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 일 ( 제 47 회 )

S#1 이벤트 사무실

 

(정우, 터덜터덜 사무실에 들어와 앉으려다가 .

병국의 책상 위에서 봉투에 반쯤 삐져나온 사진을 본다.

정우 손을 뻗어 사진을 본다. 일부러 홍보용으로 찍은 듯한 서애리의 사진.

정우 사진을 책상 위에 '탁' 소리나게 엎어 놓고 컴퓨터를 켠다.

병국, 현지, 태영 왁자지껄 사무실에 들어선다. )

 

태영 이대리님, 일찍 오셨네요.

현지 좋은 아침!

정우 셋이 같이 오니까 좋겠다.

현지 그럼요. 아침마다 달리는 음악실이라니까요.

병국 (영준방 보고 ) 대장 아직 안 왔냐?

정우 응

병국 어젯밤에 녹음끝내구 무사했을까 ?

현지 무슨 소리에요?

병국 (정우 힐끗 보고 )서애리랑 같이 있었잖아?

정우 그래 계속 놀려봐라. 내가 눈이나 깜빡하는지.

병국 (낄낄 웃는다 )

 

E 핸드폰

 

(정우 책상으로 가서 가방에서 핸드폰 꺼내들고 )

 

정우 여보세요..

영준 F 나야.

정우 형

영준 F 좀 나올래?

정우 거기 어디에요 ?

영준 F 마로니에.

정우 (핸드폰 닫고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들고 현지에게 )좀

나갔다 올게.

현지 지금 어디 계세요 대표님?

정우 마로니에 (돌아서서 나간다 )

태영 이근처까지 오셔서 왜 이대리님 불러내죠 ?

병국 글세 또 부부싸움 할 일 있나 ?

현지 서애리 땜에 두분 진짜 심각한 거 아니에요 ?

이대리님이 어젯밤 전화로 바가지 긁어서 .....그럴수

있잖아요?

태영 이대리님이 정말 서애리씨한테 신경쓸까 ?

현지 나같은면 속 뒤집어 진다니까

태영 이대리님은 현지씨랑 달라요

병국 그건그래 ... 이대리가 서애리 정도에 속상하구 그럴

여자면 대장이 같이 일두 안하지. 신경들 꺼.

난 이대리 믿어

 

S#2 길거리 (야외. 아침 나절)

 

(정우 걸어와서 유리창으로 너머로 영준의 모습을 바라본다.

영준 혼자서 물컵을 놓고 턱을 만지작 거리면서 앉아 있다 )

 

S#3 까페 (야외 )

 

(정우 문열고 안으로 들어오면 영준 앉아 있다.

정우 영준 앞으로 가서 앉는다 .

영준 정우를 보고 자세를 바꾼다 )

 

정우 무슨 일이에요?

영준 커피 한잔 마시자구 .

정우 (본다 )

 

(종업원 물컵하나 들고 와서 정우 앞에다 놓는다 )

 

영준 너두 커피 ?

정우 (끄덕인다 )

영준 커피 두잔

종업원 (돌아가고 )

정우 녹음은.... 잘 됐어요 ?

영준 지난번 보다는 나았어.

정우 나.. 왜 불러냈어요 ?

영준 어제 우리 어머니한테 이상한 말 했드라 ?

정우 (웃고 )결혼 얘기 ? 그것땜에 놀래서 나 불러낸거에요?

영준 갑자기 왜 그런 생각 햇는데 ?..

정우 다른 이유 없어요. 결혼 오래 끄는건 피차한테 도움

안되겠다 생각된거 뿐야

영준 니가 그러는거.... 어머닌 서애리 때문이라구 알구 계셨어

왜 그런 경솔한 말을 하구 다녀, 너 답지 않게?

정우 난 경솔한 말 한적 없어요 .

영준 어머니한테 서애리 얘긴 할 필요 없었잖아?

정우 어머니께서 형 어디 갔냐 물으시길래 신인가수랑 녹음실

갔다구 대답 했어요 신인가수가 여자냐 남자냐 물으셔서

여자라구 했구 ...그밖에 다른 얘기 꺼내지두 않았어

오히려 어머니께서 걱정하셔서 그런게 형 <일>이라구

했다구요.

영준 넌 아무것두 아닌척 얘기했겠지만 어머니가 그런 눈치 없는

분이냐? 니가 뭣땜에 결혼 얘길 꺼냇는지 파악하셨어

정우 그래요..정직하게 말하면... 나 형이 서애리랑 같이 있는거

신경쓰여. 형이 서애릴 여자루 느끼는게 아닌가 불안하기두

영준 (본다 )

 

(종업원 커피 두잔 들고 와서 앞에 놔주고 돌아간다 )

 

영준 ...(커피에 설탕넣어 저으면서 )설령 ...내가 서애릴 여자루

느낀다구 하자. 그래서... 내가 막말루 너랑 헤어지구

서애리랑 어떻게 되겠니 ?

정우 물론 아니지. 형이 그런 사람이었으면 형을 사랑하지두

않았어요

엉준 그런데 ?

