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1 안상호 거실 (저녁)
(안상호 방기태 수정 진이 밥을 먹고 있다 .
서귀옥 쟁반에 반쯤 빈 죽그릇과 수저 국물 김치 얹어 들고 들어온다)
수정-수창이 뭘 좀 먹어요 ?
서귀옥-죽 반공기쯤? 열이 얼마나 심했는지 입속이며 목구멍이며 다 헐어서
국물 김치두 못넘기는 거 있지 ?
(부엌으로 가고)
방기태-몸살이 된통 난거야.
수정-시합 못나가면 어떻게 돼요 ? 징계 먹어요 ?
방기태-고의로 출전 안한건 아니니까 ...진단서 떼서 제출하면 문제 없을거야
안상호-(숟가락을 놓는다 )
수정-아버진 왜 그만 드세요 ?
안상호-진이야
진이-네?
안상호-물 좀 가져와
(진이 일어 나려는데 서귀옥 쟁반에 물주전자와 컵 등을 가져오면서 )
서귀옥-물 여기 있어요
(주전자 물 컵에 따라서 준다 )
안상호-(물을 마시고 거실을 나간다 )
(안상호 거실 나가면 방기태 안상호 뒷모습 보고 있다가 )
방기태-오늘 매형 기분 왜 저러셔 ?
서귀옥-(앉아서 숟가락을 들고 )왜그러시겠어 ? 마나님 안계셔서 그렇지.
방기태-저러다간 마나님 외출도 못하게 하시는거 아냐.
수정-아버지 탓만 할거 없어요. 새엄마가 외출이 너무 잦은 거죠
시집와서 며칠되지두 않았는데 지금 몇번 짼줄 아세요 ?
씬2 수창방 (밤 )
(안상호 문열고 들어오면 수창 침대에 누워 있다가 일어난다)
안상호-누워 있어.
수창-.....아니에요
안상호-(앉으면서 )너 몸관릴 어떻게 하는 거야?
온동 선수가 몸살나서 시합두 못나간다는게 말이나 되니?
수창-죄송합니다.
안상호- 다쳐서 게임 못나가, 아파서 못나가...... 이러면서 무슨 일류선수야
?
수창-.......다신 이런일 없도록 조심할께요.
안상호- (일어나면서 )누워 있어 .
수창- 네...
안상호-(나가려는데)
수창-어머니 늦으시네요 ?
안상호-걱정이다 차편두 복잡할텐데.....어떻게 오는지.
수창-아버지가 좀 태워주시지 그러셨어요 ?
안상호-그러구 싶었는데 .... 싫다구 사양했어.
수창-어머닌 당연히 사양하시죠 .
안상호-정우 혼사 문제로 의논 할게 있는거 같애서 따라가려다 관뒀어
정우 혼사 문제까지 내가 관여하는건 주제 넘는 거냐 ?
수창-....(웃고 ).글쎄요 .
안상호-( 돌아서서 문을 나간다 )
수창-(그대로 앉아 있다 )
.씬3 안상호 마당 (밤 야외)
( 안상호 중문을 나와서 평상에 앉는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서 단축 버튼 누른다 )
E 가입자가 핸드폰을 받을 수 없다는 멘트
(안상호 핸드폰을 끄고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인다 )
씬4 레스토랑 (밤 야외)
(전회 32씬과 동일 장소
수명 은혜 스테이크 놓고 먹고 있다
수명 거의 다 먹은 상태다
수명 옆에 놓인 맥주잔을 들고 마시면서 은혜를 바라보면 은혜 거의
먹지 못하고 있다 )
수명-왜.....그러구 있어요 ? 들어요 좀.
은헤-.....네 (하면서도 먹지 못하고 핸드백에서 손수건을 꺼내서 이마에
땀을
닦는다 )
수명-혹시 어디 불편한거 아니에요 ?
은혜-아니에요...(다시 나이프와 포크를 집어 먹는 시늉을 한다 )
수명-애가 몇인지 물어봐두 돼요 ?
은헤- ... 하나에요 사내애 .
수명-지금 몇살인데요 ?
은혜-...여덟 살이요.
수명- 여덟살이면 .... 학교 다니겠네요 ?
은혜-...네 (포크 내려놓고 냅프킨으로 입술 닦은 뒤 ) 이런말 우습게
들리겠지만
(웃고 )우리앤 나 안닮았어요. 아주 영리하구 똑똑해요.
수명-(웃고 )아빠 닮았나 부죠 ?
은혜-....그런거 같애요 (물 컵 들어 마시고 )부인.....늘씬하구
진짜 미인이든데요?
수명- 우리 와이플 봤어요 ?
은헤-(긍정하듯 본다)
수명-언제?
은혜-....결혼식 날.
수명-( 본다 )
은혜- ...(웃고 ) 8년만에 나타나서 이상한 애기나 해대구 ...나
우습죠 ?
(종업원 와서 식탁 치워도 되냐 묻고 식탁을 깨끗이 치워간다
다른 종업원 다가와서 디저트 갖다 줄까 묻고 두사람 다 커피 시킨다 )
수명-아버님이랑 어머닌 건강하세요 ?
은혜-....(고개 젓고 )돌아가셨어요
수명-누가요 ?
은혜-두분 다 .
수명-(놀래서 )두분 다 ?
은혜-아버진 3년전에....어머닌 작년에요.
