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이벤트 회사(밤)
의상 연결 - 정우 6회에서의
외출차림으로
(지갑만 달랑 들고) 가만히
문을 열고 들어온다.
사무실 불이 켜있고 아무도
없다.
정우 둘러보다가 영준 책상쪽
본다.
책상 위에 커피잔 놓여
있고 쓰다만
편지가 그대로 펼쳐져 있다.
정우 옆으로 와서 편지
집어든다.
영준E 문세형님 저 영준입니다.
지난번 공연 성공적으로
끝나신거 축하드립니다.
저희가 기획한 공연은 아니었지만
형님이 진정한 가수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
자리였습니다. 언제나 힘든 일
있으면 먼저 형님한테 의논드리곤
했는데 둘이서
술잔 기울인지도 한참 됐네요.
설마 한영준이를, ‘다나기획’을
잊으신건 아니시죠?
영준 뭐하는 거야?
정우 이게 뭐에요?
영준 (편지 뺏고) 개인적인
안부 편지야.(책상 서랍속에 편지를
집어 넣는다)
정우 (보고 있다가) 형
매번 이랬어요?
영준 뭘?
정우 기획자가 가수한테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구요?
영준 공연 기획자한텐 인간
관계가 재산이야.
여자가수한테 편지 쓸땐
나한테 꼭 검열 받아요...
영준 (그말엔 대꾸 없이)
어떻게 된 거야 넌?일하다 말구 나가서?
정우 미선이가...(설명하려다가)
미안해요, 일이 그렇게 됐어요.
영준 전화라두 해 줬어야지.
정우 앞으로 주의할께요.
영준 팜플렛은?
정우 (자기 자리로 가면서)
윤작가랑 미팅했구요...
걱정마세요 잘 만들테니까.
영준 지난번처럼 공연 당일
나오지 않게 서둘러.
정우 알았어요. (자신의
가방을 챙겨 옆으로 오면서) 같이
나갈꺼죠?
영준 할 일이 많아.
정우 (가방들고 옆으로
와서) 내일 해요.
영준 사람들 없을 때 처리할
일들이야.
정우 그럼 저녁 먹구 들어와요.
영준 밥 생각두 없어.
정우 배고파요 난.
S#2.설렁탕 집(야외밤)
영준 골똘하게 생각에 잠긴
채 설
렁탕 먹고 정우도 먹는다.
정우 영준 얼굴 올려다
보고
정우 형.
영준 (본다)
정우 누가 보면 우리 싸우는
줄 알겠다. 얘기 좀 하면서 먹어요
나한테 아직두 골 났어요?
영준 머리가 복잡해서 그래.
정우 왜요?
영준 우리 어머니...(말하려다가)
나중에 얘기하자.
정우 (본다)
영준 (물마시고) 니네 어머니
문젠 어떻게 됐어?
정우 ...나두 얘기하구
싶지 않아요.
영준 (웃고) 밴댕이
정우 뭐가 밴댕이에요?
영준 너 지금 삐졌잖아?
정우 나 형이랑 결혼할
여자야.
형제 집안 일 내가 좀 알면
안돼요?
영준 지금부터 알아서 좋을
거 하나 없어.
결혼하면 알구 싶지 않아두
알아질 일이야.
정우 (본다)
영준 (숟가락 놓는다)
정우 다 먹었어요?
영준 응.
정우 (숟가락 놓는다)
영준 넌 왜 그만 먹어?
정우 형땜에 온거에요 형
밥 좀 먹이려구.
영준 미안하다. 너 기분
좋게 못해줘서.
정우 (화장지 뽑아 주고
자신도 입닦고)
오늘 엄마 일루 세미 만났어요.
영준 (입닦고) 좀 이상하지
않니?
정우 뭐가요?
영준 상대가 세미 시아버지라는
게 말야.
정우 전혀 모르는 사람은
더 불안하죠.
