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안상호 방(새벽)
수명 출근 차림으로 방문을
열면
방안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고
안상호 모습 보이지 않는다.
S#2.안상호 마당
진이 마당에서 세수하고
수건으로 얼굴 닦는다.
수명 출근 차림으로 나오면.
진이 큰 오빠 지금 가세요?
수명 그래.
서귀옥 소쿠리에
상추를 따서 들고 들어오면서
서귀옥 아니 왜 벌써 나와?
수명 출근해야죠.
서귀옥 밥먹구 가. 금방
차려줄테니까...
(급히 안으로 들어가려면)
수명 (신발 끈 묶으면서)
됐어요. 외숙모.
서귀옥 (돌아서며) 배고파서
어떡해?
수명 괜찮아요.
서귀옥 (안에대고) 수창아.
진이 짝은 오빠 연습 나갔어.
서귀옥 오늘 같은 날 형
출근 좀 시켜주지.
방기태 (농약 통 지고 와서
마당에 내련놓고) 지금 가냐?
수명 네.
방기태 질부 전화 했드냐?
수명 아뇨.
서귀옥 사과하면 못이기는
척 받아줘.
방기태 받아주긴 뭘 받아줘?
이번 기회에 버릇좀 단단히 고쳐
놔야겠드라.
서귀옥 외삼춘이 돼가지구
조카 내외 쌈 붙여?
방기태 내 조카 예편네한테
쥐어 평생 고생할까봐 그래.
너...여잔 길들이기에 달렸어.
알지?
수명 ...(씁쓸하게 웃고)
아버지 어디 계세요?
방기태 안에 안계시디?
진이 목욕사시는 거 같든데?짝은
오빠 나갈 때 같이
나가셨어요.
수명 수고하세요 외숙모.
서귀옥 그래...
진이 또 오세요 큰오빠.
S#3.대문 앞(야외 새벽)
방기태,수명 대문열고
걸어나오면서
방기태 어젯밤 늬 아버지랑
얘기좀 했냐?
수명 말이 안통해요.
방기태 늬아버지 많이 변하셨지?
수명 이젠 자식두 안중에
없으신거 같애요..
방기태 큰일이다. 결혼두
하시기 전에 그렇게 변하셨으니.
수명 ...
방기태 너두 만났니?
수명 누구요?
방기태 늬 아버지 만나는
여자.
수명 장모님 친구잖아요...인산
몇번 했죠.
방기태 어떤 여자야?
수명 겉으론 얌전해 보였어요.
방기태 얌전한 강아지 부뚝막에
먼저 올라 간다는거 아니냐?
틀림없이 보통은 넘는 여잘
거다.
수명 뭘 보니까요?
방기태 순식간에 의 아버지
변하게 만든거 보면 모르겠어?
늬 외숙모 찾아가 선 한번
보구 왔다가 난리났었다니까.
수명 어떻게요?
방기태 늬 장모 쫓아오구...아버지한테
외숙모 된통 당했어.
수명 ...왜요?
방기태 주제 넘다 그거지.
수명 ...
방기태 늬 장모가 왜 아버지
장가보내려 애쓰는지 알아알지?
수명 왜 그러시는데요?
방기태 널 완전히 데릴사위
만들려구 그러는 거야...
수명 데릴 사위 만든다구
만들어지나요?
방기태 지금두 내가 보기엔
너, 그집 아들 다 됐어.
수명 외삼춘두...
방기태 아버지 저럴수록
너라두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수창이 수은이 니 동생들이야.
늬 아버지 여자한테 빠져
자식두 나몰라라 하면 결국 니
책임 아니냐?
수명 ...들어가세요. 외삼춘.
수창,자전거 타고
집 앞쪽으로 오고 있다
방기태 수창이 온다.
수명 (돌아본다)
수창 (옆으로 오면서) 여기
있어요. 차 가지구 나올께요.