(쓸쓸하게 웃고 )천년 만년 사실 것처럼 수명씨한테 모질게 하신
분들인데.... 사람 목숨 참 허망하죠 ?.
수명-....그럼 오빠가 아버님 사업 물려 받으셧겠네요 ?
은혜- 부도내구 미국으로 도망 가서 ... 5년째 됐어요
수명-..... 집안에 변화가 많았군요 그동안 ?
은혜- 사업 망하구 ....아버진 빚쟁이한테 시달리다 뇌출혈루 돌아가셨구
어머닌 ....홧병으로 가셨어요.
수명-믿어지지가 않아요
은혜-(쓸쓸하게 웃고 )사람 사는게 그렇드라구요. 한치 뒤에 올 일을 모르는거
있
죠 ?
수명-그래두 어떻게 그런 탄탄한 기업체가 .....?
은혜-오빠가 무리하게 사업 확장하다 그렇게 된거죠.
(씁쓸하게 웃고 )두분 다 돌아가실 땐 판잣집에서 가셨어요 .
수위실 붙어 있는 저택에서 떵떵거리면서 살았던 때가 상상이 안될만큼
초라한 모습으루요.
수명-.......(본다 )
은혜-(웃고 )불행은 한꺼번에 닥친다는 말 들어보셨어요 ?
친정 그렇게 된 뒤 작년엔 나두 이혼했어요.
수명-(본다 ).
은혜-미안해요.. 오랜만에 만나 즐거운 얘기 해야하는데.
(종업원 커피 두잔 들고 와서 앞에 놓고 간다
수명 커피에 설탕을 넣고 은혜도 설탕 넣는다 )
수명-(마음이 무거운 채 )..... 어디 살아요 ?
은혜-......서대문 쪽에요.
수명- ....애는 ?
은혜-내가 키워요.
수명-.....하는 일은 .....있어요 ?
은혜- (보지 않고 )선배 미술 학원 나가서 애들 가르쳐요.
(마시고 보지 않으면서 )수명씨.
수명-(본다 )
은혜-.(보지 않고 ) 언제.... 우리 애좀 보실래요 ?
수명-( 납득이 안되는 표정으로 본다 )
은헤-(보면서 )아까두 말했지만.....혜순 나 안닮았어요. 정말 똑뚁하구
영리한 애에
요.
수명-애 이름이 혜순가요 ?
은혜-.....네. 한 번 꼭 보여드리구 싶어요.
수명-(본다 . 어떻게 반응해야 좋을지 모르겠는 심정으로 )
씬5 안상호 방 (밤 )
(안상호 책상 앞에 앉아서 핸드폰을 들고 번호 누르고 귀에다 댄다)
E 가입자가 핸드폰 꺼놨다는 멘트
(안상호 다시 핸드폰 번호 누른다 )
씬6 순영거실 (밤 )
E 전화벨
(어두운 거실에서 벨소리 들린다 )
씬7 안상호 방 (밤)
E 신호 가는 소리
(안상호 한참을 들고 있다가 핸드폰을 끄는데 )
E 방기태 괴성과 서귀옥 낄낄 웃는소리
씬8 안상호 마당 (밤 )
(방기태 웃통을 벗고 마당에 엎드려 있고 서귀옥 등에다 찬물을 끼얹어
등멱을 해주는 중이다.
수정 진이 마루에 걸터 앉아 옥수수 먹으면서 방기태 엄살에 낄낄 대고 있다
서귀옥 다시 바가지로 물을 퍼부으면 방기태 차갑다고 아우성치면서
자지러진다 )
안상호-E (화를 있는대로 내면서 )뭐하는 짓들이야 지금 ?
(서귀옥 수정 진이 돌아보면 )
안상호-(마루로 나오면서 )여기가 공중 목욕탕이야 ?
(수정 진이 마루에서 일어선다
방기태 엎드린 상태에서 천천히 일어서고
서귀옥 얼른 목에 걸고 있던 수건으로 방기태 등을 닦아준다 )
안상호-대문만 나가면 시원한 계곡 물 흐르잖아 ?
등멱을 하려거든 밖으로 나가서 하지 집안에서 무슨 짓이야?
방기태- 왜 소린 지르구 그러세요 매형 ?
안상호- 같이 늙어가는 조카 앞에서 말야..... 이게 자네 혼자 사는
집이야?
방기태-(수건으로 가슴을 닦으면서 가능한한 화 안내고 )아니....삼춘이
조카 앞에
서 윗통 좀 벗었기루 그게 뭐가 어떻다구 그러세요 ?
수정-(일어서면서 )저두 괜찮아요 아버지.
안상호-(화를 내면서 소리 지른다 )괜찮긴 뭐가 괜찮아 ?
상놈의 집구석에서나 괜찮은 거지.
방기태-매형.. 듣구 보니까 기분이 요상 해지네요 .
상놈의 집구석이라뇨? 지금 저 들으라구 하신 말씀입니까 ?
서귀옥-아이구 됐어 여보.....어서 들어가 방으로 .
방기태=-(화를 벌컥내면서 )되긴 뭐가 됏다구 그래 ?
안상호-(같이 화를 내면서 ) 뭘 잘했다구 소릴 질러 ?
어른 말이 말같지 않는거야 ?
수정-아버지 ...별것두 아닌 일에 왜 화를 내세요 ?
외삼춘 말대루 등멱좀 한게 뭐가 어때서 ?
안상호-.....내가 이세상에서 젤 싫어하는게 뭔지 알어 ?