S#3.까페(야외 밤)
정우, 영준 커피 마시면서
영준 (차 마시고)
어머니 그분하구 결혼하시면
너랑 세민 어떻게 되지?
정우 ...촌수 따질거 있어요?
지금처럼 지내면 되죠 뭐.
영준 어렸을 때 두사람
앙숙이었잖아?
정우 (찻잔들고) 엄마들
보이지 않은 경쟁심이 탓이죠 뭐.
사춘기 이후엔 형땜에 좀
미묘했구요.
영준 뭘 나땜에 그래?
정우 (마시고) 형한테 관심
끌려구 세미랑 나 얼마나
필사적이었는데?
영준 난 관심 없어서 몰라.
정우 형은 우릴 여자루두
안봤지만 우리 두사람 심각했어요.
세미랑 편해진건 고등학교
졸업무렵 같애요.
그땐 세미가 자기네 가정교사한테
빠져 있었거든요.
결국 가정교사랑 결혼했잖아?
덕분에 난 형하구 이렇게
됐구요.
영준 (웃고 컵들여다 보고
있다가)
어떻게 넌...어머니 재혼시켜드릴
생각까지 하게 됐니?
정우 (차마시고)
결혼문제가 내 앞에 닥치니까...엄말
한 여자루 바라봐지게
됐죠. 그 전까진 엄만 여자두
아니구 그저 엄마였거든요.
영준 우리 어머니두 재혼
같은거 생각해 보셨을가.
정우 글쎄, 상상이 좀 안돼요.
영준 사춘기 땐 만약 어머니가
남잘 사랑하게 되거나 재혼하면
가출해 버리겠다 생각했었어.
정우 지금 그런 일 생기면
어떨 거 같애요?
영준 ...(픽웃고) 불쾌하겠지...불쾌할거야.
S#4.양자거실(밤)
양자,순영 오미자차 앞에
놓고 앉아서
순영 영준이 땜에 너 속
많이 상했구나?
양자 ...
순영 속상할 거 없어.
자식두 머리 굵어지면 내
맘대루 할 수 없는 거잖아?
그리구 아들은...아버지
편이래.
양자 그래두...어떻게 나
모르게 즈 아버질 만나냐구?
순영 너한테 얘기했으면
이해했을 거 같애?
양자 이렇게 뒷통수 맞은
기분은 안들었겠지.
순영 (본다)
양자 (웃고) 이제 그 얘긴
그만하자....(차마시고)
지난번 내가 했던 말 있지?...신경쓰지마.
순영 무슨 말?
양자 나이 먹으면 감정이든
관계든 정리해야 된다구 했던 말.
그건 내 자신한테 한 말이었어.
니가 다시 시작해 행복해질
수만 있다면...니 재혼 반대 안해.
순영 이 나이에두 남자랑
살면 행복할가?
양자 (웃고) 애선이 말루는
행복하대.
순영 넌 어떻게 같애?
양자 나야 당연히 혼자
사는게 편하구 좋지.
젊어서두 안해봤는데 이
나이에 새삼스럽게 남자 시중들 일
있겠어? 그렇지만 넌 나랑은
달라.
순영 어떻게 다른데?
양자 나야 이제 여자루
보는 사람 없지만.
넌 아직두 여자루 보여...
순영 여자루 보이긴...나두
남자 다 됐어.
정우 아버지 살아 있을
땐 등본 한장 내 손으로 못땠는데...
과부 돼서 혼자 자식키우며
살다 보니까...나두 모르게
씩씩해 지드라구.
양자 (본다)
순영 (차마시고) 우리 어머니
나한테 귀에 못이 박히게 하신 말이
뭔지 아니? “여자 재주
많으면 남편 사랑 못받구 가난하게
산다”였어 부잣집 여자들은
아무것도 못해두 남편 사랑받구
침모 찬모 두구 산다는게
엄마생각이셨거든.
양자 (웃고) 우리 어머니가
그런 분이잖아?
