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월 24 일 ( 제 83 회 )

씬1 수목원 길 (야외. 아침 )

(방기태 농약통을 짊어지고 대문을 열고 나오는데 수목원으로

수창의 차가 들어와서 멈춰선다.

차문이 열리고 앞좌석에서 수창이 내리고 뒷좌석에서 순영 내리고

혜수가 내린다. 수창 옆자리로 와서 혜수의 가방을 내린다.

방기태 옆으로 오면서 )

방기태-수창아.

수창-(돌아본다 )

방기태-(순영에게 고개 까딱해보이고 혜수 보면서 )얘가 누구냐 ?

혹시 얘가 수명이....

수창-맞아요.

방기태-(옆으로 와서 )야.....씨도둑 못한다드니 수명이 똑 닯았구나 ....(혜수들여다

보고 )너 이름이 뭐야?

혜수-정혜수요.

방기태-정혜순 무슨 정혜수....안혜수지. 근데 얠 집으로 데려와서 어쩌려구 ?

혜수-(눈치 보면서 수창의 손을 잡는다 )

수창-일하세요 외삼춘, 나중에 얘기해요.

(수창 가방을 들고 혜수 손을 잡고 가고 순영도 따라간다 )

방기태-(착잡한 표정으로 세사람을 돌아본다 )

 

씬2 안상호 마당

(서귀옥 빨래 널고 있고 수정 마루에 앉아 있다

안상호 마당에 서서 화를 내고 있다)

안상호-사람이 새벽에 나가면 어딜 가는지 물었어야지.

서귀옥-물어 봤다니까요. 물어봤는데 아무말 없이 나가셨어요

안상호-아무것두 안들구 나갔어요 ?

서귀옥-고모부, 형님이 도망이라두 가셨을까봐 그러세요 ?

안상호-누가 도망갔을까봐서 그래요? 걱정 되니까 그렇지

수정-(일어나면서 )화내지 마세요 아버지. 무슨 볼일이 있어 나가신 거겠죠

(안상호 무슨 얘긴지 더 하려다 그만 두고 대문으로 나가는데

대문에서 수창과 순영 혜수가 들어온다 )

안상호-여보

(서귀옥 수정 혜수 쪽으로 오고 )

안상호-(수창에게 )어떻게 된거야 ?

수창-.....형이 얠 집으로 데려 오는거 반대했는데요 ....어머니께서..

(수정 서귀옥 혜수 옆으로 와서 들여다보고 안상호도 혜수를 본다 )

수정-(혜수 손을 잡고 )이름이 뭐니?

혜수-(수창을 본다 )

수창-얘기해 괜찮아 .

서귀옥-이름이 뭐야 ?

혜수-정혜수요.

서귀옥-정혜수 ?

안상호-어디서 데려 왔어요 ?

순영-들어가세요. 들어가서 얘기해요 .

 

씬3 수명 사무실 (야외 아침)

(수명 서류를 들여다 보고 머리가 아픈 듯 머리 만진다.

면도도 하지 않고 옷차림도 후줄근하다 )

E 전화벨

수명-(수화기 들고 )네, 안수명입니다.

세미-F 나야. 지금 회사 앞에 와 있어 .

수명-.....

세미-F 여보세요

수명-듣구 있어.

세미- F 타임에서 기다릴게 .

수명-(수화기 놓는다 )

 

씬4 까페 (야외)

(세미 물컵을 만지작 거리면서 앉아 있다.

잠을 자지 못한 부시시한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 얼굴이다

수명 세미 앞으로 와서 앉는다 )

세미-(본다 )

수명-(바라보지 못한다)

세미-어젯밤 어디서 잤어 ?

수명-....(시선내린채 있다 )

세미-핸드폰두 다 꺼놓구 ...어젯밤 나 한숨도 못잤어

(종업원 다가와서 물컵을 수명 앞에 놓는다 )

세미-커피 두잔 주세요 .

종업원-(돌아간다 )

세미-집에두 안들어 오구..... 어쩔셈이야?

수명- 내 옷이며 책이며 송추로 다 보냈다면서 ?

세미-내가 그렇게 했다구 생각햇어 ?

수명-(본다)

세미- 나두 집에 들어가서 옷장 열어보고 깜짝 놀랬어.

그것땜에 집에 안들어 온거야 ?

수명-....앞으로 어찌해야 할지...생각좀 해보느라 그랬어

세미-앞으로 어떻게 할껀데 ?

수명-니가 원하는 대로 할게.

세미-무슨 뜻이야?

수명-니가 이혼 원하면 이혼해줄거구 ....

세미-....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수명-내가 매달려서 되는 일이 아니잖아 ?

지나간 일 얘기 해봐야 변명밖에 더 되겟니 ?

