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 일 ( 제 12 회 )

S#1. 순영가게 앞 (저녁.야외)

 

(순영 한복이 든 쇼핑백을 들고

가게 문을 나와서 문을 잠그고

돌아서다가 놀래서멈춰선다.

안상호의 찝차와 똑같은 형의 찝차가

가게 앞에 서 있기때문이다.

순영 찝차를 바라보고 서 있다.)

 

E 전화벨 (가게 안에서)

 

(순영 비로소 가게에서 들리는

전화벨 소리를 의식하고

급하게 핸드백에서 열쇠를 찾아 문을 연다)

 

S#2. 순영 가게(저녁. 야외)

 

E 전화벨 계속 울리고

 

(순영 문열고 들어와서

급히 전화기 옆으로 가서 수화기 들고 )

 

순영 여보세요.

 

E 전화 끊기는 소리

 

순영 (수화기를 들고 있다가 놓는다. 한참을 전화가 다시 오기를

기다리면서 앉아 있다 )

 

S#3. 순영 가게 앞(저녁. 야외)

 

(순영 문을 잠그고 돌아서는데

젊은 남녀 두사람 손잡고 와서 찝차로 간다.

순영 선채로 두사람 바라보고 있다 )

 

S#4. 순영 연립주택 앞 (저녁.야외)

 

(순영 쇼핑백을 들고

연립주택 마당으로 들어와

건물의 현관으로 들어온다 .)

 

S#5. 순영 거실(저녁)

 

(순영 쇼핑백 든채로 열쇠로 문을 따고 들어와서

현관에서 스위치 올려 불을 켜는데)

 

E 전화벨

 

(순영 급하게 전화기 쪽으로 가서 수화기 들고)

 

순영 여보세요.(휠)...

순영 (혹시 안상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여보세요.

정우 (휠)엄마.

순영 (기대했던 전화가 아니어서 스스로도 민망한채)응 그래,

정우 (휠 ) 왜 전활 안받아 ?

순영 지금 막 들어오는 길이었어 .

정우 (휠) 나 오늘두 늦을거 같애. 기다리지 마세요.

순영 ...알았어.

 

(수화기 놓고 거실에 그대로 앉는다.

안상호 전화 기대했던 자신이 우습다)

 

S#6. 안상호 방 (밥)

 

(안상호 이부자리위에 꺼칠한 모습으로 앉아 있고

그 옆에 장만용과 애선 앉아서)

 

장만용 (애선에게) 순영씨가 당신한테 그렇게 얘기 합디까?

애선 순영인 그런 말 안했어요.

장만용 그럼 누구한테 그런 말 들었어요?

애선 ...세미가 순영이 딸 만났는데 순영이 딸이 그렇게

얘기했대요 두분 헤어지게 만든건 자식들이라구.

장만용 혹시 당신이 순영씨한테 .

애선 (O.L) 내가 뭐하러 쓸데 없는 말을 해요?

장만용 여자들 수다떨다보면 괜한 소리까지 하게 되잖아요?

애선 ...이이는 ...내가 푼수야 ? 난 중매쟁이야.중매쟁이가 혼담

깰일 있어요?

안상호 됐어요... 그만들 하십시요. 이건 누구 탓두 아닙니다. 서로

인연이 아니라 이렇게 된걸 어쩌겠어요?

 

(문열리고 서귀옥 전복죽과

국물 김치가 얹어진 밥상을 들고 들어오고

세미 쟁반에 물주전자와

컵을 받쳐들고 따라들어온다)

 

서귀옥 (밥상을 놓고)전복이 어찌나 싱싱하구 물이 좋은지요...죽이

맛있을 거 같애요

애선 (세미 힐끗보고) 시아버님 죽끓여 드린다구 가락 시장까지

다녀 왔어요 .

세미 아버님... 맛있게 잡수세요.

안상호 사돈 어른들은?

서귀옥 두분은 나오세요 밖에 상 차려놨어요.

애선-뭐하러 우리까지 신경 쓰셨어요 ?

서귀옥 무슨 말씀이세요? 솜씬 없지만 잡숫구 가세요.(먼저 나가고).

애선 (장만용에게) 어떡해요?