S#4.달리는 안상호 찝차
(야외,진관사쪽으로 가는
산길)
수창 (운전하고)
수명 (옆자리에 탄채로
침묵한다.)
(그렇게 한참 가다가)
수명 ...지난번 내가 말한거
잊은 모양인데...
수창 (본다)
수명 아버지 문젠 감상적으로
접근하면 안돼.
수창 형이야말루 아버지한테
감정적인거 같애요.
수명 뭐야 감정정이야?
수창 자식이라는 이름으루
아버지한테 횡포부리구 있는 거
같애요.
수명 말조심해.
수창 아버지가 무슨 나쁜
짓 하시려는 것두 아니구...
여생 함께하실 배우자를
만나구 싶다는 건데...
수명 너 하나 빼놓구 아버지
재혼 다 반대야.
누나까지두 펄펄 뛰었단다.
자식들 생각 이런데 아버지가재혼해서
행복하실수 있겠어?
수창 자식들이 생각을 바꿔야죠.
수명 솔직하게 얘기해서...난
다른 여자가 우리집 들어와 어머니
손때 묻은 물건들 만지는
것두 싫다.
수창 (본다)
수명 돌아가실 때까지 병원에
입원하시길 한사코 거부하신 거
기억나지?
어머니가 왜 그러셨다구
생각하니?
수창 어머닌 병원 싫어
하셨잖아요?
수명 (O.L) 병원이 싫어서가
아냐.
돈 아까워 그러셨어. 당신을
위해선 병원비조차 아낀 분이
우리 어머니다. 수목원
아버지 혼자 손으로 만드신 거
아냐. 어머니 땀과 눈물두
함께 들어있다는걸 명심해야돼.
수창 ...
수명 20년 넘게 아파누워
끝내 아무것두 누려보지 못한태
돌아가신 어머닐 생각하면...다른
여자가 우리 어머니 자리
차지한다는게 용서가 안돼.
어머니 대신 어머니가
피땀으로 이뤄논 것들을
누린다는 건 참을 수 없다.
수창 ...지금은 아버질
위해 어떤게 최선인지 그것만
생각하자구요.
수명 아버지 재혼이...어떻게
최선이냐? 한마디루...주책이구
망령이야.
수창 (본다)
S#5.세미방
세미 침대에 기대
앉아서 무선 전화기 들고
만지작 거리다가 결심한듯
버튼 누른뒤
세미 여보세요. 안수명
대리 계세요?
그래요? 다기 걸겠습니다.
(수화기 내려놓고 잠시 서
있다)
S#6.애선방
애선 거울 앞에 앉아서
립스틱을 바르고 있다.
장만용 넥타이 매고 있다가
돌아서면서
장만용 세미 쟤 출근 안하나?
애선 (립스틱 바르면서)
하겠죠.
장만용 (시계보고 다시
애선을 보면서) 당신 오늘두 나가?
애선 (립스틱 바르면서)
약속 있어요.
장만용 집에 붙어 있는
날이 없구만.
허구헌날 집에 전화해봐두
당신 집에서 전화 받는 거
못봤어.
애선 여보 내가 매일 이렇게
외출할 수 있는거 당시 고맙지
않아요?
장만용 무슨 소리야?
애선 내 나이에 집에만
붙어 있는건 문제가 있는거에요.
장만용 무슨 문제가 있어?
애선 아픈 여자, 인간성
나쁜 여자나 집에 박혀 있는거지.
장만용 뭐가 어째?
애선 당시 마누라가 아프거나
인간성 나빠 허구 헌날 집에만
박혀 있으면 좋겠어요?
장만용 아픈건 그렇다치구,
인간성 나쁜 여자가 왜 집에 박혀
있어?
애선 인간성 나쁜데 누가
껴 주겠어요?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 당하지.
그리구...중요한건..우리
나이엔 열심히 돌아다녀야
나중에 치매두 안걸린대요.
