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월 27 일 ( 제 102 회 )

씬1 양자 가게 마당 (야외)

 

(애선 문을 열고 들어선다 .

양자 계단을 내려 오다가 애선을 발견하고)

 

양자 애선아.

애선 우리 남편 왔니 ?

양자 응 저 위에.

애선 웬일이라니 ?

양자 뭐가 ?

애선 웬일루 날 여기까지 불러내?

양자 마나님이랑 데이트 하구 싶으신거지 뭐.

애선 어떤 방이야?

양자 올라가서 왼쪽 청실.

애선 너두 올라와 같이 먹게.

양자 알았어

 

(쟁반에 맥주두 세병과 컵 네개

물주건 챙겨 들고 오는 여자 종업원에게 )

 

양자 김양.

종업원 네 ?

양자 이 손님 청실로 모셔

종업원 네. 따라오세요 손님 .

 

(종업원 따라 올라가고 양자 건물로 간다 )

 

씬2 양자가게 별채

 

(종업원 쟁반에 맥주와 컵 물수건을

얹어 들고 들어오고 뒤따라 애선 들어오다가

문앞에 멈춰선다. 기본 반찬이 놓여진

탁자 앞에 장만용 수명 세미 앉아 있다가

수명 자리에서 일어선다 )

 

장만용 여보 .

애선 (선채로 세사람 바라보고 l)

세미 (일어선다 )

장만용 이리와서 앉아요 좀.

애선 무슨 일이에요 ?

장만용 무슨 일은 무슨 일 ? 오랜만에 식구끼리 앉아서

점심이나 하려구 그러는거지.

수명 이쪽으로 오십시오 장모님.

세미 앉으세요 .

 

(애선 할수 없는 듯 장만용 옆으로 와서 앉고

세미와 수명도 자리에 앉는다 )

 

(종업원 맥주를 따 놓고 물수건을

네사람 앞에 놓고 나간다 )

 

장만용 (맥주병들어 수명에게 )자 늬 장모한테 한잔 따라 .

수명 (병을들고 )잔 받으십시오 .

애선 왜 나한테 그래 ? 이양반부터 드려 .

장만용 레이디 퍼스트 . 사양하지 말구 받어요.

수명 받으세요 장모님.

애선 (내키지 않지만 잔을 내민다 )

수명 (맥주 따른 뒤 )장인어른

장만용 그래 한잔 다오 .(잔을 내민다 )

수명 (술을 따른다 )

 

(장만영 잔을 받고 수명에게 술을 따라 주고 )

 

장만용 세미 너두 한잔 해.

세미 전 됐어요 .

장만용 받아 놔 일단 .

세미 (잔을 내민다 )

 

(장만용 세미에게도 술을 따라 놓은 뒤 잔을 들고 )

 

장만용 ...많지두 않은 네사람 한자리에 모이는것두 쉽지가

않구나 . 여보 잔들고 건배나 한 번 합시다 .

애선 건배는 무슨 ...마셔요 그냥.

장만용 에헤 .... 잔 들어요 어서 . 늬들두 잔 들구

 

(수명 세미 잔을 들면 )

 

장만용 자 우리 가족 건강과 평화를 위하여 .

 

(장만용 잔을 내밀면서 네사람 잔을 부딪친다

양자 문열고 들어온다 )

 

양자 어머나 ....보기 좋은데요 .네식구가 한자리 모이니까

장만용 양자씨두 앉으세요 한잔 하십시다 .

양자 제가 분위기 깨는거 아니에요 ? ..

세미 (일어나면서 팔을 잡고 )이쪽으로 앉으세오 아줌마.

양자 (옆에 앉는다)

장만용 (맥주를 단숨에 들이키고 잔을 양자에게 주면서 )자

한잔 하세요.

 

(양자 사양하다가 잔을 받고 장만용 맥주를 따라준다 )

 

양자 .....(양자 잔을 들고 애선잔에 부딪치고 마신다 )\

세미 아줌마 집에 정우 있겠죠 ?

양자 정우는 왜?

장만용 그래 그생각을 못햇다 .정우 있으면 좀 나오라구 해.

같이 점심 먹게

세미 (핸드폰 꺼낸다 )

 

씬 3 양자거실

 

(앞치마 입은 정우 거실에 다리미판을 펴놓고

영준 와이셔츠 5.6장을 놓고 다리고 있다.

이미 다린 셔츠 한벌 옷걸이에 걸어서

거실 소파에 걸쳐 놓고 있다 )

 

E 전화벨

 

(정우 다리미를 꺼놓고 수화기 들고 )

 

정우 네 ..