안상호 드시구 가십시요

장만용 일부러 차리신 모양인데 그냥 가면 실례죠.(일어서면서

안상호에게 )형님 천천히 좀 드세요...

안상호 그래 어서 나가들 봐 .

 

S#7. 안상호 거실(밤)

 

(장만용 애선 방기태 수명 앉아 있고

서귀옥 작은 상에 국 네그릇 받쳐들고 오고

진이 쟁반에 찌개 냄비 들고 온다 )

 

애선 (들여다 보고)뭘 이렇게 많이 차리셨어요?

방기태 가지수만 많으면 뭘합니까 ? 맛이 있어야죠,

애선 외숙몬 솜씨가 좋으시잖아요?

방기태 솜씨 좋긴요...옛날 우리 누님 솜씨 발치에도 못가요.

서귀옥 (삐죽이고 짐짓 )오신다던 손님이 안오셔서 너무 섭섭한거

있죠? 대접하려구 제가 장까지 다 봐왔는데...

 

S#8. 안상호 방 (밤)

 

(안상호 숟가락 든채 고개 숙이고 앉아 있다.

세미 컵에 물을 따라 안상호에게 주면서 )

 

세미 물부터 좀 드세요

안상호 ...(받아서 한모금 마신뒤 내려 놓는다)

세미 죽이 잘 끓여진거 같애요.

안상호 (죽을 내려다 보고 있다)

세미 드세요.아버님

안상호 이름이 ...정우지 아마 ?

세미 네?

안상호 세검정... 늬 어머니 친구분... 따님 말야

세미 (웃고 )아버님 ...그 친구, 이름까지 기억하시네요

안상호 (본다)

세미 제 이름은 결혼식 날짜 잡아 놓구도 기억 못하셨던거

아세요?

안상호 ... 너랑 친구라면서 ?

세미 네

안상호 자주 만나냐?

세미 가끔이요. 다음 주에 그 친구가 기획한 공연이 있어서요.

오늘은 티켓 갖구 왔드라구요 .

안상호 ...니가 얘기한거야 ?

세미 뭘요 ?

안상호 ...우리집 얘기.

세미 ...수명씨랑 아버님 재혼 반대하는 거요?

안상호 (긍정하듯 본다)

세미 정우가 궁금해 했어요. 우리 집안 분위기가 어떤지... 그래서

대충 얘기했는데... 그렇지만 정우가 아줌마한테 그런

얘기까지 전할 사람은 아니거든요...

안상호 (본다)

세미 어쨌든 죄송해요 아버님 . 제가 아무 도움 못돼드려서.

안상호 ...(숟가락을 내려 놓는다)

세미 죽 좀 드세요 아버님 .

안상호 ...(시선내린채 있다 )

 

S#9. 안상호 거실(밤)

 

(장만용 애선 방기태 수명 앉아서

방기태 장만용 잔에 맥주 따라 주고

장만용 병을 뺏으려면 )

 

방기태 사부인께서두 한잔 드셔야죠 . 잔 받으십시요.

애선 전 술 못해요.

장만용 (한모금 마시고 )거 내숭 떨지 말구 한잔 받아요.

애선 이이는...

장만용 우리집 사람 술 아주 ㅆ니다. 맥주 세병은 거뜬히 마셔요.

애선 (눈흘기고 )세병은 무슨 세병. 두병이지 (하다가 스스로 입을

막고 장만용 눈 흘기면).

장만용 내숭두 젊은 여자가 떨어야지 다 늙은 할머니가 내숭 떨면

징그럽다구 했죠?.

애선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해서)다 늙긴 누가 다 늙었다구

그래요?

방기태 (웃으면서 맥주잔을 애선에게 주고)자 한잔만 받으세요.

애선 (억지로 웃고 마지 못한척 잔을 받아든다)

 

(방기태 맥주 따르는데 문열리고

세미 밥상을 들고 나오고 부엌에서

서귀옥 물주전자 쟁반에 받쳐들고

오다가 세미를 보고)

 

서귀옥 벌써 드셨어?

세미 한숟갈두 안드셨어요

서귀옥 전복죽이 잘 끓여졌는데 .