상스럽구 천박한거야 .
(다들 뻥해서 서 있는데 안상호 신발신고 밖으로 나간다 )
방기태-(기가 막힌 듯 )나참.....기가 막혀.
그러니까 내가 천박하구 상스럽다는 거야 ?
수정-참으세요 삼촌
방기태-에이 씨 (수건을 마당에 팽개치고 안상호 나간쪽을 보면서
두손을 허리에 대고 본다 )
수창-(나오면서 )왜그래요 외삼춘 ? 무슨 일입니까 ?
서귀옥 -(수건 집으면서 )아냐 ...아무일두 아냐. 들어가서 누워 있어.
방기태-내가 마당에서 등멱좀 했다구 늬 아버지 나더러 천박하고 상스럽단다
수정-참으세요 외삼춘. 새엄마 안오셔서 지금 우리 아버지 심기,
정상 아니에요
방기태- (수건을 뺏아 들고 방으로 가면서 꿍얼 거리고 )
사람들 -........
씬9 안상호 마당 (밤. 야외)
(안상호 대문을 열고 수목원 길로 나오는데
순영 짐(마늘 고추 한약 등을 보자기에 싼 )을 양손에 들고
걸어오고 있다.
안상호 그 자리에 서 있고 )
순영-(걸어오다가 안상호 보고 )당신이세요 ?
안상호-(대꾸 없이 서 있다 )
순영-(옆으로 오면서 )왜그러구 계세요? 이것좀 들어주세요 .
안상호-(옆으로 가서 짐을 받아 바닥에 놓고 )이게 다 뭐에요 ?
순영-경동시장 간김에 이것 저것 사다보니까 ....짐이 많아진거 있죠 ?
.
안상호-(화를 내면서 )누가 당신한테 이렇게 무거운거 들구 다니랬어요?
순영- 그게 아니구 ... .
안상호-물건을 사려거든 날 운전수로 데려 가든지 ..혼자 이게 무슨 청승이에요
?
당신이 과부에요 ?
순영-(본다 )
(안상호 보따리 두 개 들고 돌아서서 걸어간다 )
순영-(보고 있다가 걸어간다 )
씬10 안상호 마당 (밤 )
(서귀옥과 진이 수돗가 정리하고 있다.
수정 수창 마루에 앉아 수정 수창의 머리를 만져주고 있다.
대문에서 안상호 보따리 두 개 들고 들어온다 )
수정-형님 오셨어요 ?
안상호-이거나 좀 받아요
(수정 수창 일어서고
서귀옥 안상호에게 가서 보따리 하나 받고 진이도 받는다
안상호 화가 난채 방으로 들어가고
서귀옥 진이 보따리 마루에 놓는다 )
수정-이게 다 뭐래요 ?
서귀옥-글세
(순영 대문에서 들어온다 )
서귀옥-형님..
순영-수창이 나와 있구나 ? 좀 괜찮아 ?
수창-네 어머니 덕분에요. 오시는데 .. 차편 땜에 고생하셨죠 ?
순영- 자가용만 타고 들어오다가 ..좀 .힘들었어
수정-그러니까 아버지 모시고 가시지 왜 혼자 가세요 ? .
서귀옥-(안쪽을 힐끗 보고 )하루종일 고약만 부린거 아세요 ?.
순영-(안쪽을 본다 )
서귀옥-(보따리 가리키면서 )이게 다 뭐에요 ?
순영-경동시장 가서 보니까 ...마늘이랑 고추가 너무 싸서..
서귀옥-마늘 고추 사러 경동시장까지 가셨단 말에요 ?
순영-우리 은지 엄마랑 수창이 ..... 보약좀 지러 갔었어
수창 -(본다 )
수정-(서귀옥을 보고 )제 보약을... 새엄마가 왜요?
순영-내가 지어오면 안돼?
수정-(본다 )
서귀옥-한약을 ...진맥두 안하구 막 지어두 돼요 ?
순영-보약은 특별히 진맥 안해두 된대 . 은지 엄만 빈혈이라구 얘기했구'
수창인 운동선수라구 말했어
수창-감사합니다 어머니. 어머니 지어주신 약 열심히 먹구 힘낼께요
순영-(웃고 )그래 ..( 신발을 벗고 거실로 올라가려다 돌아보면서 )
순영-약탕기 있지 ?
서귀옥-있긴 하지만 요새 집에서 한약 대리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
한약방에서 대려서 봉지에 다 넣어 주잖아요 ?
순영- 글쎄 .. 대려오면 .편리하긴 한데,
집에서 대려야만 정성이 더 들어갈거 같애서 .
수정-(본다 )
순영- (돌아서서 들어가고 )
서귀옥-(수정 수창 돌아보고 )좋겠다. 새엄마가 보약두 대려 주구
.
씬11 안상호 방 (밤)
(순영 들어오면 안상호 잠옷 갈아입고 걸레로 방을 빡빡 닦고 있다.)
순영-아유....걸레 이리 주세요..
(안상호 걸레를 탁 던지고 일어나서 장로에서 요를 이불을 꺼낸다 .)
순영-이리 주세요 내가 할께요 .
(안상호 순영을 밀어내고 자신이 요와 이불을 다 내리고 요를 깔고
이불도 내린다 )
순영-(서서 보고 있다 )
안상호-(자리에 누워서 이불을 덮고 눈을 감는다 )
순영-(옆에 앉으면서 ) 사장님.