세미 F아가씨 .

정우 누구세요 ?

세미 F 저에요 아가씨 큰올게

정우 어머 세미야 .

세미 F 뭐하니 ?

정우 나 지금 다리미질

세미 F 너 점심 아직 안먹었지 ?

 

씬4 별채

 

(식구들 앉아 있고 세미 수화기 들고

 

세미 먹었다구 언제 ? 빠르기두 하다. 안먹었으면

나오라구 그럴 생각이었지. 아줌마 가게 . 알았어 끊어

 

(핸드폰 닫고 )

 

수명 먹엇대

세미 응

장만용 그럼 할수 없구 당신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어요 ?

애선 무슨 날이에요 ?

장만용 무슨 날인지 정말 모르겠어 ? .

애선 (모르겟다는 듯 본다 )

장만옹 오늘이 9월 22일이야

애선 그게 무슨 날인데요 ?

장만옹 이사람 우리 결혼 기념일두 잊었구만 ?

양자 어머 오늘이 두분 결혼기념일이세요 ? 그래요 .... 두분

가을에 결혼하셨던거 기억나네요

애선 난 북새통에 정신 나가서 결혼 기념일 같은거 생각두

못햇어

장만용 그럼 올해가 결혼 몇주년인지두 모르겠네 ?

애선 어떻게 알아요 따져 본적두 없는데 ?

장만용 30주년이야 .

양자 축하해요 장사장님 . 축하해 애선아

장만용 아웅 다웅하면서 그래두 우리 오래 살았지 ?

수명 25주년은 은혼식 50주년은 금혼식 .....30주년은 뭐죠 ?

장만옹 진주혼식이란다

양자 진주혼식이요? 그건 저두 오늘 첨 알앗네요 .

장만용 세미야

세미 네

장만용 그거 꺼내봐

세미 (핸드백에서 조그만 보석상자(포장된)꺼내 놓는다 )

 

(장만용 상자를 애선에게 준다 .)

 

애선 이게 뭐에요 ?

장만용 풀어봐요

 

(애선 상자를 풀면 알이 꽤 큰 진주 반지가 나온다 .

 

애선 (기분이 좋아서 바라본다 )

양자 어머나 ....이쁘다 .

장만용 내가 껴줄께요 .

 

(장만용 진주 반지를 애선에게 끼워준다 .

세미 수명 손뼉을 치고 양자도 손뼉을 치면서

한편으론 쓸쓸한 표정이 된다 .)

 

세미 (핸드백 꾸러미 주면서 )그리구 이건 수명씨가

드리는 거래요.

애선 뭔데 ?

세미 핸드백이요 ...수명씨가 돈내구, 고르긴 내가 골랐어요

애선 (받으면서 )뭐하러 이런걸 사 ?

세미 엄마가 자주색 빽 필요하다구 하셧잖아 ? 자주색이야

보시구 싶으면 보세요

애선 니가 골랐으면 제대로 골랐겟지 .

 

(한쪽에 치워 놓고 )

 

양자 오늘 점심은 제가 낼께요 두분 결혼 30주년 축하하는

의미에서 .

수명 아닙니다 저한테 기횔주십시오

양자 그래 ? 하나밖에 없는 사위한테서 장안장모

진주혼식 축하해드릴 기회 뺏을 순 없겠지 ?

수명 네

양자 (웃고 ) .

장만용 여보 우리...... 건배 다시 한번

 

(.장만용 애선 잔들고 건배하고

수명 세미 양자 다시 손뼉을 친다 )

 

씬5 안상호 마당

 

( 안상호 삽을 들고 들어와서 한쪽에 놓고)

 

안상호 여보 여보

순영 E 저 방에 있어요 .

 

(수돗가로 가서 손을 씻는다 )

 

씬6 안상호 방

 

(재봉틀 놓여져 있고 돋보기 끼고 순영 바느질 중이다

다 지어진 남자 한복 저고리에 동정을 달고 있는 순영 .

바지는 다 지어서 한쪽에 개켜진채 놓여 있다.

안상호 문열고 들어온다. )

 

순영 (돌아본다 )

안상호 당신 또 바느질이야?

순영 다 됐어요.

안상호 (앉으면서 )난 한복 필요 없다는데 뭐하러 바느질은

하구 그래 ?

순영 명색이 바느질쟁이랑 결혼하셨는데 한복 한벌은 얻어

입으셔야죠

안상호 당신 골빠지면서 바느질 하는거 싫단 말야

순영 입기 싫으시면 입지 마세요 .

