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이벤트 회사
태영,
조경호 팜플렛 표지 때문에
컴퓨터 앞에서 씨름하고
있고.
현지, 티켓 때문에 걸려오는
전화 받고 있다.
정우, 컴퓨터 앞에서 일하다가
커피메이커에서 두잔 뽑아
통장을 펴놓고
계산기로 계산 뽑느라 골몰하는
영준 앞에 커피잔 놓는다.
영준 (힐끗 보고) 고마워.(다시
하던 일 계속 한다)
정우 잠깐 얘기 좀 해요...
영준 (본다)
정우 팜플렛이요... 페이지
좀 줄이면 안돼요?
영준 왜?
정우 조경호 사진두 쓸만한게
없구 44면을 뭘루 다
채워요?
영준 광고 12면 들어가구
표지 두면 스탭사진 한 면...
29면만 채우면 되잖아?
정우 윤작가 아까 전화
했는데 채울 말이 없다구
아우성이에요.
영준 (말없이 전화 끌어다가
버튼 누른다)
정우 어디다 해요?
영준 윤작가... 나 한영준인데,
잘 돼가죠?
정우 (보고있다)
영준 엄살 떨지 말구요...
아이템은 뭘루 잡았어요? 장미와
요정? 그거 신선한데요...
좋아요.원고 내일 6시까지
되는거죠? 해봐요. 앞으로
24시간이나 남았네. 잘
부탁해요.(수화기 놓고
됐지? 하는 표정으로 본다)
정우 못말려.
돌아서서 자기자리로 가는데
병국,외근 나갔던
차림새로 들어오면서
병국 굳모닝 에브리바디.
현지 지금 몇신데 굳모닝이에요
병국 (의자에 털썩 앉으면서)
하루종일 발바닥 쥐나게
뛰었더니 맛이 갔어.
정우 돈 좀 벌어왔어?
병국 월척은 못하구 피래미만.
(영준에게) 조경호 전속으로
있는 화장품회사 있죠?
맨스페이스. 거기서 300
해주겠대.
현지 축하해요 김대리님.
병국 (V자를 만들어 보인다)
영준 OK 맥주는 어떻게
됐어?
병국 담당자가 월차래요.
낼 다시 가볼게요.
영준 가능하겠어?
병국 조경호라니까 반응들은
좋아요.
영준 열심히 뛰어. 팜플렛
비용이라두 좀 뽑아 보자구.
병국 구두나 한켤레 사주세요.
(자기 자리로 가는데)
태영 잠깐 여기 좀 봐주세요.
팜플렛 표지디자인
나왔습니다.
모두들 태영
컴퓨터 앞으로 가서 들여다보고
정우 와, 환상적인데?
현지 지난번꺼보다 훨씬
좋죠?
병국 그래... 세련됐어...
태영 (영준을 보면서) 어때요
대표님?
영준 (턱을 만지작거리면서)
글쎄, 너무 야하지 않나?
정우 대표님 취향 쉰세댄거
아시죠?
영준 내가?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네...
영준 (어이가 없는 얼굴이다)
S#2.안상호 거실
E 전화벨
서귀옥, 문 열고
앞치마에 손 닦으면서
급히 들어와서 수화기 들고
서귀옥 여보세요. 아이구
수정아. 그래... 넌 어때?
전서방이랑 별이두 잘 있구?
여기? 아무일 없긴...
아버지 땜에 난리다. 넌
늬 아버지 재혼 어떻게
생각하니? 그래, 장가가구
싶으시대.수명이 장모가
중매했단다, 그 양반 친구.
문 열리고 방기태,
수건으로 얼굴 닦고 들어오면서
누구냐는 듯 본다.
서귀옥 (수화기 손으로
막고) 수정이.
방기태 (부엌으로 간다)
서귀옥 (수화기 대고) 애들?
펄펄 뛰지 뭐.글쎄 말야.
3년상두 안치르구 늬 아버지
그러실줄 누가
알았겠니? 지금 안계셔.
