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1 수목원 길 (야외. 아침 )
(방기태 농약통을 짊어지고 대문을 열고 나오는데 수목원으로
수창의 차가 들어와서 멈춰선다.
차문이 열리고 앞좌석에서 수창이 내리고 뒷좌석에서 순영 내리고
혜수가 내린다. 수창 옆자리로 와서 혜수의 가방을 내린다.
방기태 옆으로 오면서 )
방기태-수창아.
수창-(돌아본다 )
방기태-(순영에게 고개 까딱해보이고 혜수 보면서 )얘가 누구냐 ?
혹시 얘가 수명이....
수창-맞아요.
방기태-(옆으로 와서 )야.....씨도둑 못한다드니 수명이 똑 닯았구나
....(혜수들여다
보고 )너 이름이 뭐야?
혜수-정혜수요.
방기태-정혜순 무슨 정혜수....안혜수지. 근데 얠 집으로 데려와서 어쩌려구
?
혜수-(눈치 보면서 수창의 손을 잡는다 )
수창-일하세요 외삼춘, 나중에 얘기해요.
(수창 가방을 들고 혜수 손을 잡고 가고 순영도 따라간다 )
방기태-(착잡한 표정으로 세사람을 돌아본다 )
씬2 안상호 마당
(서귀옥 빨래 널고 있고 수정 마루에 앉아 있다
안상호 마당에 서서 화를 내고 있다)
안상호-사람이 새벽에 나가면 어딜 가는지 물었어야지.
서귀옥-물어 봤다니까요. 물어봤는데 아무말 없이 나가셨어요
안상호-아무것두 안들구 나갔어요 ?
서귀옥-고모부, 형님이 도망이라두 가셨을까봐 그러세요 ?
안상호-누가 도망갔을까봐서 그래요? 걱정 되니까 그렇지
수정-(일어나면서 )화내지 마세요 아버지. 무슨 볼일이 있어 나가신 거겠죠
(안상호 무슨 얘긴지 더 하려다 그만 두고 대문으로 나가는데
대문에서 수창과 순영 혜수가 들어온다 )
안상호-여보
(서귀옥 수정 혜수 쪽으로 오고 )
안상호-(수창에게 )어떻게 된거야 ?
수창-.....형이 얠 집으로 데려 오는거 반대했는데요 ....어머니께서..
(수정 서귀옥 혜수 옆으로 와서 들여다보고 안상호도 혜수를 본다 )
수정-(혜수 손을 잡고 )이름이 뭐니?
혜수-(수창을 본다 )
수창-얘기해 괜찮아 .
서귀옥-이름이 뭐야 ?
혜수-정혜수요.
서귀옥-정혜수 ?
안상호-어디서 데려 왔어요 ?
순영-들어가세요. 들어가서 얘기해요 .
씬3 수명 사무실 (야외 아침)
(수명 서류를 들여다 보고 머리가 아픈 듯 머리 만진다.
면도도 하지 않고 옷차림도 후줄근하다 )
E 전화벨
수명-(수화기 들고 )네, 안수명입니다.
세미-F 나야. 지금 회사 앞에 와 있어 .
수명-.....
세미-F 여보세요
수명-듣구 있어.
세미- F 타임에서 기다릴게 .
수명-(수화기 놓는다 )
씬4 까페 (야외)
(세미 물컵을 만지작 거리면서 앉아 있다.
잠을 자지 못한 부시시한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 얼굴이다
수명 세미 앞으로 와서 앉는다 )
세미-(본다 )
수명-(바라보지 못한다)
세미-어젯밤 어디서 잤어 ?
수명-....(시선내린채 있다 )
세미-핸드폰두 다 꺼놓구 ...어젯밤 나 한숨도 못잤어
(종업원 다가와서 물컵을 수명 앞에 놓는다 )
세미-커피 두잔 주세요 .
종업원-(돌아간다 )
세미-집에두 안들어 오구..... 어쩔셈이야?
수명- 내 옷이며 책이며 송추로 다 보냈다면서 ?
세미-내가 그렇게 했다구 생각햇어 ?
수명-(본다)
세미- 나두 집에 들어가서 옷장 열어보고 깜짝 놀랬어.
그것땜에 집에 안들어 온거야 ?
수명-....앞으로 어찌해야 할지...생각좀 해보느라 그랬어
세미-앞으로 어떻게 할껀데 ?
수명-니가 원하는 대로 할게.
세미-무슨 뜻이야?
수명-니가 이혼 원하면 이혼해줄거구 ....
세미-....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수명-내가 매달려서 되는 일이 아니잖아 ?
지나간 일 얘기 해봐야 변명밖에 더 되겟니 ?
