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1 애선 빌라 외경(야외인써어트. 밤)
씬2 애선 부엌(밤)
(전회 마지막씬 의상 연결.
애선 밥그릇과 국그릇을 싱크대로 옮겨 다른 그릇으로 덮는다.
순영 식탁에 앉아서 )
순영 앉아 봐. 얘기 좀 하게 .
애선 (돌아보고 )차 마실래?
순영 됐어.
애선 (앞으로 와서 앉는다 )
순영 세미한테 전화루 그랬다면서, 내얼굴 보기 거북하다구
애선 그래...생각해보니까 내가 좀 심했던거 같앴어.
순영 나한테 뭐랬는지 알구 잇니 ?
애선 내가 뭐 치매니? 내가 한말두 기억못하게 ?
그렇지만 너두 나한테 잘한거 없어.
순영 그래 세미 얘기 꺼낸건 미안했어
애선 그럼 우린 서로 비긴거 아니니 ?
순영 내가 속상한게 뭔지 알어 ?
애선 (본다 )
순영 도대체 뭣땜에 날 니네 사돈 만들어 놓구 무슨 일만
있으면 사돈 만든거 후 회한다 말하니?
애선 (말하려는데 )...
순영 ( O.L) 내가 언제 늬 사돈 되구 싶댔어 ? 나두 모르게
선보는 자리 만들어 놨던건 너야 . 너 아니었으면
안상호씨 선두 안봤을 거구 재혼 같은거 안했어.
애선 그래서 재혼한게 잘못됐니 ? 재혼 해서 너 행복하잖아
?
순영 그래 행복해. 내가 행복하게 사는게 그렇게두 기분
나쁘니 ?
애선 뭐야 ?
순영 니말대루 내가 재혼하 뒤 팔짜가 펴져 사람이 좀
달라졌다구 하자. 뭐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모르지만
내가 언제까지나 꾀죄죄한 과부루 바느질쟁이나 하구
있어야 되겠니 ? 니 친구가 니 덕에 재혼해서
행복하게 좀 살면 안돼 ?
애선 (말못하는데 )
순영 넌 누구보다 내가 잘되는거 바라구 좋아해줄 줄
알았어.
애선 바랐으니까 널 중매서구 시집까지 보낸거 아냐 ?
순영 막상 재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것 같으니까 기분
나쁜거지. 김순영인 불쌍해서 동정이나 받아야 하는데
....동정할 필요가 없어져서 얄미운거야.
애선 그래....말 잘햇어. 난 니가 얄미워.
순영 (본다 )
애선 매사에 너만 옳은척 바른척 해서 사람 우습게 만드는
것두 얄밉구 재혼한지 얼마나 됐다구 안상호씨
본처보다 더 사돈처럼 구는 것두 얄미워. 니가 도대체
언제부터 내 사돈이었니 ?
순영 정말 우습다 . 양자두 그렇구 너두 그렇구.....사돈으로
맺어져서 좋은 친구 관계만 해친거 같애. 세상에서
젤 좋은 관계가 자식 낳아 서로 나누는 관계라드니
사돈이 이런거면 나 니네 사돈한테 시집두 안갔구
양자랑구 사돈 안됐어
애선 양자가 사돈 되구 나서 너한테 고약하게 구니 ?
순영 (본다 )
애선 나한텐 편하게 얘기해봐 . 양자......절대 편하지 않지 ?
순영 ....내가 원하는건..... 우리 세사람 죽을 때까지 좋은
관계 깨지지 않는 거였어 .
애선 (본다 ).
순영 너나 양자나 ......나한테 이상하게 구는게 난 이해두
안되구 ..... 정말 우리가 40년 친구였는지 믿어지지가
않아.
애선 그게 양자나 내탓이라구만 생각하지 마 . 너한테두
문제가 있는거야
순영 (바라보고는 일어나서 부엌을 나간다 )
애선 가는 거니 ?
순영 (대꾸 없이 나간다 )
씬3 애선 거실
(순영 현관문을 나가고 애선 거실로 나오면서 )
애선 같이 가서 저녁 먹자구 온줄 알았더니...... 나쁜년
같이 가잔 말두 안하구 혼자 가는 것좀 봐.