그 여자 만나러 가셨겠지 뭐.
방기태 (물병에 든 보리차
들고 병째 따라 마신다)
서귀옥 (돌아본 뒤) 누굴
믿겠니? 돌아가신 엄마만
불쌍한거지. 알았어. 너한테
전화 왔다구 전할께.
그래, 몸조심해. (수화기
놓는다)
방기태 (앉으면서) 뭐래?
서귀옥 야단났어. 어떻게
자기 아버지가 그럴수 있냐구?
S#3.극장안(야외)
화면에 <아메리칸 뷰티>
안상호, 순영
영화를 보고 있다.
앞뒤에 앉은 젊은이 커플들
어깨를 끌어안고 있다.
순영, 안상호가 의식돼
불편한 채 영화 보고 있다.
안상호도 어쩐지 편치 않은채
영화에 집중하려고 애쓰고
있다.
S#4.게요리 전문점(야외,밤)
안상호 ( 도구로 게 살을
발라 순영에게 놓아준다)
순영 (괜찮다고 사양해
보지만)
안상호 (계속 살을 발라주면서
먹으라고 권한다.)
순영 제가 먹을게요. 어서
드세요.
안상호 (살을 발라주면서)
영화 자주 보셨어요?
순영 딸애랑 가끔이요.
안상호 (웃고) 난 몇년만에
영화 봤는지 기억두 안납니다.
30년두 넘었나봐요.
순영 (본다)
안상호 (옆에 놓인 맥주
마시고) 세월이 참 덧없어요.
언제 이 나이 먹었는지
아무것두 해논것 없이 나이만
먹었어요.
순영 해노신게 왜 없어요?
자녀들두 다 잘 키우셨잖아요?
안상호 애들이야... 내가
키웠나요. 즈이들이 알아서 큰거죠...
순영 큰 따님은 미국 가있다구
들었는데...?
안상호 네, 사위가 공부하구
있어서요.
진작 들어왔어야 하는데
대학에 자리 얻는게 하늘에
별따기래요.
순영 (끄덕인다)
안상호 난 아들이든 딸이든...자식들한테
큰 기대 안합니다.
늙어서두 자식한테 기댈
생각 꿈에두 없어요.
순영 자식한테 짐이나 되지
않으면 다행이죠.
안상호 (한모금 마시고
잠시 생각하다가) 내가 요새 얼마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지
모르시죠?이 나이에도
누군가 만날 사람 있다는
사실이... 아침에 눈 떴을
때 보고싶은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해 있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합니다.
순영 (본다)
S#5.까페(야외,밤)
미선 (물컵 앞에 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수창 (들어와서 둘러본다.)
미선 (손을 들어 보인다.)
수창 (옆으로 와서)
수창 늦었죠?
미선 나두 조금 전에 왔어요.
수창 (앉는다)
미선 금요일날 친구랑 경륜장
구경 갔었어요.
수창 진짜요?
미선 수창씨 일등으로 들어오든데요.
수창 어제 오늘두 연달아
일등 했어요.
미선 대단하네요.
수창 경륜 재밌죠?
미선 스트레스가 확 풀렸어요.
근데, 왜 연락이 안돼요?
핸드폰 꺼놓구 있어요?
수창 목요일 입소하면 일요일까지
외부하구 완전
차단이에요.
미선 왜요?
수창 부정 예방 차원이죠.
경륜이란게 돈이 걸린
시합이니까요.
미선 (끄덕인다)...
종업원
물컵하나들고와서
수창 앞에 놓으면
수창 난 지금 배고픈데...
미선 (종업원에게) 밥 먹구
다시 올께요.
종업원 (물컵 집어들고
돌아서서 간다)
수창 일어나세요...
S#6.게요리집(야외,밤)
수창 (미선과 함께 들어오는데
자리에서 안상호와 순영
일어선다.)
수창 (얼른 돌아서서 못본척
다른 자리로 가고 미선, 두
사람을 발견하고 놀란 얼굴
하고 돌아본다.)
