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월 4 일 ( 제 107 회 )

씬1 애선 빌라 외경(야외인써어트. 밤)

씬2 애선 부엌(밤)

 

(전회 마지막씬 의상 연결.

애선 밥그릇과 국그릇을 싱크대로 옮겨 다른 그릇으로 덮는다.

순영 식탁에 앉아서 )

 

순영 앉아 봐. 얘기 좀 하게 .

애선 (돌아보고 )차 마실래?

순영 됐어.

애선 (앞으로 와서 앉는다 )

순영 세미한테 전화루 그랬다면서, 내얼굴 보기 거북하다구

애선 그래...생각해보니까 내가 좀 심했던거 같앴어.

순영 나한테 뭐랬는지 알구 잇니 ?

애선 내가 뭐 치매니? 내가 한말두 기억못하게 ?

그렇지만 너두 나한테 잘한거 없어.

순영 그래 세미 얘기 꺼낸건 미안했어

애선 그럼 우린 서로 비긴거 아니니 ?

순영 내가 속상한게 뭔지 알어 ?

애선 (본다 )

순영 도대체 뭣땜에 날 니네 사돈 만들어 놓구 무슨 일만

있으면 사돈 만든거 후 회한다 말하니?

애선 (말하려는데 )...

순영 ( O.L) 내가 언제 늬 사돈 되구 싶댔어 ? 나두 모르게

선보는 자리 만들어 놨던건 너야 . 너 아니었으면

안상호씨 선두 안봤을 거구 재혼 같은거 안했어.

애선 그래서 재혼한게 잘못됐니 ? 재혼 해서 너 행복하잖아

?

순영 그래 행복해. 내가 행복하게 사는게 그렇게두 기분

나쁘니 ?

애선 뭐야 ?

순영 니말대루 내가 재혼하 뒤 팔짜가 펴져 사람이 좀

달라졌다구 하자. 뭐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모르지만

내가 언제까지나 꾀죄죄한 과부루 바느질쟁이나 하구

있어야 되겠니 ? 니 친구가 니 덕에 재혼해서

행복하게 좀 살면 안돼 ?

애선 (말못하는데 )

순영 넌 누구보다 내가 잘되는거 바라구 좋아해줄 줄

알았어.

애선 바랐으니까 널 중매서구 시집까지 보낸거 아냐 ?

순영 막상 재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것 같으니까 기분

나쁜거지. 김순영인 불쌍해서 동정이나 받아야 하는데

....동정할 필요가 없어져서 얄미운거야.

애선 그래....말 잘햇어. 난 니가 얄미워.

순영 (본다 )

애선 매사에 너만 옳은척 바른척 해서 사람 우습게 만드는

것두 얄밉구 재혼한지 얼마나 됐다구 안상호씨

본처보다 더 사돈처럼 구는 것두 얄미워. 니가 도대체

언제부터 내 사돈이었니 ?

순영 정말 우습다 . 양자두 그렇구 너두 그렇구.....사돈으로

맺어져서 좋은 친구 관계만 해친거 같애. 세상에서

젤 좋은 관계가 자식 낳아 서로 나누는 관계라드니

사돈이 이런거면 나 니네 사돈한테 시집두 안갔구

양자랑구 사돈 안됐어

애선 양자가 사돈 되구 나서 너한테 고약하게 구니 ?

순영 (본다 )

애선 나한텐 편하게 얘기해봐 . 양자......절대 편하지 않지 ?

순영 ....내가 원하는건..... 우리 세사람 죽을 때까지 좋은

관계 깨지지 않는 거였어 .

애선 (본다 ).

순영 너나 양자나 ......나한테 이상하게 구는게 난 이해두

안되구 ..... 정말 우리가 40년 친구였는지 믿어지지가

않아.

애선 그게 양자나 내탓이라구만 생각하지 마 . 너한테두

문제가 있는거야

순영 (바라보고는 일어나서 부엌을 나간다 )

애선 가는 거니 ?

순영 (대꾸 없이 나간다 )

 

씬3 애선 거실

(순영 현관문을 나가고 애선 거실로 나오면서 )

 

애선 같이 가서 저녁 먹자구 온줄 알았더니...... 나쁜년

같이 가잔 말두 안하구 혼자 가는 것좀 봐.

씬4 안상호 거실 (밤)

(방기테 서귀옥 진이

서귀옥 배를 깎고 방기태 진이 배를 먹고 있다 )

 

방기태 (먹으면서 )이거 어디서 난 거야 ?