안상호-( 등을 보이고 돌아누워 눈을 감고 있다 )
순영-... 안상호 사장님
안상호-(그대로 있다 )
순영-... 여보.
안상호-(돌아본다 )
순영- (웃고) 화푸세요 제가 잘못햇어요
안상호-(화가 난채 )당신이 뭘 잘못했는데요 ?
순영-.....(무안해서 본다 )
안상호-(일어나 앉으면서 ) 말해봐요, 당신이 뭘 잘못했는지.
순영-당신 기다리는거 알면서 ...늦게 온거요
안상호- 그것 밖엔 잘못한게 없어요 ?
순영-(본다 )
안상호-나요 ...당신한테 정말 섭섭했어요
순영-.....어떤 ..점이 그렇게 섭섭하셨어요 ?.
안상호- 당신 왜 나랑 같이 다니는걸 거부해요 ?.
순영-....거부요 ?
안상호-내가 운전 해준다는데 당신 한사코 거부했잖아요 ?
순영-거부한게 아니구 ......
안상호- 나랑 같이 다니는게 그렇게 싫어요 ?
순영-정우랑 만나서 얘기할 게 있어서요 .
안상호- 정우 만날 때 내가 옆에 있으면 할말을 못해요 ?
순영- (본다 )
안상호-..당신이 나만 따돌리구 정우 만나는거 얼마나 섭섭한지 알아요?
순영- 혼사 문제루 정우두 정우지만 영준이 엄마두 만나야 했거든요...
안상호- 정우 혼사 문젠 .... 내가 관여하면 안되는 일인가요 ?
내 딸 혼사니까 당신은 알 필요두 없다 그런 거에요 ?
순영- ...왜 그렇게 말씀하세요 ?
전 .당신한테 폐끼치지 않으려구.
안상호-( O.L )폐라니? 우리가 남남입니까 ?
순영-(본다 )
안상호-정우가 당신 딸이면 이젠 내딸이기두 한거에요
어떻게 선을 딱 그어놓고 나한텐 넘어가지두 못하게 해요 ?
순영-그렇게 생각하셨다면 정말 죄송해요. 제가 사과 드릴께요
안상호-(겨우 맘이 풀려서 담배 꺼내 불을 붙인다 )
순영-(재떨이 갖다가 놔준다 )
안상호-경동시장에선 뭐 산거에요 ?
순영-......마늘이랑 고추가 없어서 마늘 세접하구 고추 다섯근 ....그리구
.수창이랑 은지 엄마 보약...
안상호-보약?
순영-수창이가 왜 몸살이 났겠어요 몸이 허약해서 그런 거죠
은지 엄마두 어떻게든지 몸을 추스려서 미국 보내야죠 .
몸가지구 벌어 먹구 사는 사람, 이역 만리 남의 땅에서 병나면
당장 어떻게 먹구 살아요 ?
안상호-(한숨쉬고 )은지 에미 땜에 골치아파 죽겠어요.
순영-왜요 ?
안상호-......(말 못하고 담배만 핀다 )
순영-(본다 )
씬12 실내 포장마차 (밤)
(수명 혼자서 소주 마시고 있다.
은혜를 만난 일로 머리가 뒤숭숭하고 착잡하다 )
씬13 이벤트 사무실 (밤)
( 영준 가방들고 나와서 서있고 병국 태영 현지 퇴근 준비하면서 )
병국-오늘두 결국 별 보면서 퇴근하는군
영준-앞으로 일주일이야 . 공연때까지만 참아
병국-뭐 시간외 수당만 다 계산해 주십시오
영준-(머리 때리면서 )아유 알았어..
정우-다들 내일은 일찍와 할 일 많아
병국-마님이나 일찍 오셔. 지각대장이 누군데
정우-(눈 흘긴다 )
태영-그럼 벤츠 먼저 출발하겠습니다.
영준-내일 봐
현지-저희 먼저 가요
(다들 인사하고 나가고 .정우도 가방을 챙긴다 영준 자기 의자 끌어내서
앉는다 )
정우-안가요 ?
영준-좀 앉아봐.
정우-(앉는다 )
영준-우리 결혼식말야....생각해 봤는데 .. 꼭 예식장 같은데서 할 필요
있니?
정우- 그럼 어디서 해요 ?
영준-지난번 ...어머니때처럼 우리집 마당에서 하는거 어때?
시간에 쫓길 필요두 없구 좋잖아 ?.
정우-....뭐...나야 아무래두 상관없어요
영준-어머니때처럼 방으로 들어갈 필요 없이 마당에서 피로연까지 다 하는거야
정우-(본다 )
영준-싫으면 싫다구 얘기해. 나중에 후회하지 말구.
정우-.....나두... 예식장은 별루 였어요 .
영준-좋아 그럼 ...마당에서 하는 걸루 계획 세울게.
그리구 신혼여행은 ....제주도 어떠니?
정우-(본다)
영준-맘 같애선 외국으로 가구 싶지만 .... 어머니 신세 지는 입장에서
폐끼치구
싶지 않아.
정우-(웃고 ). 난 결혼식 날짜두 몰라요 . 결혼식은 언젠데요 ?
영준-미안해 내가 얘기 안했니 ?
정우-(고개 젓는다 )
영준- 너한테 얘기했다구 생각했어 . 공연 끝나구 ..그 다음주 토요일
어때 ?
정우-그럼 보름밖에 안남았단 얘긴데 ...공연 끝나구 일주일 동안
준비가 되겠어요 ? .