순영 그래. 그래서 니네
어머니 옷지어 드릴때마다 부러워하셨지...
날 바느질두 못하게 하구
부엌에두 못들어 오게 하구...
방안에 들어앉아 소설책
읽는걸 젤 좋아하셨는데...
(마시고) 내가 어머니 팔짜랑
똑같이 과부돼서 이렇게
바느질쟁이까지 하구 있는거
보신다면 우리 어머니 기가
막히시겠지?
양자 ...(차마시고 한참
있다가) 애선이 사돈... 어떤 사람이야?
순영 ...두세 번 만나 어떻게
알겠어?
양자 그래두 느낌이 있잖아?
순영 ...친절했어 따뜻하구.
양자 그랬으면 됐어. 우리
나이엔 친절하구 따뜻한 남자가 좋아.
E 초인종
순영 영준인가봐.
양자 (비디오 폰 쪽으로
가서 수화기 들고) 누구세요?
애선 (비디오 폰에 얼굴
나오면서) 나야. 영자야.
양자 (돌아보고) 애선이야.(버튼
누른뒤 도어폰 제자리에 놓고
문을 나간다)
S#5.양자마당(밤)
양자 대문으로 나오면
애선과 장만용 대문 들어온다
장만용 안녕하세요?
양자 어머...장사장님.
어서 오세요.
애선 얘 갑자기 미안해.
송추갔다 오는데 이이가
글쎄..부득부득 널 만나구
가자는거야.
장만용 양자씨 우리 얼굴
잊어먹겠어요. 안그래요?
양자 글쎄 말이에요...
장만용 한잔 하십시다 오랜만에.
양자 이이는...또 술 마셔요?
순영 문열고 밖을 내다본다
애선 어머나 이게 누구셔?
순영 어서 와.
장만용 아이구 순영씨...
순영 안녕하세요?
장만용 보구 싶었는데 여기와
계셨어요?
애선 이인 마누리 친구들이
다 자기 애인인 줄 아나봐.
S#6.방기태 방(밤)
서귀옥 걸레로 방을 닦는다.
방기태 수건으로 얼굴 닦고
들어와 수건을 던지고
방기태 아이구 이제사 정신이
나네...(앉으면서)
언제 가셨어 수명이 장인장모?
서귀옥 조금 전에.
방기태 (시계 돌아보면서)
도대체 내가 몇시간을 잔거지?
서귀옥 어쩌려구 그래?
당신 낮술 마시구 농땡이
치는거 고모부 젤 싫어하시는데?
방기태 내가 일하구 싶은
맘 나겠어?언제 쫓겨날지두 모르는데?
서귀옥 허긴 그래...어떤
여자가 전처 친정 동생이랑 같이 살구
싶겠어. 그 여자 인상 보니까
기대 안하는게 좋겠드라.
방기태 당신이 그 여자
인상을 어떻게 알아?
서귀옥 만났으니까 알지.
방기태 당신이 어떻게?
서귀옥 질부가 전에 그랬어.
한복 맞추려면 엄마 친구한테 맞추라구.
가게가 자하문 밖에 있단
애기 기억나서...찾아가 봤지.
방기태 ...어떻게 생겼어?
서귀옥 젊었을 땐 남자들깨나
울렸겠드라구.
방기태 우리 누님보다 미인이야?
서귀옥 누님이 미인이었어?
방기태 아프기 전까진 이뻤지
복스럽구.
서귀옥 누님하군 비교가
안돼.
방기태 매형두 결국...반반한
얼굴에 가셨구만?
서귀옥 인물값 하느라구...질부
어머니한테 내가 다녀간 거 다
일러가지구... 아까 고모부한테
나 된통 당한거 알어?
방기태 어떻게 당해?
서귀옥 거기가 어디라구
찾아 갔냐면서...사돈내외 앞에서 어찌나
무안을 주시든지... 아니
내가 찾아가서 선 좀 보면 그 여자
얼굴 닳아져?