서귀옥 달지 ?

방기태 응. ( 서귀옥 입에도 넣어 주면서 ) 아침에 먹는 거랑

달라 .

서귀옥 (먹으면서 )어머 진짜 맛있다

방기태 배가 입에 살살 녹는다는게 바로 이런 거야

서귀옥 이거 마나님이 숨겨논 거야 .

진이 숨겨 논거 ? 왜 숨겨 놨는데 ?

서귀옥 왜 그랬겠니 ? 맛잇으니까 숨겨놓구 고모부만

드리려구 그런거지.

진이 근데 우리가 먹으면 어떻게 해 ? 고모부 드릴건데 ?

서귀옥 우리 입은 뭐 입이 아니냐 ?

진이 그래두.. 우리가 몰래 먹은 거 아시면 고모가

싫어하시잖아 ?

서귀옥 넌 눈치 볼 필요 없어 야단 맞아두 엄마가 맞을테니까

진이 엄마가 야단 맞으면 내가 기분 좋겟어 ?

서귀옥 글세 우리가 두어개 갖다 먹어두 몰라 설마

갯수까지 세놓구 가셨겠어 ?

진이 (포크를 놓고 일어선다 )

서귀옥 왜 일어나 ?

진이 그만 먹을래 .

서귀옥 괜찮아 더 먹어 .

진이 싫어, 체할거 같애 . (하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

서귀옥 (뒷모습 보면서 )기집애 .

방기태 그러니까 숨겨논거 가져 왔느니 그런말 뭐하러 해 ?

서귀옥 아유 냅둬. 안쳐먹으면 저만 손해지 뭐.

(배를 찍어 방기태 입에 넣어주고 자신도 먹으면서 )

 

서귀옥 우리 식구만 있으니까 오붓하구 좋다 그지 ?

 

E 전화벨.

 

서귀옥 (놀래면서 )깜짝이야 (배를 감추려 한다 )

방기태 전화야 전화 .

서귀옥 아참 그렇지 ..

방기태 받아봐

서귀옥 (전화기 옆으로 가서 수화기 들고 )여보세요 .

순영 F 나야.

서귀옥 네 형님

씬5 헤수 방 (밤 )

(혜수 순영 무릎을 베고 침대에 누워 있고

혜수 머리칼 만지면서 수화기 들고 )

 

순영 오늘 우리 집에 못가겠어. 혜수가 못가게 붙잡아서

서귀옥 F아유 주무시구 천천히 오세요. 여기 걱정 하지

마시구요 .

순영 진이 아버지 괜찮지 ?

서귀옥 F 그럼요.

순영 수은인 여기서 저녁 먹구 금방 갔어 . 수창이 들어

왔어 ?

서귀옥 F 아직이요

순영 그래 그럼... 애들 올때까지 기다렸다가 문단속 잘

하구 자. 끊어.. (전화기 파워 끄고 혜수 보면서 )

순영 할머니 자구 갈게

혜수 진짜죠 ?

순영 그래 .할머니 안가니까 안심하구 어서 자.

혜수 네 (하품하면서 눈을 감는다 )

순영 (웃으면서 혜수 엉덩이 토닥거린다 )

수명 (문열고 들여다 본다 )

순영 (조용히 하라는 듯 손을 입에 댄다 )

수명 (문닫고 나간다 )

 

씬6 세미 거실 (밤 )

( 안상호 수명 거실에 앉아 있고

세미 녹차 네잔 가져와서 탁자에 놓고

혜수 방쪽으로 가는데 순영

수화기 손에 든 채 문열고 나온다 )

 

세미 어머니 녹차 드세요 .

순영 그래.

수명 (일어나면서 )이쪽으로 앉으세요

순영 (안상호 옆에 앉는다 )

안상호 혜수 잠들었어요 ?

순영 네

세미 (수명 옆에 앉으면서 )초저녁부터 졸려서 눈이

슬슬감기든데 ..

수명 할머니 못가시게 하려구 지키구 있었던 거야.

안상호 당신 기분 좋겠구만 혜수가 당신 좋아해서.

순영 그래두 할머니 버리구 아빠 엄마 따라온거 봐요 .

수명 혜수가 우리집 식구중에서 젤 좋아하는 사람은 그래두

할머니에요

순영 조금만 기다려봐 아빠 엄말 젤 좋아할테니까 (마시고

)세미 오늘 애썼다.

세미 아니에요 .