정우 (설탕넣고 ) 우리 두사람 관계에두.... 이젠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구 느꼈어요

영준 왜 ?.

정우 결혼하면 지금까지하군 다르게 상대방에 대한 책임두 생기고

.... 더 소종해질거 같앴어

영준 지금두 난 충분히 니가 소중해

정우 (본다 )

영준 아직 회산 궤도에 오르지두 못햇구. 일년중 반은. 직원들

월급주는 것두 벅차. 결혼이 무리라는건 니가 더 잘 알아?

정우 그래서 어머니한테 얘기한거죠.

어머니한테 도움 받구 싶어서.

형네 어머니, 하나밖에 없는 아들 결혼시켜 생활비 주실

만큼은 여유있는 분이잖아 ?

영준 어머니가 여유있는 분이라해두... 결혼해서까지 어머니한테

폐끼치구 싶은 맘 없어.

정우 나중에 다 갚으면 되잖아요?

영준 우리 사이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니 말두 솔직이 공감

안되구 . 이 상황에서 결혼을 강행해야 할 이유두 없다구

생각해 만약에 서애리 때문이라면 .. 그렇게 날 못믿는다면....

결혼이라는 형식으로 서로를 얽어 매논들 무슨 의미가

있겠니 ? 결혼해서두 이런 비슷한 일 없으란 법 없잖아.

그때마다 넌 날 믿지 못할거 아니냐구 ?

정우 형.. 우리 그냥 단순하게 생각할순 없어요?

영준 단순하게 ?

정우 형이 정말루 날 사랑한다면 ...사랑하는 여자가 원하는대로

한 번 해보자 그렇게 생각할순 없냐구요? 물론 어머니께

폐는 좀 되겠지만 날 위해서 그렇게 해줄순 없어요 ?

영준 (본다)

정우 결혼두 때가 있다구 생각해요

난 지금이 그 땐거 같애.

영준 ........(마신 뒤 잠시 생각하고 다시 보면서 )난 니가 어떤

경우에두 태산처럼 그 자리에 버티구 있는 여자였으면

좋겠어. 통통배하나만 지나가두 밑바닥까지 뒤집혀

흔들리는 물같은 여자가 아니라 벼락이 내리쳐두 꿈쩍

안하는 태산같은 여자.

정우 (더 말하려다 절망적인 기분이 돼서 말을 못한다)

 

S#4 이벤트 회사

 

( 현지 커피메이커에서 커피를 잔에 따라 쟁반에

올려 들고 영준자리로 간다

애리 영준 방에서 조경호 팜플렛을 읽고 있다.

현지 애리 앞에 커피잔 놓는다 )

 

애리 병국씨랑 태영S# 외근인가봐요 ?

현지 네..

애리 대표님은 늦으시네요 ?

현지 내외분이 밖에서 하실 말씀 많나부죠 뭐 .

애리 내외본이요 ?

현지 모르셧어요 ? 대표님이랑 이대리님 약혼중인거 ?

애리 약혼중이라구요?

현지 어머 당연히 알구 계신줄 알았는데...대표님이 말씀

안하셨나봐

애리 ......(본다 )

현지 이대리님 첫돌때 두사람이 만나서요... 그때부터 서로

사랑햇대요. 재미있죠 ?

애리 (억지로 웃고 )그러네요 .

 

(현지 영준 방 나오는데 영준과 정우 문열고 들어온다.

정우는 사무실로 곧장 들어와 앉고 영준 현지와 입구에 서서 )

 

현지 오셨어요 ?

영준 별일 없지 ?

현지 김대리님 광고땜에 나가셨구요.. 태영씨 한강음향에 갔어요.

그리구 ...(영준방 가리킨다)

영준 (돌아본다 )

애리 (문으로 나와서 )안녕하세요 ?

영준 ( 안으로 들어가고 )

애리 (영준 방 앞에선채로 )이대리님.

정우 (돌아본다 )

애리 (손을 들어서 흔들어 보인다 )

정우 (고개 까딱해 보인다 )

 

(애리 책상앞에 앉아 있는 영준 옆으로 돌아 와서 )

 

애리 대표님.

영준 (본다 )

애리 (앞에 앉으면서 )오늘 점심 누구랑 먹어요?

영준 왜요?

애리 아버지가... 애써 주셔서 고맙다구요...점심 사신대요

영준 아직 애쓴 것두 없구.... 신경쓰시지 말라구 그러세요.

애리 영준씨 아버님이랑 같이 만나신대요. 영준씨 꼭 같이 오라구

그러셨어요

영준 (본다 )

애리 안가면 안돼요 . 우리 아버지 실망하신단 말에요

영준 ......(정우쪽 본다 )

애리 약혼자 허락받구 가야 되나요?

영준 (본다 )

애리 약혼하신거 얘기 들었어요. 나한테 왜 숨겼어요 ?

