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안상호 집(밤 야외)
누렁이(토종개)
마당에서 안상호를 쫓아
따라온다.
세미, 세미의 자동차로
오고
몇발 뒤쪽에 서귀옥 따라온다.
세미 자동차 앞에 서서
세미 갈께요 아버님.
안상호 운전 조심해.
세미 네. (뒤쪽에 대고)
애쓰세요 외숙모.
서귀옥 (심드렁하게) ...잘가.
세미 (차문을 열고 들어가서
자리에 앉는다)
안상호.서귀옥
선채로 본다
세미 (시동건 뒤 차창 열고
내다보고) 들어가세요 아버님.
안상호 (고개 끄덕이며
가라는 시늉)
세미 (차창을 닫으면서
차를 움직여 나간다)
안상호 그 자리에 서 있고
서귀옥 안상호 뒷모습 마땅치
않아
보고 있다가 돌아서서 집
안으로 들어간다.
S#2.방기태 방(밤)
서귀옥 걸레를 들고 방으로
들어온다.
방기태 비스듬히 기대 앉아
코미디 프로 리모콘 들고
텔레비젼 보고 있다가
방기태 질부 갔어?
서귀옥 응. (방 닦으면서)
세상에 믿을 남자 없다니까...
방기태 무슨 소리야?
서귀옥 당신 매형 말야...재혼
애긴 꺼내지두 못하게 하실 줄 알았어.
방기태 (텔레비젼에 눈을
주면서) 매형두 남자야.
서귀옥 (멈추고 돌아 보면서)
남자? 환갑 노인네두 남자야?
방기태 (돌아보고) ...이
사람아, 남자 나이 환갑이면 청춘이야.
서귀옥 아유 남사시러...
방기태 매형두 억울하시겠지.
20년 동안이나 환자하구 사셨으니.
서귀옥 마나님 무덤에 흙두
안 말랐어.
아무리 재혼이 급해두 3년상은
치르는게 도리 아냐?
방기태 당신 말조심해.
남들 들으면 주제 넘는다 할거야.
서귀옥 내가 뭐 사리에
어긋 나는 말 했어?
방기태 당신은 처남댁이야,
그것두 사촌 처남댁.
서귀옥 그래서?
방기태 매형 자식들이 아버지
재혼 문제 갖구 펄펄 뛴다면 이해
되지만 당신이 뭔데?
서귀옥 그럼 당신은 매형이
딴 여자랑 재혼해두 아무 상관없어?
사촌처남밖에 안돼서 당신은
괜찮아?
방기태 ...(역시 언짢은
기분 숨기지 못하고)
어떤 여자래, 선본 여잔?
S#3.수목원(밤,야외)
안상호 뒷짐을 지고 몇걸음
걷다가
멈춰서서 하늘을 바라본다.
S#4.순영거실 겸 식당(밤)
순영 정우 식탁에 앉아서
차를 마신다.
순영, 생각에 잠긴 얼굴로
차를 마시고
정우 그런 순영의 얼굴
바라본다.
순영, 정우 시선 느끼고
순영 왜 그런 눈으로 봐?
정우 괜찮은 거죠?
순영 뭐가?
정우 엄마 기분.
순영 그런건 왜 물어?
정우 (웃고) 엄마두 참...
딸이 엄마 기분 어떤지 물으면 좀
안돼요?
일어서서 찻잔들고
싱크대로 간다
순영 (돌아보고) 놔둬,
내가 씻을 께.
정우 (씽크대 놓고 돌아서서
방으로 간다)
S#5.순영방(밤)
순영 돋보기 낀채
치마 말기를 달고 있다가
정우방 쪽을 바라본다.
S#6.정우 방(밤)
순영, 문열고 들여다보면
정우 컴퓨터 앞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가 돌아본다.
순영 (들어와서) 오늘 일
니가 꾸몄지?
정우 무슨 일?
순영 시치미 떼지마. 애선
아줌마랑 니가 꾸민 일이잖아?
정우 (웃고) 엄마 눈치채셨네?
순영 왜 그런 쓸데 없는
짓을 하구 다녀
정우 (웃고) 만나신 분
어땠어요? 괜찮았어요?
순영 (OL 화내면서) 도대체
넌 날 뭘루 보는 거야?니눈엔 내가
시집가구 싶어 환장한 여펜네루
보이디?
정우 엄마.
순영 걱정말어. 너 시집가두
나 혼자 살아.
절대 너 따라가서 귀찮게
하는 일 없을테니까
내 걱정 말란 말야.