영준-준비할게 뭐가 있어 ?
넌 입던 옷만 가방에 담아들고 우리집으로 옮겨오면 돼.
정우-(일어서면서 )형 생각이죠 결혼이란게 말처럼 그렇게 간단한 일이겠어요
?
영준- 심플하게 생각해 . 니 소지품을 내 방으로 옮긴다구
정우-(본다 )
씬14 순영 연립 단지 (밤 야외)
(영준의 승용차 단지로 들어 온다 )
씬15 영준 차 안(밤. 야외)
(영준 운전대에 앉아 있고 옆자리에 앉은 정우 생각에 잠긴 얼굴로
앉아 있다 )
영준-무슨 생각하니 ?
정우-아니에요 (안전벨트를 푼다 )
영준-수창씨 몸살이라면서 ?
정우-(본다 )
영준- 핸드폰에 전화했더니....누나라구 하면서 여자가 받드라.
열에 들떠서 정신 못차린다구 .
정우-.....엄마 얘기론...많이 좋아졌대요.
영준-...게임두 못했다는데....내 책임인거 같애서 미안하드라구 .
정우-.......
영준-들어가, 너무 늦었다.
정우-가세요 .
영준-(끄덕인다 )
(정우 차문을 열고 나가고
영준 정우를 본 뒤 차를 돌린다 )
씬16 순영 연립 단지(밤. 야외)
(영준의 차 연립단지 나가고
정우 선채로 영준의 차 나가는 것을 보고 서 있다가
돌아서서 계단을 올라간다 )
씬17 순영 거실 (밤)
(정우 열쇠로 현관문 열고 들어와서 불을 켠다.
거실로 들어와 방쪽으로 들어가는 정우 )
씬18 정우 방(밤)
(정우 가방을 던져 놓고 침대로 가서 침대에 엎드린다 )
씬19 양자 거실 (밤 )
(영준 가내복 차림으로 세수하고 수건을 목에 건채 얼굴을 두손으로 두들기
면서 욕실에서 나와서 부엌으로 간다 )
씬20 양자 부엌(밤)
(영준 냉장고 문을 열고 들여다 본다 )
양자-(까운 차림으로 들어오면서 )뭐 찾니?
영준-(돌아보고 )맥주 없어요 ?
양자-서랍 속에 봐 .
영준-(서랍에서 캔맥주 꺼내들고 식탁으로 와서 앉는다 )
양자-(앞에 와서 앉으면서) 공연준빈 잘 돼가니 ?
영준-열심히 하구 있어요. (맥주 한모금 마시고 ) 어머니
양자-(본다 )
영준-공연 끝나구요.....그 다음주 토요일에 결혼할겁니다.
양자-그렇게 빨리 ?
영준-하기루 맘먹었는데 시간 끌거 있겠어요 ?
하루라두 빨래해서 안정하구 싶어요.
양자- 넌 신랑이니까 준비할게 뭐가 있어 ? 문젠 정우지.
영준-정우두 준비할게 뭐가 있겠어요 ?
양자-식장이랑은 예약했어 ?
영준-우리 마당에서 할거에요 .
양자-마당에서 ?
영준- 지난번 정우 어머니때 보니까 좋드라구요 .
양자-정우 엄마랑 넌 달라. 정우 엄만 약식으로 한 결혼이구 ..
영준-정식 결혼이라구 해서 뭐가 꼭 달라야 되나요 ?
호텔 예식장은 돈만 엄청나게 비싸구요 ...어쩌면 지금 예약두 안될지 몰라요
그리구 일반 예식장들....뻔하잖아요?
양자-(본다 )
영준-마당에서 아예 피로연까지 다 해버릴 생각이에요 .
그렇게 하면 .....분위기두 좋을거 같지 않아요 ? .
양자-니 결혼식이니까 너 좋을 대로 해야지....그렇지만 . 내가 생각했던
내아들
결혼식은 아니구나.
영준-어머닌 어떻게 하실 생각이셨는데요 ?
양자-자식이 둘두 아니구 너 하나야.
다른건 몰라두 ......니 결혼식만은....성대하게 하구 싶었다.
영준-어머니답지 않게 왜 그런 허영을 갖구 계세요 ?
양자- 영선이 결혼식은 대단했다면서?
영준-어머니두 ....엉뜽한데서 아버지 의식하시네요 ?
(웃고 ) 당신딸 결혼식 성대했으면 내아들 결혼식은 그보다 거 성대하게
하
겠다 ....뭐 그런거에요 ?
양자-(더 말하려다 그만 두고 )늬 아버지한테 결혼한단 얘긴 했니 ?
영준-환자땜에 정신 없는거 알면서 차마 결혼한단 말 못하겠드라구요.
어쩌면 결혼식 참석두 못하실거 같애요.
양자-왜?
양준- 환자 데리구 미국 가신다구 그랬거든요. 심장병 전문 병원에
양자- 늬 아버지 결혼식 참석한대두.. 내가 반대했어.
영준-(본다 )
양자-(일어나서 부엌을 나간다 )
영준-(맥주 들어서 마신다 )
씬21 세미 방 (밤 )
(세미 침대에 앉아서 책을 들척거리다가 책을 덮고 시계를 본다
탁상시계 12시가 거의 다 돼간다.