(종업원 커피 들고 와서 놓고 돌아간다 )

세미-(커피에 설탕을 집어 넣는다 세 번 네 번 다섯 번 ...계속해서 )

수명-(세미 손을 막아 저지 한다 )

세미-(울먹이면서 )이건.....날 사랑하지 않는 다는 말 밖에 안돼.

날 사랑한다면 자기....이혼이란말 그렇게 쉽게 나올순 없어.

수명-날 널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세미-날 생각해서 ?

수명-넌 지금 너무나 젊구 예뻐. 니 나이에 결혼 하지 않은 여자두 수두룩해.

장모님 소원대로 다시 무용 시작해도 늦지 않을거야.

그러니까..

세미-(O.L)이은혜씨한테 가구 싶어서 그래?

수명-뭐?

세미-마지막 가는 길 지켜주구 싶은 거지?

수명-...그런거 아냐.

세미-아니긴 뭘 아냐? 자기 속셈 뻔한테 ?

그렇게 사랑햇던 여자가, 더군다나 자기 아들까지 낳아 길렀던 여자가

시한부루 죽어가는데 모르는척 할수 있겟어 ? .

수명-(한숨쉬고 )어제....은혜가 애를 데리구 왔드라 .

세미-뭐?

수명-회사앞 피자집에 애를 놓고 내얼굴두 안보구 사라져 버렸어 .

친구한테 연락해 봤더니 ...친구두 행선질 모르구 있었어.

아마 죽을 자리 찾아 간거 같다구....

세미-(본다 )

수명- 같이 있구 싶단 생각 해본적두 없구 ....그런 생각할 만큼 나 무책임한 사람아

냐. 니 남편으로서 너한테 도리가 아닌 짓 난 못해.

세미-......(눈물을 닦고 쌀쌀하게 )애는 어디다 뒀어 ?

수명-수창이한테 맡겼는데... 아침에 송추로 데려갔대.

세미-송추에서 키운대?

수명-......

세미-누구 닮았어 ? ....자기 닮았어 ?

수명-(본다 )

 

씬5 양자 거실

(애선 양자 앉아 있고 애선 앞에 물컵이 놓여 있다 )

양자-너 그걸 말이라구 하니 ?

애선-이혼이 어때서 ?

양자-날 보면서두 그런말 해 ?

애선-지금은 세상이 달라졌어 . 니가 이혼햇을때랑두 달라.

양자-다르긴 뭐가 달라 ? 이혼녀 바라보는 시각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비슷해.

애선-세민 결혼땜에 인생 망친애야.

양자-그렇게 말하지 말어

애선- 사실인걸 어떡해?

양자-세민 그렇게 생각안하는데 너만 그렇게 생각하니까 문제지

애선-나 이번일 터지구 세미 애 그렇게 된거 하느님 뜻이라 생각햇어

양자-하느님 뜻 ?

애선-세미 다시 무용 시작하게 만들어 유학두 보내구 ...세계적인 무용가 만들거야.

양자-세미가 그렇게 한대?

애선- 이혼 안하고 안수명 마누라루 사는게 뭐가 그리 행복하겟어 ?

다른여자 낳아논 애새끼 기르면서 속썩어 가며 꾀죄죄하게 사는게

뭐가 행복하겟냐구 ?.

양자-이혼을 하더라두 .....본인들이 알아서 할 일이야 .

애선- (물마시고 )세미 내자식이지만 맹꽁이야. 안서방 같은 놈한테 빠져 유학도

포기하구 결혼 한거 보면 알잖아 ? .

그런 년한테 니일 니가 알아서 해라. 어떻게 그래 ?

결혼은 지맘대로 했지만 이혼은 내맘대로 할꺼야

양자-너....이혼이 어떤건지 몰라서 그런말 하는거야.

애선-너두 이혼해서 성공했잖아 ?

양자-그런말 마. 이혼은 정말 최후에 어쩔수 없을 때 선택하는 거야.

애선- 애나 있다면 애땜에 살수두 있지 . 그렇지만 세민 애두 없잖아 ?

이혼 못할 이유가 하나두 없다니까.

양자-(본다 )

 

씬6 수목원 계곡 (야외 )

(진이와 혜수 계곡에서 놀고 있다

혜수 옷이 젖은채 물속에서 고기를 잡는다 신이 나 있다

복자 계곡을 내려다 보면서 )

복자-진이야

진이-(올려다 본다)

복자-걔 누구니 ?

진이-우리 조카요.

복자-조카 ? 어떻게 되는 조카?

(서귀옥 소쿠리와 호미를 들고 중문에서 나오다가 )

서귀옥-양복자

복자-(돌아본다 )

서귀옥-왜그래?

복자-아니, 못보던 애가 있어서.

서귀옥-우리집에 온 손님이야. (간다 )

복자- (따라가면서 )미국조카 아들이야 ?