영준 난 숨긴적 없어 애리씨한테 내 사생활까지 얘기하구 싶지

않았을 뿐야

애리 ..( 본다 )

 

S#5 애선 빌라 앞 (야외 )

 

(애선의 승용차 멈춰서고 기사 내려서 애선이 타고 있는 뒷좌석 열어주고

트렁크 열어 가방을 내린다. 세미 문열고 나오고 애선 세미 옆으로 가서

부축한다. 애선 세미 빌라로 들어간다 )

 

S#6 세미 방

 

(세미 잠옷을 입고 침대에 눕는다 .

애선 세미가 벗은 옷을 들고 가서 옷장에 넣고 돌아와서 )

 

애선 배 안고프니 ?

세미 안고파요.

애선 도대체 어쩌려고 아무것두 안먹어 ? 먹어야 기운을 차리지.

세미 몇끼 굶는다구 죽기야 하겟어요? 걱정마세요 (돌아눕는다)

애선 ( 화내려다 가까스로 눌러 참고 돌아서서 방을 나간다 )

 

S#7 세미 방 앞 거실

 

(애선 문닫고 나와서 세미 방 노려보고 )

 

애선 못된년. 말을 해두 꼭.. 아주 에미 속을 후벼파라 후벼 파.

 

E 전화벨

 

S#8 애선 거실

 

(애선 계단을 내려오면 파출부 전화기 옆으로 가서 수화기 들고

애선이 소파로 오면 수화기를 준 뒤 부엌으로 간다 )

 

애선 여보세요.

순영 F 나야 애선아.

애선 그래...

순영 F 세미 퇴원했니 ?

애선 응 지금 막.

 

S#9 순영거실

 

(순영 앞치마 입고 거실에서 수화기 들고 탁자앞에 앉아서 )

 

순영 세미땜에 ..우리집 올수 있을지 모르겠다 ? .

같이 저녁이나 먹자구. 장사장님이랑 같이 와.

양자두 온댔어.

 

S#10 애선 거실

 

애선 (수화기 둘고 )오늘 무슨 날이니 ? 누구 생신? 어머머...

오늘이 며칠인데? 그렇구나? 세미땜에 정신 나가서 날짜

가는 줄두 몰랐어 세미? 아직두 그래. 애떨어진게 즤 에미

탓이라니까 .알았어 .그래 이따가 봐 ..(수화기 놓고)

경사났네. 결혼두 하기 전에 생신상까지 차린다구 ?

 

S#11 수목원 (야외)

 

(방기태 나무를 사러온 남자한테 나무를 보여주고 있다.)

 

남자 사장님 언제 오세요?

방기태 사장님 찾으실거 없다니까요. 내가 사장이나 똑 같애요

남자 그래두 나무를 한두 그루 살거 아닌데 사장한테 사면 좀

다르겠죠 .

방기태 찔러두 피 한방울 안나오는 양반이 우리 사장님이다

생각하시면 돼요. 우리집 와서 거래해본 사람들은요 일부러

사장님 피해서 옵니다

남자 왜요 ?

방기태 왜그러겟어요 ? 나랑 흥정하려구 그러지

 

(방기태 시선에서 복자 양산쓰고

쇼핑백을 들고 수목원으로 들어와 안상호 집으로 간다 )

 

남자 (저만큼에서 )이나무 얼마에 줄수 있어요 ?

방기태 (다가가면서)어떤 거요 ?

 

S#12 안상호 마당

 

(복자 쇼핑백을 들고 마당으로 들어오면서 )

 

복자 (조심스럽게 )진이야

 

S#13 안상호 거실

 

(서귀옥 거실에 앉아 다리미질 하고 있다.

다린 옷 한쪽에 개켜놓고 와이셔츠 다리고 있는데

복자 마루로 와서)

 

복자 (조심스럽게)사장님 계셔?

서귀옥 안계셔

복자 (쇼핑백 마루에 내려 놓는다 )

서귀옥 뭐야 그게?

복자 (케익상자 가리키고 )이거.... 펴보지 말구 사장님한테 드려.

중간에 자기가 가로채면 안돼. 알았지 ?

서귀옥 ......(안된 듯 본다 )

복자 왜그렇게 봐?

서귀옥 돈두 많아

복자 무슨 뜻이야 ?

서귀옥 뭐하러 헛돈 쓰구 다녀 ? 우리 사장님 자기가 이런거

사와두 거들떠두 안 보시는데 ? .

복자 헛돈인지 아닌진 두구 볼일 아냐?

서귀옥 뭐 ?

복자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그런 눈으로 보지마 자존심

상해. (돌아서서 가는데)

서귀옥 양복자.

복자 (돌아선다 )

서귀옥 한복 찾았다며?

복자 응 할부루.

서귀옥 할부?

복자 그래 그할마씨가 할부루 해주드라구. (앉으면서) 혹시 그

여자랑 사장님 사이에 무슨 일 없었어 ?

서귀옥 무슨일 ?

복자 내가 사장님 비리 그여자한테 다 말했거든

서귀옥 비리라니 무슨 비리 ?

목자 사장님이 진이 아부지 월급두 제대로 안주구 머슴처럼 부려

먹는다구 .

서귀옥 뭐야?

복자 자기두 식모처럼 부려먹으면서 ..