세미 침대 위에 놓인 무선 전화기 들고 번호누른 뒤 귀에 댄다
벌써 여러번 전화했던 분위기다 )
E 가입자가 전화기 꺼놓고 있다는 멘트
세미 화가 나서 수화기 침대에 던진다 )
씬22 애선 거실 (밤)
(세미 이층에서 내려 오는데
애선 부엌에서 잠옷 바람으로 물컵을 접시에 받쳐 들고 나오면서 )
애선-안서방 이 시간까지 어디서 뭐하구 있다니 ?
세미-몰라요
애선-연락해봐 어디 있는지 ?
세미-핸드폰 꺼놨어요 .
애선-핸드폰두 꺼놓구 어디가서 무슨 짓을 하는거야 ?
세미-엄마가 돼가지구 말을 해두 어떻게 그렇게 하세요 ?
애선-어쨌는데 내가 ?
세미-내가 수명씨 안온다 걱정하면 '걱정마라 밖에 중요한 일이 있나부다'
그렇게 말해줘야 하는거 엄마가 할 태도 아네요?
애선-아이구 그래, 니가 엄마해라 니가 엄마해
세미- (말하려는데 )
E 초인종
(세미 현관으로 뛰어간다 )
애선-(삐죽이면서 세미 뒷모습 보고 )에미가 지 밥이지, 지 밥이야.
세미-(현관앞에 서서 ) 자기야 ?
(아무 소리 없으면 )
세미-누구세요 ?
수명- E 문열어
(세미 문을 열면 수명 들어온다 )
세미-수명씨 어떻게 된거야 ? 왜 핸드폰은 꺼놓구 있어 ?
수명-(대꾸 없이 들어온다 )
세미-(얼굴에 냄새 맡아보고 코를 쥐면서 )아유 냄새...
수명-(서 있는 애선을 보고 ) 장모님 좀 늦었습니다.
애선-이게 좀 늦은건가 ? 늦으면 늦는다구 연락좀 하면 큰 일나?
수명-죄송합니다
(꾸뻑 절하고는 이층으로 올라가는데 조금 비틀한다 )
세미-(붙잡으면서 )조심해, 넘어지겠어.
(세미 수명 따라서 올라간다 )
애선-(마땅치 않아서 바라보고는 방으로 들어간다 )
씬23 애선 방(밤)
(애선 문열고 들어오면 장만용 침대에 잠옷바람으로 배를 문지르면서 앉아
있다 . 한손에 소화제 들고)
애선-(옆으로 오면서 )핸드폰은 멋으로 차구 다니나 ?
장만용-(돌아보면서 )수명이 들어왔어요 ?
애선-(물을 주면서 )집에서 세미 잠두 못자구 기다리는 거 뻔히 알면서말야.
장만용-(약을 먹고 물마신 뒤 컵을 주고 )남자란게 밖에서 사람들 만나다
보면
연락 못할수두 있구 그런 거지.
애선-지가 연락 못하면 핸드폰이라두 켜놓구 있어야 속이 안터지죠
장만용- ( 등을 돌리면서 )등이나 좀 문질러 봐요.
애선-( 등을 문지르면서 )사위 얻을 땐 장모랑두 합이 들었는지 꼭 봐야한다니까.
장만용-(하품하고 )어떤 사위두 당신같은 장모랑 합이 들긴 어려울걸.
애선-(손 멈추고 )뭐라구요 ?
씬24 세미방 (밤 )
(수명 잠옷 바람으로 침대위에 앉아 있고 세미 잠옷 입고 옆에 앉아서
수명을 흔들면서 )
세미-수명씨 혼자 마셨다구 ?
수명-....(눈감은채 )그래
세미-자기 혼자서 술마시구 그런 사람 아니잖아 ?
수명-(눈감은채 )나두 혼자 술마시구 싶을 때가 왜 없겟니 ?
세미-자기가 혼자 술마시구 싶을 일이 뭐가 있어 ?.
수명-..........
세미-옛날 여자 생각나서 그래 ?
수명-(눈을 뜨고 )뭐야?
세미- 아니면 자기 혼자 술마실 일이 뭐가 있냐구 ?
수명- ( 등을 돌리고 돌아눕는다 )
세미-( 등을 돌리려 애쓰면서 ) 내 예감이 맞는거지 ?
수명-(손 뿌리친 뒤 신경질 내면서 )예감은 무슨 예감 ?
세미-왜 신경질 부려 ?
수명- 취한 사람 붙들구 쓸데 없는 말 하구 싶어 ?
자 어서, 좋은 말루 할 때.
(이불 덮고 돌아눕는다 ).
세미-(본다 )
씬25 수목원 전경 (이른 아침 )
(안상호 집 야외 인써어트 )
씬26 안상호 부엌 (아침)
(개스 불 (약한 불)위에 약 탕기를 두 개 올려져 있고 (뚜껑을 다른
접시로 덮
었다 순영 약탕기 두 개 차레로 열어보고 다시 뚜껑을 덮는다 .
서귀옥 들어오면서 )
서귀옥-아유....약냄새.....약탕길 두 개 씩이나 올려 노니까 온집안에
약냄새가
진동하는 거 있죠 ?
순영-10분 정도만 더 올려노면 돼. 불 줄이지 말구 그냥 놔둬.
서귀옥-한꺼번에 두 사람 꺼 대리다 약 바뀌면 어떡한대요 ?
순영-뚜껑 바뀌지 않게 조심해, (가리키면서 ) 이쪽이 수창이 꺼, 이쪽이
은지 엄
마 꺼야 .