수명 어머니 덕분으로 얼떨결에 집들이까지 해버린건데요

뭐.

순영 나중에 외삼촌 내외만 한 번 모셔 .

안상호 (차 마시고 )외삼촌 내외는 뭐하러 ?

순영 외숙모가 젤 애썼어요 . 세식구 뒷바라지 하느라.

세미 걱정마세요 어머니. 모실께요. (일어난다 )

순영 어디 가니 ?

세미 설거지 해야죠 .

순영 (일어나 붙잡아 앉히고 ) 넌 좀 쉬어

세미 어머니가 애쓰셨죠, 전 괜찮아요

(순영 앉히고 세미 부엌으로 간다 )

 

씬7 세미 부엌 (밤 )

(설거지 그릇 쌓여 있고

세미 소매를 걷고 싱크대 앞으로 가다가

아랫배가 아픈 듯 배를 만진다.

고개 갸웃하는 세미 식탁 의자 빼놓고 앉으면서 배를 구부린다

순영 부엌으로 들어와서 )

 

순영 세미야.

세미 (본다 )

순영 왜그러니 ?

세미 아니에요 (일어서려면 )

순영 (앉히면서 앞에 앉으면서 )어디 아프니 ?

세미 얼마전부터 아랫배가 좀 아파요 .

순영 병원 가봤어 ?

세미 아뇨 .

순영 아픈데 미련하게 왜 병원엘 안갔어 ?

세미 저 다니는 종합병원 파업중이었어요.

순영 그럼 개인 병원이라두 가야지.

세미 이러다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

순영 어쨋든 오늘은 쉬어 . 설거지 내가 할테니까

세미 아니에요 어머니 (일어난다 ).

순영 어른 말 들어 .

세미 (본다 )

순영 (세미 등을 밀어 내보내고 소매 걷고 설거지 시작한다

).

 

씬8 양자 거실 (밤 )

(양자 부엌에서 물컵을 들고 나와서 거실로 오는데

현관에서 영준 정우 들어오면서 )

 

정우 다녀왔습니다. 어머니

양자 (앉으면서 )그래.. 세미네 집들이 잘 했니 ?

정우 네.

양자 식구들 다 모였어 ?

정우 송추에선 아버님이랑 어머님만 오셨어요

양자 (끄덕이고 )고단하겠다. 들어가서 쉬어.

정우 (인사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

영준 (양자 앞으로 와서 앉는다 )

양자 들어가 쉬라는데 왜 앉어 ?

영준 어머니.

양자 (본다 )

영준 낼....회사 직원들 집에 온대요.

양자 왜 ?

영준 정우랑 저... 결혼해서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대요.

양자 느이야말루 집들이 좀 하란 얘기구나 ?

영준 직원들 집으로 부르는거 괜찮죠 ?

양자 집에서 음식까지 장만하게 ?

영준 정우가 하겠대요 .

양자 그럴필요 뭐가 있어 ? 가게 옆에 놔두구 .

영준 (본다 )

양자 집에서 음식 장만한다는것두 쉬운 일 아냐 별채 비워

놀테니까 가게에서 저녁 먹구... 차는 집에서

마시든지 ..

영준 (절 꾸벅하면서 )감사합니다 어머니.

양자 (본다 )

영준 정우가 음식 준비한다는데 어쩐지 좀 믿을 수가

없었거든요

양자 (물을 마신다 )

영준 -그리구......정우가 어머니한테 감사했어요

양자 뭘...?

영준 저희요..... 어머니가 집에서 쫓아 내실줄 알았나봐요 .

양자 날 인정 머리 없는 지독한 시어머니로 생각했엇다니

?

영준 (웃고 )어머닌 모르시죠 ? 어머니가 그동안 얼마나

무서웠는지 ? .

양자 (본다 )

영준 어쨌든 어머니가 아무리 무서워두 정운......절대로

딴살림 안난대요. (웃고 )정우 쫓아내시려면 어머니

힘좀 드실거 같애요 .

양자 (대꾸 없이 물 마신다 . 싫지 않은 기분으로 )

 

씬9 혜수방 (밤 )

(스탠드 켜져 있고

헤수 침대에 자고 안상호 순영 바닥에

이불을 펴고 자고 누워 있다 )

 

순영 (안상호 돌아보고 )주무세요 ?

안상호 아니

순영 무슨 생각 하셧어요 ?

안상호 당신한테 고맙다는 생각.

순영 뭐가 고마운데요 ?