서귀옥 (O.L)미쳣어 ? 그딴 얘길 뭣땜에 그여자한테 가서 해?

복자 사장님한테 정 떨어지라구 .

서귀옥 뭐야?

복자 사장님한테 정떨어지라구 그랬단말야 . 정떨어지라구

 

S#14 수명 회사 로비 (야외 )

 

( 수명 에스컬레이트 타고 내려 온다 )

 

S#15 수명 회사 지하 까페 (야외 )

 

(수명 까페로 들어오면 수창이 혼자 앉아 있다

수명 수창 앞으로 가면 수창 자리에서 일어선다

수명 앉으라는 시늉하고 앉는다. 수창도 따라 앉는다)

 

수창 형수 퇴원햇어요?

수명 응 오전에.

수창 괜찮아요 ?

수명 몸이야 회복되겟지만 마음이 문제야 .

수창 형 얼굴두 지금 말이 아니에요

수명 병원에서 샤워두 제대로 못했어.

수창 ... 위로라는 것두 아무때나 할수 있는건 아닌거 같애.

수명 그래 지금은... 어떤 위로두 달갑지 않아

수명 (본다 )

 

(종업원 옆으로 오면)

 

수명 시원한거 마셔라 .

수창 도마도 쥬스 주세요.

수명 같은 걸루 .

종업원 (돌아서서 가고 )

수창 오늘 ... 아버지 생신인거 알아요 ? .

수명 (본다 )

수창 잊었군요 ?

수명 임마 그런건 미리 얘길 해 줬어야지

수창 뭐 형 경황없는 줄 ..아버지두 아실테니까...

수명 그래두.. 아침에 전화라두 드렷으면 좋앗잖아 ?

수창 아침에 누나한테 전화 왔었어요.

수명 미국에서두 전할 하는데 ....같은 서울 하늘 아래서.. 이래

저래 나만 불효자구나.

수창 지금이라두 전화 드려요. 오늘이 다 간건 아니잖아 ?

수명 지금 어디 계시니 ?

수창 어디 계시든... 핸드폰 갖구 계시잖아요?

 

(도마도 쥬스 두 개 가져와서 두사람 앞에 놓고 돌아간다 )

 

수명 (쥬스잔 들어 마신다)

수창 형.

수명 (본다)

수창 수은이...집으로 들어온거 알죠 ?

수명 언제 들어왔어 ?

수창 며칠됏어.

수명 니가 설득한거야?

수창 아뇨.. 그분이

수명 그분이라니 ?

수창 ...아버지 만나시는 분.

수명 (본다 )

수창 수은이두 그분 만나보구 생각이 많이 바뀐거 같앴어요.

형두 그분 한 번 만나봐요.

수명 니가 뭘 잘모르는게 있어.

나 그양반이 맘에 안들어 아버지 재혼 반대하는 거 아냐.

아버지 재혼 그자체가 ..싫은거지 .

수창 그분 만나보면 그 생각이 바뀔 수두 있다니까 .

수명 (마신다 )

수창 .... 아버지 생일 선물 다른거 하나두 필요 없어요

아버지 재혼 찬성하면 ... 아버지한텐 그거 이상 좋은 선물

없어요.

수명 (말없이 쥬스 마신다 )

 

E 핸드폰

 

수창 잠깐만요 ..

(주머니에서 핸드폰 꺼내서 들고 )

수창 여보세요..

순영 F 나야... 여기 세검정이야.

수창 (수명 신경쓰고 돌아 앉으면서 )네 어머니.

수명 (쥬스잔을 들고 마시려다 본다)

수창 저녁을요 ? 아버지 생신상 차려드리시게요 ? 감사합니다 ..

저요 ? 선약 있는건 아니구요 ....아닙니다.. 그럴께요 네

수명 (본다 )

수창 ( 핸드폰 닫고 ) 그분인데요.. 저녁에 아버지 생신상

차리신다구요 .

수명 ......생신상을 차려 ?

수창 같이 갈래요 ?

수명 돌았니 ?

수창 형 거기 가면 아버지두 좋아하실거구

수명 (O.L)난 니가 이러는게 마땅치 않아

수창 (본다)

수명 뭐 어머니? 넌 아무여자한테나 어머니란 말이 그렇게 쉽게

나오니?

수창 내가 어머니라고 부르는건 아주머니라구 부르기엔 어색한거

같애 그래요. 친구 어머니들 한테두 아주머니라구 부르긴

그래서 어머니라구 부르구...

수명 (O.L )시끄러 임마, 난 우리 장모님한테두 그분이 그렇게

원하는데두 어머니라구 못불러.. 내가 어머니라구 부를 수

있는 분은 우리 어머니밖에 없기 때문에.

수창 형 성격은 이해 하지만..

수명 결혼두 하기전에 생신상 차린다는 주제 넘어. 자기가 뭔데

우리 아버지 생신상을 차려?

수창 (본다 )

 

S#16 순영 거실

 

(순영 앞치마 입고 문을 열면 안상호 들어온다 )

 

순영 어서오세요..

안상호 내가 너무 빨리 왔나요 ?