애선 며느리가 일부러 전복까지 사왔는데 ...억지루라두 좀 드시지.

세미 (밥상을 들고 부엌으로 )

장만용 병이 단단히 나신거야.

애선 (수명에게)주사라두 좀 놔드려야 하는거 아냐?

수명 (숟가락 놓고 일어나 안방쪽으로 간다 )

 

S#10. 안상호 방 (밤)

 

(수명 문을 열고 들어오면

안상호 이부자리에 누워 있다가

수명이 들어오는 오는 것을 보고

등을 보이면서 돌아 눕는다)

 

수명 (옆으로 와서 앉으면서 )어디가 어떻게 편찮으신거에요?

 

(머리를 만지려면

안상호 수명의 손길 뿌리친다)

 

수명 열은 없는것 같은데요?

안상호 나 상관 말구 가서 저녁이나 먹어.

수명 아버진 이렇게 아무것두 못드시는데 밥이 넘어갑니까?

안상호 (비읏는다 )

수명 어린애처럼 이러지 마세요 아버지

안상호 (자리에서 일어나 앉으면서)이러지 말라니? 내가 지금

꾀병이라두 부리구 있단 얘기냐?

수명 제 눈엔 아버지가 ... 자식들한테 데모하시는 것처럼 보여요.

안상호 (문을 가리키면서 조용히 ) 나가...

수명 제발 체통을 좀 지키세요. 아버지

안상호 내가 체통 안지킨게 뭐가 있어?

수명 아들 며느리 앞에서 이렇게 자리에 드러 누우셔야 합니까?

다른 일두 아니구 여자문제루?

안상호 (문을 가리키면서 )나가 어서. (소리 지른다)나가라는 말

안들려?

 

(문열리고 세미 놀래서 들어오면서 )

 

세미 아버님?

수명 어머닐 생각해서두 아버지 이러시면 안된다구 생각해요.

안상호 (소리 지른다 )나가 이놈아. 난 너같은 아들 필요 없어.

자식같은거 필요 없단 말야

수명 (보고 있다가 일어서서 나간다)

세미 오빠.

 

S#11. 안상호 거실 (밤)

 

(수명 방에서 나온다 장만용과

애선 방기태 놀래서 안상호 방 바라보고

서귀옥과 진이도 부엌에서 나와서 본다.)

 

방기태 야 왜그래 ?

수명 (벗어논 윗저고리 집어든다)

세미 (나오면서 수명 팔을 잡고 )오빠

수명 (장만용 애선에게)저희 먼저 나가 보겠습니다.

세미 이대로 가면 어떻게 해?

서귀옥 질부는 아직 저녁밥 손두 안댔어

장만용 야. 수명아

수명 (나간다)

 

S#12. 안상호 마당 (밤 야외)

 

(수명 중문을 나와서 대문쪽으로 간다.

세미 중문을 나오면서)

 

세미 오빠.

수명 (대꾸 없이 대문을 나간다)

 

S#13. 대문 밖 주차장 (밤 야외)

 

(수명 승용차 옆으로 와서

문을 열려고 한다 세미 옆으로 와서)

 

세미 엄마 아버지까지 와 계시는데... 이러지 마

수명 차문 열어.

세미 키 안에 있어. 핸드백 속에

수명 갖고 와.

세미 이대로 가면 어쩌자는 거야?.

수명 아버지 보기싫어 한시두 여기 있기 싫단 말야.

세미 아버님 지금 환자야

수명 병 나신거 아냐. 데모하시는 거라구

세미 (본다).

수명 나일 드셨으면 곱게 늙으셔야지말야..민망하게 여자땜에

저렇게 머리 싸매구 누워 식음까지 전폐하구 계셔야 옳겠어?

세미 (얘기하려는데)

수명 뭐해, 핸드백 갖구 나오라는데? .

 

(세미 할수 없이 돌아서는데

대문에서 방기태 나온다.)

 

세미 (방기태 옆으로 가서)오빠 좀 말리세요 외삼춘.

방기태 (수명에게 가고)

세미 (대문으로 들어간다)

방기태 (옆으로 오면서 ) 왜 성질은 내구 그래? 장인 장모까지

계시는데?