안상호 (일어나 앉으면서 )수명이 ....이렇게 자리 잡구

안정할수 있게 만든 사람 당신이잖아 ?

순영 (일어나면서 )별소릴 다 하시네요

안상호 (혜수 돌아보고 ) 진심이야. 저녀석 첨 나타났을 때 쟤

애비까지두 해외 입양 생각 했었잖아 ? 솔직히 어떻게

해야 좋을지 나두 엄두가 안났어. 나 혼자였으면 아마

ㅈ 애비 하겠다는 대로 놔뒀을 거야.

순영 (혜수 돌아보고 )우리 혜수가.... 고아될 사줄 타고

나지 않았던 거죠

안상호 (다시 눕는다 )

순영 나한테 고마워하지 말구 ....당신 며느리한테

고마워하세요 . 내가 아무리 어떻게 해보려 해두

세미가 착한 애 아니었으면 혜수 데려 왔겠어요 ?

안상호 그렇긴 해.

순영 (옆에 눕는다 )

안상호 앞으로 수창이 수은이까지 다 시집 장가 보내면...

.이렇게 우리 두사람 손잡구 오늘은 이 아들집 내일은

저 딸집 다니면서 재미 나게 행복하게 살자구 .

순영 .......당신 그런 애기 하니까 미안하네요 .

안상호 뭐가 ?

순영 먼저 떠난 양반한테요

안상호 ....무슨 소리야 ?

순영 그 양반 누려야 할걸 내가 대신 다 누리는거 같애서요

.

안상호 (말없이 순영의 손을 끌어다 잡는다 )

 

씬10 애선 방 (아침)

(장만용 넥타이 매고 있다

애선 물대접 쟁반에 받쳐 들고 와서 장만용에게 준다 )

 

장만용 (받아 마신다 )

애선 세미네.....파출부 구했대요 ?

장만용 (물대접 주면서 )그걸 나한테 물어보면 어떻게 해요 ?

세미한테 전화 해봐 .

애선 전화했다가 또 혜수 봐달라면 어쩌게 ? 이건 같이

사는 것보다 더 피곤해 애오는 시간 맞춰

들락거리는게 보통 일인줄 아세요 ? (돌아서서 나간다

)

장만용 (나가는 애선 돌아본다 )

 

씬11 세미 거실(아침)

(수명 출근 차림으로 나오고 세미 뒤따라 나오면서 )

 

세미 혜수야..

(혜수 방에서 혜수 책가방 메고 나오고 뒤따라

순영과 안상호 나온다 )

 

수명 어머니 여기서 며칠 쉬어 가세요 .

순영 아이구 ...쉬긴 ...뭘했다구 쉬어. 집에 가봐야지.

수명 아버지두 같이 오셧는데 뭐하러 집에 빨리 가시려구

그러세요 ? 같이 며칠 계세요 .

순영 아쉬울 때 가야 담에 또 와두 반갑지 .

수명 (웃으면서 )언제든지 오시면 반갑게 맞이 할께요

순영 (웃는다)

수명 아버지 다녀 오겠습니다 .

안상호 그래

세미 혜수 할머니랑 할아버지께 인사드려야지 .

헤수 (순영에게로 와서 순영의 허리를 껴안는다 )

순영 (혜수 끌어안으면서 )우리 새끼 학교 잘 다녀와 .

혜수 할머니 또 오셔야 돼요 ?

순영 그래

(헤수 안상호에게도 인사하고 수명 혜수 현관을 나간다

세미 두사람 따라서 나간다 )

 

씬12 아파트 현관밖 복도 (야외 )

( 수명 혜수 손잡고 가고 세미

두사람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혜수

인사한 뒤 간다 .

옆집 문열리고 호영 가방메고 나오고 박화순도 문열고 호영에게

잘 다녀 오라 인사한다 .

호영 세미쪽으로 오면서 인사하고 세미 호영에게 알은체하고

박화순에게 인사한다 . 박화순 문 닫고 옆으로 오면서 )

 

박화순 그댁 어제 집들이 했어 ?

세미 네

박화순 친정 어머니두 너무 젊으시드라 . 외손주가 막내

아들이라구 해두 믿겠어

세미 (웃고 ) 우리 어머니 들으시면 좋아하시겠네요 .

박화순 이미 내가 그렇게 말ㅎ지.

세미 그러세요 ?

박화순 도대체 앨 몇살에 난거야 ?

세미 네 ?

박화순 아무리 봐두 초등학생 엄마루 안보여.