수창 (등을 돌리고 앉아있고)
미선 (입구쪽 계속 보면서)
수창 (맞은편에 앉는다.)
순영 (먼저 나가고)
안상호 (계산하고 있다.)
수창 (잠깐 뒤돌아본다)
미선 아는 사람 있어요?
수창 아뇨.
미선 나하구 젤 친한 친구
어머닌데...
수창 금방 그 여자분이요?
미선 네.
수창 (다시 뒤돌아보면)
안상호 (보이지 않는다.)
종업원 (옆으로 와서) 주문
하시겠어요?
S#7.안상호 거실(밤)
방기태,수명
(와이셔츠에 넥타이 맨
채),
세미, 수은 딸기 놓고 먹고
있다.
세미, 딸기를 포크에 찍어
수명에게 준다.
세미 아버님 늦으실까요?
방기태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어?
수명 매일 이렇게 나가세요?
방기태 거의 매일일걸.
수명 완전히... 바람이
나셨군요.
세미 아버님한테 바람이
뭐야?
방기태 (딸기 먹으면서)
늦바람이지 늦바람. 늦바람이 무서운
거야.
부엌에서 서귀옥,
쟁반에 참외를 깍아 들고
오고
진이, 찻잔을 세개 얹어
들고 오면서
서귀옥 미국에서 니 누이
전화했드라.
(앉으면서) 아버지 재혼하신다니까
한참동안 말을
못했어...
세미 외숙모.
서귀옥 왜?
세미 아버님 선보신 분
외숙모두 만나셨죠?
서귀옥 근데?
세미 만나보시구 아버님
이해 안되셨어요?
서귀옥 뭐가?
세미 아버님이 왜 그분
좋아하시는지요.
서귀옥 글쎄... 뭐 사람마다
다 자기 눈에 안경 아냐?
세미 재혼 상대로 그런
분 어디서 다신 못찾아요.
그분이 새어머니 되시면
우리집을 위해서두 좋을거
같애요.
수은 새언니.
세미 (본다)
수은 우리 아빠한테 뇌물
먹었어요?
세미 (웃고) 무슨 소리야?
수은 우린 새엄마 같은거
필요 없다는데 왜 그래요?
세미 아가씨.
수은 다른 여자 우리집
들어오는거 싫어요.
아빠가 우리 엄말 잊구
사는거 옆에서 못봐요 난.
세미 아가씨, 어머닌 돌아가신
분이야.
수은 새언닌 우리집 문제에
관여할 자격 없어요.
세미 (원정 청하듯 수명쪽
본다)
수명 (앞에 놓인 물컵 들어물
마시며 바라보지 않는다)
세미 아가씨 말 참 이상하게
한다.
내가 왜 집안일에 관여할
자격이 없어?
수은 시아버지 모시기 싫어
친정 살면서, 큰 오빠까지
데려다 데릴사위 만들구...무슨
할 말 있어요?
세미 (화가 나서) 아가씨
왜 그렇게 못됐어?
어떻게 나한테 그런 말을
말해?
방기태 질부야 말루...
어디서 배운 말버릇이야?
어떤 올케가 시누이한테
반말 지꺼리하나?
사돈댁에선 따님 교육 그렇게
시키든가?
세미 (수명을 본다)
수명 (잠자코 시선 내린
채 앉아있다)
세미 (벌떡 일어나 가방을
들고 문을 나간다)
서귀옥 질부.
S#8.안상호 마당(밤,야외)
세미 (중문 나온다.)
진이 (서귀옥 따라나오면서)
서귀옥 질부...
세미 (돌아본다)
서귀옥 (옆으로 와서) 수은이
성격 잘 알잖아? 막내에다가...
세미 (O.L) ...아가씨 땜에
화난거 아니에요.
서귀옥 그럼 외삼촌 한
말씀 하신게 그렇게 고까워?
시누이한테 반말 한건 자네가
잘못 한거지.