서귀옥-알구 싶은 것두 많다.

복자-어디 가는데 자기 ?

서귀옥-보면 몰라? 밭에 풀좀 매러 간다 왜 ?

복자-(팔을 잡고 ) 마나님 집에 있어 ?

서귀옥-왜?

복자-집에 들어 왔냐구 ?

서귀옥-어딜 가셨는데 ?

복자-새벽에 목욕탕 가는데 ...마나님이 버스 타구 있드라

그새벽에 갈데가 어디있어? 부부싸움하구 집이나 나오면 모를까 ?

서귀옥-아직두 그양반들 부부싸움하구 어떻게 되기만 기다리냐 ?

복자-부부싸움한거 아니었어 ?

서귀옥-꿈깨... 여전히 하룻밤에 깨가 서말씩 쏟아져 나와.

찰떡 궁합이야 두사람 .

복자-(본다 )

(서귀옥 씽씽 가고 복자 따라 가는데

수목원으로 세미 차가 들어온다

서귀옥 멈춰서서 본다 복자도 멈춰서면서 )

복자- 이댁 큰며느리 차 아냐 ?

(세미차 멈춰서고 차에서 세미 내린다 )

서귀옥-질부 ..

세미-(돌아본다 )

서귀옥-(옆으로 오면서 ) 왔어 ?

세미-(고개 숙인다 )

서귀옥-(찻속을 보면서 )혼자 오는거야?

세미-네.

복자-아이구 .... 볼때마다 느끼는 건데 어쩌면 그렇게 몸매가 좋아?

무용을 해서 그러나 ? 꼭 미스코리아 같애.

세미-(고개 숙여 보인다 )

서귀옥-(세미를 끌고 한쪽으로 간다 )

복자-(본다 )

서귀옥-(세미를 끌고 가서 )자네 그렇게 안봤는데 정말 못됐드라 .

조카 옷 그렇게 다 꾸려서 기사 편에 보내구 싶어?

세미-........

서귀옥-조카랑 헤어지구 싶은 거야?

서귀옥-(복자를 돌아보고 ) 아버님 어제 트렁크에 조카옷

보낸거 보시구 얼마나 언짢아 하셨는지 알어 ?

(세미 고개 숙여 보인 뒤 돌아서서 간다)

복자-(옆으로 오면서 )왜그래? 며느리가 뭐 잘못햇어 ?

서귀옥-(돌아서서 신경질 내면서 )아이구 정말 알구 싶은 것두 많아.

 

씬7 안상호 마당 (야외 )

(세미 평상이 있는 곳으로 걸어오는데

진이 헤수를 데리고 계곡에서 올라 온다

세미 혜수를 보고 그 자리에 멈춰선다 )

진이-새언니.

세미-(헤수에게 눈을 떼지 못한다. )

혜수-(본다 )

진이-(혜수를 본 뒤 )들어가세요 .새언니.

세미-(돌아서서 중문으로 간다 )

 

씬8 안상호 마당

(빨래가 건조대에 걸려 있고 수정 마른 빨래 걷고 있다.

세미 중문을 들어온다

수정 세미 돌아보고 )

수정-올케.

세미-(고개 숙여 보인다 )

수정-(안에대고 )아버지...어머니.

(안방에서 순영 나와서)

순영-세미야...

 

씬9 안상호 방

(안상호 책상앞에 앉아 담배를 피고 있고 순영 세미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온다. )

순영-여보...며늘아이 왔어요

안상호-(돌아본다 )

세미-(고개 숙여보인다 )

순영-앉어 .

(세미 앉고 순영도 앉는다 )

안상호-(담배를 부벼끄고 )너...요새 맘고생이 심하지?

세미-........(눈물을 참는다 )

안상호-어제 늬 어머니 ....수명이 짐싸서 보낸거 보구 맘이 많이 상했는데..

만약에 내딸이 그런 경우 당했으면 난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보니까

늬 어머니 행동두 이해가 됐다.

나로선 ...미안하단 말밖에 할말이 없어.

세미-(눈물을 닦는다)

안상호-두사람이 이일루 이혼까지 하리라군 생각하구 싶지 않아.

어떻게든 ...니가 수명이 이해해주려고 좀 애써봐. 부탁이다.

세미-..........

안상호-(일어나서 나간다 )

세미-(울고 있다 )

순영-(옆으로 가서 세미 손을 잡는다)

세미-(순영에게 무너지면서 흐느낀다 )

순영-(세미 등을 토닥거린다 )

(문열리고 수정 들어와 앉으면서 )

수정-올케

세미-(바로 앉으면서 눈물을 닦고 감정을 수습한다)

수정-내 동생이여서가 아니라....수명이... 올케랑 결혼한 뒤 마누라하구 처가밖에

몰랐던 사람이야. 그건 인정하지?