장만용 할일 없는 예편네들...나돌아
다닐 핑겔 잘두 만들어내는
구만.
(앉으면서) 양말 좀 꺼내
봐.
애선 (옷장 서랍에서 양말
꺼내주고 자신이 입을 옷도 옷장에서
꺼낸다)
장만용 (양말 신는다)
문 열리고
세미 출근차림으로 들여다보고
세미 다녀 올께요.
애선 얘 잠깐만.
세미 (서 있다)
애선 들어와 봐.
세미 (들어온다)
애선 안서방 연락 왔니?
세미 ...아뇨.
애선 밤중에 예편네 혼자
보내놓구 무사하게 왔는지 궁금하지두
않대?
장만용 출근하자 마자 전화할
정신 어디 있어?
애선 마음만 있으면 왜
못해?
세미 아버지 지금 나가세요?
장만용 같이 갈래?
세미 어차피 저두 차 가져가야
하는데요 뭐.
장만용 그래 그럼 먼저
가.
세미 (문 닫고 나간다)
애선 (돌아보고) 머저리
등신.
장만용 왜그래 당신 정말?
애선 헛똑똑이, 쟤 안서방한테
찍소리 못하구 산다니까요.
장만용 우리 딸이 그럼,
지 남편 깔아뭉개면서 살았으면 좋겠어?
애선 (더 말하려다 만다)
S#7.선영가게
순영 바느질 하고 있다가
상자에서
테잎을 하나 골라 카셋트에
넣는다.
겨울나그네중 ‘보리수’노래를
듣고 있다.
S#8.수목원(야외)
보리수 노래 계속되고
안상호 묘목들을 보살피고
나무들의 틀을 잡아주고
있다.
방기테 옆에서 돕는다.
S#9.안상호 마당
서귀옥 달랑무 다듬고 있다,
수은 가방 들고 마당으로
나온다.
서귀옥 (돌아보고) 민기랑은
요새 안 만나니?
수은 만나요.
서귀옥 근데 왜 집엔 통
안와?
수은 대문 앞까지만 왔다가
그냥 가니까요.
서귀옥 수은이 너 민기한테
잘해.
수은 무슨 뜻이에요?
서귀옥 나중에 신랑깜 찾으려면
힘들어.
지금부터 민기 꽉 붙잡아
니옆에서 도망 못가게 하라구.
수은 외숙몬 내가 시집갈데
없을까봐 걱정이야?
서귀옥 중매해서 시집가려면
엄마 없는 것두 흠이야.
수은 별걸 다 걱정하시네.민기보다
더 잘난 애 데려 올테니까
걱정마세요.
마당을 나가는데
복자 외출 차림으로
자기 딴엔 멋을 잔뜩내고
중문 열고 들어오면서
복자 아이구...막내따님
오랜만이네.
수은 (할수 없이) 안녕하세요?
복자 세상에 어쩌면 커가면서
점점 엄마랑 똑 같애져?
수은 외숙모 갔다 올께요.
서귀옥 그래.
수은 (돌아서서 나가고)
복자 (수은 뒷모습 보고)
누구 닮아서 저렇게 쌀쌀맞어?
서귀옥 요새 심사가 좀
그런가봐.
복자 왜?
서귀옥 남의 집 일에 뭘
꼬치고치 알려구 그래?
복자 (입맛을 다시고 중문
안으로 가서 거실쪽을 기웃거리면서
들여다본다)
서귀옥 (돌아보면서) 뭐해?
복자 사장님 안에 계시나
해서.
서귀옥 뭐하러 이시간에
안에 계셔?
복자 (뒷쪽 가리키면서
그쪽에 있느냐는 시늉한다)
서귀옥 (대꾸 없이 본다)
복자 (돌아서서 간다)
서귀옥 저렇게 주제를 모르면
얼마나 세상 살기 편할까?
S#10.안상호 수목원(야외)
안상호 (묘목들을 살피고
있다.)