방기태 자고로 젊으나 늙으나...여자한테
빠지면 보이는게 없는
거야...
S#7.양자 거실
맥주병 두어개와 잔 간단한
안주 놓여있고
장만용과 애선 앞엔 맥주잔이
놓여 있다.
장만용 (맥주 마시고) 순영씨.
순영 (본다)
장만용 우리 사돈이요 좋은
사람이에요. 시집가셔두 후회
안하십니다.
순영 ...
애선 언젠 순영이가 아깝다면서?
장만용 아깝긴 아깝지.
애선 얘 이 남자... 속으로
널 사모하구 있었나봐.
순영 얘는... 무슨 그런
말을...
장만용 저요 이사람보다
순영씰 늦게 만난게 평생 한입니다.
애선 들었지?...
순영 (웃고) 장사장님.
농담두 잘하세요.
애선 취중진담이란말 못들었니?
장만용 (부엌쪽 보고) 양자씨
뭐하세요?
양자 네... 가요.
메론과 오렌지 큰 접시에
담고
작은 접시 네개 함께 가져
온다.
장만용 이젠 됐습니다.
앉아 계세요.
양자 (과일을 놓고 앉는다)
장만용 (과일을 집어 애선에게
주면서) 사랑하는 애선씨.
애선 (샐쭉한채) 됐어 당신이나
많이 먹어.
장만용 (자신이 먹으면서)
양자씨.
양자 네.
장만용 한세중 변호사요...
그 사람도 많이 늙었습디다.
양자 (본다)
애선 (양자 눈치보면서)
당신 그 사람 만났어?
어디서 만났는데?
장만용 아는 사람 문병갔다가
...부인이 병원에 입원한 모양이드라구.
애선 마누라가 아프대?
어디가 아픈데?
장만용 자세한 얘기 나눌
시간 없었어. 양자씨.
양자 (본다)
장만용 양자씬 대단한 여성입니다.
영준이 혼자 훌륭하게 키우셨지.
사업두 성공해 돈두
버셨지... 정말 대단한
대성이에요.
양자 (웃고)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장만용 아뇨 아뇨... 빈말
아니에요. 그런 의미에서 건배 여보...
순영씨두.
네사람 같이 잔을 부딪친다.
S#8.테크노 바(밤,야외)
수은 몸을 흔들면서 추고
있다.
민기 앉아서 수은 보고
있다가
일어서서 수은 옆으로 와서
잡는다.
수은 (본다)
민기 그만 집에 가자.
수은 좀더 있다가.
민기 지금 몇신데? 늦었어.
수은 너 먼저 가.
민기 넌?
수은 오늘 집에 안가.
민기 (손잡고 끌고 나간다)
수은 왜그래, 너 먼저 가라는데?
S#9.수목원앞(밤,야외)
민기의 승용차
달려와서 수목원 앞에 멈춰선다.
S#10.승용차 안(밤,야외)
민기 핸들 잡은채 옆자리
본다.
수은 눈을 뜬채
머리 기대고 앉아 있다.
민기 안 내려?
수은 ...
민기 집앞이야 내려.
수은 나 학교 앞에다 방
얻을까?
민기 왜?
수은 우리 아빠랑 같이
못살겠어.
민기 너 진짜 심하다.
수은 (안전벨트 풀고 책가방을
챙긴다)
민기 유치뿡뿡이야 너.
꼭 초등학생 같애.
수은 잘났어. 그래 넌 어른이다.
S#11.안상호 대문 앞(밤,야외)
안상호 대문을 나온다.
민기의 승용차 서 있고
수은 가방들고
차에서 내려 뒷발로 승용차
문을 닫는다.
안상호 선채로 보고 있다.
민기 승용차 출발해서 떠나고
수은 대문쪽으로 오다가
안상호를 본다.
안상호 (나가는 승용차
보고) 저녀석 민기냐?