씬4 안상호 거실 (밤)
(방기테 서귀옥 진이
서귀옥 배를 깎고 방기태 진이 배를 먹고 있다 )
방기태 (먹으면서 )이거 어디서 난 거야 ?
서귀옥 달지 ?
방기태 응. ( 서귀옥 입에도 넣어 주면서 ) 아침에 먹는 거랑
달라 .
서귀옥 (먹으면서 )어머 진짜 맛있다
방기태 배가 입에 살살 녹는다는게 바로 이런 거야
서귀옥 이거 마나님이 숨겨논 거야 .
진이 숨겨 논거 ? 왜 숨겨 놨는데 ?
서귀옥 왜 그랬겠니 ? 맛잇으니까 숨겨놓구 고모부만
드리려구 그런거지.
진이 근데 우리가 먹으면 어떻게 해 ? 고모부 드릴건데 ?
서귀옥 우리 입은 뭐 입이 아니냐 ?
진이 그래두.. 우리가 몰래 먹은 거 아시면 고모가
싫어하시잖아 ?
서귀옥 넌 눈치 볼 필요 없어 야단 맞아두 엄마가 맞을테니까
진이 엄마가 야단 맞으면 내가 기분 좋겟어 ?
서귀옥 글세 우리가 두어개 갖다 먹어두 몰라 설마
갯수까지 세놓구 가셨겠어 ?
진이 (포크를 놓고 일어선다 )
서귀옥 왜 일어나 ?
진이 그만 먹을래 .
서귀옥 괜찮아 더 먹어 .
진이 싫어, 체할거 같애 . (하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
서귀옥 (뒷모습 보면서 )기집애 .
방기태 그러니까 숨겨논거 가져 왔느니 그런말 뭐하러 해 ?
서귀옥 아유 냅둬. 안쳐먹으면 저만 손해지 뭐.
(배를 찍어 방기태 입에 넣어주고 자신도 먹으면서 )
서귀옥 우리 식구만 있으니까 오붓하구 좋다 그지 ?
E 전화벨.
서귀옥 (놀래면서 )깜짝이야 (배를 감추려 한다 )
방기태 전화야 전화 .
서귀옥 아참 그렇지 ..
방기태 받아봐
서귀옥 (전화기 옆으로 가서 수화기 들고 )여보세요 .
순영 F 나야.
서귀옥 네 형님
씬5 헤수 방 (밤 )
(혜수 순영 무릎을 베고 침대에 누워 있고
혜수 머리칼 만지면서 수화기 들고 )
순영 오늘 우리 집에 못가겠어. 혜수가 못가게 붙잡아서
서귀옥 F아유 주무시구 천천히 오세요. 여기 걱정 하지
마시구요 .
순영 진이 아버지 괜찮지 ?
서귀옥 F 그럼요.
순영 수은인 여기서 저녁 먹구 금방 갔어 . 수창이 들어
왔어 ?
서귀옥 F 아직이요
순영 그래 그럼... 애들 올때까지 기다렸다가 문단속 잘
하구 자. 끊어.. (전화기 파워 끄고 혜수 보면서 )
순영 할머니 자구 갈게
혜수 진짜죠 ?
순영 그래 .할머니 안가니까 안심하구 어서 자.
혜수 네 (하품하면서 눈을 감는다 )
순영 (웃으면서 혜수 엉덩이 토닥거린다 )
수명 (문열고 들여다 본다 )
순영 (조용히 하라는 듯 손을 입에 댄다 )
수명 (문닫고 나간다 )
씬6 세미 거실 (밤 )
( 안상호 수명 거실에 앉아 있고
세미 녹차 네잔 가져와서 탁자에 놓고
혜수 방쪽으로 가는데 순영
수화기 손에 든 채 문열고 나온다 )
세미 어머니 녹차 드세요 .
순영 그래.
수명 (일어나면서 )이쪽으로 앉으세요
순영 (안상호 옆에 앉는다 )
안상호 혜수 잠들었어요 ?
순영 네
세미 (수명 옆에 앉으면서 )초저녁부터 졸려서 눈이
슬슬감기든데 ..