안상호 누가 입기 싫대?

순영 (본다 )

안상호 (개켜놓은 바지를 펼쳐본다 )

순영 겨울에 집에서 한복 입으면 얼마나 펀하구 따뜻한데요

..

안상호 (일어나서 바지를 몸에 대보면서 )뭐가 이렇게 길어요

?

순영 밑에 대님 매려면 길이가 좀 있어야죠.

 

(동정을 다 달고 바늘에 달린 실을 가위로 자른다 )

 

순영 추석에 해드렸어야 하는데

안상호 그땐 정우 결혼식에다 바느질 할 겨를이 어디

있었어 ?

순영 그러니까요. (저고리 추겨 들면서 ) 한번 입어 볼래요 ?

안상호 (바지와 저고리 들고 나간다 )

순영 어디로 가세요 ?

 

씬7 안상호 거실

 

(순영 허리띠와 대님을 들고 거실에 서 있고

안상호 수은 방에서 한복을 입고 나온다 .

허리띠와 대님도 매지 않은채

저고리 옷고름도 대충 한채로

순영 안상호 허리에 허리띠 매주고

대님도 묶어 주고 옷고름도 매주면서)

 

순영 어머나 당신 한복 참 잘 어울리시네.

안상호 (기분 좋아서 )그래요 ?

 

( 서귀옥 소쿠리에 솎은 배추

담아들고 오고 복자도 따라 들어온다

거실에서 안상호 옷입고 있는 다정한 모습보고

복자 걸음을 멈추고 )

 

서귀옥 어머나 옷 다 지으셨네요 ?

순영 이양반 한복 잘 어울리시지 ?

서귀옥 네 너무 보기 좋으세요 .

복자 (거실쪽으로 오면서 )안녕하세요 ?

순영 어서 오세요 .

안상호 (돌아서서 방으로 들어가고 )

순영 (따라 들어간다 )

 

씬8 안상호 마당

 

(서귀옥 배추를 마당에 넣고 다듬기 시작하고

복자 옆에 힘없이 앉는다 )

 

서귀옥 (돌아보고 )봤지 ?

복자 뭘?

서귀옥 두 양반 깨가 쏟아지는 모습.

복자 두고봐 . 올해가 다 가기 전에 나두 시집 가고야

말테니까.

서귀옥 잘 생각했어

 

씬9 안상호 방

 

(안상호 한복을 입고 아이처럼

거울 앞에서서 이리 저리 비춰본다 )

 

순영 그만 벗어요.

안상호 입구 있으면 안되나 ?

순영 조낄 아직 안만들었어요.

안상호 알았어 잠깐 입구 있다가 벗을 께.

순영 편하죠 ?

안상호 당신 눈빠져가면서 바느질 한거 생각하면 마음 아픈데

.... 당신이 지어준 옷이다 생각하니까 기분 좋아.

순영 (흐뭇헤서 본다 )

 

씬10 양자 거실

 

(에이프런 입은 정우 다리미판을 치우고

걸레로 마루바닥을 닦고 있다.

 

세미 아가씨.

 

(정우 돌아보면 세미 거실로 들어오고

뒤따라 수명 들어온다)

 

정우 어머....(일어나서 현관으로 가면서 )어서오세요. 큰오빠.

수명 잘 있었어 ?

세미 야.... 새댁 냄새 물씬 나는데 ?

정우 (웃고 )새댁이니까

세미 이이가 니 얼굴좀 보구 가야 된대.

정우 (수명에게 )그냥 가셨으면 저 섭섭했을 거에요

수명 (웃고 )커피 한잔 줄래 ?

정우 .....앉으세요

 

(수명 앉고 정우 부엌으로 가고 세미 따라 들어간다 )

 

씬11 양자 부엌

 

( 준비된 포도 접시에 담겨있고

세미 멜런을 깔로 자른다 )

정우 커피머쉰에서 커피를 잔에 따르면서

(세미가 사준 잔에)

 

정우 이산 언제 하는데 ?

세미 이번 주말.

정우 아줌마랑 화핸 잘 된거야?

세미 화해구 뭐구 없어.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게

엄마랑 내 관계니까.

정우 아줌마가 널 너무 사랑하셔서 그래.

세미 특이한 모녀 관계지 뭐.

 

씬12 양자 거실

 

(수명 거실에 있고 정우 커피잔

세 개 쟁반에 받쳐서 들고 나오고

세미 과일을 접시에 담아 따라 나온다 .

