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일 ( 제 4 회 )

S#1.안상호 집 대문(밤,야외)

 

민기 승용차 와서 멈춰선다.

수은, 책가방 들고

내리고 민기도 차에서 내린다.

 

수은 고마워, 내일 봐. (돌아서면)

민기 수은아.

수은 (돌아본다)

민기 (옆으로 와서 수은 앞에 선다)

수은 왜?

민기 저기... (머리를 긁으면서 옆을 보면)

수은 (돌아본다)

 

민기, 수은 방심한 사이

수은을 끌어당겨 안고 키스한다.

 

수은 (밀치면서 빠져나온다)

민기 (두팔을 들어 보이면서 낄낄 웃고)

수은 (입술을 닦은 뒤 민기를 마구 때린다)

민기 (몸을 피해 달아나 승용차로 올라탄다)

수은 (쫓아가서 승용차 노려보고)

민기 (창을 열고 손을 흔들어 보인 뒤 차를 출발시켜 떠난다)

수은 (돌아서서 대문으로 간다)

 

S#2.안상호거실(밤)

 

안상호, 방기태, 수창 앉아있고

서귀옥, 진이도 앉아있다.

문이 열리고 수은,

가방을 메고 들어온다.

방안의 무거운 분위기에

수은 두리번 거리다가

 

수은 무슨 일이에요? 왜 그래요?

서귀옥 (앉으라는 시늉 한다)

수은 (앉는다)

방기태 솔직히 제가...매형한테 무슨 말 할 자격이나 있습니까?

돌아가신 누님 친동생두 아니구... 사촌 동생 주제에...

허지만 형님 선보셨단 얘기 듣구 너무나 섭섭했어요.

어떻게 우리 누님 3년상두 안 치르구 매형 재혼 얘기가

나와야 하는지...

안상호 (본다)

방기태 더이상 제가 매형 일에 참견하는 것두 주제 넘는것

같으니까 그만 두죠...불쾌하셨다면 용서하세요.

(일어나서 거실을 나간다)

서귀옥 어디 가? 밥 먹어야지.

 

방기태,대꾸없이

나가버리고 서귀옥, 일어나

부엌으로 가고 진이도 일어나서

서귀옥 따라 간다.

 

수은 (안상호 바라보고) 아빠 선 본 여자랑 결혼하세요?

수창 (안상호 본 뒤) 그런거 아냐.

수은 외삼촌 얘긴 그런거잖아?

안상호 아직 아무 결정두 내린거 없어.단지 아버진...

느이들한테 미리 양핼 구하구 싶었던것 뿐야.

수은 무슨 양해요?

안상호 재혼을 하더라두... 느이 양해 얻구.

수은 (O.L) 난... 양해 못해요.

안상호 (본다)

수은 어떻게 양해해요?다른 일두 아니구

다른 여자가 우리 엄마 자리 차지하는 건데?

안상호 ...넌 아버지가...계속 이렇게 혼자 살았으면 좋겠니?

수은 아빠가 혼자에요?

아들 딸 며느리 사위 다 놔두구...

어째서 아빠가 혼자에요?

안상호 ...(설명하려다가 그만 두고) 수창이 니 생각은 어떠냐?

수창 ...자식들 눈치 보실 필요 없어요 아버지.

안상호 (본다)

수은 오빠.

수창 아버지 원하시는 대로 하세요.

수은 오빠까지 엄말 배신할 셈이야?

수창 어머니두 이해하실 거야.

수은 우리가 엄마라구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우리

엄마밖에 없어. 절대 다른 여자한테 엄마라구 부를 순

없다구...

 

(일어나서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안상호 ...

수창 (수은의 뒷모습 보고 있다가) 수은이 말 신경쓰지 마세요,

아버지. 아직 어려서 그래요.

안상호 (담배 꺼낸다)

 

S#3.수은방(밤)

 

수은, 책상 앞에 앉아서

손톱을 물어뜯고 있다.

수창, 문 열고 들어온다.

 

수은 (돌아보지 않고 앉아있다)

수창 ...(말없이 침대에 앉는다)

수은 (돌아보고) 오빤 정말 괜찮아?

아빠 재혼해두 상관 없어?

수창 아버지두 아버지 인생이 따로 있어.