정우 (뭐라하려는데)
순영 (돌아서서 방문 닫고
휑 나간다)
S#7.순영 방(밤)
순영, 들어와서
바닥에 앉으면서 바느질
감을
집어들다가 화가 나서 집어
던진다.
문열리고 정우 들어와
정우 (화내지 않으려 애쓰면서)
내가 왜 엄마걱정 하는데요?
엄마가 다른 엄마들처럼
시집간 딸한테 얹혀 살겠다
편하게 생각하는 분이면
내가 뭣땜에 엄말 걱정하겠어?
순영 (바느질감 다시 끌어당기면서)
글쎄, 너나 시집가서 잘
살 생각해.
엄마 어떻게 처리 못해
애쓰지 말구.
정우 (어이 없어서) 처리하다뇨?
무슨 말을 그렇게 하세요?
순영 지금 내기분이 그래.
꼭 쓰레기가 된 기분이야.
정우 엄마.
순영 (일어나서 방을 나간다)
S#8.순영거실(밤)
순영,나오고
정우 뒤따라 나오면서
정우 엄만 내가... 평생
엄마한테 빚진 기분으로 살았음 좋겠어요?
순영 (부엌으로 가면서)
누가 널더러 빚진 기분으로 살래?
정우 이대로면 평생 빚진
기분으로 살죠.
엄마가 누구땜에 엄마 인생
포기했는데?
순영 (씻어 놓은 찻잔을
마른 행주로 닦아 찬장 속에 넣으면서)
너땜에 내가, 혼자 살았다
생각하지 마.재혼하구 싶었으면
자식이 한 타스라두 난
했어.
정우 (앞으로 가서) 이젠
엄마두... 엄마 자신한테 좀 솔직해져
보세요. 엄마가... 재혼하기
싫어 혼자 살았어요?
순영 (돌아서서 말하려는데)
정우 (OL) 엄만 용기가
없었던 거야. 새로운 인생에 도전할
용기가. 그리구 엄말 용기
없게 만든건 나였어. 혹만 달려
있지 않았어두 엄만 지금이랑
다르게 살았겠지.
순영 니가 뭘 안다구 그래?
정우 (OL) 엄만 지금두
젊어요.
아직두 아름다구. 엄마한테
필요한건 용기야. 용기를 좀 내
봐요.
순영 (식탁으로 와서 앉으면서)
그런 건 용기가 아냐 망령이지.망령나지
않았으면 젊었을
때두 안한 재혼 이 나이에
왜 하겠어?
정우 (앞에 와서 앉으면서)
이제부터야말루 누군가가 필요해 엄만.
순영 동창회 갔더니...
친구들 하나같이 날 부러워하드라...
50대 과부는 오복중에 들어간다면서...
정우 뭐라구요?
순영 다들 남편이 귀찮대.
정우 그 아줌마들 누릴
것 다 누려보구 엄살 떠는 거에요.
순영 넌 50대 이혼이 급증한단
얘기두 못들었니?
정우 50대에 재혼해서두
행복할 수 다는 걸엄마가 좀 보여주세요.
순영 누구한테 보여줘?
난 이대로 살다 죽어두 여한 없어.
정우 엄마 한 많아서 그냥
못돌아 가셔.
순영 내가 무슨 한이 많아?
정우 ...지난번 여의도
밤벗꽃 구경 갔을 때 흐드러진 벗꽃 보면서
엄마 탄식하듯 그러셨어요.
순영 (본다)
정우 “꽃이 너무 황홀해
눈물이 난다. 이런 봄...엄만 이제 몇
번이나 볼 수 있을까?
순영 이 나일 언제 먹었나
허무해서 해본 소리지...
한이 많아야만 그런 말
하니?
정우 아버지 돌아가시구...
엄마 여자루 느껴질 때마다 난 애써 그
생각 지웠어요. 엄마가
여자인게 싫어서...엄만 그저 우리
엄마이기만 바랬던 거야.
순영 (본다)
정우 내가 너무 철이 늦게
나 죄송하지만 지금이라두 깨달았으니
얼마나 다행이야?
순영 (본다)
정우 엄마가 그랬잖아?
늙으면 명승 고적 찾아 유람 다니는게
꿈이라구. 더 늙으면 가구
싶어두 못가. 아직 다리에 기운
남아 있을 때 좋은 사람
만나 결혼해 함께 손잡구 금강산두
가구 백두산두 가구...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아요?
순영 (어이 없어서) 유람다니려구
시집까지 가니?