결혼하기 전에 말 놨어두...이젠
시누이 올케
사이잖아?
세미 ...죄송해요.
서귀옥 들어가.
세미 먼저 갈께요. (돌아서서
대문으로 간다)
S#8-1.대문앞(밤,야외)
세미,차에 올라타 문을
잠근 뒤
시동을 걸고 서귀옥, 진이
서있다.
수명, 대문을 나와서
세미 차쪽으로 오면서
수명 뭐하는 거야 지금?
세미 (차창 내리고) 먼저
갈테니까 식구들이랑 잘 해봐.
수명 내려 빨리.
세미 (붕 떠나버린다)
수명 (차창 때리면서 몇걸음
쫓아가다가 선다)
서귀옥 아이구, 여자 성질이
저래서 뭐에 쓰냐?
S#9.안상호 거실(밤)
방기태, 수은 앉아있고
서귀옥, 진이 들어온다.
방기태 질부 갔어?
서귀옥 (앉으면서) 내가
부잣집 무남독녀, 며느리루 벅차다구
말 했었지?
진이 (앉으면서) 엄마 그런말
하지 마. 나두 무남독녀야.
서귀옥 니가 부잣집 무남독녀냐?
수명 (들어와 앉는다)
방기태 늬댁... 늘 저렇게
안하무인이냐?
수명 죄송합니다.
방기태 시누이한테 반말하는
올케가 어디 있어?
수명 결혼하기 전에 수은이랑
그렇게 지낸게 버릇 돼서.
방기태 역성 들지 마. 결혼한지
2년이 다 돼가.
수명 ...
방기태 시집을 우습게 보지
않았으면 이럴순 없는거야.
수명 주의 시킬께요.
방기태 너 처가살이 하면서
마누라 손에 꽉 잡힌거지?
수명 왜 그러세요 외삼춘?
방기태 처신 잘해. 마누라
단속 잘 하란 말야.
S#10.강변부지(밤,야외)
강가에 안상호, 순영 앉아있다.
눈앞에 젊은 남녀
서로 끌어안고 키스하고
있다.
순영, 보기 민망한데
안상호 (힐끗 바라본 뒤)
세상이 너무 변했죠?
순영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겠네요.
안상호 요새 애들은 부끄러운
줄을 모르는거 같애요.
우리 나라두 점점 서양처럼
돼가는 거죠.
순영 그래두 서양이 아닌데...사람들
앞에서 어떻게
저러는지 모르겠어요.
안상호 (담배갑을 꺼내
불 붙인 뒤) 자기 감정에 정직하구
솔직한거죠. 나쁘다구만
말할 순 없어요.
순영 굉장히 관대하신거
같애요.
안상호 세상이 변했는데
우리처럼 살아라 강요할 순 없죠.
순영 그래두... 사람들
앞에서 저러는건 안된다구 생각해요.
안상호 (픽 웃고) 나두
젊다면 저렇게 한번 해보구
싶은데요?
순영 (본다)
안상호 (담배 피우면서)
불과 30년만... 오천년 동안
변한것보다 더 많이 변한건
사실이에요.
순영 그래서 저같은 사람은
세상변화에 적응할 수가
없어요.
안상호 우린 그냥 살아온
대로만 살아가면 되죠 뭐.
순영 컴퓨터를 장난감처럼
다루는 딸애가 딴 세상에서 온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전 비디오 하나두 제
손으로 키구 끌줄 모르거든요.
안상호 걱정 말아요. 비디오
정돈 내가 키구 끌수 있으니까.
순영 (본다)
S#11.카페(야외,밤)
씬 5와 같은 수창과 미선
앞에 커피잔 놓고 차 마신다.
수창 아까 그 분 말에요.
미선 누구요?
수창 음식점에서 만난 선미씨
친구 어머니...
미선 (본다)
수창 어떤 분이에요?
미선 그건 왜 물어요?
수창 ...어디서 많이 뵌
분 같애서요.