수명 우리 어머니 생각해서라두 아버지 저러시면

안되잖아요?.어머니 돌아가신지 얼마나 됐다구 저렇게

이성을 잃으세요 ?

방기태 오죽하면 사랑에 빠진 사람을 미친말 타고 달리는 사람에

비유하겠냐?

수명 ...꼭 우리 어머니 돌아가시기만 기다렸던 분 같다니까요.

 

S#14. 까페 (밤 .야외)

 

(정우 문열고 들어서면(지갑만 들고)

미선 혼자 앉아 있다. 정우 옆으로

입구쪽을 등진채 앉으면서 )

 

정우 바쁘다는데...오늘 꼭 만나야 되니?

미선 느인 도대체 몇시 퇴근이야?

정우 퇴근 시간 따로 없어.

미선 용하다. 그런데두 직원들 붙어 있는게 .

정우 (주머니에서 티켓이 든 봉투 꺼내서준다 )

미선 티켓이니 ?

정우 6만원 내놔.

미선 (티켓 두장 확인하고 )얘 강도네... 초대권 주면서 돈내라구?

정우 공연때마다 공짜루 구경했잖아? 미안하지두 않니?

미선 (눈 흘기고) 생색은... 알았어 내가 저녁 한번 살께.

정우 (웃고)영준씨랑 두사람이다 .

미선 알았어

 

(종업원 물컵 하나 들고 와서

정우 앞에 놓고 )

 

종업원 차 드릴까요?

정우 주세요

미선 조금 있다가요.

종업원 (돌아가고)

정우 나 시간없어. 오래 붙잡아 둘 생각하지마.

미선 나두 오래 붙잡구 있을 생각 없어.

정우 근데 왜 차 안 시켜?

미선 (물마시고 )기다려봐 ( 하다가 손을 들어본다)

정우 ( 뒤를 돌아본다).

 

(입구에서 수창 들어오고 있다 )

 

정우 (놀래서 )너 미쳤니? 저 사람 아직두 만나 ?

미선 흥분하지 마 .

수창 (옆으로 오다가 정우를 보고 멈칫 놀래 멈춰선다)

미선 (일어서면서 )늦으셨네요.

수창 미안해요. 길이 좀 막혀서... (정우룰 보고 )

정우 (일어선다)

미선 두분 서로 아는 사이죠?

수창 지난번에 통성명두 안했을 걸요

정우 이정우에요. .

수창 (자리에 앉으라는 시늉한뒤 자신도 앉는다)

정우 (앉으면서 )어떻게 된거에요 두분? 다시 만나세요?

미선 내 얘기 들어봐 .

수창 (입구를 돌아본다 )

미선 뒤돌아보지 마세요. 올사람 더 없어요.

수창 (정우를 보면서 )그럼 설마...

미선 맞아요 이친구에요

수창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고).

정우 (무슨 얘긴지 수창과 미선을 번갈아 본다)

미선 어떡할래요? 두사람 관계... 내가 설명할까요? 아니면

수창씨가 설명할래요?

 

S#15. 까페 앞 (야외. 밤거리)

 

(미선 까페에서 나와서

윗층을 올려다 보고 픽 웃는다)

 

미선 우리 나라가 좁은거야 ? 서을이 좁은 거야?

 

S#16. 까페 안(야외 밤)

 

(종업원 찻잔 두개 가져와서

두사람 앞에 놓고 돌아간다)

 

정우 (설탕을 커피에 넣다가 쿡쿡 웃는다)

수창 왜 웃어요?

정우 우습네요 좀

수창 (커피에 설탕 넣고 ) 미선씨가 얘기 안햇어요?

정우 전혀요.

수창 (커피 마신뒤 ) 우리 형수랑 친해요 ?

정우 어릴때부터 엄마들 때문에 ...그렇지만 학교 친구가 아니니까

함께 만날 일은 그리 많지 않아요.

수창 형수가 시동생이 경륜선수라는 얘기 안하든가요 ?

정우 운동선수라구 들은것두 같은데... 관심없이 들어서요...

수창 그렇더라두 내 이름에서 연상되는 사람 있었을텐데. 안수명

안수창 비슷하잖아요?