정우 엄마 돋보기까지 쓰고
방안에만 틀어 박혀 바느질 하는 모습
이젠 정말 보구 싶지 않아.
엄마두 여유있구 행복한
모습으로 늙어갈 권리 있어요.
그럴 자격 있어 엄마두.
S#9.테크노바(밤,야외)
수창, 맥주병을 들고 맥주
마시면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 바라보고
있다.
수은, 민기, 진이 정신
없이 테크노 추고 있다.
진이, 수창을 돌아보고
수창에게 다가 와서
수창 손에서 맥주 병을
뺏아 놓고
수창에게 춤추러 나가자
조른다.
수창, 테크노 못춘다 거절하는데
수은 민기까지 와서 수창을
끌고 나간다.
수창 끌려 나가 할수 없이
춤을 추기 시작한다.
처음엔 어색하게 그러나
점점 격렬하게.
수은 민기 진이 둘러서서
손뼉을 치면서 좋아한다.
S#10.달리는 승용차 안(야외,밤)
시끄러운 음악 틀어놓고
민기 운전하고 옆자리 수은과
뒷자리 진이 따라 부른다.
수창 뒷자리에 앉아 등을
기대고
눈을 뜬채 앉아 있다.
옆자리 진이 소리소리 지르면
수창 웃으면서 진이 머리를
쥐어 박는다.
S#11.수목원 앞(야외,밤)
민기, 승용차 달려와서
멈춰서고 문이 열리면
수창 수은 민기 진이 내려선다.
민기 트렁크 문을 열면
수창
접힌 자전거를 꺼내어깨에
메고.
수창 고맙다.
수은 고맙긴 무슨... 지가
좋아 한 일인데.
민기 덕분에 잘먹구 잘
놀았어요 형.
수창 (웃고) 가봐.
민기 (수은 진이에게) 간다.
진이 또봐요 오빠.
민기 그래 (수은에게) 학교에서
보자.
수은 알았어.
민기 차에 올라타고 떠나고
수창 자전거 어깨에 메고
수은 진이와 함께
집으로 들어간다.
S#12.수목원안(야외,밤)
수창, 자전거 메고 수은
진이와 함께
대문 들어오는데 서귀옥
대문 앞에서 있다.
수은 외숙모.
수창 나와 계셨어요?
서귀옥 시합 어떻게 됐어?
진이 우승이지 뭐.
서귀옥 (수창에게) 진짜니?
사창 (웃는다)
수은 3주 연속 우승이에요.
서귀옥 (등을 두들기면서)
아이구 장해라 우리 수창이. 느이 엄마
복두 없다. 살아서 이런걸
다 보셨어야 하는데...
수창 아버지 주무세요?
서귀옥 (무슨 얘기 할까
하다 그만두고) 들어가봐....
S#13.안상호 방(밤)
문 열리고 수창 들어오고
뒤따라 수은 들여다 본다.
안상호 방 신문 펼쳐져
있고
안상호 보이지 않는다.
수창, 수은을 돌아본다.
수은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S#14.동네주점(밤)
맥주와 소주 국밥
정도 음식도 파는 가게.
손님 없는 빈 가게에
간단한 안주를 놓고 소주
마신다.
복자 주방쪽에서
찌개 냄비 들고 와 앞에
놓고
복자 (앉으면서)
사장님 시원한 조개 국물
좀 들어 보세요.
안상호 필요 없어요.
복자 (눈흘기면서) 아유
돈 안받아요 걱정 말구 드세요.
숟가락을 집어
안상호에게 쥐어준다
안상호 (할수 없이 국물
떠 먹는다)
복자 (들여다 보면서) 요즘두
잠 못주무세요?
안상호 나 잠 못잔다구
누가 그래요?
복자 진이 엄마가요. 한밤중에두
잠 못주무시구 나와서
돌아다니신다구 걱정하는데요.
안상호 (대꾸하고 싶지
않아 술잔을 들어 마신다.)
복자 제가 사장님 심정
나무 잘 알죠.
안상호 댁이 어떻게 알아요,
내심정을?
복자 옛말에두 있잖아요
홀애비 사정 과부가 안다구?
안상호 (본다)
복자 사모님이랑 금실 좋으신건
알지만...
살아 있는 사람은 살아야죠...
돌아가신 양반만 그리워하다
병나시면 어떡해?
안상호 (술 마신다)
복자 사실 사모님이 사장님한테
못할일만 시키구 가셨지 뭐...