(종업원 커피 들고 와서 놓고 돌아간다 )
세미-(커피에 설탕을 집어 넣는다 세 번 네 번 다섯 번 ...계속해서
)
수명-(세미 손을 막아 저지 한다 )
세미-(울먹이면서 )이건.....날 사랑하지 않는 다는 말 밖에 안돼.
날 사랑한다면 자기....이혼이란말 그렇게 쉽게 나올순 없어.
수명-날 널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세미-날 생각해서 ?
수명-넌 지금 너무나 젊구 예뻐. 니 나이에 결혼 하지 않은 여자두 수두룩해.
장모님 소원대로 다시 무용 시작해도 늦지 않을거야.
그러니까..
세미-(O.L)이은혜씨한테 가구 싶어서 그래?
수명-뭐?
세미-마지막 가는 길 지켜주구 싶은 거지?
수명-...그런거 아냐.
세미-아니긴 뭘 아냐? 자기 속셈 뻔한테 ?
그렇게 사랑햇던 여자가, 더군다나 자기 아들까지 낳아 길렀던 여자가
시한부루 죽어가는데 모르는척 할수 있겟어 ? .
수명-(한숨쉬고 )어제....은혜가 애를 데리구 왔드라 .
세미-뭐?
수명-회사앞 피자집에 애를 놓고 내얼굴두 안보구 사라져 버렸어 .
친구한테 연락해 봤더니 ...친구두 행선질 모르구 있었어.
아마 죽을 자리 찾아 간거 같다구....
세미-(본다 )
수명- 같이 있구 싶단 생각 해본적두 없구 ....그런 생각할 만큼 나
무책임한 사람아
냐. 니 남편으로서 너한테 도리가 아닌 짓 난 못해.
세미-......(눈물을 닦고 쌀쌀하게 )애는 어디다 뒀어 ?
수명-수창이한테 맡겼는데... 아침에 송추로 데려갔대.
세미-송추에서 키운대?
수명-......
세미-누구 닮았어 ? ....자기 닮았어 ?
수명-(본다 )
씬5 양자 거실
(애선 양자 앉아 있고 애선 앞에 물컵이 놓여 있다 )
양자-너 그걸 말이라구 하니 ?
애선-이혼이 어때서 ?
양자-날 보면서두 그런말 해 ?
애선-지금은 세상이 달라졌어 . 니가 이혼햇을때랑두 달라.
양자-다르긴 뭐가 달라 ? 이혼녀 바라보는 시각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비슷해.
애선-세민 결혼땜에 인생 망친애야.
양자-그렇게 말하지 말어
애선- 사실인걸 어떡해?
양자-세민 그렇게 생각안하는데 너만 그렇게 생각하니까 문제지
애선-나 이번일 터지구 세미 애 그렇게 된거 하느님 뜻이라 생각햇어
양자-하느님 뜻 ?
애선-세미 다시 무용 시작하게 만들어 유학두 보내구 ...세계적인 무용가
만들거야.
양자-세미가 그렇게 한대?
애선- 이혼 안하고 안수명 마누라루 사는게 뭐가 그리 행복하겟어 ?
다른여자 낳아논 애새끼 기르면서 속썩어 가며 꾀죄죄하게 사는게
뭐가 행복하겟냐구 ?.
양자-이혼을 하더라두 .....본인들이 알아서 할 일이야 .
애선- (물마시고 )세미 내자식이지만 맹꽁이야. 안서방 같은 놈한테 빠져
유학도
포기하구 결혼 한거 보면 알잖아 ? .
그런 년한테 니일 니가 알아서 해라. 어떻게 그래 ?
결혼은 지맘대로 했지만 이혼은 내맘대로 할꺼야
양자-너....이혼이 어떤건지 몰라서 그런말 하는거야.
애선-너두 이혼해서 성공했잖아 ?
양자-그런말 마. 이혼은 정말 최후에 어쩔수 없을 때 선택하는 거야.
애선- 애나 있다면 애땜에 살수두 있지 . 그렇지만 세민 애두 없잖아 ?
이혼 못할 이유가 하나두 없다니까.
양자-(본다 )
씬6 수목원 계곡 (야외 )
(진이와 혜수 계곡에서 놀고 있다
혜수 옷이 젖은채 물속에서 고기를 잡는다 신이 나 있다
복자 계곡을 내려다 보면서 )
복자-진이야
진이-(올려다 본다)
복자-걔 누구니 ?
진이-우리 조카요.
복자-조카 ? 어떻게 되는 조카?
(서귀옥 소쿠리와 호미를 들고 중문에서 나오다가 )
서귀옥-양복자
복자-(돌아본다 )
서귀옥-왜그래?
복자-아니, 못보던 애가 있어서.
서귀옥-우리집에 온 손님이야. (간다 )
복자- (따라가면서 )미국조카 아들이야 ?