정우 미안하지만...형님 되시는 분 이름은 기억에 없었어요.

수창 (바라 보고 )어머니 많이 닮은거 같네요 .

정우 우리 엄마 만나셨어요 ?

수창 먼발치에서요

정우 ...(마시고 )이유가 뭐죠?

수창 (본다)

정우 날... 만나려구 한 이유요

수창 ...우리 아버지 만나 보셨어요 ?.

정우 (긍정하듯 본다)

수창 우리 어머니 20년 동안이나 병석에 누워 계셨어요. 아버진

병든 부인 간병하시느라 고생 많이 하셨죠.

정우 (본다)

수창 아버지가... 좋은 분 만나 말년을 좀 행복하게 사셨으면 ...

그게 아버지에 대한 내 소망이에요

 

S#17. 순영 방 (밤)

 

(순영 돋보기 끼고 저고리 동정을 달고 있다 )

 

E 초인종

 

순영 (돋보기 벗고 시계 본뒤 )늦는다더니...

 

S#18. 순영 거실(밤)

 

(순영 거실로 나와 현관으로 가면서)

 

순영 정우니?

애선E 문 열어봐.

순영 (문 열면)

애선 (들어온다)

순영 애선아...

애선 혹두 달구 왔다.

순영 뭐?

애선 (뒤에 대고 )여보 .

장만용 (고개 조금 내밀고 )순영씨.

순영 어머 장사장님...

장만용 들어가두 되죠?(하면서 안으로 들어온다)

애선 (따라 들어오면서 )어떡하니? 이인 늙어가면서 마누라 치마

꼬리만 붙잡고 늘어진다 ... 글쎄 .혼자 집에 가라니까 죽어두

싫대요.

장만용 (둘러보면서 )아 이런 기회에나 순영씨 집에 와보죠.

이쪽으로 이사오신뒤에 한번두 못와봤잖아요?

순영 (방석 내놓고 )저흰 이렇게 살아요.

장만용 (앉으면서) 많이 발전하셨는데... 이젠 맨션에서 사시네 뭐?

순영 (웃고 )스물 여덞평짜리 맨션두 있어요?

애선 (앉으면서 )얘... 이정도면 맨션이지 불광동 지하셋방이랑

비교해봐.

장만용 이집 사셨다구 했든가요 ?

순영 아직 전세에요 . (부엌으로 가면)

장만용 순영씨 어디 가세요 ?

순영 ... 대접할게 없어요 ...녹차 괜찮으시죠 ?

장만용 우리 아무것두 필요 없습니다.. 밥에다 술에다 과일에다

...먹을 거 다 먹구 왔어요.(자리 가리키면서 ) 앉으세요

순영 (옆으로 와서 앉으면서 애선에게)어디서 오는 길이야?

애선 ...송추.

장만용 우리 사돈 양반 병문안 갔다 오는 길입니다

순영 (본다)

장만용 순영씨. 우리 사돈이요... 가서 보니까 어찌나 딱한지요

식음까지 전폐하구 누워 계시드라니까요

순영 ... 많이 편찮으세요?

장만용 눈두 잘 못뜨셨어요.

순영 (본다)

장만용 그 양반... 순영씨 땜에 그렇게 된거 아시죠?

순영 ...무슨 그런 ... 제가 그 양반한테 뭐길래요?

장만용 그 양반 상사병입니다

순영 ...장사장님 농담두 잘하세요 .

장만용 아뇨. 제 진단이 틀림 없어요 .

순영 몇번이나 만났다구...

장만용 하릇밤에도 만리 장성 쌓을수 있는게 사람 관계아닙니까?

이사람두 옛날에요 기차간에서 절 첨 만나구 그날로 상사병

났었어요.

애선 내가 언제? 당신이 그랬으면서.

장만용 순영씨 그양반 싫으신거 아니죠?

애선 싫긴 왜 싫어. 순영이두 그양반 좋아했어.

장만용 자식들이 뭐라구 하든지... 그냥 만나세요. 순영씨 만나다보면

자식들두 차츰 이해하게 될겁니다...

애선 막말루 자식들 눈치 볼게 뭐가 있어? .