미선 만나기가 쉽지 않은
분일텐데. 가게에 박혀 바느질만
하시거든요.
수창 바느질?
미선 한복가게 하세요.
수창 ...그래요?
미선 젊었을 땐 정말 미인이셨어요.
수창 친구분은 뭐해요?
미선 ...회사 다녀요.
수창 어떤 회사요?
미선 만나게 해줄까요?
수창 네?
미선 딸두 어머니만큼 미인이에요.
수창 내 이상형은 선미씨
같은 여자에요.
미선 ...(본다)
수창 왜 그렇게 봐요?
미선 여자 만날 때마다
그렇게 유혹해요? 이상형이라구?
수창 (진지하게) 내가 바람둥이
같애요?
미선 (본다)
E 핸드폰
미선 잠깐만요... (가방에서
전화기 꺼내서 귀에 대고)
여보세요. 엄마... (수창에게서
얼굴 돌리면서) 일
때문이라구 얘기 했잖아?
은지가? (표정 굳으면서)
많이 아파요? 어떻게? (시계
보면서) 당연히 병원문
닫았지...어쨋든 알았어요...
갈께, 간다구요...
(핸드폰 닫는다)
수창 (보고 있다가) 누가
아파요?
미선 미안해서 어쩌죠?
수창 누가 아픈데요?
미선 ...동생이요...
수창 난 괜찮아요. 내일
만나면 되죠 뭐.
S#12.세미방(밤)
세미, 가내복으로 갈아입고
침대 위에 벗어논 옷을
옷걸이에 건다.
문 열리고 애선 들어오면서
애선 너... 송추에 갔던거
아냐?
세미 맞아요.
애선 안서방 같이 안갔어?
세미 같이 갔어요.
애선 안서방 어디 두고
너 혼자 왔어?
세미 (대꾸 없이 옷장 문
닫는다)
애선 (침대에 앉으면서)
싸웠니 또?
세미 (돌아보고) 싸웠면
좋겠어요?
애선 무슨 대꾸가 그래?
세미 엄만 내가 오빠랑
싸우면 신나잖아?
애선 얘가 또 무슨 생떼야?
세상에 어떤 못된 에미가
딸자식 부부싸움 하는걸
신나 한다니?
세미 (화장대앞에 앉아서
귀걸이 빼면서)
엄만 아직두 내가 무용
포기하구 결혼한게 마땅치
않잖아?
애선 니가 나라면 쉽게
포기하겠니?
세미 내 인생을 가지구
엄마가 왜그래?
애선 대단한 놈한테 빠져
결혼했으면 내가 말두 안해.
세미 엄마.
엄마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지
생각해봐.
너 다섯살 때부터 무용학원
끌구 다니구 교수님들
찾아다니면서...20년을
뒷바라지 했어.
세미 내가 원한게 아니잖아요?
애선 넌 내 꿈을 짓밟았어.니가
재능만 없었어두
내가 이렇게까지 억울하지
않아. 국립무용단두
때려치우구, 유학만 다녀오면
모교에 자리 만들어
준다구 교수님이 약속까지
하셨는데... 유학두
포기하구...결혼 못해 환장한
년처럼 넌 모든걸
버렸어.
세미 난 춤추는게 싫었어.
지긋지긋했다구.
애선 남들은 거기까지 올라
가구 싶어 기를써두 못올라
가.
세미 내가 거기까지 간건
내 실력이 아니었어.
애선 실력 없는데 대회
나갈때마다 상을 휩쓸었니?
세미 그것조차두 엄마 실력이지.
애선 (본다)
세미 난 후회없어. 지금이
훨씩 행복해. 내가 행복하면 된
거 아냐?
애선 그래 행복두 하겠다.
참 행복하겠어.
세미 (본다)
애선 (일어나서 문을 열고
나간다)
S#13.애선거실(밤)
애선 이층에서 내려오면
장만용 소파에 앉아서
신문 뒤적이고 있다.