사장님이니까 마나님밖에
모르셨지...
다른 남자들 같앴어봐요...멀쩡한
마누라 놔두구두 바람
피우는 남자가 어디 한둘이에요?
안상호 (주머니에서 지갑
꺼내면서) 여기 얼만가?
복자 (섭섭해서) 가시게요?
안상호 (만원짜리 꺼내
놓는다)
복자 아니 왜 벌써 가세요
술 남았는데?
안상호 (일어서고)
복자 (못내 섭섭하다)
S#15.시골밤길(밤,야외)
안상호 걸어오다가 멈춰서서
담배에 불을 붙인다.
S#16.세미방(밤)
수명 침대 위에 한쪽 팔
베고 누워서
골프 비디오 보고 있다.
세미 샤워한 몸에 욕의를
걸치고
수건으로 머리 감싸고 들어와서
화장대 앞에서 스킨을 따라
얼굴에 바르고 향수병 꺼내
뿌린다.
수명 관심 없이 텔레비젼만
본다.
세미 수명 쪽으로 오면
텔레비젼 가려지고
수명 (몸을 제끼면서) 비켜
안보여
세미 (돌아서서 텔레비젼
꺼버린다)
수명 (일어나 앉으면서)
왜 그래?
세미 이젠 와이프 얼굴두
좀 보라구.
수명 중요한 장면이란 말야.
세미 골프가 나보다 더
좋아?
수명 켜 빨리.
세미 싫어. (옆에 앉는다)
수명 (일어서려면)
세미 (잡아서 주져 앉혀
침대에 눕혀 버린다)
수명 (누우면서) 야.
세미 (수명 팔을 끌어내
팔베개하고 눕는다)
수명 왜 이래 얘가?
세미 (얼굴 들이대면서)
나한테서 좋은 냄새 나지?
수명 (밀어내려 한다)
세미 안아줘 좀. (목을
끌어 안으면)
수명 (밀어내고 일어나
텔레비젼으로 가서 켠다)
세미 (돌아보고 눈을 흘긴다)
수명 (의자에 앉으면서)
물 한컵 갖다 줘 목말라.
S#17.애선 거실(밤)
복층으로 된 빌라의 아랫층
장만용도 거실에 앉아서
골프 프로그램 정신 없이
보고 있다.
이층에서 세미 내려와서
장만용 바라보고 부엌으로
간다
S#18.애선 부엌(밤)
세미 부엌으로 들어오면
잠옷 바람의 애선 냉장고에서
맥주 캔 꺼내다가 돌아본다.
세미 식탁에 앉는다.
애선 (올아보고) 왜 그러니?
세미 뭐가?
애선 안서방이랑 싸웠니?
세미 우린 맨날 싸우는
사람들이야?
애선 (찬장에서 땅콩 캔
꺼내 놓고) 늬 시아버지 선 보여드린
얘기 했어?
세미 아니.
애선 안할꺼야?
세미 아버님이 아직은 얘기
안했으면 하셨어.
애선 그래... 융통성이라군
약에 쓸래두 없는 사람 얘길해 무슨
도움 되겠니?
세미 엄마, 오바한테 제발
그런식으로 말하지 마.
애선 오빠 오빠, 언제까지
안서방이 오빤데?
세미 그만해. 지금 고치구
있는 중이란 말야.
애선 (더 말하려다 캔맥주와
땅콩캔 쟁반에 얹어 나가려다가)
늬 시아버지 애프터 신청하셨다니?
세미 그건 안물어 봤어.
애선 송추까지 가서 그럼
무슨 얘기했어?
세미 (일어나면서) 우리
아버님은 아줌마 맘에 드셨어.
이제부턴 아버님이 알아서
하실꺼야.
애선 명심해 너. 니네 시아버지
장가 보내야만 두고 두고 니 신상
편하다. 장가 가시겠다
맘 잡수셨을 때 바짝 서둘러야 돼.
세미 (냉장고에서 캔맥주
꺼내면서) 그래서 내가 엄마하테 열심히
협조하구 있잖아.
애선 나한테 협조하다니?
날 위해 내가 이러는 거니?
이게 다 널 위해서야.너
편하라구.
세미 아유 알았어 그만해.
애선 (쟁반들고 나간다)
S#19.애선거실(밤)
애선 캔을 따서 잔
장만용에게 주고 자신의
캔도 딴다.
장만용 화면에 눈을 준채
맥주 마신다.
애선, 땅콩을 집어 장만용
입에 넣어준다.