서귀옥-알구 싶은 것두 많다.
복자-어디 가는데 자기 ?
서귀옥-보면 몰라? 밭에 풀좀 매러 간다 왜 ?
복자-(팔을 잡고 ) 마나님 집에 있어 ?
서귀옥-왜?
복자-집에 들어 왔냐구 ?
서귀옥-어딜 가셨는데 ?
복자-새벽에 목욕탕 가는데 ...마나님이 버스 타구 있드라
그새벽에 갈데가 어디있어? 부부싸움하구 집이나 나오면 모를까 ?
서귀옥-아직두 그양반들 부부싸움하구 어떻게 되기만 기다리냐 ?
복자-부부싸움한거 아니었어 ?
서귀옥-꿈깨... 여전히 하룻밤에 깨가 서말씩 쏟아져 나와.
찰떡 궁합이야 두사람 .
복자-(본다 )
(서귀옥 씽씽 가고 복자 따라 가는데
수목원으로 세미 차가 들어온다
서귀옥 멈춰서서 본다 복자도 멈춰서면서 )
복자- 이댁 큰며느리 차 아냐 ?
(세미차 멈춰서고 차에서 세미 내린다 )
서귀옥-질부 ..
세미-(돌아본다 )
서귀옥-(옆으로 오면서 ) 왔어 ?
세미-(고개 숙인다 )
서귀옥-(찻속을 보면서 )혼자 오는거야?
세미-네.
복자-아이구 .... 볼때마다 느끼는 건데 어쩌면 그렇게 몸매가 좋아?
무용을 해서 그러나 ? 꼭 미스코리아 같애.
세미-(고개 숙여 보인다 )
서귀옥-(세미를 끌고 한쪽으로 간다 )
복자-(본다 )
서귀옥-(세미를 끌고 가서 )자네 그렇게 안봤는데 정말 못됐드라 .
조카 옷 그렇게 다 꾸려서 기사 편에 보내구 싶어?
세미-........
서귀옥-조카랑 헤어지구 싶은 거야?
서귀옥-(복자를 돌아보고 ) 아버님 어제 트렁크에 조카옷
보낸거 보시구 얼마나 언짢아 하셨는지 알어 ?
(세미 고개 숙여 보인 뒤 돌아서서 간다)
복자-(옆으로 오면서 )왜그래? 며느리가 뭐 잘못햇어 ?
서귀옥-(돌아서서 신경질 내면서 )아이구 정말 알구 싶은 것두 많아.
씬7 안상호 마당 (야외 )
(세미 평상이 있는 곳으로 걸어오는데
진이 헤수를 데리고 계곡에서 올라 온다
세미 혜수를 보고 그 자리에 멈춰선다 )
진이-새언니.
세미-(헤수에게 눈을 떼지 못한다. )
혜수-(본다 )
진이-(혜수를 본 뒤 )들어가세요 .새언니.
세미-(돌아서서 중문으로 간다 )
씬8 안상호 마당
(빨래가 건조대에 걸려 있고 수정 마른 빨래 걷고 있다.
세미 중문을 들어온다
수정 세미 돌아보고 )
수정-올케.
세미-(고개 숙여 보인다 )
수정-(안에대고 )아버지...어머니.
(안방에서 순영 나와서)
순영-세미야...
씬9 안상호 방
(안상호 책상앞에 앉아 담배를 피고 있고 순영 세미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온다. )
순영-여보...며늘아이 왔어요
안상호-(돌아본다 )
세미-(고개 숙여보인다 )
순영-앉어 .
(세미 앉고 순영도 앉는다 )
안상호-(담배를 부벼끄고 )너...요새 맘고생이 심하지?
세미-........(눈물을 참는다 )
안상호-어제 늬 어머니 ....수명이 짐싸서 보낸거 보구 맘이 많이 상했는데..
만약에 내딸이 그런 경우 당했으면 난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보니까
늬 어머니 행동두 이해가 됐다.
나로선 ...미안하단 말밖에 할말이 없어.
세미-(눈물을 닦는다)
안상호-두사람이 이일루 이혼까지 하리라군 생각하구 싶지 않아.
어떻게든 ...니가 수명이 이해해주려고 좀 애써봐. 부탁이다.
세미-..........
안상호-(일어나서 나간다 )
세미-(울고 있다 )
순영-(옆으로 가서 세미 손을 잡는다)
세미-(순영에게 무너지면서 흐느낀다 )
순영-(세미 등을 토닥거린다 )
(문열리고 수정 들어와 앉으면서 )
수정-올케
세미-(바로 앉으면서 눈물을 닦고 감정을 수습한다)
수정-내 동생이여서가 아니라....수명이... 올케랑 결혼한 뒤 마누라하구
처가밖에
몰랐던 사람이야. 그건 인정하지?