순영 주인공이신데 빨리 오셔야죠

안상호 (냄새 맡으면서 )무슨 냄새가 이렇게 요란합니까 ?

순영 별것두 아닌데 그래요

안상호 (부엌으로 가면서 )내가 도와드릴께요

순영 (안상호 팔을 붙잡고 )들어가지 마세요

안상호 (팔을 내려다 보면)

순영 (손을 놓고 )도와주는 사람 있어요 .

안상호 그럼 괜히 일찍 왔잖아요?

순영 (웃고 ) 양파라두 까주실래요 ?

안상호 뭐든 가져 오세요.(윗저고리 벗으면)

순영 (받으면서 )앉으세요.

안상호 (탁자앞에 앉고)

순영 (안상호 앞에 선풍기 틀어놓고 양복을 들고 안방으로 간다)

 

E 초인종

 

순영 (안방 문열고 내다보면 )

안상호 내가 나갈께요

순영 물 배달 왔을거에요

안상호 (일어나서 현관으로 가면서 )누구세요?

 

(아무말 없으면 안상호 문을 연다

현관에서 애선과 장만용 들어온다

장만용 수박을 들고 애선은 케익을 들고 )

 

애선 어머 사돈어른.. 남자 목소리 들려서 순간 잘못왔나

했잖아요?

장만용 어서 오세요.

장만용 형님 여기서 만나뵈니까 감회가 새롭네요

순영 (안방문 열고 나오면서 )어서 오세요..

장만용 애쓰십니다 순영씨.

순영 아니에요.

장만용 제가 이사람한테 좀 일찍 오자구 했습니다 형님 심심하실거

같애서요

안상호 그래 잘 왔어( 장만용 데리고 가서 탁자앞으로 앉히고 )

애선 야 뭘 만드는데 이렇게 맛잇는 냄새가 진동하니?

순영 만드는거 아무것두 없어

 

(애선 케익과 수박을 들고 부엌으로 가고 )

 

순영 장사장님 더우신데 윗저고리 벗으세요.

장만용 네... (양복을 벗어 주고 )

순영 (양복들고 안방으로 간다 )

장만용 세미 오늘 집으로 퇴원했습니다.

안상호 그래...젊으니까 회복은 빠를거야.

장만용 맏며느리한테 생신상 받으셔야 하는데.....죄송합니다.

안상호 무슨 소리야? 난 그런거 바라지두 않아.

장만용 허긴 며느리보다 순영씨한테 받으시는 기분이 더 좋으시죠

뭐.

안상호 (뭐라하려는데 )

순영 (나와서 옆으로 오면서 )시원한 맥주좀 하시겟어요?

장만용 뭐든지 좀 줘보세요.

순영 (부엌으로 간다 )

 

S#17 순영 부엌

 

(순영 부엌으로 들어오면 요리사 기름에 새우를 튀기고

애선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

부엌에는 붙여논 전이 채반에 놓여 있고

고기 생선 야채등이 널려 있다 )

 

애선 얘...뭘 이렇게 많이 장만 했어 ?

순영 차리면 몇접시 안돼.

(애선 쟁반으로 덮어논 양판을 열어보면 잡채가 들어있다 )

순영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고 잔도 챙긴다)

애선 (젓가락과 접시들고와서 잡채를 접시에 담으면서 )

세미땜에 내가 생으로 굶은거 있지 ?

순영 그래 잡채 좀 먹어.

애선 (잡채 먹으면서 )우리 사돈어른 ...감격하셧지 ? 니가 생신상

차린다니까.

순영 생신은 핑계야 ....나 그동안 느이들한테 우리집에서 밥한끼

못먹였잖아? 그래서...

애선 됏네 이내숭아, 변명하지 말어. 니맘 다 아니까 .

순영 (눈흘기고 웃는다 )

 

S#18 안상호 거실

 

(방기태 돈을 세고 있다. 수표도 여러장되고

현금도 백만원이 넘는다.

서귀옥 옆에 앉아서 수표를 세어 보고 있다)

 

방기태 몆장이야?

서귀옥 여섯장.

방기태 그리구 현금이 백이십 . 모두 7백 20이야.

서귀옥 당신 오늘 큰장사 했다 .

방기태 나니까 팔았어. 매형 있었으면 김새는 소리해대서 그냥

가게 만들었을거야. (하면서 수표하나 따로 놓고 나머지만

봉투에 넣는다 )

서귀옥 (수표를 보고 )이건 뭐야?

방기태 내돈 .

서귀옥 뭐 ?

방기태 내돈이라구

서귀옥 여보.

방기태 매형 돈에서 띵겨 먹은게 아냐.

... 매형한텐 제값 다드리는데 뭐

이돈은 내 노력과 능력으로 번 과욋돈이야 .

서귀옥 (본다 )

방기태 (서귀옥에게 준다 )..

서귀옥 왜 나한테 줘 ?

방기태 당신 가져.

서귀옥 정말?

방기태 (끄덕인다 )

서귀옥 (감격해서 방기태 끌어 안은다 )

방기태 아이고 돈이 좋긴 좋구나

서귀옥 (떨어지면서 )정말....이거 불안해 하지 않아두 되는 돈이지

?