장만용 맞습니다. 그 집 장남 ...그러니까 우리 사위 녀석이 좀

빡빡해서 문젠데... 제가 확실하게 손좀 보겠습니다

 

S#19. 이벤트 회사(밤)

 

(영준 방에서 수화기 들고)

 

영준 저야... 편지에 쓴대로 형님 무대 위에서 만나구 싶죠

.언제쯤이요? 시간 내주시면 언제라두 좋습니다. (문에서

정우(지갑만 들고 ) 들어와 영준 방 들여다 본다 )

영준 (정우 힐끗 본뒤)조경호 공연에 와주시면 더 좋구요

그러세요. 연락 주세요

정우 (옆으로 간다)

영준 네 전화주셔서 감사합니다 형님 네...(수화기 놓고 )

정우 누구에요?

영준 이문세씨.

정우 공연 같이 하재요?

영준 그냥 안부 전화야. 미선씨 공연 온다디?

정우 초대권까지 받구 안오면 친구두 아니죠

영준 (큐시트 집어 들고 본다)

정우 형.

영준 (본다)

정우 나... 지금 누구 만나구 왔게?

영준 미선씨 만나러 나갔잖아?.

정우 미선이랑 ... 한사람 더 만났어요.

영준 누구?

정우 세미 시동생

영준 미선이랑 세미 시동생이 아는 사이야 ?

정우 (끄덕인다)

영준 세상 좁구나? 근데, 그친굴 왜 만났어 ?

정우 자기 아버지랑 우리 엄마 잘되게 하재.

영준 (일어나 책상 위 정리하면서 )웃기는 친구 아냐?

정우 그게 웃기는 거에요 ?

영준 어디라구 지가 널 만나?

정우 무지 효잔가봐. 보기 좋드라구 자기 아버지

생각하는게.(나간다)

영준 (뒷모습 본다)

 

S#20. 복자네 동네 주점(밤)

 

(복자와 방기태 맥주병과 잔을 놓고 앉아 있고

복자 간드러지게 노래 부른다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방기태 젓가락으로 장단을 치면서

분위기 맞추다가 복자가 노래 마치면

맥주를 따라준다 .)

 

복자 (맥주잔 들고 방기태에게 건배하자는 시늉)

 

(방기태 맥주잔 들어 건배하고

복자 맥주 들이키고 잔을 내려논뒤 )

 

복자 우리 사장님 ... 선봤다는 그 할망구랑 헤어진거 진짜 맞아요

?

방기태 아 헤어졌으니까 병까지 나지.

복자 (맥주 마시고 )바보. 사장님은 정말 바보야 옆에다 천생 연분

놔두구 어째서 엉뚱한 데 가서 헤매시냐구?

방기태 양마담.

복자 (본다)

방기태 꿈깨. 우리 사장님 양마담이랑 안어울려 .

복자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데 ?

방기태 그양반 내년이면 환갑이야 . 그리구 기운두 없어. 몸두

약하구.

복자 진이 아부지 사람 잘못 봤네. 나요 이래봬두 고상한 여자야.

방기태 (웃으면서 )고상한 여자?

복자 몸똥아리에 반했으면 나 시집 열두 번두 더 갔다니까. 난

남자 인품하구 인간성에 반하는 여자야

방기태 인품하구 인간성이면 바로 나네 ?

복자 헛소리 하지말아요. 진이 아부지가 인품이 어딨어?

방기태 인품은 우리 매형 밖에 없다?

복자 어떤 남자가 1.2년두 아니구 20년 동안을 지극정성으로

마나님 병간호 하겠어요? .

방기태 그런 양반이 마나님 3년상두 안치르구 재혼하겠다 난린건

어떻게 생각해?

복자 다른 남자같으면 마나님 눕혀놓구두 한눈 팔았지.살아 계실

때 정조지켰는데 죽은 뒤에 무슨 상관이야?

방기태 (맥주 마시면서 본다)

복자 나랑 결혼만 하시면 사장님한텐 호박이 넝쿨째 들어가는

건데. 이쁘지, 젊지, 사랑스럽지, 건강하지...거기다 노래두 잘

부르지...안그래요 ?