세미 고등학교 졸업하구 곧바루 시집가서 스무살에 낳았어요

.

박화순 지금 몇살인데 ?

세미 스물 여덟이요 .

박화순 어머 그렇구나 . 그럼 고등학교 때부터 신랑 좋아했어

?

세미 네

박화순 어디서 만났는데 ?

세미 학교에서요 우리 영어 선생님이었어요

박화순 어머 그러니까 ... 선생이랑 제자랑 결혼한거구나 . 그럼

신랑은 지금두 학교 선생님이셔 ?

세미 아뇨 회사 다녀요 . 저랑 결혼한 뒤 학교

그만뒀어요 .

박화순 그렇구나 . 얘기 들으니까 이해가 좀 되네. 언제 집에

초대 좀 해.

세미 그러죠. 들어가세요

(박화순 문닫고 들어가고 .

세미 휴 한숨을 쉬고 집으로 들어간다 )

 

씬13 세미 아파트

(세미 문열고 들어와서 부엌으로 간다 )

 

씬14 세미 부엌

(세미 부엌으로 오면 순영 설거지 하고 있다 )

 

세미 어머니 제가 할께요

순영 됐어. 가서 준비해

세미 네 ?

순영 나랑 같이 병원가게 준비하란말야

세미 (본다 )

씬15 이벤트 사무실 (아침 )

 

(태영이 커피를 만들고 있다.

병국과 현지, 테이블에서 스포츠 신문을 보고 있는데

영준이 들어온다. )

 

영준 좋은 아침

병국 대장, 오늘 퇴근은 몇 시죠?

영준 일 시작도 안했다. 벌써부터 퇴근 타령이냐?

(테이블에 와서 앉는다 )

태영 병국이 형, 칫솔하구 양말까지 싸왔대요. 거기서

잘려구.

병국 난 뭐 출장요리사 해줄 용의도 있다 이거죠.

현지 저도 갈게요.

태영 요리하면 또 박태영이죠.

영준 이봐, 우리집 본업이 식당이야. 요리사가 몇인데 그래.

(태영이 커피 메이커에서 커피를 네 잔 뽑아온다 )

 

태영 우리는 순수하게 이 대리님이 만든 음식 먹고

싶다구요.

현지 이 대리님 야무져서 잘하실 거야.

병국 (킥킥 웃고 ) 요샌 소금이랑 설탕이랑 구분 잘해요?

영준 (커피 마시다가 ) 무슨 소리야 ?

병국 대학 때 이정우 별명이 '헷갈리아'였어요. 엠티 가서

김치찌개를 끓이는데, 맛소금 대신 설탕 넌 거 있죠.?

태영 그게 언젠데요?

병국 1학년 때. 하여간 그 뒤로 엠티가면 이정운 매번

설거지 당번이었지 .

영준 임마, 니가 좀 도와주지 그랬어? 설거지하는거 정우

싫어 하는데 ?

병국 흥분하지 마십시오. 지나간 일이니까

영준 어쨌든 오늘밤 이정우 음식 맛보는건 포기해

태영 (불만 스럽게 )왜요 ?

영준 대신 가게에서 갈비 먹여줄게 박태영 배 터질 만큼.

태영 와.....더 잘됐다

(하면서 현지와 손벽을 마주친다 )

 

병국 아유 아유. 어려운 자린 못데려 가겠구만 갈비 소리에

그렇게 .좋아하냐 ? 자존심좀 잇어라 응 ?

태영 별걸 가지구 자존심 타령이야

현지 그러게

태영 형은 갈비 싫어요 ?

병국 그래

영준 정말 싫어 ?

병국 왜 싫겠어요 ? 너무 좋지 .

영준 에이구 (머리 쥐어박고 )

(모두 웃는다 ) .

씬16 개인 산부인과 외경 (야외 )

 

씬17 산부인과 로비 (야외)

(임산부들 속에서 순영도 기다리고 있다 )

 

씬18 진찰실 (야외)

(여자 의사(40대 ) 커텐 열고 나와서

비닐 장갑을 벗어 휴지통에 버리고

책상 앞으로 와서 앉으면서 챠트를 본다

세미 간호사 도움으로 옷을 입고 나온다 )

 

의사 장세미씨 .

세미 네

의사 (자리에앉으라는 시늉)

세미 (앉는다 )

의사 오른쪽 난관은 ...... 절제 수술 받았다구 했죠 ?

세미 네

의사 지난달 생리두 건너 뛰었네요 ?