수은 어깨 으쓱한다.
안상호 지금까지 어디 있다가
와?
수은 나쁜짓하구 다니는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대문으로 들어가려한다
안상호 (붙잡는다)
수은 (본다)
안상호 얘기 좀 해, 아버지랑.
수은 무슨 얘기요?
안상호 아버지가 너한테
할말이 있어.
수은 아빠 재혼얘기라면
듣구 싶지 않아요.
아버지 (본다)
수은 (뿌리치고 그대로
대문으로 들어간다)
S#12.안상호 대문 안 마당(밤,야외)
진이 마당에서 줄넘기 하고
있다.
수은 혼자 대문 열고 걸어오고
안상호 뒤따라 걸어온다.
진이 언니...
수은 (대꾸없이 중문으로
들어간다)
안상호 (평상에 앉는다)
진이 (안상호 눈치 보고는
집안으로 간다)
S#13.수은방(밤)
수은, 책가방 집어 던지고
입은 채로 침대로 가서
눕는다.
진이 따라 들어와서
진이 언니 안씻어?
수은 귀찮아.
진이 옷은 좀 벗구 자라.
수은 됐어.
진이 언닌 고모부한테 너무
쌀쌀 맞어...
그러지 마, 아까 고모부
불쌍했단 말야.
수은 ...
진이 (옆에 앉으면서) 오늘
우리 엄마가 그 아줌마 만났대.
수은 (돌아보면서) 누구?
진이 고모부 선본 아줌마.
수은 (일어나 앉으면서)
어떻게 생겼대?
진이 젊었을 땐 이뻤겠드래.
수은 지금은?
진이 할머니지 뭐...
수은 몇살이래?
진이 쉰여섯인지 일곱살인지...
수은 ...할머니가 주책이야.
진이 고모 살아계시면 몇살이지?
수은 쉰 다섯.
진이 왜 고모보다 더 늙은
아줌말 좋아하시지...?
S#14.순영방(밤)
순영 식탁 앞에 앉아 돋보기
쓰고
소설 책을 읽고 있다.
정우 문열고 나와 냉장고에서
물병꺼내서 병째로 마시고
집어넌뒤 순영 쪽으로 와서
책 표지를 들춰본다. <최명희“혼불”>
정우 또 읽어요?
순영 두번째 읽는거야.
정우 (앞에 앉으면서) 영준
형네 무슨 일 있어요?
순영 (돋보기 벗고) 그런
걸 왜 나한테 묻니?
영준이한테 직접 물어봐.
정우 물어봤는데 대답 안했어요.
순영 (책 덮으면서) 영준이가
즈이 엄마 모르게 아버질 만나구
있었대. 양자아줌마...
속 많이 상해 있드라...
정우 아들이... 아버지
만날 수두 있는거 아닌가?
순영 엄마가 절 어떻게
키웠는데 몰래 아버질 만나?
정우 그래두 형한텐 아버지잖아?
순영 그 아버지가 누군데?
즈이 엄마 인생 망쳐논 사람이야...
정우 망치긴, 아줌만 이혼하구성공했잖아?
순영 양자 아줌마 앞에서
행여 그런 말 하지마.
정우 아줌마라면 영준형
아버지 만나는 거 이해하실 거 같은데.
순영 이해할게 따로 있지...내가
그입장이라면 뒤로 넘어갔어.
E 전화벨.
정우 (돌아본다)
순영 영준이다 받아봐.
정우 (전화기 옆으로 가서
수화기 들고) 여보세요.
S#15.안상호마당(밤)
안상호 평상에 앉아서
핸드폰 귀에 대고 있다
정우 (휠) 여보세요...
안상호 (뭐라 하려는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정우 (휠) 형이에요?
안상호 ...(어쩌지 못한다)
S#16.순영거실(밤)
순영 (바라보고) 잘못 온
전화니?