세미 물컵 접시에 받쳐
들고
이층으로 올라간다.
애선 세미 돌아본뒤
자신의 컵 들어 맥주 마신뒤
애선 여보.
장만용 (화면에 눈을 준채
건성으로) 왜?
애선 세검정 친구 말에요..
순영이.
장만용 (화면 보고 있다)
애선 여보.
장만용 (화면 본채) 순영씨가
왜?
애선 내말 좀 들어보라니까.
장만용 (돌아보면서) 얘기나
어서 해.
애선 순영이랑 우리 사돈어른
어울리는 한 쌍 아니에요?
장만용 무슨 소리야?
애선 사돈이랑 순영이요...
선봤어요.
장만용 뭘 봐?
애선 선이요. 내가 중매셨거든.
장만용 (화를 내면서) 거
주책 좀 작작 떨어.
애선 (찔끔 놀래는 시늉하고)
어머머 이이는...
주책이라니 뭐가 주책이야?
장만용 당신이 뭣땜에 사돈
영감 재혼 문제까지 관여해?
애선 중이 제머리 깎아요?
장만용 오지랖 넓은 것두
병이야.
애선 사돈 영감하구 친구...
가까운 두 사람 한꺼번에 구제하는
건데, 좋은 일이잖아요?
장만용 당신 양반집 딸
아니라 사돈이란 관계가 얼마나 불편하구
어려운 건지 잘 모르는
모양인데...
애선 (OL) 내가 왜 몰라?
안서방 아버진 다른 집
사돈이랑 다르니까 그런거죠.
사돈 된건 2년이구 40년
전부터 당신 선배잖아.
애선 내가 중매선다니까
사돈두 좋아하는 눈치든데 뭘.
장만용 당신 무안할까봐
그런거야.
애선 ...무안해서 그러는
건지 내가 그 정도 눈치두 없나?
순영이 보는 순간 사돈
눈빛이 싹 달라지는데 뭘.
장만용 그거야... 상대가
순영씬데... 맘에 안들수 있겠어?
솔직히 그양반한텐 순영씨가
아까워.
애선 어머머, 아깝긴 뭐가
아까워? 땡잡은건 순영이지.
장만용 뭘 잡아?
애선 요샌 팔순 노인네두
50대 여잔 싫다구 그래요.우리 사돈
지금 몇살인데? 환갑두
안됐어요. 맘만 먹으면 30대하구두
장가갈 수 있다구요.
장만용 순영씬 50대라두
다른 여자랑 달라.
애선 (노려본다)
장만용 왜 그래?
애선 당신 순영이한테 지금껏
딴 맘 품고 있었죠?
장만용 뭐야?
애선 말하는거 보니까 수상해.
장만용 (화내면서) 그걸
지금 말이라구 해?
애선 (너무했나 싶어서)
아니면 됐지 뭘 화까지 내요?
화내니까 더 수상하잖아?
장만용 (화내서) 입에서
나오는 대로 뱉으면 그게 다 말인줄 알아?
애선 아유 됐어요 그만하구(애교
떨면서 맥주캔 갖다 부딪치고)
자 맥주나 마셔요.
S#20.순영방(밤)
순영 어둠속에 누워서 뒤척인다.
S#21.새벽길(야외)
새벽의 시골길 (송추 주변)을
수창 자전거 타고 달리고
있다.
S#22.다른 길(새벽야외)
수창 스타트 연습 하고
있다.
땀을 흘리면서 연습하는
수창
S#23.수목원(야외아침)
수목원에서 적당한 일을
하고 있는 안상호,
방기태 옆으로 와서 삽을
메고 와서
방기태 병원집에 향나무
갖다 줘요?
안상호 그래야지.
방기태 저 혼자선 못해요.
안상호 일꾼 불러, 두어
사람.
방기태 (가지 않고 머무적
거린다)
안상호 일꾼 부르라니까
방기태 ...드릴 말씀이
좀 있어요.
안상호 할 얘기 있으면
꾸물대지 말구 해... 뭐야 할 얘기가?
방기태 ...우리 식구...언제까지
여기 살아요?
안상호 뭐?
방기태 매형 불편하게 해드리구
싶지 않아서 그래요.
안상호 무슨 소린지 알아듣게
해봐.
방기태 매형 새출발 하시는데
방해하구 싶진 않다니까요.
안상호 (본다)
방기태 저희가 방해되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그날로 보따리
쌀테니까.