수은 아빠 인생이 뭔데?

수창 아버지두 사람이구 남자야.

수은 사람이구 남자기 전에 4남매 아버지야.

수창 우리 아버지...아버지 노릇 잘못하신 적 없잖아?

수은 지금 잘 못하려구 그러잖아?

수창 (본다)

수은 아빠가 재혼하면 엄만 두 번 죽는 거야.

수창 어머닌 살아계실 때 행복하신 걸루 충분해.

수은 엄마가 뭐가 행복했어? 20년을 자리에만 누워 있었는데?

수창 어떤 남편이 아버지만큼 아내를 아끼고 사랑하니?

수은 아빠가 진짜로 엄말 아끼구 사랑했는지, 그것두 의문이야.

수창 뭐가 의문이야?

수은 아끼구 사랑했는데 엄마 죽자마자 재혼할 생각부터 하셔?

수창 어머니가 언제 돌아가셨는데?

수은 1년 반두 겨우겨우 참으셨던 거지.

아니, 아빤 엄마 죽기만 기다리셨는지두 몰라.

수창 억지 소리 하지마.

수은 우리 아빠만은 끝까지 엄말 가슴에 묻구 사실거다 믿었어.

근데 우리 아빠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어떻게 엄말 배신하냐구?

 

S#4.노래방(밤,야외)

 

마이크 들고 정우

노래하고 병국과 직원들 춤을 추고 있다.

정우도 짤짤이 흔들면서 영준에게

요염한 자세를 보인다.

영준 자리에 앉아서 정우 보면서

손으로 턱을 만지작 거리고 있다.

병국 영준에게 와서 영준 끌어내려 하면

영준 한사코 버티고 끌려 나가지 않는다.

 

S#5.승용차 안(밤 야외)

 

영준 운전하고 정우

옆자리에 앉아서

영준 얼굴에 대고 냄새 맡는다.

 

영준 왜그래?

정우 맥주 한잔두 안마셨죠?

영준 운전수잖아?

정우 병국이한테 운전 맡길 수도 있었어.

영준 너 오늘 너무 마신거 알어?

정우 일 잘 풀린거 자축하는 자린데...나까지 술 안마셔봐. 분위기

썰렁하잖아?

영준 춤두 너무 야했어.

정우 (웃고) 그랬어요?

영준 다른 데 가선 그렇게 추지마.

정우 (낄낄 웃으면서 들여다 보고) 나 섹시했어요?

영준 보기 딱해서 그래. 너한테 안어울려서.

정우 (웃고) 매력 있어 남한테 보여주기 싫었던 건 아니구요?

영준 (어이 없는 듯 웃는다)

정우 형.

영준 (돌아본다)

정우 오늘 나한테 화낸거...잘못한 거죠?

영준 첨부터 니가, 설명만 잘 했으면 화 안냈어.

정우 만에 하나 어떻게 될지 몰라 자신 있게 말 못했지만

난 감 잡았어요. 최실장 우리한테 굽히구 들어올 줄 알았어.

영준 ...

정우 (의자에 기대 앉으면서) 앞으론 날 믿어봐요.

나 이정우...일이나 망치구 다니는 애 아냐...

영준 ...(정우 돌아본다)

 

S#6.순영 연립주택 앞(야외,밤)

 

영준의 차 와서 멈춰서고

 

S#7.승용차 안(야외,밤)

 

정우 집에 들어 가서 차한잔 하구 갈래요?

영준 (시계보고) 12시 다 됐어.

정우 낼 봐요 그럼. (안전벨트 풀면서) 오늘 미선이 만났는데...

영준 뭐랬는지 알아요?(본다)

정우 궁금하대요. 형이 날 여자루 생각하는지.

영준 니넨 만나서 한다는 소리가그런 거니?

정우 가끔은 고상한 얘기두 하죠...근데...미선이 말 듣구 나두

궁금해졌어요. (들여다 보면서) 형 날 여자루 생각하는거

맞아요?

영준 무슨 뜻이야?

정우 내가 형 애인 맞는지 헷갈릴 때 있어요.

영준 갚은 사무실에서 일하면서...내가 어떡하길 원하는데?

정우 날 사랑하긴 하는거죠?

영준 너 진짜 취했니?

