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5 일 ( 제 15 회 )

S#1. 이벤트 사무실(밤)

 

의상 연결 필료없이.

태영, 컴퓨터 앞에 앉아 조경호 CD 틀어놓고

공연에 필요한 영상 작업 하고있는 중이다.

정우, A4용지에 프린트한 조경호 노래 가사(여러장 묶음)를 들어보고

있는중이다. 현지, 컴퓨터 앞에 앉아서 수화기 들고

 

현지 예매번호 210이요...(컴퓨터에 조회를 해보고) 김혜원씨

맞아요? 입급중 갖고 당일날 매표소에서 티켓 받으시면

됩니다. 네... (수화기 놓는다)

태영 이대리님.

정우 (돌아본다)

태영 가사 좀 줘보세요.

정우 (가사 묶음 들고 옆으로 가서 모니터에 떠있는 바다를 보고)

와 좋다.(옆에 앉으면서)이거 어떤 곡에 들어가?

태영 (가사 묶음 받아 뒤적이면서) 어울리는 노랠 찾아 보려구요.

정우 (들여다보고) 2부 첫곡에 딱 맞겠는데?

태영 어떤 이미지에요?

정우 (가사집 뺏어서 들춰보면서) '눈부신 햇살'이 핵심 단어야.

태영 바다와 눈부신 햇살?

정우 완벽하잖아?

태영 좋아요. 그럼 2부 첫곡은 이걸루 갑니다.

정우 오 케이.

 

태영, 마우스 클릭한다. 정우, 옆에서 지켜본다.

 

병국 (수건으로 젖은 머리 털고 들어오면서) 어이 두 사람, 너무

다정한거 아냐?

정우 (돌아보고 웃으면서) 우리 사귀는 거 몰랐어?

태영 (모니터 들여다 보고) 오해하지 마세요. 난 결백합니다.

병국 대장 있었으면 눈 돌아갔다. (머리를 턴다.)

정우 (일어나면서) 어디서 머릴 털어? 비듬 떨어지게?

병국 비듬이 어딨어? 머리 감구 왔잖아?

정우 근데 웬일이야. 머릴 다 감구?

병국 (현지쪽 돌아본다.) 만족해 현지씨?

현지 사무실에다 아예 드라이어도 갖다 노세요.

병국 그렇게는 못하지...

현지 왜요?

병국 여기서 먹구 자구 야간 경비까지 서라구?

정우 여기다 야전 침대만 하나 갖다노면 형수님 눈치밥 안먹어두

외겠네 뭐

병국 (의자에 앉으면서) 어디... 아파트 한채 상속 받아 나한테

시집올 여자 없나?

정우 꿈두 야무져. (가시집 들고 와서 다시 앉으려는데)

태영 여기 좀 보세요.

 

정우와 병국 옆으로 가서 모니터 들여다 본다.

 

태영 이 사진 어때요?

 

조경호의 청승스런 표정으로 찍은 사진이다.

 

정우 웬 청승?

병국 야, 요새두 이런 사진 찍냐?

태영 대표님 초이스에요.

병국 (낄낄 웃고) 어쩐지. (정우 보면)

정우 ...뭐 ... 분위기 있구. 이번 공연에 어울리네.

병국 어유 어유. 금새 말 바꾸는 것 좀 봐...

 

정우, 낄낄 웃고 CD를 꺼내는데 영준 서류가 든 봉투 들고 들어온다.

 

정우 (영준 돌아 본 뒤 태영에게) 태영씨 통과, 다음 곡으로

넘어가

태영 알았어요.

영준 수고들 많다, 늦게까지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현지 대표님 서울 음향 연락 받았어요?

영준 (멈춰서면서) 어. 지금 거기 들렀다 오는 길이야.

병국 음향기기 새로 들여 왔다면서요? 들어봤어요?

영준 환상이었어요. 싸운다 진짜 죽이드라.

 

모두 좋아하고 영준 들어가려다가 다시 나오면서

 

영준 (병국에게) 신문 광곤 어떻게 됐어?

병국 내일 아침 4대 일간지에 쫙 뜰겁니다.

영준 애썼어. (다시 방으로 들어가고)

정우 (영준 방으로 따라 들어가려는데)

 

E 핸드폰

 

정우 (돌아서서 책상 위에 놓인 핸드폰 집어들고 경쾌하게)

여보세요... (조금 당황하고 놀라서) 안녕하세요. 이번호

어떻게 아셨어요? 어디 계세요?

 

S#2. 까페 앞(밤 야외)

 

정우, 지갑만 들고 걸어와서 유리 창 밖으로 안쪽을 본다.

수창이 혼자 앉아있는 모습이 보이고

종업원에 수창 앞에 물컵을 갖다 놓는다.