방기태 남편을 뭘루 보구 그래 ?.

우리딸 진이를 걸고 말하지. 절대 안심해두 되는 돈이야.

서귀옥 당신한테 이런돈 받아본게 얼마만인지 알아 ?

방기태 내가 그동안은 내가 생각해두 곰같이 미련하게 살았는데

..두고봐 이제부턴 좀 영리하게 살거니까 .

서귀옥 당신 매형한테 죄짓는 일만 아니면 ...누가 뭐라겠어 ?

방기태 기대해 앞으론 종종 당신 기쁘게 해줄게 .

서귀옥 (바라보고 다시 수표를 들여다 보는데 )

진이 E 엄마

 

(밖을 보면 책가방든 진이와 수은(가방과 쇼핑백)

민기(케익들고 ) 들어온다)

 

서귀옥 (얼른 돈을 가슴에 넣고 일어나면서 )어서와라

민기 안녕하세요?

서귀옥 그래 민기야 오랜 만이다.

민기 안녕하세요 외삼춘

방기태 그래 어서 오너라 (돈봉투 집어 들고 일어나 안상호 방으로

간다)

민기 외숙모 이거요

서귀옥 (받고 ) 생일 케익이니?

수은 민기가 샀어요 . 촛불켜놓구 아빠 생신 축하 해드린다구 .

서귀옥 늬 아버지가 저녁에 집에 계셔야 촛불을켜든지 하지

수은 어디 가셧어요 ?

서귀옥 생신날 뭐하러 집에 게시겟어 애인이랑 계시지.

수은 (본다)

서귀옥 그거 아버지 선물이니 ?

수은 (대꾸 없이 방으로 들어간다 )

민기 (눈치보다가 수은 따라가고 )

진이 엄만 그렇게 말하면 어떻게 해 ?

 

S#19 수은방

 

(수은 책상앞에 앉아 있고 민기 침대에 앉아서 )

 

민기 안수은

수은 (본다 )

민기 속상해 하지 마

수은 그래두 오늘 만은 아빠가 집에 계시걸다 생각했어.

.. 말썽피우다 돌아온 막내딸 때문에라두 집에 계실거다

믿었다구.

민기 기다려봐. 저녁은 집에서 드실지 모르잖아 ?

수은 (일어나서 책상위에 놓인 쇼핑백을 집어서 바닥에 던진다)

민기 야.

수은 (다시 앉으면서 ) 아빠 마음속엔 이제 나란 존잰 없는거야.

 

S#20 체력 단련장 (야외 )

 

(선수들 적당히 운동하고 광일 호길 열심히 런닝머신에서 뛰고 있다.

수창 운동복으로 들어와서 두사람 뛰는 것을 지켜보고

적당한데 앉는다 광일 수창 돌아보고 멈추면서 )

 

광일 너두 뛸래 ?

수창 뛰세요 .

광일 뛰어 어서.

수창 ......(뛰고 싶은 의사가 별로 없다 )

광일 (옆으로 와서 수건으로 얼굴 닦고 ) 너 이번 주부터

시합이야.

수창 알아요.

광일 (돌아보고 ) 호길이 연습하는거 안보이냐?

수창 (돌아본다 )

광일 (옆에 앉으면서 ) 홍경애 선생이 너한테 뭐랫는지 궁금하지

않니?

수창 (본다 )

광일 연애나 하구 말 사람이지 결혼할 사람은 못된다구 햇단다 .

수창 나에 대해 뭘안다구 그런말을 해요?

광일 니가 홍선생한테 믿음을 안줬단 얘기지 뭐.

허긴 딴데 정신이 다 가있는데 무슨 믿음을 줬겟어 ?

수창 .......형수한테 미안하다구 전하세요.

광일 다신 중매해달란 말 하지 말랬어.

수창 (일어나서 돌아선다 )

광일 안뛸거야?

수창 (그대로 간다 )

호길 (옆으로 와서) 안수창 왜그래요?

수창 뭘?

호길 여자 사귀죠?

수창 나두 몰라. (다시 런닝 머쉰으로 가고)

호길 (이마의 땀을 손등으로 닦으면서 나가는 수창쪽 돌아본다 )

 

S#21 이벤트 회사

 

(정우 가방을 챙긴다 . 현지만 컴퓨터 앞에서 일하다가 돌아보고 )

 

현지 퇴근하시게요 ?

정우 대장 들어오면 ...먼저 나갔다구 해.

현지 (시계보고 )곧 들어오실거 같은데...

정우 집에 손님 초대해서...어머니 도와드려야 돼.

현지 대표님한테 얘기 하셧어요?

정우 그렇게 얘기하면 돼.

현지 ......두분 사이 걱정돼서 그래요.

정우 걱정되긴 뭐가?

현지 서애리땜에 ...내가 이대리님이라면 정말 열받을거 같애요

정우 (현지 어깨 토닥거리면서 )간다.

현지 네...