정우 말 돌리지 말구, 나 사랑하는지 물었어요.

영준 사랑해. 사랑한다구...됐니?

정우 (웃고) 엎드려 절 받은 기분두 나쁘지 않은데요.

(영준 머리칼 흐트리고) 조심해 가세요.

영준 잘자.

 

정우 가방 챙겨들고 문을 열고 나간다.

영준 차를 돌려서 나가고

정우 떠나는 차 보고 있다가

돌아서서 연립주택 현간으로 걸어간다.

 

S#8.순영 거실 (밤)

 

정우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온다.

 

E 재봉틀 소리

 

정우 안방쪽을 바라본다.

 

S#9.순영 방(밤)

 

정우 문열고 들여다 보면 순영

열심히 치마를 재봉틀질해서

박고 있다가 돌아보고

 

순영 왜 이렇게 늦었어?

정우 ...(보고 있다)

순영 술 마셨니?

정우 (끄덕인다)

순영 누구랑?

정우 영준이 형.

순여 단둘이?

정우 회사 사람들이랑. (문닫고 나간다)

 

S#10.순영 거실(밤)

 

정우 냉장고에서 생수병 꺼내서

물을 따라 마신다.

순영 방에서 나오면서

 

순영 너 영준이 앞에서 술마시구 그러지 마.

정우 (정우 물병 집어들고 돌아서면서) 왜?

순영 (식탁에 앉으면서) 여자 술마시는 거 좋아하는 남자가 어디

있어?

정우 (앞에 앉으면서) 여자는 남자 앞에선 이래야한다...그런 생각

구식이야 엄마.

순영 아무리 세상이 변했어두 여잔 여자야.

정우 (웃고) 내가 어떻게 엄마 생각 바꾸겠어? (일어나려다가)

엄마.

순영 (본다)

정우 그 분 ...연락 왔어요?

순영 누구?

정우 엄만, 누군 누구야? 엄마 선본 분.

순영 ...(시선 내린다)

정우 (앉으면서) 연락 안왔어?

순영 ...낮에 우리 집 앞까지 왔었어.

정우 그래서요?

순영 같이 점심 먹었어.

정우 (놀래서 본다)

순영 그렇게 쳐다 볼거 없어. 우리 집 앞까지 왔는데...

거절할 수가 없었던 것 뿐야...

정우 그래두 싫은 사람이면 엄만 거절하셨을 걸.

순영 그 나이에... 거절당하구 돌아서는 심정이 얼마나 싫겠어?

정우 그양반 기분 생각해서 같이 가 주신 거라구?

순영 그랬어.

정우 어쨌든 좋아요. 엄마가 애선 아줌마 양자 아줌마말구두

만나서 점심 먹을 남자 친구두 있는 게 너무 잘됐어...

순영 니네 엄마, 남자랑 점심 못먹어 어떻게 된 여자 아냐.

그리구 남자친군 무슨 남자친구? 숭업게?

정우 애선 아줌마 말대로 엄마 진짜 왕내숭이야.

순영 뭐?

정우 나 엄마 딸이야. 딸한테 좀 솔직하면 안돼요?

순영 진짜 솔직한 내 기분 어떤지 얘기해 봐?

정우 네.

순영 이 나이에...잘 모르는 남자 만나 이렇게

불편한 점심까지 먹어야 하나...진짜루 착잡하구 씁쓸했어...

그게 정직한 내 기분이야.

정우 도대체 뭐가 그렇게 착잡하구 씁쓸한데?

순영 (설명하려다가) 니가 어떻게 내기분을 알겠니?

정우 글쎄 엄마 기분 100% 이해할 순 없지만...이렇게 목푤

세우세요. 나머지 인생은 남자친구두 사귀구 즐겁게

살겠다구.

순영 남자친구 남자친구 그러지 말라니까. 듣기 거북해. 목에 닭살

돋아.

정우 (픽웃는다)

 

S#11.수창 거실(밤)

 

수창 비디오로

자신의 경기를 리뷰하고 있다.

 

S#12.새벽길(야외 새벽)

 

어둠이 막 가신 새벽길.

자전거를 타고 수창 달려온다.

 

S#13. 다른길(야외,새벽)

 

한적한 새벽 길에서

연습하고 있는 수창.