정우, 잠시 멈춰서 있다가 문쪽으로 걸어간다.

 

S#3. 까페 (밤 야외)

 

정우 문열고 들어오면 수창 물컵 하나 놓고 혼자 앉아 있다.

수창, 다가오는 정우 보면서 자리에서 일어선다. 정우, 목례하면

 

수창 퇴근이 늘 이렇게 늦어요?

정우 바쁠땐 그래요.

수창 (앉으라는 시늉하고 자신도 앉으면서) ... 토요일이면 공연이

며칠 안남았네요?

정우 네.

수창 장소가 어디라구요?

정우 잠실 체조 경기장이요.

 

종업원, 물컵 하나 들고 와서 정우 앞에 놔주고

 

종업원 주문 하시겠어요?

수창 (시키라는 시늉한다.)

정우 커피 주세요.

수창 나두요

 

종업원 돌아가고

 

정우 아버님 좀 어떠세요?

수창 몸이 불편하신게 아니거든요. 아버진 지금 마음이 아프세요.

정우 (본다)

수창 회복 되시려면 한가지 방법밖에 없습니다.(바라보면서)두분

다시 만나게 해드리는거요... 어려울까요?

정우 두분을 만나게 해드리는 것보다... 두분 관계 그쪽 가족들이

어떻게 받아드리느냐... 그게 더 중요한거 같은데요.

수창 친구로 만나시다 보면... 길이 있을겁니다. 그렇게 믿어요.

정우 우리 어머닌 남자분이랑 친구로 지낼 만큼 세련된 분이

못되세요.

수창 (본다)

정우 재혼에 관심 있었던 부두 아니었구요... 친구분 강요로

어쩔수 없이 안수창씨 아버님 만나뵙구 겨우 마음을

열어가시던 중이었어요...근데 자식들이 재혼 반대한다는

얘기 전해 듣구 용기가 완전 꺽이신거 같애요.

수창 죄송합니다. 우리 형제들 대표해서 사과 드릴께요.

정우 (본다)

수창 들으셨는지 모르지만 우리 아버진...어머니밖에 모르셨던

분이었어요. 자식들이 볼때두...아내한테 저렇게 헌식적인

분은 이 세상에 다시 없다 생각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런

아버지가 어머니 3년 사두 안치르구 다른 분을 아내로 맞아

드리겠다니까...아버질 어떻게 받아드려야 좋을지...가족들

모두 배신감땜에 혼란스럽기두 하구... 그렇지만...시간이 가면

익숙해질 겁니다. 그럴 수 밖에 없다구 생각해요.

 

종업원, 커피 두잔 가져와서 앞에 놓는다. 두사람, 커피에 가미하고

정우, 커피 한모금 마신 뒤

 

정우 궁금한게 있어요.

수창 (본다)

정우 어떻게 해서 안수창 아버님 편이죠?

수창 (웃고) 중고등학교때 불효 많이 했어요. 어머니 돌아가셨을

때 회한이 많이 남아 가슴을 쳤죠. 그래서 결심했어요.더

이상 불효해서 아버지마저 돌아가실 때 땅을 치며후회할

일은 만들지 말자...

정우 (본다)

수창 (마시고)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두 어버지가 불쌍하단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어머니로부터 놓여나셔서

다행이다...생각했어요. 근데...이번에 앓아누우신 아버질

보니까 어찌나 측은하구 애처러운지 나라두 나서서 어떻게

해드리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앴어요...

정우 (생각한다.)

 

S#4. 엘리베이터 앞(밤 야외)

 

영준, 에리베이터 앞으로 걸어와서 버튼을 누른다.

엘리베이터 와서 멈추고 문이

열리면 정우, 지갑을 들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려다

 

정우 형

영준 (단추 눌러놓고) 하여튼 너두 알아줘야 돼.그새 어딜 간거니?

정우 나 찾았어요?

영준 그래

정우 어디 가는데요.

영준 저녁 먹었니?

정우 아까 직원들이랑... 형은 못먹었군요?

영준 배고파서 눈두 못뜨겠어.

정우 (영준 팔을 잡아 끌면서) 가요.

 

S#5. 허름한 식당(밤 야외)

 

영준 국밥을 먹고 정우 앞에 골똘하게 다른 생각하고 있다.

 

영준 (먹으면서) 이정우 무슨 생각하는거야?

정우 (표정을 수습하면서) ... 다 먹었어요? 배고프다면서 왜 그만

먹어요?

영준 배는 고픈데 막상 먹히질 않네.

정우 (물을 따라 주면서) 신경 너무 써서 그래요.

영준 너 무슨 걱정 있냐?

정우 왜요?

영준 좀 그런거 같애서

정우 그냥 공연두 그렇구... 머릿속이 복잡해요. 여기까지 순조롭게

왔으니까... 결과두ㅍ좋겠죠?