세미-........

수정- 올케랑 결혼한 담에 바람 피웠으면 백번 이혼 당해두 싸지.

그렇지만 .....올케 알기두 전 얘기잖아?

세미-(눈물닦고 )아무리 그렇게 생각해 보려 해두 아무 위로두 안되는걸 어떡해요?

수정-올케한데 차라리 잘된 일 아냐?

세미-잘되다뇨 ?

수정-.....올케 애낳기두 어려워졌다면서 ?

세미-(본다 )

순영-(불안해서 두사람을 본다)

수정-생판 피두 살두 안썪인 애들 입양해다가두 자기 친자식보다 더 잘 키우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그래두 남편 자식이면 ..

세미-(O.L)입양 하려면 차라리 피두 살두 섞이지 않은 남이 났죠

수정- 어떻게 남이 나 ?

순영-(사태가 심상치 않아서)세미야

세미-나더러 날마다 애 얼굴 바라보면서 수명씨가 다른 여자랑 사랑했던 사실

떠올리란 말에요 ? 어떻게 그런 잔인한 말씀을 하세요 ?

순영-세미야..

수정-(O.L)아니.....누군지 모르는 애 입양해서 키우는 것보다는.. 남편자식이 백번

낫지 무슨 소리야 ?

세미-(O.L)그걸 지금 나 위로해주는 말이랍시구 하시는거에요 ?

수정-위로해주는 말이랍시구 ...?

순영-은지 엄마.

수정-(화를 내면서 )무슨 말뽄새가 그따위야? 위로해주는 말이랍시구?

그게 대학 교육까지 받은 사람이 손위 시누이한테 할수 있는 말이야?

세미-내 말꼬리 물구 늘어질게 아니라 형님이 나한테 얼마나 잔인한 말을 했는지부

터 생각하셔야죠. 내가 애 못낳게 된게 그렇게 고소하세요?

수정-어머머.... 이사람 하는 소리 좀 봐. 내가 언제 고소하댔어 ?

세미-내가 보기엔 형님이 고소해 하시는거 같애요.

수정-어쩜 모녀간이 이렇게 똑같니 ?난 올켄 엄마보다 좀 나은줄 알았어

세미-(화를 내면서 )왜 우리 엄마까지 들먹거리세요 ?

수정-딸자식 교육은 어머니가 시키잖아 ?

순영-(화를 내면서 소리 지른다)그만들 좀 하지 못해?

시누 올케가 마주 앉아 말꼬리 붙둘구 싸워 얻어지는게 뭐야?

세미-(울먹이면서 )저.....어머니한테두 섭섭해요

순영-뭐가 섭섭해 ?

세미-쟤....어머니가 집으로 데려 오셨다면서요?

절 생각하신다면 그럴 수 있으세요 ?

순영-수명이가 애땜에 이러지두 저러지두 못하구 있다는데 그럼 어떡해?

수창이한테 맡겼는데 수창인 운동해야 하구.....

애들 길거리에 그냥 버려 ?

수정-생명이란건 소중한거야. 풀뿌리 하나라두 함부로 하면 안된다는거 몰라?

세미-(뭐라고 하려는데_

순영-은지 엄만 좀 나가 있어. 얘랑 얘기좀 하게..

수정-(일어나면서 )사람이 그렇게 꽉 맥혀가지구 뭐에 쓰겠어 ?

(돌아서서 나간다)

세미-(말하려는데)

순영-(세미팔을 잡고 말하지 말라는 시늉)

세미-(분해서 두손으로 얼굴 감싼다 )

순영-( 등을 어루만지면서 )이런 말 위로가 될지 모르겠는데.....어떤 사람이 그런 말

씀을 하드라.. 사람은 깨져야 깨친다구 .

하느님인지 부처님인지 모르지만 .....널 사랑하셔서 이런일 생겼다구 생각해

세미-사랑하시는데 왜 이런 일이 생겨요?

순영-이런일 겪어내면서 니 그릇 키워주시려구 그런 거지.

세미-(본다)

순영-나두......정우 아버지 세상 떠나기전엔 철딱서니 하나두 없었어.

남편한테 의지해서 살아가면 됐으니까 .

군데.....남편 잃구 과부 돼서 이 험한 세상에 혹까지 하나 달린채 내동댕이

쳐지니까.....어쩔수 없이 철이 들드라.

세상엔 공짜가 없는 거야.

세미-......모르겠어요. 전 정말 잘못한거 별루 없는거 같은데 ....못된짓두 별루 안했

는데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순영-얘기 했잖아, 니 그릇 키워주려구 이런일 생긴거라구.

세미-(본다 )

순영-성급하게 결론내리지 말구 깊이 생각해봐.