방기태 (묘목들을 옮기다가
복자를 보면)
복자 (조용히 하라는 시늉을
한다)
방기태 (헛기침을 한다)
복자 옆으로 살금살금 와서
복자 (은근하게) 사장님..
안상호 (돌아본다)
복자 (몸을 꼬면서 웃는다)
안상호 왜그래요?
복자 같이 원당 안가실래요?
안상호 원당은 왜요?
복자 제가 잘 아는 사람이
원당에 추어탕 집 개업했는데요.
갔다 온사람들이 둘이먹다
하나 죽어두 모른다네요.
방기태 원당 어딘데요?
복자 (방기태 무시하고)
같이 가세요 사장님. 제가 살께요.
안상호 이봐, 처남.
방기태 네.
안상호 자네 추어탕 좋아하지?
방기태 (입맛다시면서)
좋아하다 마다요. 진이 엄마 데리구 갔다
와.
복자 ...사장님두 좋아하시잖아요?
안상호 난 추어탕 못먹어요.
복자 전에 맨날 추어탕집
가시드구만?
방기태 그건 우리 누님
멕이려고 그랬던 거야.
복자 (본다)
방기태 진짜에요 매형?진짜
집사람이랑 나갔다 와두 돼요?
안상호 (주머니에서 돈
삼만원 꺼내준다)
방기태 (돈을 받아들고
신이나서)
양여사 앞장 서요.(가면서)
진이 엄마.
복자 (울상이 된다)
S#11.수명회사 앞(야외)
수명 (증권 회사 건물에서
나온다.)
세미 (적당한 곳에 서 있다.)
수명 (세미쪽으로 온다.)
세미 (바라보고 있다.)
수명 (옆으로 와서) 왜
왔어?
세미 점심 사 줘.
수명 (시계본다)
S#12.세미 달리는 승용차(야외)
세미 (운전하고 수명 옆자리에
앉아서)
세미 오빤 손가락이 없어?
먼저 전화 걸면 손가락이 부러져?
수명 잘못한건 넌데 왜
내가 먼저 전화하니?
세미 내가 누구땜에 열받았는데?
수명 이유가 어찌됐건 그
자리 박차고 혼자 가버린건 니가
잘못한거야.
세미 오빠가 한마디만 내
역성 들었어두 내가 안그랬어.
어쩌면 아가씨 나한테 그렇게
억지 소리하는데두 가만히
있을 수가 있어?
수명 수은인 어린애야.
세미 뭐가 어려. 대학교
2학년이?
설령 어리다 해두 어리다구
야단 못쳐?
날 사랑한다면...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두 있다면
그자리에서 오빠 그렇게
못해.
수명 그게 사랑이랑 무슨
상관이야?
세미 (바라보면서) 날 사랑하긴
하는거야?
수명 (본다)
세미 대답해봐.
수명 바보야...널 사랑하니까
내가 양재동에서 살지.
널 사랑하지두 않는데 뭣땜에
내가 처가살이까지 하겠니?
세미 (누구러져서 본다)
S#13.안상호마당
안상호 (마당에 앉아 세수대야에
손을 씻고 줄에서 수건을 내려
손을 닦는다.)
수건을 줄에 걸고 마루로
가서
걸터 앉는 안상호.
주머니에서 핸드폰 꺼낸다.
S#14.순영바느질 집
E (전화벨 울리고)
바느질 감
놓여 있는 채 순영
전화 받지 않는다.
S#15.안상호 마당
안상호 (이상한듯 고개
갸웃하고 윗저고리에 수첩을 꺼낸다.)
S#16.순영거실
E 전화벨 계속 울리고
S#17.안상호 마당(야외)
안상호 핸드폰 귀에 대고있다
E 계속되는 전화 신호
안상호 (실망한채)
핸드폰 닫는다.