안상호 (무슨 말인가 하려는데)
방기태 (돌아서서 간다)
S#24.안상호 부엌(아침)
까스불 위에 냄비 올려져
있고
서귀옥 아욱을 씻어 냄비에
넣는다.
수은 수건으로 머리를
질끈 동여 매고 들어오면서
수은 외숙모.
서귀옥 (돌아본다)
수은 남색 줄무늬 남방
빨았어요?
서귀옥 옷장 속에 없니?
수은 네.
서귀옥 그럼 세탁기 안에
있겠지 뭐.
수은 (신경질 내면서) 오늘
입을거라구 말했잖아?
서귀옥 급하게 입을거면
니가 빨지. 넌 손 없니?
수은 ...외숙모.
서귀옥 언제까지 내가 니
시중 들어 줄순 없잖아? 니 빨랜 니가
해야지.
수은 왜그래요 갑자기?
서귀옥 새엄마 들어와봐,
다 큰게 빨래 빨아내라 할 수 있겠어?
만약 그랬다간 돌아가신
니네 엄마만 욕멕이는 거야.
딸자식 어떻게 키웠냐 할거
아니니?
수은 별걸 다 가지구 걱정이네.
왜 있지두 않은 새엄마 걱정을
해요?
서귀옥 내가 괜히 걱정하겠니?
새엄마가 생길거니까 그렇지.
수은 무슨 소리에요 그게?
서귀옥 니네 아버지 어제
선 보셨대. 재혼하시려구.
수은 뭐라구요?
서귀옥 내 속이 이런데
니네 엄만 어떻겠니?
지금쯤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
앉아 있을지두 몰라.
수은 진짜에요? 진짜 아버지가
재혼하신대요?
서귀옥 재혼하실 생각이니까
선을 보셨겠지. 괜히 여잘 만나시겠니?
수은 선보신거 누구한테
들었어요.
서귀옥 어제 늬 올케언니
왔었어. 올케네 엄마가 나서서 중매선
모양이드라.
S#25.수은방
침대와 책상이 있는 여학생
방.
진이와 함께 쓰는 방이다.
인기 외국 가수의 판넬이
걸려 있고
카셋트 오디오와 컴퓨터
들이 놓여 있다.
수은 문열고 들어와서 두손을
허리에 대고 서 있다가
책상 앞으로 와서 앉는다.
책상 앞에 놓인 사진틀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젊은
여자의
사진(엄마) 들어 바라보다가
사진틀 놓고 일어나서 책상위에
놓인
책을 들어 방바닥에 던진다.
S#26.미선 집 앞(야외아침)
송추 근교에 있는 이층
단독 주택
호화주택은 아니지만 마당도
있고
그런대로 분위기가 있는
집.
수창 자전거에 올라 탄채로
집을 바라보며 미선을 기다리고
있다.
대문에서 미선이 탄
빨간 소형 승용차 나온다.
수창 긴장해서 바라본다.
S#27.길거리(아침 야외)
빨간 승용차 달려가고
수창의 자전거 쫓아간다.
S#28.달리는 미선의 승용차
안(아침,야외)
미선 사이드 미러와 백미러로
쫓아 오는 수창을 본다.
더욱더 속력을 내는 미선
S#29.길거리(아침.야외)
미선의 승용차 속력내면서
달리고
수창 힘껏 페달을 밟아보지만
승용차와의 거리는 점점
멀어진다.
수창 멀어지는 승용차 아쉽게
바라본다.
S#30.수목원 안(아침 야외)
안상호 일하고 있는데
수은 가방을 메고 나온다.
안상호쪽 원망스럽게
노려보고 돌아서서 걸어나가는
수은
S#31.수목원 밖(아침야외)
수은 대문으로 걸어오는데
땀에 젖은 모습으로
수창 자전거 타고 오다가
내려서면서
수창 벌써 가는 거야?
수은 (돌맹이를 뻥찬다)
수창 왜그래 너?
수은 아유 기분 드러워.
수창 뭣땜에 그러는데?
수은 우리 아빠가 선을
보셨다잖아? 재혼하시려구.
수창 설마?
수은 새언니네 엄마가 중매했대.
수창 진짜야?
수은 난 우리 아빠 이해
못해.어떻게 우리 엄말
그렇게 쉽게 잊으실 수
있어?
엄마 돌아가신지 얼마나
됐다구? 이건 배신이야, 분명히.
수창 ...뭐...마지 못해
나가신 거겠지. 그럴 수 있잖아?