세미-........
수정- 올케랑 결혼한 담에 바람 피웠으면 백번 이혼 당해두 싸지.
그렇지만 .....올케 알기두 전 얘기잖아?
세미-(눈물닦고 )아무리 그렇게 생각해 보려 해두 아무 위로두 안되는걸
어떡해요?
수정-올케한데 차라리 잘된 일 아냐?
세미-잘되다뇨 ?
수정-.....올케 애낳기두 어려워졌다면서 ?
세미-(본다 )
순영-(불안해서 두사람을 본다)
수정-생판 피두 살두 안썪인 애들 입양해다가두 자기 친자식보다 더 잘 키우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그래두 남편 자식이면 ..
세미-(O.L)입양 하려면 차라리 피두 살두 섞이지 않은 남이 났죠
수정- 어떻게 남이 나 ?
순영-(사태가 심상치 않아서)세미야
세미-나더러 날마다 애 얼굴 바라보면서 수명씨가 다른 여자랑 사랑했던 사실
떠올리란 말에요 ? 어떻게 그런 잔인한 말씀을 하세요 ?
순영-세미야..
수정-(O.L)아니.....누군지 모르는 애 입양해서 키우는 것보다는..
남편자식이 백번
낫지 무슨 소리야 ?
세미-(O.L)그걸 지금 나 위로해주는 말이랍시구 하시는거에요 ?
수정-위로해주는 말이랍시구 ...?
순영-은지 엄마.
수정-(화를 내면서 )무슨 말뽄새가 그따위야? 위로해주는 말이랍시구?
그게 대학 교육까지 받은 사람이 손위 시누이한테 할수 있는 말이야?
세미-내 말꼬리 물구 늘어질게 아니라 형님이 나한테 얼마나 잔인한 말을
했는지부
터 생각하셔야죠. 내가 애 못낳게 된게 그렇게 고소하세요?
수정-어머머.... 이사람 하는 소리 좀 봐. 내가 언제 고소하댔어 ?
세미-내가 보기엔 형님이 고소해 하시는거 같애요.
수정-어쩜 모녀간이 이렇게 똑같니 ?난 올켄 엄마보다 좀 나은줄 알았어
세미-(화를 내면서 )왜 우리 엄마까지 들먹거리세요 ?
수정-딸자식 교육은 어머니가 시키잖아 ?
순영-(화를 내면서 소리 지른다)그만들 좀 하지 못해?
시누 올케가 마주 앉아 말꼬리 붙둘구 싸워 얻어지는게 뭐야?
세미-(울먹이면서 )저.....어머니한테두 섭섭해요
순영-뭐가 섭섭해 ?
세미-쟤....어머니가 집으로 데려 오셨다면서요?
절 생각하신다면 그럴 수 있으세요 ?
순영-수명이가 애땜에 이러지두 저러지두 못하구 있다는데 그럼 어떡해?
수창이한테 맡겼는데 수창인 운동해야 하구.....
애들 길거리에 그냥 버려 ?
수정-생명이란건 소중한거야. 풀뿌리 하나라두 함부로 하면 안된다는거 몰라?
세미-(뭐라고 하려는데_
순영-은지 엄만 좀 나가 있어. 얘랑 얘기좀 하게..
수정-(일어나면서 )사람이 그렇게 꽉 맥혀가지구 뭐에 쓰겠어 ?
(돌아서서 나간다)
세미-(말하려는데)
순영-(세미팔을 잡고 말하지 말라는 시늉)
세미-(분해서 두손으로 얼굴 감싼다 )
순영-( 등을 어루만지면서 )이런 말 위로가 될지 모르겠는데.....어떤
사람이 그런 말
씀을 하드라.. 사람은 깨져야 깨친다구 .
하느님인지 부처님인지 모르지만 .....널 사랑하셔서 이런일 생겼다구 생각해
세미-사랑하시는데 왜 이런 일이 생겨요?
순영-이런일 겪어내면서 니 그릇 키워주시려구 그런 거지.
세미-(본다)
순영-나두......정우 아버지 세상 떠나기전엔 철딱서니 하나두 없었어.
남편한테 의지해서 살아가면 됐으니까 .
군데.....남편 잃구 과부 돼서 이 험한 세상에 혹까지 하나 달린채 내동댕이
쳐지니까.....어쩔수 없이 철이 들드라.
세상엔 공짜가 없는 거야.
세미-......모르겠어요. 전 정말 잘못한거 별루 없는거 같은데 ....못된짓두
별루 안했
는데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순영-얘기 했잖아, 니 그릇 키워주려구 이런일 생긴거라구.
세미-(본다 )
순영-성급하게 결론내리지 말구 깊이 생각해봐.