정우 커피잔을 놓고 세미도 탁자에 과일을 놓는다 )

 

정우 드세요 오라버니.

수명 바깥일에 유능햇던 사람 집에만 이렇게 붙들어 앉혀

놓는건 국가적인 낭비구 손실 아닌가 ?

정우 집안일두 중요해요 .

수명 물론 그렇긴 하지만 ..

세미 언제까지 집안 일만 할건데 ?

정우 일단 집안일에 익숙해져야 다른 생각두 해보지 .

지금으로선 두가지 일 못해. 지금 바깥일 한다구 뛰쳐

나가면 어느 한쪽두 제대로 못할거야.

수명 (커피 마시고 )한서방이 잘해 주지 ?

정우 ....(웃고 )네.

세미 신혼에 잘못하는 남자가 어디 있어 ? 좀더 지켜봐야지

 

씬13 병실 (특실 )

 

E 노크

 

(애리 친구 병실문을 열면 영준 (쥬스박스 들고 ) 서 있다)

 

친구 들어오세요 .

 

(영준과 병국 들어오면 친구

영준이 들고 있는 쥬스박스 받는다

애리 머리를 붕대로 감고 한쪽 다리는

깁스한채 매달려 있다.

눈을 감은채 잠들어 있는 애리)

 

영준 잠들었나요 ?

친구 (박스를 놓고 )네.....대표님 기다렸어요. (옆으로 가서

깨운다 )애리야.

영준 깨우지 마세요 .

친구 그냥 다녀 가신줄 알면 섭섭해 할텐데요 ..

영준 어쩌다가 사골 당했어요?

친구 어젯밤 같이 있었는데......누구한테 전화하더니 혼자

나갔어요. 좀 취해 있었구요.

영준 상천 어느 정돕니까 ?

친구 머리 몇바늘 꿰맸구요 다리에 골절상 입었대요. 심각한

상탠 아니래요.

애리 (눈을 뜬다 )

친구 애리야 .....한영준씨 오셨어 .

애리 (영준을 보고 )오빠 .....

친구 (돌아서서 병실을 나간다 )

영준 어떻게 된거야 ?

애리 보시다시피 .....이렇게 됐어요.

영준 그래두 다행이야 ...머리라두 크게 다쳤으면 어쩔뻔했어

?

애리 (씁쓸하게 웃고)오빠가 전화만 받아 줬어두 나 이렇게

안된거 알죠 ?.

영준 (본다 )

애리 이정우씨가 전화 따돌리는 바람에 화가 나서......

영준 전화 받을수 있는 상황이 아니엇어

애리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리면서 )어쨌든 나 이렇게

된거 보니까 속이 후련 하시죠 ?

영준 무슨 소리야 ?

애리 속으로 그러실거 아네요 ? 성가시게 굴더니

쌤통이다.

영준 (말없이 화장지 뽑아서 준다 )

 

씬14 이벤트 사무실

 

(병국 태영 현지 )

 

현지 그러니까 사람이 맘을 곱게 써야돼 . 서애리 교통사고

난건 하느님이 벌주신거야.

태영 비약하지 마세요 . 교통사고 당한 사람은 그럼

하느님이 다 벌주신 거게?

현지 다른 사람은 몰라두 서애린 그렇다구 생각해 .

병국 어쨋든 안된건 안된거지 뭐 . 현지씨두 너무 고소해

하지마 . 인간성 의심스러워

현지 (뭐라 말하려는데 )

 

E 전화벨

 

현지 그 문젠 이따가 말해요 ...(수화기 들고 )네 다나

기획입니다. 이대리님....(영준방 보면서 ) 대표님

병원가셨어요. 아직 모르구 계세요 ? 서애리씨 얘기

못들었어요 ?

 

씬15 양자 거실

 

(앞치마 입은 정우 수화기 들고 앉아서 )

 

정우 뭐, 교통사고 ? 언제 ? 많이 다친거야?

아니....중요한일 있어서 전화한건 아냐 핸드폰 꺼놓구

있는거 같애. 들어오면 전화 왔었다구 전해 줘 .. 그래 .

(수화기 놓고 앉아 있다 )

 

씬16 경륜장 복도 (야외 )

 

(호길 복도에서 서성이고 있다 )

 

광일 야 박호길 .

호길 (돌아선다 )

광일 뭐해 거기서 ?....

 

(호길 광일을 끌고 옆방으로 들어간다 )

 

씬17 로라실 (야외 )

 

(호길 광일을 끌고 들어와서 )

 

호길 안수창 왜 불려갔어요?