 

S#21. 안상호 방 (밤)

 

(안상호 이부자리에 안상호 눈감은 채 누워 있다.

수창 옆에 앉아서 )

 

수창 아버지...

안상호 (눈감고 있다)

수창 아버지...주무세요?

안상호 (기운 없이 눈을 떴다가 다시 감는다).

수창 아버지 ...

안상호 (눈을 뜨지 않는다)

 

S#22. 안상호 거실 (밤)

 

(수창 거실로 나오면서 )

 

수창 외숙모...

서귀옥 (부엌쪽에서 나오면서 )왜?

수창 아버지 뭐 좀 드셨어요? .

서귀옥 (고개 젓는다 )

수창 뭘 좀 드시게 해주셨어야죠.

서귀옥 낮에두 죽 끓이구 저녁엔 형수가 전복까지 사와서 죽

끓였는데 한숟갈두 안드셨다니까

수창 아무것두 안드셨어요 ?

서귀옥 물만 두어 모금 드셨나 ?.

수창 형두 왔었다면서 아버지 저렇게 탈진해 계시는거 보구 그냥

갔단말에요?

서귀옥 ...아유 아버지 성질내시는 바람에 .니네 형 밥두 못먹구 갔어.

수창 안봐두 뻔해요 형이 아버지 성질 돋군 거겠죠 (마당으로

내려간다)

서귀옥 어디 가?

수창 (대꾸 없이 마당으로 나간다)

 

S#23. 안상호 마당 (밤 야외)

 

(진이 줄넘기 하고 있다.

수창 중문을 나온다

진이 줄넘기 멈추면서)

 

진이 오빠 또 나가 ?

수창 병원에 좀 갔다 올께.

진이 병원엔 왜?

수창 (대문으로 간다)

 

S#24. 수목원 (밤 야외)

 

(수창 대문을 나오면

민기 승용차 주차장으로 들어와 멈춰서고 .

수은 차에서 내리고 민기도 내린다 )

 

수창 (옆으로 가면 )

민기 형.

수창 민기 넌 대학 몇년 나닐꺼야 ?

민기 네?

수창 맨날 수은이랑 붙어다니면서 공분 언제해 ?

민기 에이 아직 2학년인데요 뭐.

수은 민기 얘 학점 잘받아. 전과목 B 이상이야 .

수창 (화가 나서)수은이 넌 뭐하는 기집애야 ?

수은 내가 뭘?

수창 오늘 같은 날은 일찍 좀 들어오면 큰일 나?

수은 나 일부러 늦게 왔어.

수창 어째서?

수은 오늘 그여자 오는 날이잖아? 그여자 만나는거 싫었단말야

수창 그분 니가 오시라구 사정해도 안오셔

수은 무슨 소리야?

수창 들어가봐 아버지 많이 편찮으셔 (세워 놓은 안상호 찝차로

간다)

수은 ...

 

S#25. 안상호 방(밤)

 

(안상호 눈감고 누워 있고

수은 문열어 놓고 안상호 바라보고 본다.

진이 띠라 들어와서 옆에 서 있다)

 

수은 언제부터 아프신 거니?

진이 어젯밤부터래.

수은 (옆으로 와서 앉아 초췌한 안상호 내려다 본다)

 

S#26. 순영 방(밤)

 

(머리 맡에 스텐드 불을 켜놓고

머리 맡에 <혼불>과 돋보기 놓아둔채

이부자리에 누워 두손으로 눈을 누르고 있다

문열리고 정우 잠옷바람으로 베개를 안고 들어온다

순영 손떼고 돌아보면 정우

순영이부자리 속으로 들어온다)

 

순영 왜 또와 ? 침대에서 편하게 자지 .

정우 (순영을 자기쪽으로 돌아눕게 한다음) 아무래두 난 침대체질

아닌거 같애.

순영 저녁이나 제대로 먹으면서 일하니?

정우 난 배고프면 화나서 일 못해요 .

순영 (얼굴 만지면서 )세수하구 얼굴에 맛사지 좀 해. 이게 어디

처녀 피부야?

정우 괜찮아. 영준이 형 여자 얼굴 같은거 관심 없어. .