영준 (물 마시고) 그래두 공연 마칠때까진 마음 노면 안돼.

 

주인여자 다가와 치워도 되냐 묻고 식탁을 치워준다.

 

정우 무대 준빈 잘 돼가죠?

영준 내일은 잠실 가서 하루종일 매달려 있어야 돼

정우 디자인 나온거 보니까 복잡하진 않든데요?

영준 조명 영상 음향 신경쓸게. 한두가지가 아냐...

정우 조경호 컨디션은 어떻대요?

영준 작년보다 소린 좋아진거 같든데?

정우 어떻게요?

영준 깊이가 좀 생겼어.

정우 거기다 음향기기까지 좋으니까 ... 공연 질은 걱정없네. 이번

공연 끝나구 가수들이 같이 일하자 줄서면 어떻해요? (웃고)

그렇게 되면 형. 우리 목에 힘주면서 일해요.

 

영준 정우 나란히 걸어온다. 말없이 걸어오다가

 

영준 (정우 돌아보면서) 어머니 때문이니?

정우 (본다)

영준 니 걱정거리 말야.

정우 ...

영준 얘기해봐

정우 (영준 팔을 끼면서) 사실은 아까 안수창씨 만났거든요....

영준 안수창?

정우 세미 시동생이요.

영준 (조금 불쾌한 기분이 돼서 멈추면서) 그 친구가 또 널

만나재?

정우 걱정이 많드라구요.

영준 (걸으면서) 아버니 핑계 아냐?

정우 핑계라뇨?

영준 널 만나려는 핑계.

정우 (웃고) 그사람이 아버지 문제 말구 날 만날 일이 뭐가

있어서요?

영준 (더 말하려다가 말고) 그러니까 어쩌자는 거야 너한테?

정우 자기 아버지랑 우리 엄마 다시 만나게 해드리자구.

영준 두분 헤어지게 만든게 누군데? 자기네들 아냐? 그러면서 뭘

너한테 그런 부탁을 해?

정우 그사람은 아버지 편이에요. 그리구 내가 엄말 재혼시키려구

했으니까... 날 자기 편이라 믿는거죠.

영준 지나친건 모자란거야.

정우 (팔낀채 멈춰서면서) 무슨 뜻이에요?

영준 너한테 두 번씩이나 올 정도면 아버지 재혼 문제에 지나치게

적극적이야. 지나쳐서 모자란거 같애.

정우 만나보면 오히려 신선할걸요.

영준 신선하다구?

덩우 요즘엔 보기 드문 효자니까.

영준 (무슨 말이낙 할까하다 그만 두고 걷는다)

정우 (팔을 낀채로 걷는다)

 

S#7. 안상호 마당(밤)

 

방기태 아랫채에서 장기판과

장기알이 든 통을 들고 마당으로 내려 선다.

 

S#8. 안상호 방(밤)

 

방기태 문열면서

 

방기태 매형... 심심하신데......(하다가 멈추고 방을 바라본다. 안상호

밤에 신문과 월간지(신동아류) 재떨이 등 놓여 있고 안상호

보이지 않는다)

 

S#9. 안상호 마당(밤)

 

방기태 문닫고 마당을 내다 본다.

 

S#10. 안상호 마당(밤 야외)

 

중문을 열고 방기태 밖으로 나와서 둘러본다.

 

S#11. 안상호 부엌(밤)

 

서귀옥 진이 식탁에 앉아서 멸치 다듬고 있다.

 

서귀옥 (진이 돌아보고) 중간고사 언제부터라구?

진이 월요일

서귀옥 그만하구 들어가서 공부해.

진이 ... 공부 공부... 스트레스 좀 주지마. 공부 못해두 대학갈 수

있으니까

서귀옥 공부 못하는데 어떻게 대학을 가?

진이 (다듬으면서) 내가 졸업할 때 되면 여기 저기서

어서오십시오 서로 모셔갈거야.

서귀옥 이게 엄말 막 놀리구 있네. 늬 엄마 무식해서 아무것두

모르는 줄 아는 모양인데. 학생들 모셔가는 대학이 세상에

어딨어?

진이 지방대학은 지금두 그래. 학생들 없어서 난리래.

서귀옥 헛소리 하지말구 빨리 일어나지 못해?

진이 엄만 괜히 화내구 그래.

 

진이 들고 있던 멸치 던지면서 일어서 나가는데 방기태 들어오면서

 

방기태 매형 어디 가셨어?

서귀옥 방에 안계셔?

방기태 매형 어디 가셨어?

서귀옥 방에 안계셔?

방기태 안계시니까 묻지.

서귀옥 밖에 나가봐.

방기태 차두없어.

서귀옥 그럼 이 밤중에 어길 가신거야?몸두 시원치 않으신데.