광일 누구한테 불려갓는데 ?

호길 지도과장이요 ..

광일 글쎄 이번씨즌 성적 부진했잖아 ? .

호길 그런 이율까요 ?

광일 선수가 불려갈땐 그런 이유밖에 더 있냐 ?

 

씬18 경륜장 복도 (야외 )

 

(수창 방에서 나오고 로라실에서 광일과 호길도 나온다 )

 

호길 안수창.

수창 (돌아본다 )

호길 왜 불려 간거야 ?

수창 박호길 콧대를 팍 꺾으라신다 .

 

(돌아서서 간다 )

 

호길 저자식이 .......?

 

씬19 애선방

 

(애선(가내복 ) 자주색 핸드백을

꺼내서 들고 이리 저리 비춰본다.

일어나서 팔에 낀채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을 본다

나쁘지 않은 표정이다 .

장만용 문열고 들어오면 애선 돌아본다 )

 

장만용 핸드백 맘에 들어요 ?

애선 맘에 들구 말구가 어디 있어요 ?

장만용 기분 좋으면 좋다구 말해.

애선 (대꾸 없이 가방을 들고 가서 장롱에다 집어 넣는다 )

 

장만용 나 좀 나났다 올께요 .

애선 어디요 ?

장만용 애들이 이사올집 도배좀 부탁 해서.....지물포좀 나가

보려구 갔다 올께

 

(나가면 )

 

애선 여보

장만용 (돌아본다)

애선 같이 가요 .

장만용 당신 집에서 쉬구 있어요 혼자 갔다 올께

애선 안돼요. 당신 눈 어떻게 믿어 ?

장만용 무슨 소리야 ?

애선 벽지 아무거나 골라노면 어떻게 보라구 ? 촌스런 벽지

발라노면 뜯어낼 수두 없구 두구 두구 보기 괴롭단

말에요. (먼저 방을 나간다 ).

장만용 (나가는 애선 뒷모습 보면서 픽 웃는다 )

 

씬20 까페(야외 )

 

(수은 들어온다.

민기는 구석 자리에 앉아서 얼굴 가리고

스포츠 신문을 읽고 있다가

수은 민기를 지나쳐 창가로 가서 앉는다

민기 핸드폰을 꺼낸다.

종업원 수은앞에 물컵을 갖다 준다

수은 손님이 온다고 얘기하는데 )

 

E 문자 멧세지 알리는 신호

 

수은 (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확인해 보면 )

 

("아가씨, 외롭지 않으세요 ? " 하는 문자가 보인다.)

 

수은 (둘레를 두리번 거리고 보면 민기가 구석 자리에 앉아

있다.

 

(수은 가방을 들고 민기 자리로 가서 가방으로

민기 어깨를 툭 치면서 )

 

수은 어유 유치찬란

민기 뭐가 유치찬란이야 ?

수은 (눈 흘기면서 맞은 편에 앉는다).

민기 (, 수은을 빤히 쳐다본다.)

수은 (민기 앞에 놓인 물컵을 들어 물 마시며 ) 왜 그렇게

봐?

민기 어제... 괜찮았냐 ?

수은 뭘?

민기 외삼촌한테 야단 안맞앗냐구 ?

수은 됐어 어제 얘긴 꺼내지 마. 아침에 외삼춘 얼굴

볼수가 없어 피해 나왔단 말야

민기 (킥킥 웃고) 설마 아버님 어머님한테 소문 내시는건

아니겠지 ?

수은 넌 꼭 동네방네 소문나길 바라는 애 같애

민기 그래 바란다 왜 ?

수은 나 쫓겨나는 꼴 보구싶단 말이지 ?

민기 야 키스한번 했다구 쫓아내는 부모님이 어디 계셔?

수은 우리 아빤 쫓아 낼수두 있어.

민기 쫓아 내시면 더 좋지 뭐.

수은 뭐가 좋아 ?

민기 (떠든다 )내 방 넓은거 봤지 ? (눈치 보며 ) 침대두

이따만하잖아 ?

 

(옆자리에 앉은 여학생둘 두사람

얘기 듣고 있었던 듯 킥킥거리고 )

 

수은 (챙피해져서 소리 낮춰서 )계속 떠들래 ?

민기 뭐 어때 ? 난 이런 얘기 할 때가 젤 기운 나드라.

수은 (기가 막허서 본다 )

 

씬21 복자 가게 앞 (야외. 해질 무렵 )

 

(방기태 야외 탁자에 앉아서 혜수에게 콜라를 사주고 있다

혜수 손에 굴렁쇠 들고 있다

혜수 콜라 다 마시고 일어서서 다시 굴렁쇠 굴린다

방기태 혜수에게 방법을 알려주고 다시 해보라고 한다 .