서귀옥-알았어요 .
순영-(부엌을 나간다 )
서귀옥-(뒤돌아보고 )아유.. 안됐수 무슨 영활 보겠다구 다 늙어 재혼해가지구.
계모 노릇두 팔짜니까 하지 아무나 하겠어 ?
(약탕기 뚜껑 열어보려다가 뜨거워서 얼른 귀를 잡는다 )
씬27 수은방
(순영 문을 열고 들여다 보면 진이 잠을 자고 있고 수은 컴퓨터 앞에 앉아서
오락을 하고 있다 )
순영-수은이 일어 났니 ?
수은-(힐끗 돌아본 뒤 다시 오락한다 )
순영-....(들어와서 )아직두 엄마한테 화가 많이 나 있는거야 ?
수은-(돌아보고 )엄마라뇨 ? .. 누가 누구 엄만데요 ?
순영-너 계속 이러면 엄마한테 또 맞어. 엄마 무서운 사람이야.
수은-(어이 없는 듯 웃고 )착각하지 마세요 ..아줌만 영원히 우리 엄마
아니에요
그리구 한 번만 더 나한테 손대면 나두 가만 안있울거야
(컴퓨터를 끄고 일어나서 방을 나간다 )
순영-.........
씬28 안상호 부엌
( 약탕기 두 개 올려져 있고 서귀옥
싱크대 앞에 서서 쌀을 씻고 있다 )
수은-(들어오면서 )이게 무슨 냄새에요 ?
서귀옥-(가리키면서 )한약 대리고 있잖니 ?
수은-누구 약인데 ?
서귀옥-늬 언니랑 오빠 .
수은-약 누가 사왔어요?
서귀옥-새엄마 .
수은-(약탕기 보면서 ) 별짓 다하네
서귀옥-뭐 ?
수은-언니랑 오빠 자기 편 만들려구 별짓 다하잖아요 ? .
서귀옥-너두 새엄마한테 잘 보이면 보약 지어줄지 몰라.
수은-누가 보약 먹는대요 ? .
서귀옥-그래두 너만 쏙 빼놓구 언니 오빠만 약멕이니까 속상하지 ?
수은- 먹으라구 사정해두 난 안먹어 .
(돌아서서 나가고 )
서귀옥-(뒷모습 본다 )
씬29 세미 방 (아침)
(수명 거울 앞에서 넥타이 매고 있다
세미 앞치마 입고 문열고 들어와 문에 기대 선다 )
수명-(돌아보고)다 됐어 내려 갈게.
(돌아서서 문을 나가려는데 세미 문에 기대서서 보고 있다 )
수명-왜그래 ?
세미-어젯밤 왜 그랬는지 얘기 해.
수명-어젯밤 뭘 ?
세미-혼자 술마신거 말야.. 왜그랬어 ?
수명-너 정말 이상한 애다. 남자가 혼자 술두 마실수 있는거지 그게 뭐가
이상해?
세미-애 때문이야 ?
수명-뭐?
세미-마루란 어린애두 가질수 없구.....옛날 여자 생각은 나구.....
그런거야 ?
수명-너 아무래도 병원한번 가봐야 겠다
세미-무슨 병원을 ?
수명-신경정신과 가서 상담한번 받아봐.
세미-날 정신 병자 취급하는거야 ?
수명-광화문 네거리에 길을 막고 서서 물어봐 . 남자가 혼자 술마시구 들어
왔다
구 너처럼 바가지 긁는 여자 또 있는지 .
세미-(본다 )
수명-비켜 밥 좀 먹게. (세미 비켜내고 나간다 )
세미- (돌아서서 나가는 수명을 본다 )
씬30 편의점 (야외)
(수은 문열고 들어오면 민기 아르바이트생 도와서 물건 진열하고 있다
민기-(돌아보고 )야 너 늦엇어 .
수은-알어. (옆으로 가서 )경수씨 미안해서 어떻게 해요? 내가 많이 늦었죠
?
아르바이트생-괜찮아요 .
수은- 학원 빨리 가요. 내가 할테니까 (옆으로 가서 민기와 함께 물건을
진열하
고 아르바이트생 옷을 갈아입으로 들어간다 )
수은-(진열하면서 )넌 여기 왜 왔어 ?
민기-옆 독서실 끊었거든 . 거기서 공부하면서 밤샜어
수은-그럼 어젯밤 나 데려다 주고 다시 이쬭으로 왔단말야 ?
민기-할수 없잖아 ?
수은-나 땜에 공부 지장 많아서 미안해
민기-그렇긴 하지만 .....니가 없으면 내가 공부 열심히 하겠니 ?
수은-무슨 뜻이야 ?
민기-니가 있어서 공부두 하구 싶구 성공두 하구 싶구 .....그런 거
아니겠냐구
수은-(본다 )
민기-(주변 잽싸게 둘러보고 얼른 수은 입술에다 키스한다 )
(수은 소리 지르면서 민기 때리면 민기 수은의 손목을 잡는다
아르바이트 생 옷입고 나오면서 본다 . 두사람 얼른 딴청을 한다 )
씬31 채소밭 (야외 아침)
(순영 소쿠리 들고 밭으로 오는데 밭에서 복자 깻잎을 뜯고 있다가 돌아
보고 약간 당황하면서 )
복자-나오셨어요 ?
순영-여기서 뭐해요 ?
복자-깻잎좀 뜯구 있어요. 김치 담그려구 .