 

S#14.미선 집 앞(야외,아침)

 

미선의 빨간 승용차 나온다.

수창 자전거에 타고

기다리고 서 있다가

미선의 승용차 따라간다.

 

S#14-1.미선 승용차 안(야외,아침)

 

미선 운전하면서

백밀러로 수창이

따라 오는 모습을 본다.

속력을 늦추면서

수창을 관찰하는 미선.

수창 열심히 따라가고 있다.

 

S#15.외곽 도로(야외,아침)

 

미선의 승용차 깜빡이를 켜고

길가 쪽으로 간다.

수창 미선의 승용차를 쫓아 따라간다.

미선 승용차를 멈추고 차에서 내려선다.

수창 미선 승용차 뒤에 자전거 세우고

숨을 몰아쉬면서 서 있다.

미선 차에서 내려선다.

수창 미선을 바라본다.

 

미선 (차문을 닫고 뒷쪽으로 와서 수창 앞에 선다)

수창 (고개를 꾸벅해 보인다)

미선 당신 스토커죠?

수창 네?

미선 스토커 아니에요?

수창 (웃고) 내가 스토커처럼 보였어요?

미선 스토커 아니면...날 쫓아오는 이유가 뭐죠?

수창 (똑바로 보면서) 시간 좀 내 주세요.

미선 왜요?

수창 사귀고 싶어요.

미선 ...(바라보다가) 뭐하는 사람이죠?

수창 운동 선숩니다.

미선 싸이클이요?

수창 (웃고) 비슷해요...

미선 (본다)

 

S#16.애선 식당(아침)

 

장만용 애선 수명 아침 먹고 있다.

수명은 와이셔츠에 넥타이 맸다.

세미 주전다 들고 와서 앞에 놓은

장만용 컵에다 보리차 따른다.

 

장만용 (마시고)

애선 난 보리차 싫다.

 

세미 냉장고에서 생수병 들고와서

따라주고 자기 자리에앉고

 

장만용 (대사 받아서) 보리차 마셔. 보리차가 젤 안전해.

애선 난 살아 있는 물 마시구 싶단 말에요.

장만용 생수가 살아 있는 물이야?

애선 당연하죠.

보리찬 끓였기 땜에 다 죽었어요.

장만용 알려거든 제대로 알어.끓이면 죽은 물 된다...그게 잘못된

상식이야. 물은 아무리 끓여두 산소랑 영양분은 고대로 있대.

애선 도대체 당신 어디서 듣고 와서 그래요?

장만용 전문가한테 직접 들었어.생수니 뭐니 해두...

수돗물 끓여 먹는게 젤 안전하답니다.

애선 그래두 난 생수에요 당신이나 수돗물 많이 마셔요.

장만용 (혀 끌끌차고) 무식한 사람이 꼭 고집은 쎄지.

애선 어머머 무식하긴 누가 무식해요?

장만용 당신 신문 한 줄, 책 한 권 제대로 읽은 적 있어?

애선 (수명보고) 이이가...사위 앞에서 도대체 날 뭘루 보는 거야?

세미 (웃고) 화내지 마세요. 아버지 애정 표현 늘 그렇잖아?

애선 이게 무슨 애정 표현이야? 날 무시하는 거지.

장만용 어서 법이나 먹어.

애선 (눈을 흘긴다)

장만용 수명이 넌 오늘 늬 아버님 만나뵙구 와.

수명 (본다)

장만용 자식이 돼가지구 그러는 게 아니다.

하실 말씀 있어서 부르셨는데 가다말구 도로 왔다는게 말이

되니? 가서 무슨 말씀하실진 들어 봤어야지.

수명 ...

애선 진짜 효도는 부모가 원하는 대로 해드리는 거야.

그리구 아들이 아버지 이해하지 누가 하겠어?

세미 (먹으면서) 오빤 복잡한 게 싫대.

애선 뭐가 복잡한데?

세미 아버님 재혼하시면 지금보단 아무래두 집안이 복잡하겠지

뭐.

장만용 복잡해진다 치자, 그래서 아버님 재혼 반대한단 말야?

수명 저희 아버지 낼 모레 환갑이세요.

장만용 환갑이니까?

수명 ...젊으시다면 또 모르지만...남보기에두 부끄럽죠.