헤수 굴렁쇠 굴려본다 . 복자 나와서 혜수를 바라보고 )

 

복자 혜수네 이사간다죠 ?

방기태 그렇대요

복자 집두 친청 아버지가 얻어 줫다면서요 ?.

방기태 양마담 우리집안 일은 모르는게 없구만 .

복자 내가 어떻게 알겠어요 진이 엄마가 다 얘기해주니까

알지.

방기태 진이엄마가 푼수에요 ? 양마담이 알구 싶어하지두

않는데 진이엄마가 뭐하러 얘기 하겠어요 ?

 

(혜수 굴렁쇠 굴리면서 간다 )

 

방기태 혜수야 차 조심 해야돼 .

혜수 네 (하면서 굴리고 내려간다 )

복자 하여튼 노인네가 복두 많아.

방기태 누구 얘기야 ?

복자 안사장님 얘기지 누구 얘기겠어요 ? 큰딸 땜에 돈

필요할 땐 마나님이 주머니 끌 풀어 돈대줘.. 아들

분가 시키려면 목돈 필요할텐데 이번엔 또 사돈이

부자여서 돈 다 대줘...노인데 애통 터질 일이 어디

한가지라두 있어요 ?

방기태 (마시고 ) 우리 매형은 전생에 복을 많이 지었나부지

뭐.

복자 아까는 마나님이 지어준 한복까지 입구 좋아서 어쩔줄

모르드라구요. 때맞춰 댁의 누님 돌아가 주시는

바람에 영감님만 신났어.

방기태 (허공 바라보면서 )불쌍한 우리 누님 .

 

씬22 수목원길 (야외. 저녁 무렵)

 

(헤수 굴렁쇠를 굴리고 있는데 뒤쪽에서 클랙선 소리 )

 

혜수 (돌아본다 )

 

( 세미의 차 들어오고

수명과 세미 차에 타고 들어오면서

수명 차창을 내리고 )

 

수명 혜수야 ..

헤수 (손을 흔들어 보인다 )

 

(세미 차 주차창으로 와서 멈춰서고

혜수 달려 온다 .

주차창에서 세미와 수명이 내려선다.

혜수 굴렁쇠 들고 달려 와서 수명의 손을 잡는다 )

 

수명 혜수 이거 누가 만들어 줬어 ?

헤수 외삼촌이요.

수명 너한텐 외삼촌이 아니구 할아버지야 . 어디 해봐

잘하는지 보자 ..

 

( 혜수 수명 앞에서 굴렁쇠 굴려본다 )

 

수명 잘하는데 ? 이리줘봐 아빠가 좀 해볼게.

 

(가방과 웃옷을 벗어 세미에게 맡기고

수명 굴렁쇠를 굴린다

혜수 손뼉치면서 좋아한다.

세미 부자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돌아서서 간다 )

 

수명 세미야

세미 (돌아서서 )먼저 들어갈게. 혜수랑 놀구 와

 

(돌아서서 간다 . 수명 잠시 돌아서서 가는

세미 보다가 다시 혜수와

굴렁쇠 굴리기 하면서 본다 )

 

씬23 안상호 마당 (야외)

 

(수명 굴렁쇠를 든 혜수의 손을 잠고 평상 근처로 와서

헤수손에서 굴렁쇠 뺏아 펑상에 놓고 )

 

수명 우리 손 씻구 들어갈까 ?

혜수 네 .

 

(수명 혜수 손을 잡고 계곡으로 내려와서

셔츠 소매를 걷고 혜수 손을 씻기고

혜수 얼굴과 목을 씻긴다 )

 

수명 에이구 ..혜수 목에 때좀 봐 .

 

(헤수 목을 씻기면 헤수 간지러워하고

수명 웃으면서 씻긴다 .

다 씻긴 뒤 주머니에서 손수건 꺼내서

혜수 얼굴 닦아주고 목도 닦아 준다.

두사람 다시 평상으로 올라오고

수명 혜수를 평상에 앉히고 자신도 옆에 앉으면서 )

 

수명 혜수야 ..

헤수 네 ?

수명 아빠가 헤수한테 할 말이 있어. 뭐야 하면 .....엄마

얘기야.

헤수 (본다 )

수명 사실은 아빠가 혜수한테 거짓말을 했어 .

