%이상 사라져 버
린 셈이다. 
    2000년 국제식물보호협약이 발표한 목재포장재규제국가에 우
리나라와 함께 포함된 중국 역시 재선충이 골칫거리이다. 지난 
1982년 남경에서 처음 나타난 소나무재선충은 20여 년만에 우리나
라 산림 전체 면적보다 50만핵타르가 더 넓은 700만핵타르의 방대
한 숲을 황무지로 변화시켜버렸다. 1985년 재선충이 발생한 대만
은 불과 27년만에 유구송이 완전히 전멸하는 피해를 입었다.

    또 재선충 피해로 인한 생태계의 변화를 살펴보았다. 한국과 중
국, 일본의 공통된 고민 하나는 소나무 피해지의 후계림을 무엇으
로 삼을 것인가이다. 재선충 피해지역에는 같은 소나무를 심을 수 
없기 때문이다. 외래해충의 방제방법도 문제이다. 인체와 생태계
에 치명적인 농약살포 등 화학적 방제를 고집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외래해충의 피해를 입은 소나무를 단순
히 벌목, 소각하거나 항공방제에 의존하는 한국적 상황은 주민들
의 반발로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반면 일본은 이미 농약 등 화학
적 방제가 아닌 자연에 피해를 주지 않은 생물학적 방제로 이동하
고 있다.  

    완전한 박멸은 불가능한 이 승산 없는 싸움에서 살아남는 대안
으로 다큐멘터리 속에서 취재진은 확산 속도를 미리 차단하는 것
을 제시했다. 이제 우리는 80년 동안 미뤄놓은 선택을 해야하기 때
문이다. 우리가 지키고 싶은 것은 바로 우리의 숲, 우리의 소나무
라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