이 일루 꼭 이혼까지 해야 하는지.

세미-(시선내린채 있다 )

 

씬10 이벤트 사무실(밤)

(사무실에 D-3이라고 쓰여있는 종이가 붙어 있고

정우, 현지 자리에 앉아 있고, 영준도 자기 책상에 앉아 있다.

태영, 병국 외근 나갔다 들어온다. 두 사람 기분이 별로인 얼굴이다. )

현지-잘됐어요 ?

병국-얼굴 보면 몰라 ?

정우-(돌아보며 ) 못 구했어 ?

태영-(책상에 가방을 힘없이 내려놓으며 ) 이 대리님, 아는 CF 감독이나 영화감독

없어요 ?

정우-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영화학도랑 좀 사귀어둘 걸 그랬잖아? .

현지-(병국에게 ) 김대리님 마당발로도 안돼요 ?

병국-내 선에선 안 되겠어.

현지-인터넷으로 미국에 직접 주문해 보면 어떨까요 ?

병국-우리두 그 생각 했는데..

태영-일주일두 넘게 걸려요.

현지-공연 끝나야 도착하겠네.

정우-정 안 되면 원래 아이디어대로 가야지 뭐.

태영-(너무 안타깝다 ) 아우, 그 장면이 딱인데... (머리를 책상에 박는다 )

(이때 서 애리 들어온다. )

애리-안녕하세요 ? 더운데 고생들하시네요.

태영-오랜만이네요 우리 사무실에 안오시는 줄 알았어요.

애리-태영씨 나 기다렸어요 ?

태영-기다렸다기 보다.....

애리-발리 갔었어요 뮤직비디오 찍는거 보러

(돌아서서 영준 방쪽 들여다 보면서 ) 오빠 저 왔어요

현지-(기가 막혀서 )오빠 ?.

( 애리 영준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태영이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벌떡 일어난

다. )

태영-애리씨,

애리-(돌아본다 )

태영- 혹시 '스탠리 큐브릭' 비디오 가진 거 있어요 ?

애리-있죠

태영-진짜요?

애리-내가 영화광이란 얘기 안했던가요 ?

태영-스탠리 큐브릭 거 뭐 있어요?

애리-내가 젤 좋아하는 영화감독이거든요 . 웬만한 건 다 갖고 있어요.

병국- (태영쪽 본 뒤 )<시계 태엽 오렌지 >라는 작품두 있어요 ?

애리-(웃으며 ) 그 제목 한국에서 잘못 붙인 오역이에요.

태영-암튼 있어요 ?

애리-그러믄요.

병국, 태영-(환성을 지르며 하이파이브를 한다 )

애리-근데 그게 왜 필요하죠 ?

태영-(급하게) 공연 2부 오프닝에 쓰려구요. 빌려 주실 거죠 ?

애리-당연하죠. 다나기획 일인데요.

(영준이 나오면서 .)

영준-무슨 일인데 그렇게들 좋아해 ?

태영- 애리씨 땜에 살았어요.

영준-(어리둥절하다.)

현지-왜 태영씨가 구하려던 영상 있잖아요.?

영준-아, 그거. 그게 애리씨한테 있었어?

병국-그러게요 등잔 밑이 어두웠어요

현지-그 영화가 그렇게 대단해요 ?

태영-기대해 보십쇼. 깜짝 놀랄 명작이 나올 테니.

애리-(태영 병국 보며 ) 내가 다나기획에 도움줄수 있어서 기쁘네요

영준-(방으로 다시 들어가고 )

정우-애리씨 티켓 사준것두 아주 큰 도움 됐어요.

우리 팜플렛에 애리씨 음반 홍보하기루 한거 얘기 들었죠 ?

애리-(영준쪽 힐끗 본 뒤 )오빤 얘기 안하든데요 .

정우-티켓만 사가구 자리 비워노면 안돼요.

애리-알았어요 자리 꽉꽉 채워드릴께요 (현지를 보면서 )현지씨 나 냉커피 한잔

만.

( 영준 영준 방으로 들어간다. 정우 두사람 보고 잇다가 컴퓨터 앞에 돌아 앉

는다 )

현지-(커피 메이커 앞으로 가다가 열받아서 )태영씨

태영-왜요 ?

현지- 탱영씨 비디오 구해 기분 좋잖아 ? 커피 심부름 좀해.

태영-오케이, 기꺼이 하겠습니다 (커피 메이커앞으로 오면서 )냉커피랬죠 ?

(애리 영준 방에 앉아있고 영준 이것저것 서류들 점검한다 )

애리-결혼준비 잘돼가요?

영준-(일하면서 )음..

애리-나 소식 없어서 궁금했죠 ?

영준-(일하면서)콘서트 윤대표한데 들었어. 발리 같이 간다구

애리-신혼여행 어디루 가요?