세미 전 가끔 그래요 .

의사 (세미를 바라보고 있다가 )본인은 임신이 어렵다구

생각했겠죠 ?

세미 (본다 )

의사 그런데 ......이걸 어쩌나 .?

세미 왜요? 뭐가 잘못 됐나요 ?

의사 (본다 )

 

씬19 산부인과 로비 (야외)

(순영 기다리고 있다

세미 진찰실 문을 열고 얼떨떨한 표정으로 나온다

순영 일어선다

세미 순영을 보고 순영쪽옆으로 와서 의자에 앉는다 )

 

순영 (옆에 앉으면서 )세미야 왜그래 ?

세미 (본다. 눈물이 글썽거리면서 )

순영 의사가 뭐라구 한거야 ?

세미 (순영을 끌어 안는다 )

순영 (가슴이 철렁한 기분으로 세미를 떨어뜨려 놓고 )무슨

일이야 ? 얘기좀 해. 답답하다 .

세미 저..... 임신 햇대요 .

순영 뭐 ?

세미 4주째 돼간대요 .

순영 진짜야 ?

세미 ...네

순영 (세미를 끌어 안는다 )

세미 (안긴채 )믿어지지가 않아요 어머니.

순영 (세미 등을 토닥 거리면서 )니가 착해서 하느님이

상주신 거야 .

M 까페 음악 선행

 

씬20 까페 (야외 )

 

(수명 까페로 들어와서 두리번 거린다 .

세미 한쪽에 물컵 놓고 앉아 있다.

수명 세미 발견하고 세미 앞쪽으로 가서 앉으면서 )

 

수명 무슨 일이야 ?

세미 바빠 ?

수명 얼굴 보구 할 얘기라면서 ? 무슨 일인지 궁금해서.

(종업원 물컵 가져와서 수명 앞에 놓는다 )

 

세미 차부터 마셔.

수명 커피 두잔이요 .

세미 난 커피 싫어. (종업원에게 )우유주세요

종업원 (돌아가고 )

수명 웬일루 우율 다 마시니 ?

세미 왜 ?

수명 이런데 와서 우유 마시는 사람 우습다구 했잖아 ?

세미 (웃고 )인생관이 바뀌었나봐

수명 (웃고 )별걸 다 끌어다 인생관 찾는다.

세미 자긴 하느님이 계신다구 생각해 ?

수명 무슨 소리야 갑자기 ?

세미 난 하느님은 계신다구 생각해 .

수명 (웃고 ) 뭘 보니까 그래 ?

세미 내 기돌 들어주셨거든.

수명 어떤 기도를 ?

세미 혜수 동생 생긴다 .

수명 혜수 동생이 어디서 생겨 ?

세미 (자기 배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

수명 (놀래서 )너 .....

세미 (웃고 )

수명 병원 가서 확인 한거야 ?

세미 (끄덕인다 )

수명 (순간적으로 걱정스런 표정이 스쳐 지나간다 )

세미 자기 지금 무슨 걱정 했어 ?

수명 ....아냐 아무것두

세미 얘기 해봐

수명 ......니가 건강해서 무사하게 출산까지 해야 하는데....

그런 생각 했어

세미 솔직하게 말해봐 . 혜수 걱정 했지 ? 내가 애기 낳게

되면 혜순 어떻게 되나 ? 혹시 찬밥되구.... 내가

차별해서 키우진 않을까 ?

수명 (물 마신다 )

(종업원 커피와 우유를 놓고 간다 )

 

세미 (수명 커피잔에 설탕 한스푼 넣어준 뒤 ) 어렸을 때

신데렐라나 콩쥐 팥쥐 얘기 읽으면서 정말 이상하게

생각한게 있었어.

수명 그게 뭔데 ?

세미 도대체 신데렐라나 콩쥐 아버진 어딜 갔길래 자기 딸이

계모한테 학대 당하는 걸 몰랐을까야.

도대체 아버지들은 어딜 간거야 ?

수명 (커피 마시면서 )밖에 일하러 나간 거지 . 요즘 말루

직장에.

세미 아뭏든... (우유 마시고) 자긴 내가 팥쥐 엄마처럼

악독한 계모 안되게 잘 지켜. 퇴근해 들어오면 내가

혜술 굶기지나 않았는지 때리진 않았는지 옷두 벗겨

검사두 하구 잘 지키라구.

수명 ( 웃는다 )

세미 농담 아냐 .