애선 (소파로 와서 앉는다)
장만용 (신문에 눈을 주고)
수명이랑 같이 안갔대?
애선 갔대요.
장만용 근데 왜 혼자 왔어?
애선 모르죠. (화가 안풀려서)
어유 못된 년.
장만용 왜그래 또?
애선 남산에서 뺨맞구 한강
와서 돌던지기지.
부부싸움하구 와서는 나한테다
화풀이 하잖아요?
장만용 당신이 또 속을
긁어댄 모양이지.
애선 여보.
장만용 송추까지 가서 뭣땜에
싸웠대?
애선 그걸 나한테 얘기하겠어요?
장만용 (다시 신문에 눈을
준다)
애선 아유 등신 머저리.
(일어나서 방으로 간다)
장만용 (돌아본다)
S#14.영준방(밤)
탁자에는 찻잔과 과일 등
놓여 있다.
영준 침대에 정우랑 나란히
앉아서
<시월의 눈내리는 밤>의
테입을 보고 있다.
화면에는 이소라 김현철이
듀엣으로
<그대안의 블루>
가 흐르고
눈이 내리고 있다.
정우 제설기로 뿌린 눈
같지 않다.
지금봐두 멋있어. 비만
안왔으면 흠잡을 데 없는
콘써트였는데. 안그래요?
영준 이정우 기획이 돋보였던
콘써트지.
정우 형이 날 칭찬할 때두
있네.
영준 난 뭐 맨날 너 야단만
치는 사람이냐?
정우 (웃고 영준의 어깨에
기대는데)
E 노크
양자E 들어가두 되니?
정우 네. (얼른 침대에서
내려선다)
문열리고
양자 들여다본다
정우 들어오세요 어머니.
양자 (들어와서 의자에
앉으면서) 공연 준빈 잘 돼가는
거야?
영준 그럭저럭이요.
양자 늬 엄마 너 여기 온거
아니?
정우 (시계보고) 어머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S#15.순영 연립 앞(밤,야외)
정우 가방을 메고 연립쪽으로
오는데
안상호 찝차 뒷쪽에서 와서
멈춰서고
안상호 내려서고 순영도
내려 선다.
순영 인사하고 돌아서다가
가까이에 있는 정우를 본다.
순영 정우를 본다.
안상호 순영의 시선을 따라서
정우를 본다.
정우 안상호에게 고개를
숙여 보인다.
S#16.순영거실(밤)
문이 열리고 정우 들어와
불을 켜고 뒤따라
안상호 문밖에서
안상호 늦은 시간인데...괜찮을가?
정우 괜찮습니다...들어오세요.
안상호 들어오고
순영 들어온다.
안상호 (거실을 둘러본다)
순영 (공연히 부끄럽다)
정우 (탁자 앞에 방석을
제대로 놓으면서) 좀 앉으세요.
안상호 (끄덕이고 방석에
앉는다)
순영 잠깐 실례할께요.
안상호 네.
순영 (안방으로 들어가고)
정우 (가방을 놓고 부엌으로
간다)
안상호 저기...
정우 (돌아본다)
안상호 차두 다 마시구
왔으니까 (자리 가리키면서) 앉아요
정우 그래두...
안상호 괜찮으니까 앉아요.
정우 (앞에 와서 무릎꿇고
앉는다)
안상호 편히 앉아요.
정우 전 이게 편합니다.
안상호 회사 다닌다구요?
정우 말씀 낮추세요.
안상호 그래두 되나?
정우 그럼요. 저 세미랑두
친군걸요.
안상호 그렇구만...
정우 세미가 만날 때마다
자랑했어요. 시아버님 멋있는
분이라구...
안상호 만나보고 실망했겠구만?
정우 세미 말이 맞는거
같은데요?
안상호 (웃고) 이름이...?
정우 정웁니다. 뜰 정 비
우...
안상호 정우...좋은 이름이야.
정우 고맙습니다.
안상호 내가 정우한테 고마워하구
있는거 모르지?