정우 (가방을 메고 나가고 )

현지 (뒷모습 보다가 다시 일을 한다 )

 

S#22 이벤트회사 앞 (야외. 황혼무렵)

 

(정우 가방을 메고 나와서 걸어간다.)

 

S#23 수창의 승용차 안(야외)

 

(이벤트 회사앞 적당한 곳에 서 있는 수창의 승용차

수창 운전석에 앉아 정우가 가방을 메고 걸어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

 

S#24 주택가(야외 )

 

(정우 생각에 잠긴 얼굴로 팔짱을 끼고 고개를 숙인채 걸어가고 있다

수창의 차 천천히 정우를 따라 오고 있다

정우 수창을 의식하지 못하고 걸어가다가 어느 순간 발을 멈추고

옆을 본다. 수창의 차 멈춰선다

운전석에 수창이 보이고 수창 정우쪽 쳐다보지도 않는다

 

정우 (본다 )

수창 (그대로 서 있다)

 

S#25 달리는 수창의 차(야외 )

 

(수창 운전하고 정우 옆자리에 타고 잇다 )

 

정우 (옆을 보고)오래 기다렸어요?

수창 (대답 안한다 ).

정우 그렇잖아두 ...엄마가 전화 하셧어요. 수창씨랑 같이 오라구

수창 .....집으로 갈거죠 ?..

정우 신세계로 좀 들러 주세요

수창 (운전한다 )

정우 (보면서 ) 전화햇으면 일찍 나올수두 잇엇는데 .. 전화하시지

그러셧어요 ?

수창 그냥 아무말두 하지 마세요.

정우 네?

수창 정우씨 아무렇지두 않은척 쓸데 없는 말 많이 하는거

싫어요.

정우 (본다 )

수창 (앞만 본채 운전한다 )

정우 .....(보지 않고)난 누구랑 어색한건 못견뎌요.

수창 왜 어색한데요 ?

정우 (보지않고 )수창씨가 이상하니까 어색하죠 .

수창 ....(앞만 보면서 ) 우리 아버지랑 정우씨 어머니.. 하루라두

빨리 결혼하시도록 애쓸겁니다 . ...그길만이 정우씨랑 내가

편해질수 있는 길이라면 그렇게 할거에요 ..

정우 (본다 )

수창 (앞만 보고 운전한다 )

 

S#26 순영 거실(저녁)

 

(큰상을 두 개 펴놓고 음식이 상에 차려져 있다 .

안상호 가운데에 자리 잡고 앉고, 장만용 앞에 앉아 있다

애선 가운데에 케익을 놓고 양초를 꺼내면서 )

 

애선 사돈어른 연세 어떻게 되세요 ?

안상호 대충 꽂으세요

장만용 왜 대충 꽂아요 정확하게 해야지. 쉰 다섯

애선 (웃고 )너무 젊으시다 ?

안상호 그럼 쉰 여덟

애선 알앗어요 쉰 여덞루 할께요

 

(쉰여덟이 되게 꽂는다 .순영 맥주를 상에 얹어 들고 들어오고

양자 쟁반에 잔을 들고 와서 놓고 앉는다 )

 

장만용 (상을 내려다 보면서 )점심 굶고 온 보람 있네요 순영씨

정말 애쓰셧어요 .

순영 아이 저 애쓴거 하나두 없어요 .

장만용 어쨌든 이렇게 우리 사돈어른 생신상 차려 주시구 우리까지

초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순영 언제부터 한 번 모시구 싶었는데 기회가 없어서요

(앉으려면 )

애선 (안상호 옆자리 가리키면서 )저쪽으로 가 .

순영 아냐.

애선 아니긴 뭐가 아냐 (순영끌어다가 안상호 옆자리에 앉힌다 )

장만용 자 양자씨 맥주좀 이리 주세요.

양자 (맥주병 따서 장만용 준다 )

장만용 (맥주병 들고 )자 사돈어른 한잔 받으십시오

순영 (잔을 안상호에게 준다 )

장만용 (안상호 잔에 따르고 )그다음 우리 순영씨

순영 (양자가리키면서 )이쪽부터 주세요 .

양자 받어 먼저 .

순영 (받고 )

장만용 그다음 우리 양자씨

 

(양자에게 준다음 애선에게도 준다 )

 

장만용 자 잔 다 받으셨죠?

그럼 우리 사돈어른 에순번째 아니 쉰 여덞번째

생신을 축하하면서 건배 (장만용 잔을 들어올리면 모두

술잔을 올리고 잔을 부딪친 뒤 마신다 )

애선 잠깐....순서가 바뀐거 같애요 .

장만용 뭐가요 ?

애선 케익에 불부터 붙여야죠.

순영 그건 좀 있다가.

애선 왜 ?

순영 정우랑 오면 .

애선 그래 딸 사위가 빠졋구나

 

E 초인종

 

애선 어 왔다 애네들두 양반은 못되네.

 

(순영 현관으로 가서 문열면 수창과 정우가 들어온다 .

정우 선물이 든 쇼핑백과 꽃다발을 들고 )

 

수창 안녕하세요 ?