영준-(건성으로 )제주도

애리-발리 가지 그래요 ?

영준-어머니 신세 지면서 하는 결혼이야

애리-나한테 왜 얘기 안햇어요 ?

영준-뭘?

애리-이정우씨 어머니랑 안수창씨 아버지 결혼한거.

영준-그걸 왜 애리씨한테 얘기해야 하지 ?

애리-두사람 이종 사촌 아니잖아요 ?

영준-이종사촌인지 아닌지 그게 뭐가 중요한데 ?

애리-(말없이 바라본다 )

 

씬11 대학 캠퍼스 (야외 )

(수은 건물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민기 건물에서 나오면서 )

민기-안수은.

수은-(돌아보고 )수강신청 끝났어 ?

민기-응. (수은의 어깨를 끌어안으면서 걷는다 )

수은-(팔을 뿌리치면서 )왜그래?

민기-너야말루 왜그래, 촌스럽게 ?

수은-캠퍼스 안에서 끌어안구 다니는 애들 젤 싫어.

민기-하여튼 쓸데 없이 까다로와요. 우리 애인은. .

수은-(눈 흘기고)배고파 밥이나 사줘.

 

씬12 학교 앞 분식집(야외 )

(점심 시간이라 손님들 북적대고

민기 수은 앞에 김밥 하나 놓고 칼국수 먹고 있다 )

민기-(먹다가 보고 있다 )

수은-(보고 )왜?

민기-너 느네 어머니한테 감사해야 돼.

수은-뭘?

민기-우리 엄마가 ....느네 어머니 만나보시구 정말 좋아하셨어.

수은-왜?

민기-너한테 정말 좋은 어머닌거 같다구 .

수은-겉으로 봐서 어떻게 알어 ?

민기-왜 몰라? 사람 만나보면 느낌이란게 있는데?

수은-(본다 )

민기-사실 우리 엄마 걱정하셨대 . 이상한 계모 들어와서 니네집 분위기 이상하면

어쩌나. 이상한 계모면 널 며느리루 데려오는것두 고려해야겠다

심각하게 생각하셨나봐.

수은-말두 안돼. 이상한 계모면 어째서 ? 며느리 될사람은 난데?

민기-난 잘 모르지만 엄마 말씀이.... 사돈이 이상하면 진짜 피곤한 거래.

그런 어머니 만난건 니 복이라구 그러시드라.

수은-(본다. 나쁘지 않은 기분이다 )

 

씬13 수정방

(수정 트렁크를 싸고 있다 .

순영 쟁반에 한약을 올려 들고 들어온다 )

수정-(돌아보고)

순영-점심약 안먹엇지 ?

수정-(약을 받으면서 ) 아유 제가 먹을 텐데..

순영-왜 짐을 싸 ?

수정-비행기 예약 됐어요

순영-언제 떠나는 건데 ?

수정-내일이요 ..

순영-(놀라서) 내일?

수정-식당 주인 맘 변하면 어떡해요 ?

순영-월말까지 답을 주면 된다면서 ?

수정-그래두 제가 맘이 급해요. 워낙 잘나가는 식당이라 돈싸들고 와서 조르면

견물생심이라구 주인 맘 바뀔수두 있잖아요 ?

순영-마셔 어서.

수정-(약을 마시면 )

순영-(물컵을 준다 )

수정-(약사발 내려 놓고 물로 입가심한 뒤 컵도 내려놓는다 )

순영-약을 아직 다 못먹었는데.. 어떡하지?

수정-가져가서 제가 대려 먹으면 돼요.

순영-바쁜 사람이 어떻게 ?

수정-몸이 재산이니까요 ....어머니 지어다 주신 정성 생각해서 열심히 대려 먹을께

요.

순영-(본다)

수정-(순영 손을 잡고)저.....미워하지 않으실 거죠 ?

순영-내가 왜 수정일 미워해 ?

수정-솔직히 말하면 저......어머니 오해 많이 했어요.

우리 아버지 재산 탐나서 결혼하신 걸루.

순영-(웃고 ) 그렇게 오해해두 할 말 없어. 아버지가 집두 절두 없는 가난뱅이면

결혼 안햇을테니까.

수정-(본다)

순영-우리 나이에... 아무것두 없는 빈털털이라두 좋다... 그런 맘으로 재혼하는 사람

어디 있겟어? 그래두 돈가지구 속썩진 않겟구나 그런 계산은 해보는게

정상 아니겟어?

수정-맞아요. 그렇지만 아무튼.....고마워요. .

.....어머니가....우리 세식구 살려 주신거 아시죠 ?

순영-내가 얘기 햇잖아 . 수정이가 운이 좋았던 거라구 .

수정-돈 벌어서 .. 꾝 은혜 갚을께요.