장만용 부끄럽다구?

수명 ...

애선 아버님 지금보다 더 연세드시면 자네가 모실꺼야?

그럴 자신 있어?

수명 (본다)

애선 우리 세미...일두 못하구 자네 알다시피 맏며느리감

아니잖아? 앞으로 시동생 시누이 혼인두 시켜야

하구...집안일 좀 많겠어? 세미가 그 많은 일 어떻게 다

하겠나?

수명 세미 일 못해서 저희 아버지 재혼 서두셨어요?

애선 누이 좋고 매부 좋으면 그 이상 바랄 게 뭐가 있어?

아버님한테두 좋구 자네한테두 좋은 일인데?

 

S#17.이벤트 사무실

 

영준, 정우, 병국,

남녀 직원 둘러 앉아서 회의중이다.

 

영준 태영이 육교에다 현수막 붙일 땐 사진 찍지?

태영 네.

영준 어디 붙인 줄 몰라 수거할 때 헤매지 말구.

사진 찍어서 꼭 장소 표시해 노라구.

태영 그렇게 하구 있어요.

영준 병국인 오늘 언론사 한바퀴 돌아. 홍보 잘 해달라 부탁 좀

하구.

병국 알았어요. 그리구요 조경호

<이소라 프로포즈>에 출연시키는 문제 어떡해요?

영준 최실장이 담당PD 만날껄.

병국 매니저한테만 맡겨서 될까요?

영준 한댔으니까 하겠지.

정우 그프로 PD가 병국이 선배래요.

병국 직접 아는 선밴 아니구요 한다리만 걸치면 통할 수 있어요.

영준 그럼 좀 만나봐.

병국 출연시킨다면 언제가 좋죠?

현지 한 주 전이죠. 너무 일찍 출연해두 별 도움 안돼요.

영준 그래...한주전 쯤 출연할 수 있게 손써봐.

E 전화벨 (정우 책상으로)

정우 (의자 밀고 가서 수화기 들고) 네...다나기획입니다.

 

S#18.갤러리 안(야외)

 

미선 (수화기 들고) 정우야...난데...뉴스가 있어.

그남자말야 아침에 또 날 쫓아왔었어.

차에서 내려 직접 얼굴 보니까 나쁜 사람처럼 안보이드라.

오늘 저녁 만나기루 했어.

 

S#19.이벤트 회사

 

영준과 직원들 일어나서

자기 자리로 가고

 

정우 (수화기 들고) 너 미쳤니?

(목소리 낮춰서) 어쩌려구 그래?

영준 (돌아본다)

미선F 거절하려구 했는데 그렇게 안됐어.

정우 너 진짜 일저지르구 싶어?

영준 (서류 들고 보면서) 이 정우씨.

정우 (돌아보고) 얘, 나 지금 좀 바빠.

미선F 어머 미안해.그럼 이따가 전화할게.

(정우 수화기 놓고 푸 입김을 뱉은뒤 영준에게 가면서)뭐가

잘못 됐어요?

 

S#20.증권회사로비(야외)

 

수명 엘리베이터 내려서

로비를 두리번 거린다.

수창 한쪽에 서 있다가 수명과

눈 마주치면 손을 들어보인다.

 

S#21.커피솝(야외)

 

회사 로비 한쪽에 있는

열린 공간의 커피숍.

종업원 수창 수명

앞에 커피잔 놓고 간다.

수명 커피잔에 설탕을

넣고 잔을 저으면서

 

수명 너 봄철 내내 성적 좋드라.

수창 (설탕 넣으면서)동계 훈련 독심먹구 했거든요.

수명 (마시고) 어젯밤 우리 안왔다구 아버지 뭐라구 하시든?

수창 진짜 회식 있었어요?

수명 구파발 넘어가다 그냥 돌아왔어.

수창 왜요?

수명 늬 형수 얘시 듣구 화가 나서.평화로운 집안에 평지풍파

일으킬 일 있니?

수창 (본다)

수명 ...도대체 아버질 이해할 수가 없어.

그 연세에 여자가 왜 필요하시니?

수창 여자가 필요하시다기 보다...아내가 필요하신 거죠.

수명 그 얘기가 그얘기잖아?

수창 어머니 돌아가시구 많이 외로우셨던거 같애요.