S#18.양자 한정식 식당
홀(야외)
식당 손님 적당히 있고
양자, 애선, 순영 앉아서
불고기
먹으면서 세사람 깔깔 거리면서
재미있게 웃고
애선 그럼, 50대 남자가
젤 두려워하는 건 뭐겠어?
양자 뭐야?
애선 마누라가 곰국 끓이는
거.
순영 그건 왜?
애선 곰국 끓여놓구 마누라
어디 멀리 갈까봐.
양자 순영 다시 깔깔 웃는다.
애선 나두 50대 여자지만
집에 붙어 있는 날이 일주일에 하루나
될까? 드디어 오늘 아침
우리 영감한테 한소리
들었다니까.
양자 장사장님이나 되시니까
그동안 참아주신거야.
애선 어쨌든, 내가 우리
영감한테 뭐랬는지 아니?
순영 니가 할말이 뭐가
있어?
애선 요새 집지키구 있는건
아픈 여자하구 인간성 나쁜
여자밖에 없다. 그랬지.
순영 뭐야?
애선 늬들처럼 일하는 여자들
빼놓구 사실이 그렇잖아?
양자 뭐가 사실이 그래?
애선 애들한테 전화해봐.
낮에 집에 붙어 있는 애
하나라두 있는지.
종업원E 어서 오세요.
양자 (돌아본다)
세미와 수명 입구에 들어오고
있다
양자 어머 저게 누구야?
애선 (돌아보고) 어머머
쟤네들이 여기까지 웬일이야?
양자 (일어서서 가면서)
세미야?
세미 아줌마 안녕하세요?
수명 (인사한다)
양자 안서방까지... 어떻게?
세미 제가 맛있는 거 먹구
싶어서 일부러 왔어요.
양자 오늘 늬 식구들 다
모이는 날인가부지?
세미 네?
양자 (돌아보고) 저기 늬
엄마 와 있어.
세미 수명을 끌고
애선과 순영 쪽으로 가고.
애선 웬일이니 여기까지?
세미 그렇게 됐어요. (순영에게)
아줌마.
순영 (일어서면서) 그래
반갑다.
애선 안서방 내친구 알지?
세검정 친구.
수명 (고개 숙인다)
순영 ...(웃고) 오랜만이에요.
수명 (웃음기 없이 본다)
애선 뭐라구 말 좀 해.
수명 많이 드십시요.
애선 아이구 멋대가리 없기는...
세미 원래 오빠가 말주변
없잖아?
양자 (오면서) 세미야 저쪽
자리루 갈래?
세미 네.
양자 세미와 수명을 데리고
한쪽으로 가서 안내하고
순영 (수명의 태도에 신경이
쓰인채 자리에 앉는다)
S#19.순영의 가게 앞(야외)
안상호 (잠겨 있는 가게를
들여다 본다.)
순영 (가게로 걸어오다가)
안상호 (모습을 보고 멈춰선다.)
안상호 (돌아서다가 순영을
본다.)
순영 (옆으로 오면서) 여기
오래 계셨어요?
안상호 아뇨...조금전에.
순영 친구들이랑 점심 먹느라구요.
안상호 그러려니 짐작은
했지만...연락이 안되니까 갑자기
답답해서요.
주머니에서 손에 들고 있는
박스를 순영에게 준다.
순영 뭐에요?
안상호 들어가서 보세요.
(손에 들려주고 돌아서서찻쪽으로 간다)
순영 (들고 있는 박스 보고
다시 안상호 뒷모습 본다)
S#20.순영가게
순영 박스를 풀면 핸드폰이
나오고
전화번호 적힌 메모지 들어있다.
순영 메모지 들여다 본뒤
핸드폰 들어서 들여다 보는데.
E 전화벨
순영 깜짝 놀래서 핸드폰
놓았다가
자기 자신의 행동이 스스로
우스워
집어들고 뚜껑을 열고 귀에
갖다 대면서.
순영 여보세요.
안상호 (휠) 나에요.
순영 ...
안상호 (휠) 그거 나랑
전화하는건 공짜래요.