수명 할머니 못가시게 하려구 지키구 있었던 거야.
안상호 당신 기분 좋겠구만 혜수가 당신 좋아해서.
순영 그래두 할머니 버리구 아빠 엄마 따라온거 봐요 .
수명 혜수가 우리집 식구중에서 젤 좋아하는 사람은 그래두
할머니에요
순영 조금만 기다려봐 아빠 엄말 젤 좋아할테니까 (마시고
)세미 오늘 애썼다.
세미 아니에요 .
수명 어머니 덕분으로 얼떨결에 집들이까지 해버린건데요
뭐.
순영 나중에 외삼촌 내외만 한 번 모셔 .
안상호 (차 마시고 )외삼촌 내외는 뭐하러 ?
순영 외숙모가 젤 애썼어요 . 세식구 뒷바라지 하느라.
세미 걱정마세요 어머니. 모실께요. (일어난다 )
순영 어디 가니 ?
세미 설거지 해야죠 .
순영 (일어나 붙잡아 앉히고 ) 넌 좀 쉬어
세미 어머니가 애쓰셨죠, 전 괜찮아요
(순영 앉히고 세미 부엌으로 간다 )
씬7 세미 부엌 (밤 )
(설거지 그릇 쌓여 있고
세미 소매를 걷고 싱크대 앞으로 가다가
아랫배가 아픈 듯 배를 만진다.
고개 갸웃하는 세미 식탁 의자 빼놓고 앉으면서 배를 구부린다
순영 부엌으로 들어와서 )
순영 세미야.
세미 (본다 )
순영 왜그러니 ?
세미 아니에요 (일어서려면 )
순영 (앉히면서 앞에 앉으면서 )어디 아프니 ?
세미 얼마전부터 아랫배가 좀 아파요 .
순영 병원 가봤어 ?
세미 아뇨 .
순영 아픈데 미련하게 왜 병원엘 안갔어 ?
세미 저 다니는 종합병원 파업중이었어요.
순영 그럼 개인 병원이라두 가야지.
세미 이러다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
순영 어쨋든 오늘은 쉬어 . 설거지 내가 할테니까
세미 아니에요 어머니 (일어난다 ).
순영 어른 말 들어 .
세미 (본다 )
순영 (세미 등을 밀어 내보내고 소매 걷고 설거지 시작한다
).
씬8 양자 거실 (밤 )
(양자 부엌에서 물컵을 들고 나와서 거실로 오는데
현관에서 영준 정우 들어오면서 )
정우 다녀왔습니다. 어머니
양자 (앉으면서 )그래.. 세미네 집들이 잘 했니 ?
정우 네.
양자 식구들 다 모였어 ?
정우 송추에선 아버님이랑 어머님만 오셨어요
양자 (끄덕이고 )고단하겠다. 들어가서 쉬어.
정우 (인사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
영준 (양자 앞으로 와서 앉는다 )
양자 들어가 쉬라는데 왜 앉어 ?
영준 어머니.
양자 (본다 )
영준 낼....회사 직원들 집에 온대요.
양자 왜 ?
영준 정우랑 저... 결혼해서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대요.
양자 느이야말루 집들이 좀 하란 얘기구나 ?
영준 직원들 집으로 부르는거 괜찮죠 ?
양자 집에서 음식까지 장만하게 ?
영준 정우가 하겠대요 .
양자 그럴필요 뭐가 있어 ? 가게 옆에 놔두구 .
영준 (본다 )
양자 집에서 음식 장만한다는것두 쉬운 일 아냐 별채 비워
놀테니까 가게에서 저녁 먹구... 차는 집에서
마시든지 ..
영준 (절 꾸벅하면서 )감사합니다 어머니.
양자 (본다 )
영준 정우가 음식 준비한다는데 어쩐지 좀 믿을 수가
없었거든요
양자 (물을 마신다 )
영준 -그리구......정우가 어머니한테 감사했어요
양자 뭘...?
영준 저희요..... 어머니가 집에서 쫓아 내실줄 알았나봐요 .
양자 날 인정 머리 없는 지독한 시어머니로 생각했엇다니
?