수명 외롭다니?자식들 줄줄이 놔두구 어째서 외로우셔?

수창 어머니가 채워주셨던 자린 따로 있었던 거죠.

수명 어차피 부부가 한날 한시에 같이 죽을 순 없어.

연세 그만큼 되셨으면 혼자 남은 것까지두 자연스럽게

받아드리셔야지. 외롭다구 생각하시는 것 가체가 어리광이구

엄살이야.

수창 아버질 너무 강한 분으로만 생각하는 거 아니에요?

수명 아버지가 곱게 늙어가시길 바라는 것 뿐야.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두 환갑 다된 노인데 재혼은 추해.

돌이가신 어머닐 생각해서두 아버지 재혼 용납 할 수 없어.

수창 어머닐 생각하면 그렇죠. 그렇지만... 어머님 돌아가신

분이구.. 아버진 살아계신 분 아닙니까? 살아계신 아버질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하는게 도린지... 그쪽으로 생각하면...

수명 (OL) 너 언제부터 그렇게 효자야?

중·고등학교때 아버지 속썩인거 한꺼번에 만회할 속셈이야?

수창 ...형.

수명 아버지 재혼문젤 감상적으로 접근하지 마.

아버지가 재혼하는 순간부터 우리집 정말 골치 아파진다.

수창 골치 아플 일이 뭔데요?

수명 유산 문제만 해두 얼마나 복잡해지겠니?

수창 (말을 못한다)

 

S#22.양자네 마당(야외)

 

한정식집 마당을 양자와 애선

걸어서 뜰이 바라보이는 별채로 간다.

한발 앞서서 종업원 쟁반에

물컵과 행주 얹어 들고 방으로 들어간다.

 

애선 (둘러보면서) 공기 정말 좋다. (숨 들이마시고)

공기가 달다 달어.

양자 순여이 온댔어?

애선 응.

양자 오는 길에 니가 좀 태워오지

애선 손님있다구... 금방 뒤쫓아 온댔어.

 

종업원 방에서 나오고

양자 애선에게

들어가라 권한다.

 

애선 넌?

양자 앉아 있어 곧 올테니까. (돌아서서 간다)

 

S#23.한정식 집 별채 방(야외)

 

애선 방에 들어와서 앉으면서

물컵들어 한모금 마시고

핸드폰 꺼내서 번호 누른 다음

 

애선 여보세요. 순영아 손님 아직두 있어?

 

S#24.순영 바느질 집(야외)

 

순영 (수화기 귀에 대고 옷감들 치우면서)

아냐 금방 갔어. 지금 출발할께.

 

수화기 놓는데

 

E 전화벨

순영 지금 출발한다니까.

안상호 (휠) 여보세요.

순영 (놀래서) 여보세요...

안상호 (휠) 접니다.

순영 ...안녕하세요?

 

S#25.수목원(야외)

 

누렁이 옆에 있고

안상호 일하던 중에 핸드폰 귀에 댄채로

 

안상호 어디 가세요?

순영 (휠) 친구들하구 점심 약속 있어서요...

안상호 그런 나가 보셔야겠네요...

순영 (휠) 네.

안상호 그냥 걸었어요. 목소리 들어볼까 해서.

순영 (휠) 어디 계세요?

안상호 집입니다. 일하던 중이었어요.

 

방기태 리어카에

거름등을 올려 끌고 오다가

안상호 전화 걸고 있는

모습 보고 멈춰선다.

 

안상호 (방기태 돌아본다)

 

S#26.순영 바느질 집

 

순영,수화기 들고 있고

 

안상호 (휠) 이따가 나중에 다시 전화 걸겠습니다.

친구들이랑 점심 즐겁게 드세요.

순영 네... 고맙습니다.

E 전화기 끊기고

순영 (수화기 내려 놓고 그대로 잠시 앉아 있다)

 

S#27.양자네 별채(야외)

 

애선 양자 마주 앉아서

 

양자 순영이가 그래? 데이트했다구?

애선 내눈으로 똑똑 봤다니까. 우리 사돈어른 차 타구

와서내리는거. 그런데두 순영인 뭐라구 우겼는지 아니?

데이트가 아니었다는 거야. 아니, 마주 앉아 밥먹는 게

데이트 아니면 뭐가 데이트니?