순영 그래 만나서 오네 잘왔어 들어와 어서

 

(정우 들어오고 수창이 들어와서 인사한다. 떠들석 서로 아는척하고 )

 

애선 우리 사돈총각두 왔잖아 ?

수창 안녕하세요

장만용 그래 잘왓어

정우 다들 이렇게 모이시니까 정말 기뻐요 (꽃다발과 선문을

안상호에게 주면서) 생신 축하드립니다

안상호 고마워 ...

 

(모두 손뼉치고 )

 

순영 (양자보고 수창 손 잡으면서 )참 인사해 여기 내 친구야

수창 안녕하세요 ?

양자 (웃고 )난 알구 있어요. 둘째 아드님이죠 ?

수창 네

양자 효자로 수문 났드라구

수창 아닙니다

양자 근에 정우야

정우 네?

양자 영준인 왜 같이 안왔니 ?

정우 (잠시 말이 막히고 ).

순영 그래 왜 영준이랑 같이 안왔어?

정우 오늘 회사에 중요한 일 있어서요....

양자 (본다 )

장만용 자 어쨌든 두사람두 앉아. (일어나면서 ) 부모님 앞에 나란이

앉아 봐 .(두사람을 안상호 순영 앞에 앉히고 )

안상호 (맥주병 들고 )두사람두 한잔 받어 .

 

(애선 두사람에게 잔을 주고 안상호 술을 따라 준다 )

 

애선 이렇게 네 사람이 같이 나가면 아들 딸 남매 데리고 나온줄

알겠어요 ?

장만용 그러게..

애선 우리 사돈 총각두 결혼해야지

안상호 그렇잖아두 선봤대요

애선 그래요 ?

안상호 야 선본 아가씨 어떻게 됐어 ?

수창 (웃고 )나중에 말씀 드릴게요 .

정우 (맥주들어 마신다)

애선 뭐가 비밀이라구 그래요 ? 얘기 해두 괜찮아

수창 (웃고 )오늘은 우리 아버지께서 주인공이시니까요 .... 아버질

주목해 주세요

장만용 그래 그말이 맞어.

애선 그럼 이제 케익에다 불을 좀 켜볼까요 ?

장만용 좋지 ...

 

(장만용 안상호에게서 라이터 빌려서 불을 켠다 )

 

장만용 사돈어른 꺼보십시오

 

(안상호 쑥스러워 하면서, 케익의 불을 끈다

모두 손뼉을 치고 )

 

안상호 (순영을 웃으면서 본다 )

순영 (안상호 웃으면서 본다 )

 

(두사람 얼굴에서 엔딩)

 

 

 

 

 

 

 

 

 

 

 

 

 

 

(수은과 민기 냉커피를 앞에 두고 창가에 앉아 있다. 수은 창밖을 보고 있다. )

민기-무슨 생각해?

수은-(민기쪽을 돌아보고 감정없이 ) 과제는 다 제출한 거야?

민기-그럼. 어제로 모든 걸 끝냈지. 이젠 진짜 방학이다!

수은-(물끄러미 다시 창밖을 본다 )

민기-야!

수은-민기야, 넌 왜 의대 안 갔니?

민기-어렸을 땐 잠깐 그런 생각도 했는데, 난 주사바늘만 봐도 무서워.

수은-아버지가 병원 이어받으라곤 안 하셨어?

민기-우리 아버지 말씀이 세상에는 아무나 하면 절대로 안 되는 직업이 세

가지 있

대. 교육자, 법관, 의사.

수은-이유가 뭔데?

민기-사람을 직접적으로 판단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남의 인생을

바꿔놓

을 수도 있다는 거야. 몇 년 전에 아버지가 한번 의료사고 내신 적

있었거든.

수은-너희 아버지처럼 빈틈없는 분이?

민기-잘 수습해서 별 일은 없었는데 충격이 크셨어. 그 다음부터 나더러는

하고 싶

은 거 하라셔.

수은-그래두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산부인과 의사좀 돼보지.

민기-(본다 )

수은-여자들이 애기 때문에 고통받는 일 없게.

민기-무슨 일 있구나?

수은-우리 새언니, 애기가 잘못 들어서서 유산됐대. 무슨 수술 받고 지금 입원

중이

야.

민기-자궁외 임신이구나?

수은-그런가봐.

민기-그거 습관성이 될 수도 있는데(아차 싶다).

수은-인제 애기 못 낳아?

민기-아냐. 근데 병원엔 안 가봐?

수은-내가 가면 더 심란할 거야.

민기-잘해 드려. 마음의 상처가 크시겠다.

수은-우리 새언니, 완전히 공주마마로 자란 거 알지? 난 새언니가 부잣집

무남독녀

인 게 샘나고 얄밉기도 했거든. 근데, 애기두 잘못되고 저 고생 하는 거

보니

까 여자 팔자란 게 별 수 없구나 싶어서 속상해.

민기-그런다고 애기 못 낳는 거 아니라니까.

수은-외숙모는 대가 끊기네 어쩌네 그러면서 대놓고 걱정하구... 새언니가

불쌍하다

고 느껴보긴 처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