(생각해 보고) 아참 핸드폰.

 

방기태 뭐?

서귀옥 핸드폰에 전화해봐.

방기태 맞어. 그런 방법이 있었지? (나간다)

 

S#12. 안상호 거실(밤)

 

방기태 정화기 옆으로 와서 수화기 집으려는데

 

E 전화벨

 

방기태 (깜짝 놀랬다가 스스로 무안한채 수화기 들고) 여보세요.

누구냐? 수정이? 외삼촌이야. 그래 잘 있다. 다들 건강하니?

여기?할 말이 많다. 늬 아버지때문이지 누구 때문이야.

서귀옥 (나오면서) 수정이면 나 좀 바꿔.

방기태 수정아... 니 외숙모가 좀 바꾸래. 오냐...

 

수화기 서귀옥에게 주고 밖으로 나간다.

 

서귀옥 수정아, 지나번 허리 아프다더니 어떻게 됐어?

다행이다.만리타국에서 몸이라두 성해야지 아버지? 헤어진거

같애 그여자랑. 자식들이 다 싫다는데 어떻게 계속

만나겠어? 얘 어디다 남사시러 말두 못하겠는데...늬 아버지

그 여자랑 헤어지구 병나신거 아니? 상사병이지

뭐...남녀문젠 젊은 사람이나 노인네나 똑 같은가봐.

 

S#13. 순영 연립주택 앞(밤 야외)

 

안상호 찝차 순영 연립 주택 단지로 들어온다.

 

S#14. 안상호 짚차 안(밤, 야외)

 

안상호 차를 멈추고 어디쯤 순영의 집인지

찻속에서 불켜진 연립 주택을

이리저리 바라보고 있다.

 

S#15. 순영 방(밤)

 

재봉틀 앞에 앉아서 돋보기 끼고 열심히 치마를 밖고 있는 순영.

 

S#16. 안상호 짚차 안(밤 야외)

 

안상호 핸드폰 주머니에서 꺼내서

만지작 거리고 차마 전화 걸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다.

 

S#17. 순영 거실(밤)

 

E 전화벨 울린다.

 

순영 문열고 나와서 수화기 들고

 

순영 여보세요.

영자 (휠) 나야 수영아.

 

S#18. 양자 거실(밤)

 

양자 (물컵들고 마시면서) 영업 끝났어. 그래 하루가 또 이렇게

가는구나.

순영 (휠) 혼자니?

양자 혼자지 그럼. 누가 있겠어? 넌 괜찮아?

순영 (휠) 괜찮아야지. 안 괜찮으면 어쩌겠어?

양자 뭐해 지금?

 

S#19. 순영 거실(밤)

 

순영 수화기들고

 

순영 바느질

양자 (휠) 눈두 어두운데 뭐하러 밤에까지 바느질을 해?

순영 할 일 없이 앉아 있으면 괜히 잡생각만

나니까...바느질이라두 하구 있어야 아무 생각 안나.

 

S#20. 안상호 짚차(밤 야외)

 

안상호 핸드폰 귀에 대고 있다.

 

E 계속되는 통화중 신호

 

안상호 핸드폰 닫았다가 다시 시도한다. 다시 계속되는 통화중 신호

 

S#21. 순영 거실(밤)

 

순영 수화기 들고

 

순영 (웃고) 바느질하고 있을 때가 그래두 마음이 젤 편해.

바느질두 못했으면 내가 뭘하면서 살았겠어? 돌아가신 우리

어미니한테 감사해야지. 그래두 이런 재주 물려주셔서...밥두

먹구 정우두 가르칠 수 있었잖아.

 

S#22. 순영 연립주택 단지(밤 야외)

 

핸드폰을 귀에 대고 있는 안상호

 

E 계속되는 통화중 신호

 

S#23. 포장마차(밤 야외)

 

수은 민기 국수를 먹으면서

 

민기 (자신의 국수 다 먹고 수은의 국수를 더 먹는다.)

수은 야... 왜 그래?

민기 어차피 니가 다 못먹잖아?

수은 (그릇 주면서) 너 다 먹어.

민기 그만 먹어?

수은 너랑 같은 그릇에서 목먹어.

민기 새삼스럽게 왜그러냐? 어젠 볶음밥두 같이 먹구서는

수은 국물에다 젓가락 담그고 먹는건 아니었잖아?

민기 아이구 아이구...깨끗한 척은 혼자 다해요. 싫으면 관둬 내가

다 먹을테니까

 

수은의 국수그릇 갖다가 깨끗이 비운다.

 

수은 (화장지로 입 닦고) 담배 있냐?

민기 없어.

수은 내놔.

민기 나 담배 끊었어.

수은 뭐?

민기 너 담배 피느거 꼴보기 싫어서 나부터 끊었다구.