순영-왜 말도 안하구 남의 밭에서 깻잎을 뜯어요 ?
복자-..사장님이 아무 말씀 안하세요 ?
순영-뭘요 ?
복자-이 밭에서 나는건 내맘대로 다 갖다 먹어두 좋다구요
순영-왜 그러는 거죠 ?
복자-나한테 빚이 많잖아요 안사장님이.
순영-(본다 )
복자-나 아주머니한테 하지 못한 얘기 많아요
사장님이 나더러 입다물구 있어달라구 하두 사정하는 바람에
내가 지금 아무말 못한채 입다물구 가만히 있잖아요 ?
순영-양복자씨
복자-(본다 )
순영-댁이 뭐라구 해두 나 안믿어. 그만큼 날 가지구 시험해보구두 모르겠어?
복자-(얼굴 일그러진다 )
순영-(웃으면서 본다 ) (엔딩)
..
씬 이벤트 사무실 ( 밤)
(병국 프린터로 뭔가를 뽑고 있다.
A4용지 몇 장을 들고 제자리로 와서 벽에 붙인다.
A4용지에 " D-6 " 이라고 크게 프린트 돼 있다.
달력처럼 한 장 한 장 뜯게 돼 있
다. )
병국-(붙여 놓고 뒤로 한 발짝 물러서 흡족한 듯 바라본다.)
태영-형! 저녁 먹고 여태 한 게 그거유?
병국-음. 어떠냐?
태영-나한테 말하지. 1분이면 될 걸 두 시간이나 걸렸수?
병국-짜식이... 정성이 중요한 거야.
(현지, 정우 일하다가 돌아본다. )
정우-김병국이 어째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다 했지. 어유어유
병국-(느물느물하게 ) 난 원래 스테이지 체질이잖냐. 아, 인제 좀 일할
맛 나네.
현지-(일어나서 벽을 본다 ) 애게... 김대리님, 글자 좀 키우고 글자체도
다른 걸로
바꾸는 게 어때요?
병국-됐어. 공연을 앞둔 나의 각오가 팍팍 묻어나지 않아?
현지-제가 다시 편집해 드릴까요?
정우-그냥 둬. 저래야 일이 된대. (병국 보고 웃으며 ) 대신 다른 자리엔
절대 붙이
지 마.
병국-(의자에 털썩 앉아 기지개 편다 ) 벌써 10시가 다 됐네. 오늘도
또 막차 신센
가.
정우-(일 하면서 ) 10시에 보내줄게.
병국-예, 마님. (신문을 뒤적인다 )
정우-태영씨, 영상 편집은?
태영-다 돼가요. 근데, 음악 좀 틀어도 돼요 ? 정신좀 들게.
현지-좋죠
(정우, 현지 다시 책상 앞에 앉아 일하고, 태영 라디오를 튼다.
볼륨 너무 크지 않게 잔잔한 정도로 음악 나온다. )
* 선생님, 가사를 써 드릴게요. 김광진은 "더 클래식"
전 멤버로 "마법의 성"을 히
트시킨 가수입니다. 이소라의 초기 노래들을 작곡했고요, 한동준의 "그대가
이 세상
에 있는 것만으로"를 작곡했습니다. *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하고 싶은 말 하려 했던 말 이대로 다 남겨두고서
혹시나 기대도 포기하려 하오 그대 부디 잘 지내시오.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 두겠소.
행여 이 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두오.
오 너무 사랑한 사람이여. 더 이상 못 보아도
사실 그대 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맘만 가져가오.
(정우 무심코 듣다가 고개를 들고 가사를 새겨듣는다.
다른 사람들 열심히 일하는 속에서 정우 혼자 눈물이 주루룩 흐른다. )
영준, 자기 방에서 의자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
씬 수창 방 (밤 )
(같은 시각 침대에 누운 수창도 라디오를 듣고 있다.
무심코 누워서 듣고 있다가 눈을 번쩍 뜨고 라디오 볼륨을 높인다.
수창 비통한 얼굴로 벽에 기댄다 )
씬 이벤트 사무실 (밤 )
라디오E-김광진의 새 노래, "편지"였습니다.
태영-(라디오 끈다. 컴퓨터도 끄고 일어서며 ) 끝! 영상 다 됐습니다.
현지-저두요.
정우-(눈물 몰래 훔치고 가방을 싼다. )
현지-(영준방으로 가서 ) 대표님 안 가세요?
영준-(의자 바로 하며 ) 그만 일어날까?
(다들 가방을 챙기며 부산떠는데, 정우가 콤팩트를 꺼내 얼굴에 바른다.
)
태영-이대리님, 어디 가시게요?
병국-야밤에 둘이 데이트하나 봐?
정우-(콤팩트 가방에 넣으며 일부러 씩씩한 척 ) 남이야 뭘하든. (일어난다
)
영준-(가방 들고 나온다. ) 다들 수고했어요.
현지-두 분이서 약속 있으신 거 같은데...?
정우-아니라니까.
(모두 웃으며 나간다. 현지가 사무실 불을 끈다. )
씬 영준의 차 안 (밤 )
정우-(생각에 잠겨 창 밖을 보다가 불쑥 ) 형, 김광진씨 잘 알죠?
영준-음... 광진이형, 새 노래 좋드라.
정우-(보면 )
영준-(앞만 보며 ) 난 죽었다 깨도 그런 가사 못 쓸 거 같아.
정우-(슬픈 얼굴로 영준을 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