양자 데이튼지 아닌지 그런게 뭐 중요해?

애선 순영이 내숭떠는 게 웃기잖아?

양자 지 성격인데 뭐...

애선 (물 마시고) 영준이 요즘두 즈이 아버지 만나니?

양자 만나두 나한테 얘기하겠니?

애선 총선때 여당 후보로 출마한다드니 공천은 왜 반납한거야?

양자 몰라 관심없어.

애선 어떻게 관심 없어? 그래두 영준이 아버진데?

양자 (기척소리에 내다 본다)

 

방밖으로 종업원 안내 받으면서

순영이 올라간다

 

양자 순영아 어서 와.

순영 (들어오면서) 바쁜 사람 불러내면 어떡해. (자리에 앉는다)

난 느이들처럼 유한 마담두 아닌데.

애선 여기 유한마담이 어딨어?

양자 너 있잖아?

애선 나두 바빠. 하루가 28시간쯤 됐으면 좋겠는 사람이 나야.

종업원 사장님, 음식 가져 올까요?

양자 그래...

애선 주방 가서 잘 좀 얘기해. 사장님 친구니까 특별히 맛있게

해주라구.

종업원 (웃고) 네. (간다)

애선 오늘 우리 사돈 어른 연락 없었니?

순영 (양자쪽 본뒤) 제발 딴 얘기 좀 하자.

애선 양자두 다 아니까 얘기해두 괜찮아.

순영 애선이 얘가 사람 우습게 만든다. 이 나이에 재혼이 당키나

하니?

양자 애선이가 니 걱정 많이 했어.

애선 진짜 걱정하는건 정우야.

정우가 즈이 결혼하기 전 엄마부터 행복하게 해드려야겠다

생각한거야.

양자 사실은 영준이랑 정우 결혼두 너무 미뤘어.

순영 내말이 그말이야.

애선 젊은 것들 결혼 한두 해 늦는 거야 무슨 상관이야?

(양자에게) 애들보다 순영이 얘가 급해.

양자 글쎄... 순영이 문제에 내가 감놔라 배놔라 할 순 없지만

어제 우리 나이엔... 재산이 됐든 감정이 됐든 가진 건 차차

정리해야 할 때 아니니?

순영 (본다)

애선 우리가 몇살인데 벌써 정리해?

앞으로두 40년은 더 살텐데...?

양자 넌 그렇게 오래 살구 싶어?

애선 이 좋은 세상 놔두구 뭣땜에 빨리 죽어? 난 백세장수

할꺼야.

양자 (웃는다)

순영 (생각한다)

 

종업원 쟁반에

밑반찬들을 얹어

들고 들어온다.

 

S#28.경륜장 트랙(야외)

 

선수 몇명 트랙에서 연습하고 있다.

수창, 호길도 연습 중이다.

 

S#29.로라실(야외)

 

선수동 로라실 수창 로라

(붙박이 자전거)에 앉아 수건 목에 걸고

땀을 흘리면서 연습하고 있다

박호길 저쪽에서 팔짱을 낀채

수창 연습하는 것을 지켜 본다.

불타는 라이벌 의식으로

 

S#30.동네 주점(석양무렵)

 

탁자에 안주 놓여 있고 방기태 잔에

복자 막걸리를 부숙하게 따라준다.

방기태 받아서 들이킨다.

오복자 앞에 앉으면서

 

복자 사장님 선본 여자 누구에요?

방기태 (술잔을 놓고) 나두 몰라요.

복자 젊어요?

방기태 나두 모른 다니까.

복자 좀 알아봐요 어떤 여잔지.

방기태 알아서 뭐하게?

복자 궁금하니까 그렇지.

방기태 (주전자 들면서) 궁금할 것두 없다.

복자 (주전자 뺏아서 따라주면서) 그 여자랑 결정 됐어요?

방기태 뭐가?

복자 결혼 말야.

방기태 결혼이 장난인가? 한번 만나보구 어떻게 결정해?

복자 (안심 돼서) 그렇죠? 그럴 거야. 근데.. 나보다 더 젊대요?

방기태 더 젊으면?

복자 말이 안되지.

방기태 어째서 말이 안돼?