순영 왜 관심 없어? 남자는 다 똑같지 .

정우 내걱정 마시구... 엄마.

순영 (본다)

정우 들으셨어요 ? 사장님 많이 편찮으신거?

순영 (일어나 앉고 ) 넌 어떻게 알았어 ?

정우 사장님 아들 만났어.

순영 세미 신랑?

정우 아니 둘째 아들.

순영 ... 어떻게 ?

정우 미선이랑 아는 사이였어

순영 세상 참 좁구나.

정우 (끄덕이고)그사람은 아버지 재혼 적극 찬성했구 , 엄마랑

잘되길 바랬어. 자식들이 다 반대하는건 아닌가봐 ....그리구

자기 아버지 아픈건 엄마 때문이라구 생각했어.

순영 (본다)

 

S#27. 안상호 방(밤)

 

(스탠드로 된 옷걸이에 걸린

링거병에서 수액이 흘러내리고

안상호 눈감고 누운채 팔목에 주사바늘 꽂혀 있다

수창 수은 옆에 지켜 앉아 있다)

 

S#28. 양자 식당 마당(야외. 이른아침)

 

(양자 고무 호스로 나무에 물을 주고 있다.

영준 출근차림으로 대문으로 들여다 보면서)

 

영준 어머니 .

양자 (돌아본다 )

영준 출근해요 저

양자 일요일두 없니?

영준 정신 없어요.

양자 (물 잠그고)그래두 간단하게 뭘 좀 먹구 가... 빵이라두

영준 늦었어요 . (돌아서서 나간다)

양자 (뒷모급 보고 있다가 다시 물을 틀어 놓고 물주려는데)

영준 (다시 들어와서 )어머니.

양자 (돌아본다)

영준 제가 점심때 손님 데리구 올께요 ,

양자 손님? 오늘 쉬는 날인데?

영준 알아요.

양자 종업원두 없어. 주방두 다 쉬구.

영준 먹는 건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까요 장소만 빌려주세요

(나가다가 다시 들어와서 )불고기하구요 .(하고는 다시

돌아서서 나간다)

양자 (나가는 영준을 보고 픽 웃는다)

 

S#29. 이벤트 회사

 

(정우 병국 태영 현지

다들 부산하게 자기일 하고 있다

영준 헐레벌떡 들어오면서 )

 

영준 굿모닝...(모두 돌아본다)

영준 (일부러 너스레떤다)야 일요일인데 다들 일찍 왔구나 ? 이번

공연은 정말 잘될거 같은 예감이 든다

병국 아부해두 소용없어요. 한번 정한 규칙은 규칙이니까. 현지씨.

현지 (돼지 저금통 커다란것을 책상밑에서 찾아 끌어 안고 옆으로

오면서) 태영씨 빨리 계산해봐 얼마야 ?

병국 정확히 37분 20초다

정우 심했다,. 대표님인데 30분으로 봐드려

영준 아이구 알았다 알았어. 오늘 점심 내가 불고기로 쏜다. (모두

환호성 올리고)

현지 종종 늦으세요 대표님.

영준 지각 안햇어두 오늘 한턱 낼 생각이었어.

태영 협찬 받았어요 ?

영준 혐찬 받아야만 점심 사냐? .

병국 솔직하게 말씀하세요 오늘 잘먹여 사흘 동안 눈알이 팽팽

돌게 부려 먹을 생각이죠?

영준 김병국, 넌 역시 천재야 .

태영 아 불고기에 그런 심오한 내막이 있었구나 ?.

병국 생각해봐, 악덕 사장이 뭣땜에 불고길 사겠냐?

정우 악덕 사장이라니 누가 악덕사장인데 ?

병국 누구겠어. 일요일에도 출근시켜 부려먹는 바로 이분이지

영준 (껄껄 웃는다)

정우 사장앞에서 악덕사장이라구 하는데두 인자하게 웃기만 하는

사장이 어떻게 악덕사장이야 ?

병국 아유 그래 부부 사기단인줄 다 알어. 북치면 장구치구.

잘났어 . .

 

(정우 깔깔웃고 모두 웃는다 영준도 웃는다 )

 

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