이 일루 꼭 이혼까지 해야 하는지.
세미-(시선내린채 있다 )
씬10 이벤트 사무실(밤)
(사무실에 D-3이라고 쓰여있는 종이가 붙어 있고
정우, 현지 자리에 앉아 있고, 영준도 자기 책상에 앉아 있다.
태영, 병국 외근 나갔다 들어온다. 두 사람 기분이 별로인 얼굴이다. )
현지-잘됐어요 ?
병국-얼굴 보면 몰라 ?
정우-(돌아보며 ) 못 구했어 ?
태영-(책상에 가방을 힘없이 내려놓으며 ) 이 대리님, 아는 CF 감독이나
영화감독
없어요 ?
정우-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영화학도랑 좀 사귀어둘 걸 그랬잖아? .
현지-(병국에게 ) 김대리님 마당발로도 안돼요 ?
병국-내 선에선 안 되겠어.
현지-인터넷으로 미국에 직접 주문해 보면 어떨까요 ?
병국-우리두 그 생각 했는데..
태영-일주일두 넘게 걸려요.
현지-공연 끝나야 도착하겠네.
정우-정 안 되면 원래 아이디어대로 가야지 뭐.
태영-(너무 안타깝다 ) 아우, 그 장면이 딱인데... (머리를 책상에
박는다 )
(이때 서 애리 들어온다. )
애리-안녕하세요 ? 더운데 고생들하시네요.
태영-오랜만이네요 우리 사무실에 안오시는 줄 알았어요.
애리-태영씨 나 기다렸어요 ?
태영-기다렸다기 보다.....
애리-발리 갔었어요 뮤직비디오 찍는거 보러
(돌아서서 영준 방쪽 들여다 보면서 ) 오빠 저 왔어요
현지-(기가 막혀서 )오빠 ?.
( 애리 영준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태영이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벌떡
일어난
다. )
태영-애리씨,
애리-(돌아본다 )
태영- 혹시 '스탠리 큐브릭' 비디오 가진 거 있어요 ?
애리-있죠
태영-진짜요?
애리-내가 영화광이란 얘기 안했던가요 ?
태영-스탠리 큐브릭 거 뭐 있어요?
애리-내가 젤 좋아하는 영화감독이거든요 . 웬만한 건 다 갖고 있어요.
병국- (태영쪽 본 뒤 )<시계 태엽 오렌지 >라는 작품두 있어요
?
애리-(웃으며 ) 그 제목 한국에서 잘못 붙인 오역이에요.
태영-암튼 있어요 ?
애리-그러믄요.
병국, 태영-(환성을 지르며 하이파이브를 한다 )
애리-근데 그게 왜 필요하죠 ?
태영-(급하게) 공연 2부 오프닝에 쓰려구요. 빌려 주실 거죠 ?
애리-당연하죠. 다나기획 일인데요.
(영준이 나오면서 .)
영준-무슨 일인데 그렇게들 좋아해 ?
태영- 애리씨 땜에 살았어요.
영준-(어리둥절하다.)
현지-왜 태영씨가 구하려던 영상 있잖아요.?
영준-아, 그거. 그게 애리씨한테 있었어?
병국-그러게요 등잔 밑이 어두웠어요
현지-그 영화가 그렇게 대단해요 ?
태영-기대해 보십쇼. 깜짝 놀랄 명작이 나올 테니.
애리-(태영 병국 보며 ) 내가 다나기획에 도움줄수 있어서 기쁘네요
영준-(방으로 다시 들어가고 )
정우-애리씨 티켓 사준것두 아주 큰 도움 됐어요.
우리 팜플렛에 애리씨 음반 홍보하기루 한거 얘기 들었죠 ?
애리-(영준쪽 힐끗 본 뒤 )오빤 얘기 안하든데요 .
정우-티켓만 사가구 자리 비워노면 안돼요.
애리-알았어요 자리 꽉꽉 채워드릴께요 (현지를 보면서 )현지씨 나 냉커피
한잔
만.
( 영준 영준 방으로 들어간다. 정우 두사람 보고 잇다가 컴퓨터 앞에 돌아
앉
는다 )
현지-(커피 메이커 앞으로 가다가 열받아서 )태영씨
태영-왜요 ?
현지- 탱영씨 비디오 구해 기분 좋잖아 ? 커피 심부름 좀해.
태영-오케이, 기꺼이 하겠습니다 (커피 메이커앞으로 오면서 )냉커피랬죠
?
(애리 영준 방에 앉아있고 영준 이것저것 서류들 점검한다 )
애리-결혼준비 잘돼가요?
영준-(일하면서 )음..
애리-나 소식 없어서 궁금했죠 ?
영준-(일하면서)콘서트 윤대표한데 들었어. 발리 같이 간다구
애리-신혼여행 어디루 가요?