 

씬21 수목원 길 (야외 )

(안상호 찦차가 수목원으로 들어와서 주차장에 멈춰선다

방기태 근처에서 일하다가 안상호 차쪽으로 온다 .

안상호 차에서 혼자 내린다 )

 

방기태 (옆으로 오면서 인사하고 )왜 혼자 오세요 ?

안상호 그렇게 됐어 . 근데 자네 ..아직두 여기 있었나 ?

방기태 네 ?

안상호 난 자네 집나간 줄 알았어 .

방기태 제가 나가긴 어딜 나가요 ?

안상호 (더 말을 하려다 그만 두고 돌아서서 간다 )

방기태 (대문 쪽으로 가는 안상호 뒷모습 본뒤 )부부 싸움을

하셨나 ? 마나님 어디 두구 혼자 오신거야 ?

 

씬22 안상호 마당

( 서귀옥 마당에서 배추속을 갈라 놓는다 .

복자 쟁반에 커피 두잔 올려 들고 마당으로 나온다 )

 

서귀옥 (돌아보고 ) 마나님 집에 안계신다구 남의 부엌까지

들어가 자기 맘대루 하냐 ? .

복자 (커피잔 주면서)잔소리 말구 마셔 어서 .

서귀옥 (어이 없는 듯 받아서 마시는데 )

(중문이 열리고 안상호 들어온다 )

 

서귀옥 (돌아보고 커피잔을 한쪽에 감추고 일어나면서

)고모부 ..

복자 (돌아보고 )어서 사장님 오셨어요 ?

안상호 (대꾸 없이 거실쪽으로 간다 )

서귀옥 (안상호 뒤쪽을 보고 ) 형님은요 고모부 ?

안상호 그 사람 며칠 있다 올거에요 .

(서귀옥 복자를 보고 다시 안상호 보면서 )

 

서귀옥 ...... 형님한테 무슨 일 있으셨어요 ?

안상호 (돌아서서 )저기 .....태기가 있대요.

서귀옥 (놀래서 )형님이요 ? 형님한테 태기가 있어요 ?

복자 (역시 놀래서 본다 )

안상호 무슨 소리에요 지금 ?

서귀옥 형님말구 누구한테 태기가 있단 말씀이세요 ?

안상호 며늘아이 얘기에요 며늘아이.

서귀옥 전 또 ....형님 얘긴줄 알았잖아요 ?

안상호 (더 말하려다가 입맛 다시면서 방으로 들어간다 )

복자 (서귀옥 등을 때리면서 )깜짝 놀랬잖아 ?

씬23 민기 방

(민기 반지를 수은의 손가락에 끼워 준다 .

수은 손가락을 펴서 손을 본다 )

 

민기 이쁘다

수은 니꺼두 껴봐

민기 (반지를 수은에게 주면서 )니가 껴줘.

수은 (민기 손가락에 껴준다 )

민기 (반지 들여다 보면서 )기분이 좀 이상해진다 .

수은 뭐가 ?

민기 이상하게 막 떨려 . 꼭 우리 둘이서 몰래 비밀

결혼한 기분이야. 안그러니 ?

수은 전생에 넌 여자엿구 난 남자였나봐

민기 어째서 ?

수은 넌 여자처럼 섬세한데 난 그렇지 매사에 덤덤하잖아 ?

.

민기 아니까 다행이다 . 나나 되니까 너랑 사겨. 너처럼

뻣뻣한애 누가 좋아하겠냐 ? .

수은 말 다햇어 ?

민기 그래두 난 니가 좋아 .

수은 (눈 흘긴다 ).

민기 너 진짜 결혼 반지 끼워 줄때까지 이거 손가락에서

빼면 안된다

수은 알았어

민기 반지 서로 교환했으니까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자

수은 다음 페이지가 뭔데 ?

민기 (입 내밀고 )뽀뽀

수은 넌 정말 병이야 . .

민기 안할거야 ? 해 빨리

수은 (눈 흘기다가 살짝 입술 갖다 댄다)

민기 (눈을 감고 )와 기분 좋다

수은 (때린다 )

씬24 양자 거실

(정우 외출 차림으로 방에서 나와서 전화기 집어 드는데

현관에서 양자 들어온다 .

정우 수화기 놓고 돌아보면서 )

 

정우 어머니.

양자 어디 나가니 ?

정우 네.... 그렇잖아두 어머니께 외출 한다구 연락드리려던

참이었는데...

양자 어디 가는데?

정우 서점에요

양자 서점은 왜?