정우 (수화기 내려놓고
옆으로 오면서) 그런가봐요. (순영을 본다)
순영 왜?
정우 엄마한테 온 전화
아닐까?
순영 누가 이런 시간에
나한테 전활 해?
정우 누구 겠어요?
순영 그 양반 이런 시간에
전화할 만큼 무례한 사람 아냐.
S#17.안상호 마당(밤,야외)
핸드폰 만지작
거리다가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인다.
S#18.양자거실(밤)
양자 혼자서
맥주 마시고 있다.
영준E 공연이 끝난뒤 가수가
팬들의 환호성에 휩싸여 있을 때
저는 빈 무대를 오래오래
바라보곤 합니다.
S#19.이벤트 회사(밤)
영준 편지쓰고있다
영준F 공연을 준비하면서
가수에게 바쳤던 사랑을 다시 제손으로
거둬들여야 하니까요. 형님,
다시 무대에서 만나고 싶습니다.
형님이 콘서트를 통해 가수로서
거듭나는 동안 그 곁에는
공연기획자 한영준이 있었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저한테 기회를 주십시요.
E 전화벨
영준 (수화기 들고) 여보세요...
S#20.양자 거실(밤)
양자 맥주잔 옆에 놓고
수화기 든채
양자 나야.
영준 (휠) 어머니.
양자 나한테 데모하구 있니?
영준 (휠) 어머니두 무슨
말씀을 하세요?
양자 왜 집에 안와?
영준 (휠) 일이 많아서요.
밤샐거 같애요.
양자 못들어오면 전환 해줄
수 있잖아?
S#21.이벤트 사무실(밤)
영준 (시계보고) 죄송합니다.
일하다가 시간가는 줄도
몰랐어요.
아침일루...어머니...마음
상하셨어요?
S#22.양자거실(밤)
양자 넌 느이 엄마가 쇠심줄처럼
질기구 강한 여잔줄 아는 거
같애.
S#22-1.이벤트 사무실(밤)
영준 그렇게 생각했으면
제가 왜 어머닐 속였겠어요?
어머니 상처 받으실까봐
말씀 못드린거에요.
S#22-2.양자거실(밤)
양자 어떻게 하면 자식한테두
아무 기대없이 살 수 있나
하루종일 그런 생각했다.
S#23.이벤트 회사(밤)
영준 ...왜 그런 말씀 하세요?
제가 이세상에서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이 어머니라는거
모르세요?
S#24.양자거실(밤)
양자 흐르는 눈물 눈물을
닦는다.
S#25.애선빌라(새벽,야외인써어트)
우유 배달부가 우유를 배달하고
있다.
S#26.애선부엌(새벽)
애선 부엌에서
인감을 쥬서기에 갈고 있다.
세미 머리를 끈으로 묶으며
부엌으로 들어서며.
세미 뭐하시는 거에요 새벽부터?뭐야
그게?
애선 (보지 않고) 보면
모르니. 인삼 갈았어.
세미 아버지 드실 거에요?
애선 그럼 내가 누구 주려구
새벽부터 애를 쓰구 있어?
세미 엄마 사위두 봄타구...
요새 입맛 없대요.
애선 안서방 멕이구 싶으면
니가 직접 인삼사다 갈아멕여.
늬 아버지 주려구 나두
일부러 경동시장까지 갔다 왔으니까.
세미 엄마,
애선 (본다)
세미 우리 친엄마 맞아요?
애선 나 늬 계모야.
세미 아무래두 그런 거
같애.
애선 (눈 흘기고 전자레인지에서
컵에 든 우유를 꺼내서 쥬서기에
붓는다)
세미 (냉장고 열어서 여기
저기 열어본다)
애선 (돌아보고) 찾지마.
인삼 거기 없어.
세미 (문을 닫고) 경동시장까지
갔으면서 사위껏두 같이좀 사오면
큰일 나요? 아버진 건강해서
인삼 같은건 필요두 없어.