영준-(건성으로 )제주도
애리-발리 가지 그래요 ?
영준-어머니 신세 지면서 하는 결혼이야
애리-나한테 왜 얘기 안햇어요 ?
영준-뭘?
애리-이정우씨 어머니랑 안수창씨 아버지 결혼한거.
영준-그걸 왜 애리씨한테 얘기해야 하지 ?
애리-두사람 이종 사촌 아니잖아요 ?
영준-이종사촌인지 아닌지 그게 뭐가 중요한데 ?
애리-(말없이 바라본다 )
씬11 대학 캠퍼스 (야외 )
(수은 건물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민기 건물에서 나오면서 )
민기-안수은.
수은-(돌아보고 )수강신청 끝났어 ?
민기-응. (수은의 어깨를 끌어안으면서 걷는다 )
수은-(팔을 뿌리치면서 )왜그래?
민기-너야말루 왜그래, 촌스럽게 ?
수은-캠퍼스 안에서 끌어안구 다니는 애들 젤 싫어.
민기-하여튼 쓸데 없이 까다로와요. 우리 애인은. .
수은-(눈 흘기고)배고파 밥이나 사줘.
씬12 학교 앞 분식집(야외 )
(점심 시간이라 손님들 북적대고
민기 수은 앞에 김밥 하나 놓고 칼국수 먹고 있다 )
민기-(먹다가 보고 있다 )
수은-(보고 )왜?
민기-너 느네 어머니한테 감사해야 돼.
수은-뭘?
민기-우리 엄마가 ....느네 어머니 만나보시구 정말 좋아하셨어.
수은-왜?
민기-너한테 정말 좋은 어머닌거 같다구 .
수은-겉으로 봐서 어떻게 알어 ?
민기-왜 몰라? 사람 만나보면 느낌이란게 있는데?
수은-(본다 )
민기-사실 우리 엄마 걱정하셨대 . 이상한 계모 들어와서 니네집 분위기
이상하면
어쩌나. 이상한 계모면 널 며느리루 데려오는것두 고려해야겠다
심각하게 생각하셨나봐.
수은-말두 안돼. 이상한 계모면 어째서 ? 며느리 될사람은 난데?
민기-난 잘 모르지만 엄마 말씀이.... 사돈이 이상하면 진짜 피곤한 거래.
그런 어머니 만난건 니 복이라구 그러시드라.
수은-(본다. 나쁘지 않은 기분이다 )
씬13 수정방
(수정 트렁크를 싸고 있다 .
순영 쟁반에 한약을 올려 들고 들어온다 )
수정-(돌아보고)
순영-점심약 안먹엇지 ?
수정-(약을 받으면서 ) 아유 제가 먹을 텐데..
순영-왜 짐을 싸 ?
수정-비행기 예약 됐어요
순영-언제 떠나는 건데 ?
수정-내일이요 ..
순영-(놀라서) 내일?
수정-식당 주인 맘 변하면 어떡해요 ?
순영-월말까지 답을 주면 된다면서 ?
수정-그래두 제가 맘이 급해요. 워낙 잘나가는 식당이라 돈싸들고 와서 조르면
견물생심이라구 주인 맘 바뀔수두 있잖아요 ?
순영-마셔 어서.
수정-(약을 마시면 )
순영-(물컵을 준다 )
수정-(약사발 내려 놓고 물로 입가심한 뒤 컵도 내려놓는다 )
순영-약을 아직 다 못먹었는데.. 어떡하지?
수정-가져가서 제가 대려 먹으면 돼요.
순영-바쁜 사람이 어떻게 ?
수정-몸이 재산이니까요 ....어머니 지어다 주신 정성 생각해서 열심히
대려 먹을께
요.
순영-(본다)
수정-(순영 손을 잡고)저.....미워하지 않으실 거죠 ?
순영-내가 왜 수정일 미워해 ?
수정-솔직히 말하면 저......어머니 오해 많이 했어요.
우리 아버지 재산 탐나서 결혼하신 걸루.
순영-(웃고 ) 그렇게 오해해두 할 말 없어. 아버지가 집두 절두 없는
가난뱅이면
결혼 안햇을테니까.
수정-(본다)
순영-우리 나이에... 아무것두 없는 빈털털이라두 좋다... 그런 맘으로
재혼하는 사람
어디 있겟어? 그래두 돈가지구 속썩진 않겟구나 그런 계산은 해보는게
정상 아니겟어?
수정-맞아요. 그렇지만 아무튼.....고마워요. .
.....어머니가....우리 세식구 살려 주신거 아시죠 ?
순영-내가 얘기 햇잖아 . 수정이가 운이 좋았던 거라구 .
수정-돈 벌어서 .. 꾝 은혜 갚을께요.