혜수 (본다 )

수명 니가 밥두 잘먹구 키두 크면 엄마가 오신다구 했는데

.....엄만 너한테 다시 올수가 없어.

헤수 왜요 ?

수명 넌 잘 모르구 있었지만.....엄만 몹시 많이 아팠어.

혜수 (본다 )

수명 많이 아파서 ...미국에 갔는데......

혜수 ....그런데요 ?

수명 수술하다가 .....돌아가셨대 .

혜수 (본다 )

수명 엄만 알구 있었어 . 병이 나을수 없다는거 .. 또 너랑

다시는 같이 살수 없다는거 .. 그래서 널 아빠한테

보낸거야 .

헤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인다 )

수명 아빠말 무슨 뜻인지 알겟니 ?

혜수 (시선을 내리는데 눈물이 떨어진다 )

수명 (혜수를 끌어당겨 무릎에 안히면서 )엄마대신 이렇게

아빠가 있잖아 ? 아빤 니가 어른 될 때까지 어디 안가.

니 옆에 꼭 있을거야 .

헤수 (수명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흐느낀다 )

 

(진이 책가방들고 오면서)

 

진이 헤수야.... 큰오빠 혜수 왜 그래요 ?

수명 (입에 손을 대고 조용히 하라는 시늉)

헤수 (수명의 품에서 벗어나 집으로 뛰어간다 )

수명 헤수야 ....

 

씬24 안상호 방 (저녁)

 

(안상호 책상 앞에 앉아서 책을 읽고

순영 방바닥을 걸레로 닦고 있는데

혜수 문열고 들어온다 )

 

순영 혜수 아빠 오셨니 ?

헤수 (대꾸 없이 방구석으로 가서 쭈그리고 앉아 두손으로

얼굴을 감싼다 )

안상호 저녀석 왜저래 ?

순영 굴쎄말에요 (옆으로 가서 )혜수야..

 

(문열리고 수명 들여다 본다 )

 

순영 (돌아본다 )

수명 다녀 왔습니다

안상호 이녀석 왜 이러냐 ?

수명 (뒤돌아보고 )진이야 .

진이 (교복 차림인채 옆으로 온다 )

수명 혜수좀 데리구 나갈래 ?

진이 혜수야 고모랑 놀자 .

 

(진이 방으로 가서 혜수를 데리고 나간다.

혜수 주먹으로 눈울을 닦으면 나가고

수명 혜수 뒷모습 쓰라려서

보다가 방으로 들어와 앉는다 )

 

안상호 혜수한테 무슨 얘기 한거야 ?

수명 ....ㅈ 엄마 얘기요..

안상호 뭐라구 했는데 ?

수명 사실대로 말했어요 . 엄마 죽었다구 .

안상호 (화가 나서)뭐하러 그런 말을 해, 어린 것한테 ?

수명 마냥 거짓말 할순 없잖아요 ?

세미 (문열고 들어온다. 가내복차림 )

안상호 그냥 놔두면 자연히 알게 될텐데 ....어린게 얼마나

상철 받았겠어 ?

세미 (앉으면서 )제가 얘기하라고 했어요 아버님

안상호 (본다 )

세미 헤수가 절 엄마루 받아 들이려면....말해야 한다구

생각햇어요.. 뭐가 옮은 방법인진 저두 잘 모르지만 .

적어두 애한테 계속해서 거짓말 하는건 좋은 방법은

아니라구 생각햇어요

순영 (일어나서 나간다 )

안상호 (담배를 꺼내서 불을 붙인다 )

 

씬25 수은방 (저녁)

 

(혜수 침대에 앉혀놓고 진이 앞에 서서 )

 

진이 혜수야, 고모가 춤추는거 볼래 ?

혜수 (시선 내린채 반응이 없다 )

진이 고모가 얘기해줄까 ?

혜수 ( 주먹으로 눈물을 닦는다 )

순영 (문열고 들어와서 )헤수야 .

진이 헤수 기분, 좋아질거 같지가 않아요 고모.

순영 (혜수옆에 앉아서 혜수를 끌어 안으면서

)헤수야.....아이구 우리 혜수 할머니가 어떻게 해주면

우리 헤수 눈물이 안날까 ?

세미 (문열고 들여다 본다. 마음이 안돼서 )

 

씬26 뒷방 (저녁 )

 

(수명(외출복째로 ) 수명 앉아서

넥타이 풀어 방바닥에 놓는다

세미 넥타이 장롱에 걸고 가내복 꺼내서

앞에 놓고 앉으면서 )

 

세미 미안해.