정우 집에 있으니까 머리가 텅텅 비는거 같애서요 ...책두

몇권사구 저녁에 직원들 대접할 과일두 좀 사올게요 .

양자 돈은 있니 ?

정우 네

양자 다녀와.

정우 (인사하고 나간다 )

 

씬25 세미 아파트

(순영 걸레로 거실 바닥을 닦고 있는데 )

 

E 초인종

 

(순영 걸레를 놓고 현관으로 가면서 )

 

순영 헤수니 ?

(아무 말이 없으면 순영 현관문을 연다

애선 백화점 쇼핑백 들고 서 있다 )

 

애선 너 송추 안갔어 ?

순영 응.

애선 (들어오면서 )혜수는 ?

순영 조금 전에 친구집 간다구 나갔어.

애선 사돈 어른은?

순영 가셨지 .

애선 너만 남은 거야 ?

순영 응.

애선 왜 ?

순영 ( 소파 가리키면서 )앉어.

애선 (앉는다 )

순영 너한테 핸드폰 했는데....안받드라.

애선 백화점 세일 한다길래 갔었어. (쇼핑백에서 앞치마

꺼내면서 )이거 세미꺼야 이쁘니 ?

 

순영 응.

애선 웬일루 부부가 따로 따로 노니 ? 두사람 서로

떨어지면 큰 일 나잖아 ?

순영 세미땜에 못갔어 .

애선 세미가 왜 ?

순영 너두 어쩔수 없이 할머니야 .

애선 ... 무슨 뜻이야 ?

순영 세미 ....임신이야.

애선 뭐야 ?

순영 오늘 나랑 병원에 갔었어.

애선 의사가 임신이래 ?

순영 응.

애선 진짜 ?

순영 그래 ...4주 됐다구 그랫단다

애선 ( 두손으로 얼굴 감싼다 )

순영 니가 아무리 할머니 소리 듣기 싫어두 이젠 진짜

할머니야 .

애선 (어깨를 들썩이면서 흐느낀다 )

 

씬26 서점 (야외 )

 

(정우 책을 몇권 골라서 카운터로 오는데

카운터에서 책을 한보따리 산 수창 계산을 하고 있다.

정우 수창을 본다 .

수창 책꾸러미 들고 돌아서다가 정우를 본다 )

 

씬27 까페 (야외 )

(책이 든 쇼핑백을 놓고 정우와 수창 마주 앉아 있고

종업원 커피 잔 들고 와서 두사람 앞에 놓고 돌아간다 )

 

정우 (설탕을 밀어주면서 )어제 ....큰오빠네 집들이 왜

안오셨어요 ?

수창 미리 얘기 했어야 가지 .

정우 세미가 계속 전화하는거 같든데.

수창 (설탕을 넣으면서 )친구들이 송별회 해준다구 노래방

끌구 가는 바람에.. 벨 울렸어두 못들었을 거야.

정우 준빈 잘 돼가요 ?

수창 (끄덕이고 )이렇게 책두 사구 .

정우 무슨 책이에요 ?

수창 (차 마신 뒤 )사전이 시원치 않아서 .. 영한사전 한영

사전....세계..지도 .. ..여행 가이드 북 ..혹시 나중에 말

잘하게 됐을 때 ...외국 사람한테 얘기 해야 될지

몰라서 간추린 한국사. ..심심할 때 읽으려구 추리 소설

몇권...

정우 철저하시네요 .

수창 (웃고 )

정우 시드니죠 ?

수창 응?

정우 가시는 데요 .

수창 응.

정우 세계 3대 미항이라드니......올림픽 중계방송 때 보니까

정말 아름답든데요 ?

수창 나중에....놀러와 애들 데리구 .

정우 어떤 애들이요 ?

수창 애 안낳을 거야 ?

정우 전 수은이랑 진이 얘긴줄 알앗어요

수창 한선배 닮은 아들 정우 똑 닮은 딸.... 보기 좋을거야

. 많이 낳으면 정우가 힘들거구 둘만 낳아 .

정우 .......어학 연수 아니엿어요 ?

수창 (본다 )

정우 설마 돌아오지 않을 생각으로 떠나는거 아니죠 ?

수창 (차 마시고 )어딜 가 있든 .......열심히 살거야 . 10년후.

20년후 ....정우가 날 만났을 때 .....한때나마 좋아햇던

남자가 겨우 이거밖에 안되는 남잔가 실망하지 않도록

.

정우 (본다 )

 

(엔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