인삼이 진짜 필요한 사람은
오빠야.
애선 돈 벌어 다 뭐에 쓰니?필요하면
니가 사다 멕여.나한테
이러지 말구.
세미 알았어요. 먹이라구
줘두 안먹여요.
애선 (쟁반에 컵과 숟가락
얹어들고 들어간다)
세미 (애선 뒷모습 본다)
S#27.애선방(새벽)
장만용이 부자리에 앉아서
손으로 배를 문지르고 있다
애선 (들어와서) 여보 이거
마셔요,
장만용 (바라보고 찡그리면서)
우유잖아?
애선 (옆에 앉으면서) 인삼
쥬스야. 인삼에 우유 넣어
간거라구.
장만용 술마시구 배탈 났는데
이런걸 가져오면 어떡해?
애선 당신 배탈나는 원인
알아봤더니 속이 냉해서래.
속 더워지는덴 인삼이 최고라잖아?
장만용 우유 먹으면 난
안된다니까.
애선 (손가락으로 저으면서)
따뜻하게 데운거라 괜찮아. 후루룩
마시지 말구 꼭꼭 씹어서
천천히 마셔봐요. (입에 대준다)
장만용 (밀처내면서 짜증난듯)
싫어. 안먹어.
애선 (노려보다가 화가
나서 자신이 벌컥 벌컥 마신다)
장만용 (돌아보고 어이가
없다)
S#28.세미방(아침)
세미 침대에 무릎 세우고
앉아 있다.
수명 잠옷바지에 런닝셔츠
바람으로
수건을 목에 걸치고 들어와서
화장대 앞에서 머리에 묻은
물기를
수건으로 닦은 다음 수건을
던져놓고
스킨을 바르다 거울속으로
앉아 있는
세미를 보고 뒤돌아 보며.
수명 뭐하구 있는 거니?
세미 (침대 가리키면서)
앉어봐 좀.
수명 왜?
세미 글쎄.
수명 (옆으로 와서 앉는다)
세미 우리 송추 들어가
살까?
수명 뭐?
세미 내가 출퇴근 시켜줄테니까
송추 들어가 살자.
수명 갑자기 무슨 소리야?
세미 이윤 묻지 말구.
수명 넌 내가 그렇게 만만하니?
내가 로버트야?
세미 누가 오빠더러 로버트랬어?
S#29.장만용 거실(아침)
장만용 잠옷바람으로
신문들고 화장실에서 나오는데.
수명E 날 로버트로 생각
안하는데 이럴 수 있어?
세미E 왜 화를 내구 그래?
화낼 얘기두 아닌데?
수명E 모든걸 니맘대루
하구 있잖아?
장만용 윗층을 올려다 본다.
애선 부엌에서 나오면서.
애선 왜 저런대요?
만용 모르는척 해. (소파로
온다)
애선 여기가 지네들만 사는
집이에요?
세미 (계단을 내려온다)
애선 왜그러니 아침부터?
세미 (부엌으로 들어간다)
S#30.애선부엌(아침)
세미 식탁으로 와서 앉는다.
애선 들어오면서
애선 지가 무슨 큰소리
칠 일 있다구 큰소리야?
세미 다 엄마 때문이야.
애선 뭐?
세미 우리가 갈데없어 여기
살아요?
애선 왜 나한테 시비야?
부부싸움하다 내려 와서는?
세미 사위두 자식이잖아?
엄마 맘에 안드는 사위지만 사위 대접은
해줘야지.
애선 얘 좀 봐.
내가 안서방 사위 대접
안해준게 뭐야?
세미 내입으로 다 얘기해야겠어?
애선 아까 인삼쥬스 땜에
그러는 모양인데 그건 늬 아버지
약해주려구 일부러 산거야.
약은 같이 먹으면 약발
안선다길래.
세미 (O.L) 오늘 아침일루만
이러는 거 아냐.
엄만 껀껀히 오빠 무시했어.