영준 (웃고 )어머닌 모르시죠 ? 어머니가 그동안 얼마나
무서웠는지 ? .
양자 (본다 )
영준 어쨌든 어머니가 아무리 무서워두 정운......절대로
딴살림 안난대요. (웃고 )정우 쫓아내시려면 어머니
힘좀 드실거 같애요 .
양자 (대꾸 없이 물 마신다 . 싫지 않은 기분으로 )
씬9 혜수방 (밤 )
(스탠드 켜져 있고
헤수 침대에 자고 안상호 순영 바닥에
이불을 펴고 자고 누워 있다 )
순영 (안상호 돌아보고 )주무세요 ?
안상호 아니
순영 무슨 생각 하셧어요 ?
안상호 당신한테 고맙다는 생각.
순영 뭐가 고마운데요 ?
안상호 (일어나 앉으면서 )수명이 ....이렇게 자리 잡구
안정할수 있게 만든 사람 당신이잖아 ?
순영 (일어나면서 )별소릴 다 하시네요
안상호 (혜수 돌아보고 ) 진심이야. 저녀석 첨 나타났을 때 쟤
애비까지두 해외 입양 생각 했었잖아 ? 솔직히 어떻게
해야 좋을지 나두 엄두가 안났어. 나 혼자였으면 아마
ㅈ 애비 하겠다는 대로 놔뒀을 거야.
순영 (혜수 돌아보고 )우리 혜수가.... 고아될 사줄 타고
나지 않았던 거죠
안상호 (다시 눕는다 )
순영 나한테 고마워하지 말구 ....당신 며느리한테
고마워하세요 . 내가 아무리 어떻게 해보려 해두
세미가 착한 애 아니었으면 혜수 데려 왔겠어요 ?
안상호 그렇긴 해.
순영 (옆에 눕는다 )
안상호 앞으로 수창이 수은이까지 다 시집 장가 보내면...
.이렇게 우리 두사람 손잡구 오늘은 이 아들집 내일은
저 딸집 다니면서 재미 나게 행복하게 살자구 .
순영 .......당신 그런 애기 하니까 미안하네요 .
안상호 뭐가 ?
순영 먼저 떠난 양반한테요
안상호 ....무슨 소리야 ?
순영 그 양반 누려야 할걸 내가 대신 다 누리는거 같애서요
.
안상호 (말없이 순영의 손을 끌어다 잡는다 )
씬10 애선 방 (아침)
(장만용 넥타이 매고 있다
애선 물대접 쟁반에 받쳐 들고 와서 장만용에게 준다 )
장만용 (받아 마신다 )
애선 세미네.....파출부 구했대요 ?
장만용 (물대접 주면서 )그걸 나한테 물어보면 어떻게 해요 ?
세미한테 전화 해봐 .
애선 전화했다가 또 혜수 봐달라면 어쩌게 ? 이건 같이
사는 것보다 더 피곤해 애오는 시간 맞춰
들락거리는게 보통 일인줄 아세요 ? (돌아서서 나간다
)
장만용 (나가는 애선 돌아본다 )
씬11 세미 거실(아침)
(수명 출근 차림으로 나오고 세미 뒤따라 나오면서 )
세미 혜수야..
(혜수 방에서 혜수 책가방 메고 나오고 뒤따라
순영과 안상호 나온다 )
수명 어머니 여기서 며칠 쉬어 가세요 .
순영 아이구 ...쉬긴 ...뭘했다구 쉬어. 집에 가봐야지.
수명 아버지두 같이 오셧는데 뭐하러 집에 빨리 가시려구
그러세요 ? 같이 며칠 계세요 .
순영 아쉬울 때 가야 담에 또 와두 반갑지 .
수명 (웃으면서 )언제든지 오시면 반갑게 맞이 할께요
순영 (웃는다)
수명 아버지 다녀 오겠습니다 .
안상호 그래
세미 혜수 할머니랑 할아버지께 인사드려야지 .
헤수 (순영에게로 와서 순영의 허리를 껴안는다 )
순영 (혜수 끌어안으면서 )우리 새끼 학교 잘 다녀와 .