정우 (본다)
안상호 나랑 어머니 만나게
해준게 정우잖아?
정우 제가 만나게 해드린게
아니구 두분 인연이 만나게
해드린 거죠.
안상호 (웃고) 그럴까?
순영 (옷을 갈아입고 나오면서)
얘...차좀 내오지.
안상호 아닙니다. 차보다
따님이랑 얘기하는게 더 좋아요.
순영 (정우 옆에 앉는다)
안상호 따님이 어머니랑
많이 닮았어요.
순영 (정우 본다)
정우 (웃고) 어머닌 미인이시죠.
전 어렸을 때 메주였대요.
안상호 (웃고) 믿어지지
않는데?
정우 (웃는다)
순영 (두사람 바라보고
있다.조금은 안심이 돼서)
S#17.안상호 마당(밤,야외)
수명- 넥타이 풀고 셔츠
소매 걷고-
평상에 앉아 있다.
수창 마당으로 나오면
수명 (돌아보고) 몇시쯤
됐니?
수창 (시계보고) 12시 넘었어요.
수명 (대문쪽 바라본다)
수창 형.
수명 (본다)
수창 아버지 어린애 아니잖아요?
수명 어린애 아니니까 걱정이지.
수창 도대체 뭐가 걱정이에요?
수명 자식들 앞에서 이럴
순 없다구 생각해.
수창 아버지가 뭘 어쨌다구요?
수명 자식들이 반대하면
그만 두셔야지.
왜 자식들 싫어하는 일을
굳이 하시냐구?
수창 형이 아버지 하시는
일에 반대한다는 것부터가 말이
안돼요.
수명 아버지가 잘못하시는데
가만 있으란 말야?
수창 난 아버직 잘못하신거
없다구 생각해요.
수명 그 연세에...여자한테
이성 잃구 계시는데 잘하시는
일이라구?
수창 내가 보기엔 형이
지나친 거 같애요.
수명 (큰소리내면서) 니가
뭘안다구 그래?
수창 난 뭐 바보에요?
서귀옥 (아랫방에서 나온다)
수명 내가 옳지 않다구
하는건 옳지 않은거야.
수창 어떻게 형이 말하는건
다 옳아요?
수명 이게 어디서 말꼬릴
붙잡구 늘어져?
서귀옥 (옆으로 오면서)
왜그래? 형제가 모처럼 만나서?
(수창을 돌려세우면서)
들어가. 들어가 어서.
수창 (한숨을 쉬고 돌아서서
간다)
서귀옥 (수명에게) 왜 큰소릴
내구 그래?
수명 짜식이 껀껀이 말꼬리
붙잡고 늘어지잖아요?
방기태 (내다 보면서) 집안
꼴 잘돼간다.
S#18.안상호 대문앞
(밤,야외)
안상호 찝차파킹하고 시동을끈다.
S#19.찝차 안(밤,야외)
안상호 시동을 끈채로 운전석에
앉아 있다.
S#20.안상호마당(밤,야외)
수명 대문을 열고 밖을
내다 본다.
안상호 찝차안에 앉아서
담배를 피우다가 문을 열고
나온다.
대문 앞에 수명 서 있으면
안상호 바라보면서
안상호 너 이시간에 여기서
뭐해?
수명 늦으셨네요?
안상호 ...낼 출근 안하니?
수명 해요.
안상호 니 처두 와 있냐?
수명 ...먼저 갔어요.
안상호 넌 왜 안가구?
수명 아버지랑 할 얘기
있어서요.
S#20-1.안상호 마당(밤,야외)
안상호 (걸어와서 평상에
앉으면서) 앉어.
수명 (따라 와서 앉는다)
안상호 (담배 부벼끄고)
얘기 해봐.
수명 지난번 제가 분명히
말씀드렸을텐데요...
아버지 재혼 안된다구.
안상호 (본다)
수명 오늘 누나한테서 전화왔는데
누나두 펄펄
뛰었답니다. 누나 저 수은이...자식들
넷 중에 셋이
반대에요. 자식들 생각이
이런데두... 아버지가 고집을
부리셔야 합니까?