순영-그래...나 미국 한 번 가보는게 소원이야. 큰딸 덕분에 미국구경 할수 있게

좀 해줘.

수정-(눈물이 글썽해서 본다 )

 

씬14 애선거실 (저녁 무렵)

(장만용 거실에 앉아서 수화기 들고 전화 하고 있다 _

장만용-여보세요....안수명대리요. 자리에 없어요 ? 언제 들어옵니까 ?

(애선 쟁반에 멜론 들고 나와서 거실로 오면서 )

애선-전화할 필요 없다니까 뭐하러 전화해요?

장만용-아직 퇴근한건 아니죠 ? 알았습니다 .

(수화기 껐다가 다시 핸드폰에 전화 한다 )

애선-(탁자에 멜론을 놓고 )이쪽에서 애달아 전화할 필요 없다니까요.

장만용-어허 조용히 좀 해요.

장만용-( 수화기 귀에 대면)

E 가입자가 수화기 꺼놓고 있다는 멘트

장만용-( 수화기 놓고 )당신 우리 딸 이혼녀 만드는게 그렇게 소원이에요?

애선-이혼녀가 뭐가 어때서요 ?

장만용-뭐야 ?

애선- 불행한 결혼생활 보다는 이혼해서 인생 다시 시작하는게 현명한거

아네요 ?

장만용-아이구 조애선 여사 참 잘났어.

애선-생각해 보세요

장만용-(화가 나서) 생각하긴 뭘 생각해요?

우리 세미가 안서방 사랑하지 않는다면 당신 말대루 이혼 시킬수두 잇어요.

근데 세미가 안서방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면서 이혼 시키려 들어 ?

그게 엄마라는 사람이 할수 있는 짓이야 ?

애선-(말하려는데)

E 초인종

장만용-나가 봐요 . 안서방인지.

애선-(일어나서 현관으로 가면서 )누구세요?

(아무 대꾸 없으면 애선 현관문을 연다

세미 기운 없이 현관을 들어온다)_

애선-안서방 만났니 ?

세미-(대꾸 없이 거실로 들어온다 )

애선-안서방 만났냐구 ?

세미-몰라요 .

장만용-세미야

세미-(본다 )

장만용- 이쪽으로 와서 좀 앉아봐 .

세미-저 피곤해요 아버지. 올라 갈께요 .

(돌아서서 이층으로 올라간다 )

애선-(세미 뒷모습 본다 )

 

씬15 세미방 (저녁 무렵)

(애선 문열고 들어오면 세미 침대에 가방 놓고 무릎을 세워 안은채 앉아 있

다. 애선 옆으로 와서 앉으면서 )

애선- 안서방 못만났어 ?

세미- 만났어요

애선-그래, 너한테 뭐래 ?

세미-엄마 소원대로 됐어요

애선-무슨 소리야?

세미-엄마가 바랐던 대로 수명씨 이혼해준대요 . 이젠 속이 후련하세요 ?

애선-안서방이 그랬어, 이혼해준다구 ?

세미-왜요? 수명씬 이혼두 안해주면서 날 붙잡구 늘어질 남잔 줄 알았어요?.

애선-그래서 안서방이 신사적이다 뭐 그런 얘기야?

세미-내가 불행해진다면 엄마탓인 줄이나 아세요.

애선-뭐뭐, 뭐야 ?

세미-내려가세요 (일어나면서 )엄마랑 얼굴 마주보구 얘기하는 것두 싫어.

애선-기가막혀. 종로에서 뺨맞구 한강에 와서 돌던지니 ?

세미-(장롱으로 가서 문 열고 옷꺼내고 돌아서면서 ) 내 인생을 왜 엄마 맘대루

좌지우지 하려구 들어요? 이혼을 해두 내가 해, 내가.

애선-니가 등신 바보니까 내가 나서지 ..니가 똑똑해두 내가 나서니?

세미-엄마말대루 내가 등신 바보라면 순전히 엄마책임이야 엄마 땜에

이렇게 된거라구

애선-(억장이 무너져서 본다 )

 

씬16 한식당 (밤 야외)

( 광일 호길 수창 불고기 먹으면서 )

광일-서애리 친구들이랑 삼차까지 갔단말야?

호길-진짜 재미있게 놀았어요. 끝내주드라구요.

광일-걔네들 다 날라리지 ?

호길-차림샌 야한테 다들 번듯하든데요 하나는 광고회사 다니구 또하난 사장이에

광일-사장?

호길-압구정동에서 옷가게 한 대요

옷가게 하는 애가 수창이 찜햇다는거 아닙니까 ?.

수창-(보고 )누가 누굴 찜해?

호길-서애리 친구중에 키큰애 말야.