수은 니가 안주면 내가 못피냐? 사서 필수두 있어.

민기 우리 어머니 아버지... 세상에서 젤 싫은게 여자들 담배피는

거래.

수은 그래서?

민기 우리 부모님한테 넌 절대 담배같은거 안피는 애라구 얘기

했단 말야.

수은 니네 부모님한테 뭐하러 그딴 말을 해? 니랑 니네 부모님이

무슨 상관있다구?

민기 무슨 상관? 너 시부모니 모기실 분들한테 그런 불경스런

언사 쓰고 싶어?

수은 갈수록 태산이야. 뭐? 시부모님?

민기 니네 외숙모두 날 니 신랑깜으로 생각하시든데 뭘 그래?

수은 윤민기 잘 들어 둬. (민기 이마를 손가락으로 밀면서) 너 내

친구야.여자 친구보다 더 편한 친구. 그이상은 될수도

없구돼서두 안되는게 우리 두사람 사이야. 알겠어?

민기 (픽 웃고 수은 들여다 보면서) 과연 그럴까요. 누나?

 

S#24. 달리는 승용차 안(밤 야외)

 

순영 연립단지 근처 영준 운전하고

정우 옆자리 탄채로 오다가 영준 하품한다.

 

정우 (돌아보고) 오늘은 잠좀 많이 자둬요. 내일은 진짜 밤샐지두

모르니까.

영준 ... 알았어 ...

정우 (내다 보고) 단지 들어가지 말구 여기서 내려 줄래요?

영준 (차를 멈춘다.)

정우 졸려서 집에까지 어떻게 가요?

영준 괜찮아.

정우 졸려두 인사는 해야죠 (입을 가까이 갖다 대면)

영준 (가볍게 입 맞추고) ... 잘자.

정우 (웃으면서 차에서 내려선다.)

 

S#25. 순영 연립 근처(야외 밤)

 

영준 차를 돌려서 간다.

정우 손을 들어보이고 돌아서서 단지 안으로 들어간다.

 

S#26. 순영 연립 단지 안(밤 야외)

 

정우 가방을 추스려 다시 메고

단지 안으로 올라가서 걸아가다가 문득 돌아선다.

안상호 짚차같은 차가 서 있기 때문이다.

정우 멈춰서 있다가 되돌아 보고 놀라서 입을 막는다.

안상호 의자에 기댄채 눈을 감고 잠이 들어 있다.

정우 망설이다가 차창을 두들긴다.

안상호 깜짝놀라서 눈을 뜨고 창밖에 서 있는 정우를 본다.

처음엔 잘 알아보지 못하다가

정우임을 알아복 안상호 당황해서 어쩔줄 모른채

차창을 연다.

 

정우 (고개 숙여 인사한다)

안상호 (어쩔 줄을 몰라하면서 차문을 열고 내려선다.)

정우 (다시 인사한다.)

안상호 늦었구만.

정우 네... 회사에 일이 많아서요.

안상호 들어가 봐.

정우 좀 올라 가시죠.

안상호 아냐 아냐... 들어가봐 어서...

정우 (본다)

안상호 (차문을 열고 올라타려다가 돌아보고) 저기 부탁인데

정우 (본다)

안상호 ... 어머니한테 나 여기 있더라는 말 하지마.

정우 (본다)

안상호 (차에 올라 타 시동을 건다)

정우 운전 괜찮으세요?

안상호 (손을 들어보인 뒤 단지를 빠져 나간다)

정우 (선채로 바라 보고 있다.)

 

S#27. 순영 거실(밤)

 

순영 문열면 정우 들어오면서

 

정우 (급하게) 엄마 엄마 내말 좀 들어보세요.

순영 무슨 일이야? 숨좀 쉬고 얘기해.

정우 밑에 사장님 와 계셨어요.

순영 뭐?

정우 (신발 벗고 들어와서 순영 손을 잡고 순영을 앉히고 자신도

앉으면서) 올라오는데 어디서 본듯한 차가 서

있드라구요.설마 하구 들여다 봤더니 사장님이었어.

순영 거기서 뭘라구 계셔?

정우 차에 앉아 계셨어. 오랫동안 계셨던거 같애.

순영 (본다)

정우 날 보시자마자 사장님 어찌나 당황하시는지... 죄송해서

혼났어. 집에 올라가시자니까...서둘로 그냥 가시는거 알죠?

순영 ...(보지않고) 아무말도 안하셨어.

정우 당신 거기 계신거 엄마한테 얘기하지 말라구.

순영 (본다)

정우 엄마가 사장님 한테 그만 만나자구 했을 때 무지 쌀쌀 맞구

냉정했나봐.

순영 왜 그렇게 생각해?

정우 엄마한테 또 다시 상처 받을까봐 겁을 내구 계시는거

같앴어.