그리구 내 통장에서 전화요금
나가니까 걱정말구 쓰세요.
순영 이런거 저한텐 어울리지
않아요.
안상호 (휠) 어울리지 않아두
외출하실 때 꼭 들구 나가세요.
내가 답답해서 드린 거니까요.
순영 ...
안상호 (휠) 그럼.
순영 저기요...
안상호 (휠) 말씀하세요.
순영 아니에요. 담에 말씀드릴게요.
안상호 (휠) 얘기 하세요.
S#21.안상호 찝차 안(야외)
길가에 차가 주차되어 있고
안상호 핸드폰 귀에 대고
순영 ...(휠) 제 친구집에서
아드님 봤어요.
안상호 큰애요?
순영 (휠) 네...
안상호 그녀석이 혹시 실례한거
아닙니까?
순영 (휠) 실례는요.
S#22.순영가게
순영 그냥 만났다는 말씀
드리려구요...
그럼....조심해서 가세요.
S#23.안상호 찝차안(야외)
안상호 핸드폰 닫으면서
잠시 어두운 표정으로 앉아
있다.
S#24.이벤트 회사
정우 현지 태영 자기 일
하고 있고
영준 저금 통장 들여다
보면서
계산기로 예산을 맞추고
있다.
현지 수화기 들고 전화
받고 있다.
현지E 네...S석 두장이요...성함
말씀해 주세요.
강짜 선짜 우짜... 네 감사합니다...(수화기
놓는다)
태영 표 많이 남았어요?
현지 잘하면 이삼일 안으로
예매 끝나요.
태영 부라보.
병국 (화장실에서 돌아오는
듯 수건으로 손을 닦고 들어와 정우
옆에 앉으면서) 조경호
연출회의 7시든가?
태영 (컴퓨터 화면 들여다
보면서) 오늘 TV녹화 있답니다.
병국 누가?
태영 우리의 호프 조경호요.
병국 그럼 회의는?
현지 11시로 미뤄졌죠.
병국 아예 내일루 미루든지...밤
11시가 뭐야? 누가 정했어?
정우 조용히 해.
병국 니가 정한거야?
정우 (영준 쪽 턱으로 가리키고)
저쪽에 물어봐.
병국 (영준한번 보고 한숨
푹쉰 뒤) 새벽 별보구 집에 가라
그 말씀이지?
태영 지난번처럼 조경호
앞에서 졸지마.
대장 말씀하실 때 체크나
잘 하라구.
병국 (말하려다 말구 한숨쉬고)
애고... 부부 사기단에 걸려든
내가 불쌍하지.
(일어나면서) 커피나 마셔야겠다.
정우 나두 커피 마실 줄
알어.
병국 어련 하시겠어.
정우 (돌아보고 픽 웃는다)
병국 (커피 메이커쪽으로
가다가 영준 옆으로 가서)
커피하실래요?
영준 (심각한 얼굴로 통장
바라보고 있다)
병국 (옆으로 와서 들여다보고)
형.
영준 (통장을 서랍에 넣고)
O.K 맥주 어떻게 됐어?
병국 내일 담당자 만나요.
잘 될거에요.
영준 (끄덕이고)
병국 커피 드려요?
영준 좋아.
병국 (커피 메이커쪽으로
가서 커피 뽑고)
E 핸드폰 전화벨.
정우 (책상위에서 핸드폰
들어 뚜껑을 열고) 여보세요.
미선 (휠) 나야, 바쁘니?
정우 응...좀.
미선 (휠) 어제 시내에서
내가 누구 봤는지 아니?
정우 누굴 봤는데?
미선 (휠) 니네 엄마. 데이트
하시드라.
너두 알어? 니네 엄마 데이트
하시는거?
정우 내가 중매 했어.
미선 (휠) 그렇구나...
정우 넌 그사람 어떻게
됐어?
미선 (휠) 지금 얘기해두
돼?