수은 마지 못해서 나가셨다면
아빠가 더 싫어. (돌아서서
걸어가고)
수창 ...(그대로 서 있다)
S#32.수목원 안(아침,야외)
수창 자전거 세워놓고
안상호 일하고 있는 옆으로
간다.
안상호 돌아보고
안상호 어, 너 어제 어떻게
됐어?
수창 우승했어요.
안상호 (일하면서) 몇번
우승했다 자만하지 마. 자만이 젤 무서운
적이야.
수창 ...알아요.
안상호 (돌아보고) 너 들어가서
형 출근하기 전에 전화 좀 할래?
수창 왜요?
안상호 (하던 일 계속하면서)
퇴근하면 집으로 좀 오라구 해.
수창 무슨 일 있어요?
안상호 같은 서울에 살면서두
몇주째 못봤어. 저녁 같이 먹자구 해.
수창 (본다)
안상호 빨리 가봐. 출근하기
전에.
S#33.세미방(아침)
수명 넥타이 매고 있는데
세미 무선 전화기 들고
들어오면서
세미 전화 받아 봐...
수명 누구야?
세미 수창씨... 아니 도련님
(수화기 준다)
수명 (받고 냉냉하다 싶게)
여보세요. 그래.
어제 경긴 어떻게 됐어?
우승? 잘했구나. 오늘? 별일 없어.
집엔 왜? 주말두 아닌데
무슨 저녁? 알았어. (수화기 놓는다)
세미 아유 쌀쌀 맞어.동생한테
좀 다정하게 말하면 어디 덧나?
수명 (전화기 주면서) 아버지
무슨 일루 또 오라가라 하시지?
세미 우리 더러 오라셨대?
수명 응 저녁 먹자구.
세미 오빠 몇주째 못갔잖아?
수명 퇴근시간 맞춰 차
갖구 와, 우리 회사 앞으로.
세미 알았어.
S#34.양자 방(야외)
한식으로 꾸며진 방 고급한
장농과
문갑이 놓여 있고 장판을
깔았다.
양자 화장대 앞에 앉아
화장을 하는데
영준 출근차림으로 가방을
들고 문을 열면서
영준 다녀 오겠습니다.
(인사하고 돌아서는데)
양자 얘. 잠깐만 (돌아선다)들어와봐.
영준 왜요 (들어와서 선다)
양자 (앉으라는 시늉하면서)
일은 잘돼가니?
영준 ...(앉으면서) 그런대루요.
양자 정우가 즈이 엄마
문제 의논하든?
영준 어떤 문제요?
양자 즈이 엄마 재혼시킨단
얘기 안했어?
영준 정우가 어머닐 재혼시켜요?
양자 만나서 느인 일 얘기밖에
안하니?
영준 ...어머니 혼자 두고
결혼할 수 없다 그런 얘긴 몇번 들은것
같은데... 그냥 해보는
소리려니 했죠.
양자 정우가 즈이 엄마
선까지 보인 모양이야.
정우 엄만 싫다구 펄펄
뛰는데... 정우 괜한 짓 하는거지 뭐.
영준 ...(웃고) 엄마한테
되게 죄송한데요.
양자 무슨 소리야?
영준 정우는 어머니 재혼시키려하는데
전 어머니 위해서
아무것두 하는 게 없잖아요.
양자 걱정마. 재혼하구
싶으면 난 니 도움 안받구 해.
영준 (웃는다)
양자 정우한테 얘기해라.
내가 그러는데 엄마 시집보낼 생각말구
느이 결혼부터 서둘렀으면
좋겠다구.
영준 어머니.
양자 왜?
영준 저두 그렇구요 정우두...
아직 결혼할 생각 없어요.
양자 결혼 미루는 이유가
도대체 뭔데?
영준 아직은 일 좀 더 해야돼요.
양자 결혼하면 일 못하니?
결혼하구 같이 일하면 더 좋잖아?
영준 정우...좋은 파트넌건
분명하지만 결혼해서까지 같이 일하긴
싫어요.
양자 결혼하면 어떡할건데?정우
집에다 들어 앉힐래?
영준 (웃고) 걔가 집에
들어 앉겠어요? 들어 앉아 있으라면 뛰쳐
나갈걸요...
양자 결국 정우랑 같이
일하려구 결혼까지 미룬단 얘기잖아?
영준 회사가 궤도에 오르려면
2년은 더 걸릴 것 같애요.
양자 (보다가) 느이들...정말루
사랑하긴 하는 거야?
영준 (웃고) 사랑하니까
결혼까지 생각하죠.