순영 (일어나서 방으로 들어간다)

정우 ....

 

S#28. 순영 방(밤)

 

순영 재봉틀 위에서 바느질 감을 치우고 바닥도 치운다.

정우 문열고 수화기들고 들어온다.

 

순영 (돌아보면)

정우 (수화기 내민다)

순영 어쩌라구?

정우 (수화기 손에 쥐어주면서) 지금 찻속에 계실거야.

전화드려봐요.

순영 (수화기 바닥에 놓는다)

정우 (앉으면서) 내가 걸어드려요?

순영 너 왜 그래, 자꾸?

정우 아직 몸두 불편하시거 같앴어. 불편하신 몸으로 여기까지

오신거 가엾지두 안아요?

순영 (외면) 나 그양반 싫어서 안만나는 아냐. 나랑 만나는 것

땜에 집안이 시끄러웠단다. (보고)... 그런거 알면서 어떻게

만나니? 늙발에 자식들ㅇ랑 관계 나빠져 그 양반한테 좋을게

뭐가 있겠어?

정우 오늘 사장님 둘째 만났어요.

순영 뭣땜에 또?

정우 자기 아버지랑 엄말 다시 만나게 해드리자구.

순영 (본다)

정우 (다가오고) 자식들이 하나같이 다 반대하느건 아니잖아?

순영 ...(옷감을 개키면서) 나... 늬아버지랑 결혼할 때...니네

린가에서 이루 말할 수 없이 반대했더거 아니?

정우 대충은요.

순영 늬 할머닌 몸쳐 눕기까지 하셨다

정우 이해가 안돼. 엄마가 어떻다구 그러셨대요?

순영 편모 슬하에서 자란 가난한 바느질쟁이 부남독녀.... 내가

아들 가졌어두 탐탁지 않은 며느리깜이지 뭐.

정우 (웃고) 그러헥 말하면 난 뭐야? 나두 편몸슬하에서 자란

가난한 바느질쟁이 무남독녀 아냐?

순영 그러니까... 난 양자 아줌막 고맙구... 영준이가 고마워.

정우 엄만...

순영 의 아버지 죽구 할머니랑 고모들... 당신 아들. 당신들 동생

죽은건 내탓이라구 몰아 붙였다. 그리구 지금까지 두 고몬

우리랑 발걸음 끊고 사시잖아? 내가 이 나이에 또 누군가가

반대하는 교제를...반대하는 혼인을 해야 되겠니?... 난 ... 내

운먕이 무서워 정우야.

정우 (가슴이 쓰려서 본다.)

 

S#29. 안상호 방(밤)

 

수창 외출에서 금방 돌아온 차림으로

비어있는 안상호 방을 들여다 보고

서귀옥 옆에 선채 있다.

 

서귀옥 죽을 반공기나 드셨나? 방에서 신문 보구 계시길래 그러낙

보다 했는데... 언제 나가셨는지 모르겠어. 뭐... 무슨 일이야

있겠니?

 

S#30. 안상호 거실(밤)

 

수창 안방 문을 닫고 돌아선다.

 

수창 아버지 아직 운전하실 만큼 회복 안되셨어요.

서귀옥 다른 집은 애들이 말썽이라는데.... 느이집은 어떻게 어른이

말썽인지 모르겠다.

수창 (본다)

서귀옥 (자신이 실수 했다 느끼고 웃으면서) 내말은...

수창 (O.L) 앞에 좀 나가볼께요.

 

수창 거실을 나가고 서귀옥 수창 뒷모습 보고

 

서귀옥 (자신의 입을 때리면서) 요 입 입...

 

S#31. 안상호 마당(밤 야외)

 

수창 중문을 나오는데 주차장에서 찻소리 들린다.

 

S#32. 안상호 주차장(밤 야외)

 

수창 대문을 나오면 주차장에 안상호 쫓차 세워져 있고

시동끈채로 안상호 찻속에 앉아 있다.

수창 옆으로 가서 찻속을 들여다 보고

 

수창 아버지...

안상호 (본다)

 

S#33. 복자 가게 앞(밤 야외)

 

수창 안상호 팔을 부축해서 복자 가게 앞으로 온다.

안상호 가게 앞에서 멈춰서면서

 

안상호 여길 가자구?

수창 싫으세요?

안상호 (내키지 않은 얼굴이다.)

수창 괜찮아요. 제가 옆에 있는데요 뭘 (안상호 끌고 들어간다.)

 

S#34. 복자가게(밤)

 

수창 안상호와 가게로 들어서서

 

수창 아주머니...

 

복자 안에서 나오다가 두사람을 보고

 

복자 어머머... 누구시라구

수창 (안상호 앉히고 자신도 앉는다)

복자 부자간에 웬일이시래... 이렇게 나란히

수창 아버지 맥주 드실래요?