수창-난 얼굴두 생각안나

광일-머리길구 늘씬한 애잔잖아 ?

호길-맞아요 .

광일-걔 인상 좋았잖아 ?

호길-이정우 보다 인물이 휠씬 났죠

수창-(본다 )

호길- 복도 많어 안수창. 잘해봐라, 돈두 많이 번다는데.

수창-(숟가락 놓고 )박호길

호길-왜?

수창-정식으로 경고하는데.....내앞에서 이정우 얘기 함부로 하지 마

알았어 ?

호길-나참 .. 알았으니까 밥이나 먹어 (숟가락을 집어준다 )

수창-(숟가락 놓고 가방들고 일어나면서 광일에게 )저녁값 내가 낼께요

광일-야 놔둬 내가 낼게.

수창-(그대로 나가고 )

광일-넌 왜 쓸데 없는 말해서 사람 속을 긁냐?

호길-저 자식이 이상한거죠. 그정도 말두 못해요 친구끼리 ?

 

씬17 이벤트 사무실 (밤 )

(정우 복사기 앞에 서있다. 인쇄를 프린트 태영 병국 컴퓨터 앞에서 함께

씨름하고 있다.

현지 하품하면서 돌아보고 )

현지-오늘 퇴근은 몇시에요 ?

태영-우린 오늘 밤샙니다.

현지- 그래서 설마 나까지 밤새라는 말은 아니겠지 ?

정우-(복사기에서 프린트 뽑아들고 영준방으로 간다 )

(영준 고단한 듯 의자에 머리 기댄채 눈을 감고 있다

정우 프린트들고 들어오면서 )

정우-형.....이거 좀 봐주세요.

영준-(눈을 뜨고 프린트 받아 보면서 ) 1부 시작을 <오쏠레미오 >로 한다구 ?

정우-독창회 분위기루 정장 입게 해서 오프닝들어가면 느낌이 좀 색다르지 않을까

요 ?

영준-본인이랑 의논한거야 ?

정우- 얘기 했더니 재미있는 아이디어라구요.

영준-(끄덕이고 )

정우-1부 끝곡은 좀 빠른걸루 잡았어요

영준-(들여다보고) <솔로예찬>보다 <붉은 노을>이 더 낫지 않나 ?

정우-본인이 <솔로예찬> 원해요.

영준-그럼 그렇게 가구 ......(들여다보면서 )20년전 자룐 구해놨어 ?

정우-그럼요.. 태영씨가 편집 다 끝냈어요.

영준-<들여다 보고>아이디어가 아주 좋은데.. 20년전 자기 자신하구 얘기하는거

말야 .

정우-어차피 영상 많이 쓰니까 영상을 활용하는게 관객들한테두 시각적인

효과가 많을거 같애요

영준-(웃고 )역시 이정우다. 결혼해서 집에 썩히긴 아까운데 어떡하지 ?

정우-(웃고 )고마워요 인정해 줘서.

(큐시트 챙기면서 )이대로 확정해두 되는 거죠 ?

영준-좋아 아주

정우-(돌아서서 나가고 )

영준-(정우의 뒷모습 바라본다 )

 

씬18 안상호 마당 (밤)

(순영 마당에서 팬티만 입은 혜수를 씻기고 있다 .

진이 큰수건을 들고 서 있다

마당으로 수명이 들어와서

순영이 헤수를 씻기는 모습을 보고 있다.

수정 마루에서 마당으로 내려 오다가 수명을 보고 _

수정-수명아.

순영. 진이 혜수-(돌아본다 )

진이-안녕하세요 ?

수명-(순영을 보고 고개 숙여 보인다 )

순영-왔으면 들어오지.. 왜 그러구 있어 ?

수정-들어와 .

수명-(거실로 간다 )

순영- (진이에게 수건을 뺏아서 헤수를 감싸 마루에 놓고 )진이야 헤수좀 닦아서

니방으로 데려가.

진이-네.

 

씬19 안상호 방 (밤)

(순영 들어오면 안상호 수명 수정 앉아 있다.)

안상호-당신두 앉아요. 이쪽으로 .

순영-(앉는다 )

안상호-늬 어머니가 정우집 가서 혜수 데리고 왔다.

고맙다구 인사나 해.

수명-(고개 떨구고 앉아 있다 )

순영-(수명힐끗 본 뒤 )당신두 ...내가 인사받자구 한 일인가요 ?

안상호-그래 장차 혜수 문젠 어떻게 할 셈이냐?

수명-....모르겟어요.

수정-니가 모르면 어떻게 해 니문젠데?

수명- 즤 엄마가 해외 입양쪽으로 수속하구 있었대요

수정-그래서 해외 입양 시키겠다구 ?

수명-(고개 떨구고 있다 )

안상호.수정 순영-(수명을 바라본채 ) (엔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