양자 사랑하면 결혼두 빨리
하구 싶구, 그게 정상 아니냐구?
영준 결혼은 언제해두 할건데요
뭐. 정우두 저두 젊었을 땐 하구
싶은 일 열심히 하자 주의에요.
양자 느이 관계 이해가
안돼 난.
영준 이상적 연인 관계
아니에요? 함께 일하면 즐겁구...같이
있으면 편안하구...
양자 (본다)
영준 (웃고 일어서면서)
다녀 올께요. (문으로 나간다)
양자 (뒷모습 본다)
S#35.찻집(야외)
유리창으로 밖이 보이는
찻집
찻잔 앞에 놓고 정우 최실장
만나고 있다.
최실장 펼쳐진 포스타
내려다 보고 있다가 접는다.
정우 이미 티켓 판매두
들어간거 아시죠?
최실장 얘기 들었어요...
정우 개런티 3천 요구하셨다죠?
최실장 조경호 연말에 방송국
가수상 휩쓸었구 2집 판매 140만장
넘어 갔어요. 우리나라
톱가수가 최고 대접 받는건 당연한거
아닙니까?
정우 (바라보다가) 그래서
조경홀... 반짝하다 사라지는
가수 만들구 싶어요?
최실장 무슨 뜻이죠?
정우 3만원짜리 티켓 한장
팔면 문예진흥기굼, 부과세, 대관료,
수수료. 할인 요금까지
46% 공제하고 만 육천원 남아요.
티켓 팔아 출연료 3천 빼주고
어떻게 제대로 된 공연을
해요? 마이크 하나 달랑
놓고 해요?
최실장 (얘기하려는데)
정우 뭐 조경호야 워낙
가창력 있는 가수니까 마이크 하나 놓고두
공연은 할 수 있겠네요.
오빠부대 많으니까 어디 중학교
강당 같은데서. 그런 공연
원하세요?
최실장 (웃고) 농담하십니까?
정우 우린 이번에 조경호
이미질 바꿔 줘야 한다구 생각 했어요.
언제까지 조경호를 소녀팬들
우상으로 놔둘 순 없잖아요?
최실장 (본다)
정우 그래서 컨셉두 20대와
직장인들까지 조경호 팬으로
확보하는데 목표를 삼았었죠.
오늘까지 확인된 티켓
예매율로 봐선 20세 이상이
30%를 좀 넘었더라구요.
최실장 (조금 놀라면서)
정말입니까?
정우 (긍정하듯 바라보고
물 마신뒤) 이번 공연에 기대가 컸는데...
아쉽지만...할수 없죠.
최실장 할 수 없다뇨?
정우 마이크하나 놓고는공연
못한다면서요?
그러니까 포기할 수밖에요.
최실장 지금 장난하세요?
티켓까지 판매해 놓구 포기한다는 게 말이
돼요?
정우 우리 회사두 망할
순 없잖아요? 여기서 손드는게 손핼
최소화 하는거죠.
최실장 (본다)
정우 담에 기회 있을 때
다시 일할 수 있길 바라구요.
이번엔 다른 기획사랑 하세요.
(일어나면서) 찻값은 제가
내겠습니다. (돌아서서
계산대 앞으로 간다)
최실장 (뒷모습 보고 있다
핸드폰 꺼내들고 버튼 누른뒤) 여보세요.
이벤트 서울이죠?
S#36.순영 바느질 가게
안
어울리지 않은 색감의
치마 저고리 옷감을 입은
40대
마땅치 않은듯 옷을 입고
거울을 들여다 보면서 짜증을
내고 있다.
순영 난처한듯 보고 있다가
순영 내가 뭐랬어요? 색상이
좀 이상할거라구 했었죠?
여자 아주머닌 전문가잖아요?
그렇게 이상했으면
절대 안된다구 말려 주셨어야죠.
순영 잘 생각해 보라구
몇번이나 얘기 했는데.
여자 (저고리 벗으면서)
미안하지만 나 이옷 못 찾아 가요.
촌스러워서 도저히 못입겠어요.
순영 (기가 막혀서 보는데)
E 전화벨
순영 (수화기 들고 조금
화가 나서) 여보세요.
안상호(F) 안녕하세요?
안상홉니다.
순영 ...(당황한다)
안상호(F) 저...기억하구
계시죠?
순영 (여자쪽 힐긋 보면서)
어디...세요?
안상호(F) 근첩니다. 가게
앞이요.
순영 (문쪽 바라보고 난처한
표정 지은채로)
END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