 

안상호 맥준 차서 싫어.

 

수창 그럼 소주요?

안상호 (끄덕인다.)

수창 아주머니 소주 한병하구요... 안주두 좀 주세요.

복자 두부찌개 금방 되는데... 괜찮아?

수창 아버지.

안상호 (끄덕인다.)

수창 주세요

 

복자 안으로 들어가고

 

수창 걱정했어요 아버지... 밤중에 어딜 가신 거에요?

안상호 ...그냥... 속이 좀 답답해서...

복자 (쟁반에 소주와 잔 오징어 포 가져와서 소주병 따면서)

부자간에 이렇게 나란히 오시니까...참말 보기 좋네요.

수창 (소주병 받다 안상호에게 잔을 주고 한잔 따른다.)

복자 (옆에 앉으면서 수창에게서 병을 뺏아 들고) 아드님한텐

내가 따를게.

수창 됐어요. (잔을 가리면)

복자 에이 술은 외할머니가 따라두 여자가 따라야 맛인거 몰라?

수창 아주머니

복자 왜?

수창 아버지랑 중요한 얘기가 있거든요.

복자 해 해. 괜찮아. 나 신경쓰지 말구 어서 얘기해.

수창 아주머니가 옆에 계시면 방해가 돼요.

복자 (샐쏙해서 술병 놓고 일어서면서) 알았어 그럼 비켜야지뭐.

말씀 나누세요 사장님...

안상호 (말없이 소주 한모금 마신다)

복자 (섭섭한 얼굴로 안으로 들어간다)

수창 (자신의 장에 술따르고)

 

S#35. 복자 부엌(밤)

 

가스 레인지 위에 냄비가 올려져 있고 복자 냉장고에서 두부를 꺼내

도마에 올려 놓고 가게 쪽을 돌아보고 몇걸음 다가가서 귀를 기울인다.

 

S#36. 복자 가게(밤)

 

안상호 빈 술잔 내려다 보고 있다.

 

수창 천천히 드세요 아버지. (술을 따라준다.)

안상호 (술잔 내려다 본채)나이 오십이면 지천명이요... 육십이면

이순이라 했는데...애비 헛산거 같구나.

수창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안상호 ... 나이 이만큼 먹었으면 인생살이에 여유도 있을 만한데...

난 지금 여유가 없어. 꼭 낭떠러지 앞에 서 있는 기분이다.

수창 (본다)

안상호 (잔을 들어 한번에 마신다.)

수창 취하세요 아버지. 천천히 드세요.

안상호 (따르라는 시늉한다)

수창 (다시 따른다)

안상호 늬들 생각은 그럴거야. 늙은이한테 무슨 감정이 있을까?

나두 옛날에 그렇게 생각했다. 노인네가 되면

희노애락애오욕 ... 아무 감정 없는 줄 알았어.

수창 (본다)

안상호 (웃고) 근데 이나이 돼 보니까...몸은 늙어두 감정은 하나두

늙지 않아.그것이 비극인거 같애...기쁘구 슬프구 외롭구

쓸쓸하구...또 누군가가 그립기두 하구... 세상 하직할 날이

많이 남지 않아서겠지? 그런 감정들이 얼마나 절실하구

절박한지 몰라.

수창 (본다)

안상호 (술을 마신다.)

 

S#37. 복자 부엌(밤)

 

복자 벽에 귀를 대고 엿들으면서

고개 끄덕이고 눈물을 찔끔거린다.

찌개 국물이 끌어서 가스 레인지 위에 넘치면 복자 놀래서 간다.

 

S#38. 복자 가게(밤)

 

안상호 약간 취해서 술잔 내려다 보고 있고

수창도 말을 잃고 앉아있다.

복자 두부찌개 냄비와 숟가락 두 개 들고

와서 앞에 놔주면서

 

복자 찌개 왔어요. 사장님 (냄비 뚜껑 열어 준다.)

수창 고마워요 아주머니

복자 (눈치보고 앉으면서) 두분 울적하신거 같은데 제가 노래

한자리 부를까? 나 노래 잘하는데...사장님 제 노래

들어보셨어요?

안상호 (술잔 내려다 보고 있다)

수창 아주머니

복자 (본다)

수창 오늘은 아버지랑 저 두 사람만 있게 해주세요.

복자 알았어.(돌아서서 간다)

수창 아버지

안상호 (본다)

수창 그분두 아마 아버지 쉽게 잊진 못하실거에요. 용기를 내세요

아버지. 아버지 인생에서 마지막 사랑인데 뭐 망설이구

겁내세요?

 

S#39. 복자 부엌 (밤)

 

복자 귀를 기울이고 서 있다가 충격을 받는다.

원망스럽게 가게쪽 바라보는 복자.