복자 영감님이 새파랗게 젊은 것 데리고 사는 게 뭐 보기

좋겠어요? 딸데리구 사는것 같애서 보기 숭허지.

방기태 젊은 여자 마다할 남자 나와 보라구 해요.

복자 그래두 사장님은 절대 안돼. 양심두 없는 일이야.

사장님 인격 문제라구.

방기태 (바라보고) 왜그렇게 관심이 많아? 그 양반 재혼에?

복자 관심 좀 많으면 안돼요?

방기태 좀 지나친거 같애.

복자 (방기태잔에 막걸리 따라서 마신뒤 내려 놓고)

내가 왜 그런거 같애요?

방기태 (본다)

복자 진이 아부지니까 고백하는데 나 사장님 사랑해.

방기태 (웃고) 뭐요?

복자 왜 웃어요? 난 사랑해선 안될 사람이야?

방기태 (말 못하는데)

복자 내가 부족한 게 뭐가 있어?

얼굴 이쁘지 건강하지 부지런하지. 사장님이랑 결혼하면

애들 시집장가 보낸뒤 살림 야무지게 하면서

사장님 시중들구 행복하게 살 자신 있어요. 그리구 결혼하면

사장님 애두 날 수 있어 나.

방기태 (말을 잃고 본다)

서귀옥E 언감 생심, 누굴 넘봐 넘보길?

 

S#31.방기태 방(저녁 무렵)

 

방기태 (양발 벗으면서)

과부가 홀애비 사랑한다는게 뭐?

서귀옥 (양말 한쪽으로 치우면서) 과부면 아무 홀애비나 좋아해두

된대?

방기태 ...왜 흥분하구 그래?

서귀옥 별게 다 덤벼드니까 그렇지 주제두 모르구.

방기태 양마담 신경쓰지마 매형은 선본 여자랑 잘 돼가구있으니까...

서귀옥 잘되가다니, 어떻게 잘돼가?

방기태 일하다가두 핸드폰 걸구 야단났어.

서귀옥 세상에... 불쌍해라 우리 형님.

마나님은 기억속으로 다 사라진 모양이지?

방기태 수명이 장모 친구랬지?

서귀옥 응.

방기태 노인네들 경사 났구만.늦게 배운 도둑질 날새는 줄

모른다더니... 그 짝 났어.

서귀옥 우리 어떻게 해?

방기태 뭘?

서귀옥 저 양반 여자한테 빠져 정신 못 차리시는 거 열불 나서

어떻게 보냐구?

안상호E 아주머니

서귀옥 (돌아보고 입을 막는다)

방기태 ...나가봐.

서귀옥 (놀래서) 우리 얘기 들으셨음 어떡해?

 

S#32.안상호 마당(저녁무렵)

 

서귀옥 마당으로 나오면

방기태 외출 차림으로 서 있다.

 

서귀옥 (살피면서) 어디... 가세요?

안상호 네 좀 나갔다 올께요.

서귀옥 식사때 다 됐는데요... 저녁 잡숫구 가시죠.

안상호 아뇨... 됐어요.

 

돌아서서

승용차 올라탄다

 

방기태 (마당으로 나오면서) 어디 가신대?

서귀옥 어디겠어?

 

S#33.순영 바느질 집(저녁)

 

순영, 보자기에 일감을 싼다.

 

S#34.순영 바느질 집 앞(저녁)

 

순영 보자기에 싼 일감을

들고 나와서 문을 잠그는데

안상호 세워놓은 짚차에서 내려선다.

순영 돌아서다가 안상호 보고 멈춰선다.

 

S#35.승용차 안(저녁)

 

안상호 운전하고

순영 옆자리에 타고 있다.

 

안상호 (뒷자리에 놓인 딸기 바구니

(보자기로 싸서)를 가리키면서) 어제 말씀드린 딸깁니다.

따님이랑 드세요.

순영 ...잘 먹겠습니다.

안상호 (신호 받아 회전을 한다)

순영 (가리키면서) 저희집은 직진인데요.

안상호 어딜 좀 모시구 갈겁니다.

순영 어딜 요?

안상호 여자들한테 오리가 좋답니다 아세요?

순영 (고개 젓는다)

안상호 오리요리 잘하는 데 알아요...거기 모시구 가려구요.

순영 (본다)

 

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