애선 남들 들으면 진짠줄
알겠네.
세미 (울먹거리면서) 오빠가
집이 없어, 직장이 없어?
처가살이 싫다는 거 내가
사정사정해서 데리구 왔어.
하나밖에 없는 딸자식 시집
보내구 적적해 하실 엄마 아버지
생각해서. 오빤 나 땜에
불편한거 참구 장인 장모랑
살아드리는 거라구.
애선 뭐? 장인 장모랑 살아드려?
장만용 (들어오면서 소리지른다)뭐하는
짓들이야 아침부터?
애선 얘가 지금 억지 소리
하구 있는 거 못들었어요?
장만용 입다물어 당신.
그리구 너... 올라가서 출근 춘비 해. 빨리.
세미 (눈물 닦으면서 돌아서서
나가고)
장만용 쯔쯔쯔 아침부터
자식 눈에 눈물 빼구 싶어?
애선 내가 울린건가. 저
혼자 괜히 찧고 까부는 거지.
장만용 엄마면 엄마다운데가
있어야지. 어떻게 딸하구 맨날 싸워?
세미 내가 언제 싸웠어요?
장만용 세미 다섯살 때부터
싸운 여자야 당신.
S#31.경륜장 새벽(야외,아침)
선수들 자전거 타고 트랙
연습하고 있다.
수창 연습하고 호길의 모습도
보인다.
광일 자전거타고 달려와
수창옆에 와서 나란히 달리면서.
광일 너 여자 생겼지?
수창 (돌아보고) 어떻게
알았어요?
광일 요새 신바람 난거
같애서.
수창 형 귀신이네.
광일 이쁘냐?
수창 두 말하면 잔소리죠.
광일 섹시해?
수창 끝내준다니까.
광일 조심해 임마. 여자
땜에 망한 사람 한둘 아냐. (수창
지나쳐서 앞서가고)
수창 (뒤에 대고) 내가
형인줄 알아요?
S#32.바느질 가게
순영 중년 여자 한사람과
신부깜
앉혀 놓고 옷감을 이것저것
보여 주고 있다.
신부깜 몸에다 옷감을 대보기도
하면서.
E 문 열리는 소리.
순영 (돌아보면)
안상호 (들어와 서 있다)
순영 (본다)
S#33.호텔로비라운지(야외)
올림피아 호텔 종업원 주사람
앞에
커피를 따라 주고 돌아간다.
안상호 (설탕과 크림을
순영 앞에 놔준다)
순영 먼저 드세요.
안상호 드세요.
순영 (커피에 설탕 크림
넣는다)
안상호 ...어제 불쾌하셨죠,
애들 외숙모땜에?
순영 (본다)
안상호 미안합니다. 내가
대신 사과드릴께요.
순영 사촌 처남댁이라구요?
안상호 네. (커피에 설탕
크림 넣으면서) 애들 엄마가 오랫동안
아파서... 우리집 살림
맡아해준 사람이죠...갑자기 들이닥쳐
실례 많이 했죠?
순영 그런건 아니었어요.
안상호 처남이란 사람 애들
엄마 사촌 동생인데...
조실부모하구 애들 외할머니
손에서 자랐답니다.
애들 엄마가 생전에 친동기간처럼
챙겼어요.
처남두 그렇구 처남댁두...많이
배운 사람들이 못돼서요...
어쨋든 아랫사람 단속 못한
제 책임이 큽니다.
순영 첨엔 좀 당황했지만...
이해했어요...
안상호 (마시고) 어젯밤에
사과두 드릴겸 전활 걸었는데...
따님인것 같앴어요.
순영 (본다)
안상호 따님 생각 못했다가
갑자기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바람에
당황해서 아무 말 못하구
그냥 끊었습니다.
순영 잘 못 온 전환 줄
알구요.
안상호 따님이랑은 언제쯤
만나게 해주실 겁니까?
순영 (본다)
END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