수명 (돌아본다 )

세미 혜수한테 얘기하라구 한거말야

수명 어쩌면 ....더 자라서 상처 받는거 보다 아직 뭘 모를 때

얘기한게 나은지두 몰라.

세미 (본다 )

 

씬27 실내 포장 마차 (밤)

 

(광일 수창 소줏잔 놓고 나란히 앉아서 )

 

광일 그래서 ...지도 과장이 뭐라구 했어 ?

수창 은퇸 있을수 없다구요

광일 당연하지 .

수창 (본다 )

광알 넌 임마 경륜스타야 . 스타가 혼자 그 자리에 가

있는거라구 생각하니 ? 팬이 있기땜에 스타가 된거야.

수창 ........

광일 은퇸 널 사랑해준 팬들에 대한 배신이야

수창 부진한 경기 보여주는게 더 배신이죠.

광일 호길이 화려하게 재기한 것 봐. 너라구 못하겟니 ?

수창 별 의미가 없어요

광일 뭐가?

수창 누굴 이기는거요. 경쟁 없이 내가 노력한 만큼 댓가

받으면서 살구 싶어요

광일 임마 . 어차피 이세상은 경쟁이야. 경쟁아닌 일이 어디

있어 ? 농살짓드라두 남보다 더 잘 지어야 하는게

사람 사는 세상아니냐 ?

수창 ..... (소주 마신다 )

광일 생각을 바꿔봐 . 은퇴하드라두 ....다시 정상 되찾구

...그담에 해두 늦진 않잖아 ?.

수창 ......(말없이 소줏잔 내려다 본다 )

 

씬28 영준 방 (밤 )

 

(영준 가내복으로 갈아 입고

벗어논 옷 (침대에 놓인 )을 들어

옷장에 거는데 정우 들어오면서 )

 

정우 나오세요 .

영준 알았어.

정우 (들어와서 벗어온 티셔츠 집어든다 )

영준 왜 ?

정우 빨려구 .

영준 더 입어두 돼 .

정우 (깃을 보면서 )더러워 졌는데 뭐.

영준 누가 속까지 뒤집어 보니 ?

정우 총각땐 아무렇게나 입어두 됐지만 이젠 내가 욕먹어.

형 아무렇게나 입구 다니면 .

영준 (픽웃는다 )

정우 (티셔츠 들고 나가면서 )나와요 .

영준 (따라 나간다 )

 

씬29 양자 거실(저녁)

 

(영준 차려진 식탁에 앉아 있고

정우 찌개 냄비 갖다 놓고

맞은 편에 앉는다

영준 찌개 냄비 열어보고 )

 

영준 이게 뭐니 ?

정우 모듬 생선 매운탕.

엉준 (한숟갈 먹어보고 )음 시원한데? .

정우 가게에서 남은 재료 얻어온 거야

영준 솜씨가 제법이야.

정우 칭찬하지 마요. 나 부엌에 불들어 매노려는 작전같애

불안해져

영준 걱정마 너 집안에다 니발목 불잡아 맬 생각 없으니까

..

 

(먹기 시작한다)

 

정우 서애린 어때요 ?

영준 (본다 )

정우 많이 다쳤어요 ?

영준 어디서 들었니 ?

정우 현지씨한테. 전화햇더니 병원갔다구 ....

영준 다리에 골절상 입구 머리 몇바늘 꿰매구 ......하구 있는

모습보구 놀랫는데 생각보다 상천 가벼웠어.

정우 ......다행이네요.

영준 그래 두구 두구 맘에 걸릴 뻔햇어 .

정우 뭐가요?

영준 어젯밤 전화 안받은거 .

정우 .....병원 어디에요 ?

영준 문병가게 ?

정우 내가 나타나면 화날까요 ?

영준 글쎄. 굳이 갈필요 없잖아 ?

정우 (본다 )

 

씬30 병실 (밤 )

 

(친구 양자에게서 과일바구니 받아 들고

병실로 들어오고 양자 뒤따라 들어온다

친구 애리 옆으로 와서 )

 

친구 애리야 눈좀 떠봐 .

애리 (눈을 뜬다

양자 애리씨.....

애리 어머니 ... (손을 내민다 )

양자 (손을 잡고 )어쩌다 이렇게 됐어 ?

애리 (울먹이면서)어머니 저 미워하셔서 안오실줄 알았어요.

양자 사고소식 듣구 안올수 있겟어 ?

애리 (울먹이면서 )어머니 뵈니까 너무 좋아요.

양자 (안돼서 본다 )

 

 

(엔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