안상호 난 느이들한테 할
만큼 했어.
수명 무슨 말씀이세요?
안상호 더 이상 날더러
가족들 위해 희생해라...강요하지
마라.
수명 그렇게 말씀하시면
섭섭하죠.
아버지가 자식득 키우구
가르친게 희생입니까?
어머니 병간호하신게 희생이었어요?
안상호 나한테 남이 있는
소망은 나머지 인생
쓸쓸하게 살구 싶지 않다는
거 그것 뿐야.
그게 그렇게두 너희들한텐
양해할 수 없는 일이냐?
아버지라는 사람은 한 인간으로서
행복하게 살
권리두 없어?
수명 자식이 넷이나 있어요
아버지.
우리가 아버지 여생 쓸쓸하게
만들것 같습니까?
안상호 (말없이 계곡을
내려다 본다)
수명 부탁이에요 아버지...자식들
부끄럽게 만들지 마세요.
안상호 (본다)
수명 (일어나서 중문으로
들어간다)
안상호 ...
S#21.순영방(밤)
순영 정우 끌어안은채 어둠속에
누워 있다.
정우 눈을 뜬채 있다 순영
정우쪽 바라보고
순영 안자니?
정우 ...엄마
순영 왜?
정우 엄마 좀더 젊었을
때 안사장님 같은 분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생각
안들어요?
순영 (본다)
정우 허긴 안사장님 같은
분이 어디 또 있겠어요?
...(일어나 앉으면서) 그분은
엄마 사랑하시는거
같앴어.
순영 사랑은 무슨?
정우 엄마 바라보는 그분
눈빛이 그랬다니까.
순영 우리 나이에 사랑이란
말이 어울린다구 생각하니?
정우 왜 안어울려?
순영 남들 들으면 웃어.
다 늙은 사람들이 무슨 사랑?
정우 괴테랑 피카손 일흔살
넘어서까지 사랑했는데?
순영 그 사람들은 보통
인간 아니잖아?
정우 사랑은 나이랑 상관
없는 자연스런 감정이야 엄마.
엄마두... 일부러 엄마
감정 억누를 필요 없어.
순영 그양반은...부인을
끔직하게 사랑했던 사람이야.
정우 사랑이 딱 한번인가?
부인은 부인이구...
엄마두 사랑할 수 있는
거지.
순영 됐어. 그만하구 누워.
정우 (옆에 누우면서) 결혼하잔
말씀 아직 안하셨어?
순영 그런 말 할까봐 겁나.
정우 왜?
순영 만나서 얘기하구 밥먹구
거기까지 참겠는데...
남자랑 같은 집 산다는건...상상이
안돼.
정우 자꾸 만나 익수해지구
더 사랑하게 되면 함께 있구
싶어질거야.
순영 (바라본다)
정우 왜?
순영 누가 딸이구 누가
엄만지 모르겠구나.
정우 (웃는다)
S#22.안상호방(밤)
수창 안상호 이부자리 깔다가
문쪽을 돌아본다.
S#23.안상호 마당(밤,야외)
수창 중문 열고 밖으로
나온다.
안상호 평상에 앉아 있다.
수창 안상호 발견하고 옆으로
온다.
안상호 (돌아보고) 안잤니?
수창 ...(앉으면서) 왜
안들어 오세요?
안상호 (계곡을 바라보고
있다)
수창 아버지.
안상호 ...니가 보기에두
내가 주책이구 망령이냐?
수창 전 아버지 편이에요.
안상호 (본다)
수창 그분 아버지랑 어울리든데요.
안상호 누구?
수창 아버지 만나시는 분.
안상호 어디서 봤어?
수창 식당이세요.
안상호 정말루 나랑 어울렸어?
수창 네. 그림이 아주 좋았어요.
안상호 (기분 좋은 것을
감추지 못한다)
END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