정우 (영준 힐끗보고) 지금은
안돼.
미선 (휠) 알았어 만나서
할께.
(핸드폰 덥고 정우 잠깐
생각한다)
S#25.경륜장(야외)
호길 광일 선수 몇명 트랙
연습하고 있다.
수창 운동장에 자전거 눕혀놓고
누워 있다.
광일 수창 옆으로 와서
광일 야.
수창 (본다)
광일 연습 안할 거야?
수창 해야죠.
광일 (자전거 놓고 옆으로
와서 앉으면서) 너 무슨 생각하구
있었는지 맞춰봐?
수창 (본다)
광일 여자 생각했지?
수창 ...형 진짜 귀신이네.
광일 니 얼굴에 그렇게
쓰여 있었어.
수창 형.
광일 왜?
수창 연상의 여자 어때요?
광일 그 여자가 연상이냐?
수창 (본다)
광일 너두 유행 쫓는 거야?
수창 유행이요?
광일 요샌 연상의 여자랑
사귀는게 유행이잖아?
수창 누가 또 연상이랑
사귀는데요?
광일 연상이구 연하구...
여잔 요물이구 독약이야.
수창 형 생각대로면 경륜선순
평생 독신으로 살아야 되겠네요.
광일 결혼할 여자만 빼놓구
나머진 그래.
수창 만나봐야 결혼할 여잔지
아닌지 알죠.
광일 (연습하고 있는 호길
돌아보고) 호길이 왜 슬럼프에
빠졌는지 알어?
수창 여자 때문인가요?
광일 그래. 동계훈련 전혀
못했단다.
겨울내내 여자랑 제주도
설악산 싸돌아 다니느라.
그 후유증이 요새 나타나는
거야, 성적으로 고스란이.
수창 운동장 바라보며
호길 열심히 트랙 연습하고
있다.
광일 심각한 거냐?
수창 (돌아보고) 뭐가요?
광일 여자 말야.
수창 걱정말아요. 난 호길이처럼
안될테니까...
광일 장담하지마. 나두
자신했다 망한 사람이야.
일어나서 다시 자전거 타고
가고
수창도 일어나서 자전거에
올라타려다
주머니에서 핸드폰 꺼낸다.
S#26.설렁탕 집 (야외,저녁)
수창 (땀을 흘리면서 열심히
먹고)
미선 (숟가락 든채로 수창을
보고 있다.)
수창 (먹다가 미선 바라보고)
수창 안먹어요?
미선 (숟가락 놓는다)
수창 이런거 안 먹는데
나땜에 따라 왔죠?
미선 아니에요. 나두 잘먹는데
오늘은...입맛이 없어요.
수창 봄타요?
미선 그런거 같애요.
수창 (미선의 그릇을 자기
앞으로 갖다 놓고) 내가 먹어두
되죠?
미선 (당황해서 어쩔줄
모르는데)
수창 (자기 그릇 다 비운뒤
미선의 그릇도 비우기 시작한다)
열심히 먹고 있는 수창
미소띤채 바라보다
수창 눈치 채지 않게 시계를
들여다 본다.
수창 (먹으면서) 오늘 시간
있어요?
미선 네?
수창 심야 영화 볼래요?
미선 ...집에 늦게 가면
나 쫓겨나요.
수창 쫓겨 나는건 걱정말아요,
미선 왜요?
수창 우리집 빈방 두개나
있어요.
미선 (웃지않고) 수창씨.
수창 (본다)
미선 만약에요...(말못한다)
수창 말해요.
미선 아니에요.
수창 괜찮아요 하세요.
미선 (말하려는데)
E 핸드폰 전화벨.
미선 잠깐만요. (가방에서
핸드폰 꺼내서 귀에대고) 여보세요.
(당황해서) 어디야? 언제왔어?
여기... 회사근처.
동료들이랑 저녁 먹었어.
알았어 갈께. (핸드폰 넣는다)
수창 누구에요?