순영-그래...나 미국 한 번 가보는게 소원이야. 큰딸 덕분에 미국구경
할수 있게
좀 해줘.
수정-(눈물이 글썽해서 본다 )
씬14 애선거실 (저녁 무렵)
(장만용 거실에 앉아서 수화기 들고 전화 하고 있다 _
장만용-여보세요....안수명대리요. 자리에 없어요 ? 언제 들어옵니까 ?
(애선 쟁반에 멜론 들고 나와서 거실로 오면서 )
애선-전화할 필요 없다니까 뭐하러 전화해요?
장만용-아직 퇴근한건 아니죠 ? 알았습니다 .
(수화기 껐다가 다시 핸드폰에 전화 한다 )
애선-(탁자에 멜론을 놓고 )이쪽에서 애달아 전화할 필요 없다니까요.
장만용-어허 조용히 좀 해요.
장만용-( 수화기 귀에 대면)
E 가입자가 수화기 꺼놓고 있다는 멘트
장만용-( 수화기 놓고 )당신 우리 딸 이혼녀 만드는게 그렇게 소원이에요?
애선-이혼녀가 뭐가 어때서요 ?
장만용-뭐야 ?
애선- 불행한 결혼생활 보다는 이혼해서 인생 다시 시작하는게 현명한거
아네요 ?
장만용-아이구 조애선 여사 참 잘났어.
애선-생각해 보세요
장만용-(화가 나서) 생각하긴 뭘 생각해요?
우리 세미가 안서방 사랑하지 않는다면 당신 말대루 이혼 시킬수두 잇어요.
근데 세미가 안서방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면서 이혼 시키려 들어 ?
그게 엄마라는 사람이 할수 있는 짓이야 ?
애선-(말하려는데)
E 초인종
장만용-나가 봐요 . 안서방인지.
애선-(일어나서 현관으로 가면서 )누구세요?
(아무 대꾸 없으면 애선 현관문을 연다
세미 기운 없이 현관을 들어온다)_
애선-안서방 만났니 ?
세미-(대꾸 없이 거실로 들어온다 )
애선-안서방 만났냐구 ?
세미-몰라요 .
장만용-세미야
세미-(본다 )
장만용- 이쪽으로 와서 좀 앉아봐 .
세미-저 피곤해요 아버지. 올라 갈께요 .
(돌아서서 이층으로 올라간다 )
애선-(세미 뒷모습 본다 )
씬15 세미방 (저녁 무렵)
(애선 문열고 들어오면 세미 침대에 가방 놓고 무릎을 세워 안은채 앉아
있
다. 애선 옆으로 와서 앉으면서 )
애선- 안서방 못만났어 ?
세미- 만났어요
애선-그래, 너한테 뭐래 ?
세미-엄마 소원대로 됐어요
애선-무슨 소리야?
세미-엄마가 바랐던 대로 수명씨 이혼해준대요 . 이젠 속이 후련하세요 ?
애선-안서방이 그랬어, 이혼해준다구 ?
세미-왜요? 수명씬 이혼두 안해주면서 날 붙잡구 늘어질 남잔 줄 알았어요?.
애선-그래서 안서방이 신사적이다 뭐 그런 얘기야?
세미-내가 불행해진다면 엄마탓인 줄이나 아세요.
애선-뭐뭐, 뭐야 ?
세미-내려가세요 (일어나면서 )엄마랑 얼굴 마주보구 얘기하는 것두 싫어.
애선-기가막혀. 종로에서 뺨맞구 한강에 와서 돌던지니 ?
세미-(장롱으로 가서 문 열고 옷꺼내고 돌아서면서 ) 내 인생을 왜 엄마
맘대루
좌지우지 하려구 들어요? 이혼을 해두 내가 해, 내가.
애선-니가 등신 바보니까 내가 나서지 ..니가 똑똑해두 내가 나서니?
세미-엄마말대루 내가 등신 바보라면 순전히 엄마책임이야 엄마 땜에
이렇게 된거라구
애선-(억장이 무너져서 본다 )
씬16 한식당 (밤 야외)
( 광일 호길 수창 불고기 먹으면서 )
광일-서애리 친구들이랑 삼차까지 갔단말야?
호길-진짜 재미있게 놀았어요. 끝내주드라구요.
광일-걔네들 다 날라리지 ?
호길-차림샌 야한테 다들 번듯하든데요 하나는 광고회사 다니구 또하난 사장이에
요
광일-사장?
호길-압구정동에서 옷가게 한 대요
옷가게 하는 애가 수창이 찜햇다는거 아닙니까 ?.
수창-(보고 )누가 누굴 찜해?
호길-서애리 친구중에 키큰애 말야.