 

S#40. 애선 빌라 (아침, 야외 인써어트)

 

S#41. 애선 부엌 (아침)

 

채선 식탁에 반찬을 놓다가

(한번 갔다오고) 애선 식탁에 반찬을 놓다가

갑자기 짜증이 나서 돌아보고

 

애선 ...나더러 지 서방 아침밥까지 해멕이라는 거야 뭐야? (숟가락

통을 갖다 꽝 놓고) 도대체 지 에밀 뭘루 알구 내려와

보지두 않는거야?

 

S#42. 세미 방 (아침)

 

세미 침대에 누워 있고 수명 까운입고 수건으로 얼굴 닦으면서 들어오며

 

수명 세미야.

세미 (이불을 둘러쓴다)

수명 일어나. 남편 굶겨서 출근시킬래? (거울 앞에서 스킨 바른다)

세미 (할수없이 일어나 앉으면서) 식성두 촌스러워 정말.

수명 뭐?

세미 아침부터 국에다 밥에다 다 먹구 가는 사람은 오빠밖에

없을거야.

수명 남편 식성 좋은 것두 불만이니? (지나가는 세미)

 

S#43. 애선 방 (아침)

 

장만용 가내복 차림으로 신문 뒤적이고 있다.

애선 문열고 들어와서 옆에 앉는다.

 

장만용 (돌아보고) 애들 내려 왔어요?

애선 (골이 잔뜩 나있다)

장만용 왜 그래? 왜 또 골이 났어요?

애선 지 에밀 식모루 안다니까.

장만용 무슨 소리야?

애선 내가 이나이에 딸년 침대에 눕혀놓구 사위 아침밥이나

차려주구 있어야 겠어요?

장만용 (신문 접으면서) 거 아침밥이 또 말썽이구만.

애선 에미한테 미안한줄 알면 서방 아침밥은 지가 챙겨 줘야죠.

장만용 사위 아침 밥 챙겨주는게 그렇게도 억울해요?

애선 챙겨주다가두 화가 나요. 내가 뭐하는 짓인가 싶어서

장만용 집에 들어와 살아주는 가정부 구해 보랬잖아?

애선 요새 그런 사람을 어디서 구해요?

새미E 엄마.

장만용 (입에 손가락 대고 조용히 하라는 시늉한 뒤) 왜 그러니?

세미 (문열고 목소리 편안하게)엄마 나와 보세요, 좀.

 

S#44. 애선 부엌 (아침)

 

세미 코드가 꼽히지 않은 밥솥을 열어

논채 서 있고 애선 부엌으로 들어오면서

 

애선 왜 그래?

세미 (밥솥 가리키면서) 이거 어떻게 된거에요?

애선 (들여다 보고 태연히) 취사 버튼이 안눌러졌구나.

세미 엄마.

애선 이거 야단치려구 에미 불러 냈니?

세미 수명씨 밥두 못 먹구 가게 생겼는데 엄만 어쩜 그렇게

태연해?

애선 태연하지 않으면 나더러 어떡하라구?

세미 오빠... 아침마다 밥먹구 출근하는거 엄마도 아시잖아?...

애선 (OL) 그래서... 니 서방 밥 안해 놨다구 지금 에미 타박하는

거니?

세미 엄마가 조금만 신경 쓰셨으면 이런 일이 없잖아요? (뒤로

수명 나타나고)

애선 어째서 내가 니네 서방 아침까지 신경써야 돼? 안서방만

아니면 늬 아버지랑 난 빵하구 우유만 있으면 돼.

세미 엄마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세요?

 

S#45. 애선 거실 (아침)

 

수명 넥타이 차림으로 계단 내려 서는데

 

세미E 장모가 사위 아침밥 신경 좀 써주시면 큰일 나요?

애선E 내가 니네집 가정부니? 니네 가정부야?

 

수명 거실로 내려와서 서 있다.

 

S#46. 애선 부엌 (아침)

 

애선 안서방 아침 멕여 출근 시키구 싶으면 니가 일어나서

해먹여. 에미한테 해주기 바라지 말구

세미 세상에 엄마같은 엄만 없을 거야.

애선 엄마라는 사람은 언제나 딸자식 종노릇 해주는 사람이라구

생각하지 마. 애선 부엌을 나가고 세미 기가 막혀서 서 있다.

 

S#47. 애선 거실 (아침)

 

수명 서 있는데 애선 부엌에서 나온다.

수명 애선에게 꾸벅 절하는데

 

애선 (대꾸 없이 방으로 가고)

 

수명 두손을 주머니에 넣고 무안한 기분인채 서 있다.

(세미 나와서 미안해하고)

 

애선 (못마땅하고) 엔딩

 

수명 세미 서있고,

애선 (문열려다가 다시 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