미선 ...시골에서 친구가
왔나봐요.
수창 같이 있을 땐 핸드폰
좀 끄면 안돼요?
미선 (본다)
S#27.수은방(밤)
수은 민기 컴퓨터 앞에
나란히 앉아서
오락을 하고 진이 뒤에서
구경하고 있다.
문 열리고 서귀옥 쟁반에
수박을 잘라 들고 들어오면서.
서귀옥 (수박을 책상에
놓고)얘들아 수박 먹어.
민기 고맙습니다.
서귀옥 고마운건 나야.
수은 외숙모가 왜 고마워?
서귀옥 (수박을 민기에게
주면서)
민기가 우리 고약한 수은이
뜻 다 받아주구 같이
놀아주니까.
수은 외숙모.
민기 (수박 먹고) 맞아요
외숙모. 저나 되니까 얘랑 놀아요.
서귀옥 민긴 군대 언제
가?
민기 2학년 마치구요.
서귀옥 군대가서두 우리집에
연락해야 돼.
수은 외숙모 왜그래요,
끈끈하게?
진이 (수박 먹으면서) 우리
엄마가 민기 오빠 찍었잖아?
수은 찍어?
진이 그래 언니 신랑깜으루.
수은 외숙모.
서귀옥 니네 엄마가 살아
계셨어두 그랬어.
민기 (웃고) 고맙습니다
외숙모.
수은 (눈 흘기고) 좋아하지마.
S#28.안상호거실(밤)
안상호 신문들고 앉아서
읽고 있고
윗층에서 웃음 소리 들린다.
안상호 윗층 올려다 본다.
서귀옥 2층에서 내려와
부엌으로 가면.
안상호 아주머니.
서귀옥 (돌아본다)
안상호 잠깐만요.
서귀옥 (옆으로 온다)
안상호 (신문 접으면서)
토요일 저녁에, 손님 초대할 겁니다.
서귀옥 어떤 손님을요...?
안상호 양재돈 사돈 내외분
하구... 또...
서귀옥 ...안사돈 친구분이요?
안상호 (긍정하듯 본다)
서귀옥 수명이 내외는요...?
안상호 걔들까지 부를 필요
없어요.
서귀옥 ...(본다)
S#29.방기태 방(밤)
방기태 이부자리 뭉쳐 등에
받힌채
기대 누워 리모콘 손에
들고 TV보고 있다.
‘가요 무대’ 같은 프로그램.
서귀옥 문열고 들어와 방기태
가려서서.
서귀옥 여보...
방기태 비켜, 테레비 안보이잖아?
서귀옥 (돌아서서 TV를
꺼버린다)
방기태 왜그래 열심히 보구
있는데?
서귀옥 (앞에 가서 앉으면서)
그 여자 우리집 온대.
방기태 누가?
서귀옥 고모부 애인.
방기태 (일어나 앉으면서)
언제 오는데?
서귀옥 토요일 저녁에 초대한다구...음식
준비하래.
방기태 자식들이야 반대하든
말든 당신 하구 싶은대로 하시겠다?
서귀옥 사돈내외만 부르구
수명이 내왼 부르지두 않나봐.
방기태 여자에 눈이 멀면
자식두 안중에 없는 법이랬지?
S#30.순영방(밤)
순영 식탁에 앉아서 돋보고
쓰고
'혼불’을 읽고 있다.
E 핸드폰 소리
순영 돌아보고 일어나서
급히 방으로 들어가서
핸드폰 들고 나와 귀에다
대고.
순영 여보세요...
안상호 (휠) 집에서두 잘
들립니까?
순영 네...
안상호 (휠) 이번 토요일...
별일 없으시죠?
순영 왜요?
안상호 (휠) 저희집으로
한번 모시구 싶어서요.
순영 저를 요?
안상호 (휠) 네.
순영 (뭐라 대답하지 못하고
진땀나는 기분으로)
END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