수창-난 얼굴두 생각안나
광일-머리길구 늘씬한 애잔잖아 ?
호길-맞아요 .
광일-걔 인상 좋았잖아 ?
호길-이정우 보다 인물이 휠씬 났죠
수창-(본다 )
호길- 복도 많어 안수창. 잘해봐라, 돈두 많이 번다는데.
수창-(숟가락 놓고 )박호길
호길-왜?
수창-정식으로 경고하는데.....내앞에서 이정우 얘기 함부로 하지 마
알았어 ?
호길-나참 .. 알았으니까 밥이나 먹어 (숟가락을 집어준다 )
수창-(숟가락 놓고 가방들고 일어나면서 광일에게 )저녁값 내가 낼께요
광일-야 놔둬 내가 낼게.
수창-(그대로 나가고 )
광일-넌 왜 쓸데 없는 말해서 사람 속을 긁냐?
호길-저 자식이 이상한거죠. 그정도 말두 못해요 친구끼리 ?
씬17 이벤트 사무실 (밤 )
(정우 복사기 앞에 서있다. 인쇄를 프린트 태영 병국 컴퓨터 앞에서 함께
씨름하고 있다.
현지 하품하면서 돌아보고 )
현지-오늘 퇴근은 몇시에요 ?
태영-우린 오늘 밤샙니다.
현지- 그래서 설마 나까지 밤새라는 말은 아니겠지 ?
정우-(복사기에서 프린트 뽑아들고 영준방으로 간다 )
(영준 고단한 듯 의자에 머리 기댄채 눈을 감고 있다
정우 프린트들고 들어오면서 )
정우-형.....이거 좀 봐주세요.
영준-(눈을 뜨고 프린트 받아 보면서 ) 1부 시작을 <오쏠레미오
>로 한다구 ?
정우-독창회 분위기루 정장 입게 해서 오프닝들어가면 느낌이 좀 색다르지
않을까
요 ?
영준-본인이랑 의논한거야 ?
정우- 얘기 했더니 재미있는 아이디어라구요.
영준-(끄덕이고 )
정우-1부 끝곡은 좀 빠른걸루 잡았어요
영준-(들여다보고) <솔로예찬>보다 <붉은 노을>이
더 낫지 않나 ?
정우-본인이 <솔로예찬> 원해요.
영준-그럼 그렇게 가구 ......(들여다보면서 )20년전 자룐 구해놨어
?
정우-그럼요.. 태영씨가 편집 다 끝냈어요.
영준-<들여다 보고>아이디어가 아주 좋은데.. 20년전 자기
자신하구 얘기하는거
말야 .
정우-어차피 영상 많이 쓰니까 영상을 활용하는게 관객들한테두 시각적인
효과가 많을거 같애요
영준-(웃고 )역시 이정우다. 결혼해서 집에 썩히긴 아까운데 어떡하지 ?
정우-(웃고 )고마워요 인정해 줘서.
(큐시트 챙기면서 )이대로 확정해두 되는 거죠 ?
영준-좋아 아주
정우-(돌아서서 나가고 )
영준-(정우의 뒷모습 바라본다 )
씬18 안상호 마당 (밤)
(순영 마당에서 팬티만 입은 혜수를 씻기고 있다 .
진이 큰수건을 들고 서 있다
마당으로 수명이 들어와서
순영이 헤수를 씻기는 모습을 보고 있다.
수정 마루에서 마당으로 내려 오다가 수명을 보고 _
수정-수명아.
순영. 진이 혜수-(돌아본다 )
진이-안녕하세요 ?
수명-(순영을 보고 고개 숙여 보인다 )
순영-왔으면 들어오지.. 왜 그러구 있어 ?
수정-들어와 .
수명-(거실로 간다 )
순영- (진이에게 수건을 뺏아서 헤수를 감싸 마루에 놓고 )진이야 헤수좀
닦아서
니방으로 데려가.
진이-네.
씬19 안상호 방 (밤)
(순영 들어오면 안상호 수명 수정 앉아 있다.)
안상호-당신두 앉아요. 이쪽으로 .
순영-(앉는다 )
안상호-늬 어머니가 정우집 가서 혜수 데리고 왔다.
고맙다구 인사나 해.
수명-(고개 떨구고 앉아 있다 )
순영-(수명힐끗 본 뒤 )당신두 ...내가 인사받자구 한 일인가요 ?
안상호-그래 장차 혜수 문젠 어떻게 할 셈이냐?
수명-....모르겟어요.
수정-니가 모르면 어떻게 해 니문젠데?
수명- 즤 엄마가 해외 입양쪽으로 수속하구 있었대요
수정-그래서 해외 입양 시키겠다구 ?
수명-(고개 떨구고 있다 )
안상호.수정 순영-(수명을 바라본채 ) (엔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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