혜수 할머니 또 오셔야 돼요 ?
순영 그래
(헤수 안상호에게도 인사하고 수명 혜수 현관을 나간다
세미 두사람 따라서 나간다 )
씬12 아파트 현관밖 복도 (야외 )
( 수명 혜수 손잡고 가고 세미
두사람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혜수
인사한 뒤 간다 .
옆집 문열리고 호영 가방메고 나오고 박화순도 문열고 호영에게
잘 다녀 오라 인사한다 .
호영 세미쪽으로 오면서 인사하고 세미 호영에게 알은체하고
박화순에게 인사한다 . 박화순 문 닫고 옆으로 오면서 )
박화순 그댁 어제 집들이 했어 ?
세미 네
박화순 친정 어머니두 너무 젊으시드라 . 외손주가 막내
아들이라구 해두 믿겠어
세미 (웃고 ) 우리 어머니 들으시면 좋아하시겠네요 .
박화순 이미 내가 그렇게 말ㅎ지.
세미 그러세요 ?
박화순 도대체 앨 몇살에 난거야 ?
세미 네 ?
박화순 아무리 봐두 초등학생 엄마루 안보여.
세미 고등학교 졸업하구 곧바루 시집가서 스무살에 낳았어요
.
박화순 지금 몇살인데 ?
세미 스물 여덟이요 .
박화순 어머 그렇구나 . 그럼 고등학교 때부터 신랑 좋아했어
?
세미 네
박화순 어디서 만났는데 ?
세미 학교에서요 우리 영어 선생님이었어요
박화순 어머 그러니까 ... 선생이랑 제자랑 결혼한거구나 . 그럼
신랑은 지금두 학교 선생님이셔 ?
세미 아뇨 회사 다녀요 . 저랑 결혼한 뒤 학교
그만뒀어요 .
박화순 그렇구나 . 얘기 들으니까 이해가 좀 되네. 언제 집에
초대 좀 해.
세미 그러죠. 들어가세요
(박화순 문닫고 들어가고 .
세미 휴 한숨을 쉬고 집으로 들어간다 )
씬13 세미 아파트
(세미 문열고 들어와서 부엌으로 간다 )
씬14 세미 부엌
(세미 부엌으로 오면 순영 설거지 하고 있다 )
세미 어머니 제가 할께요
순영 됐어. 가서 준비해
세미 네 ?
순영 나랑 같이 병원가게 준비하란말야
세미 (본다 )
씬15 이벤트 사무실 (아침 )
(태영이 커피를 만들고 있다.
병국과 현지, 테이블에서 스포츠 신문을 보고 있는데
영준이 들어온다. )
영준 좋은 아침
병국 대장, 오늘 퇴근은 몇 시죠?
영준 일 시작도 안했다. 벌써부터 퇴근 타령이냐?
(테이블에 와서 앉는다 )
태영 병국이 형, 칫솔하구 양말까지 싸왔대요. 거기서
잘려구.
병국 난 뭐 출장요리사 해줄 용의도 있다 이거죠.
현지 저도 갈게요.
태영 요리하면 또 박태영이죠.
영준 이봐, 우리집 본업이 식당이야. 요리사가 몇인데 그래.
(태영이 커피 메이커에서 커피를 네 잔 뽑아온다 )
태영 우리는 순수하게 이 대리님이 만든 음식 먹고
싶다구요.
현지 이 대리님 야무져서 잘하실 거야.
병국 (킥킥 웃고 ) 요샌 소금이랑 설탕이랑 구분 잘해요?
영준 (커피 마시다가 ) 무슨 소리야 ?
병국 대학 때 이정우 별명이 '헷갈리아'였어요. 엠티 가서
김치찌개를 끓이는데, 맛소금 대신 설탕 넌 거 있죠.?
태영 그게 언젠데요?
병국 1학년 때. 하여간 그 뒤로 엠티가면 이정운 매번
설거지 당번이었지 .
영준 임마, 니가 좀 도와주지 그랬어? 설거지하는거 정우
싫어 하는데 ?
병국 흥분하지 마십시오. 지나간 일이니까
영준 어쨌든 오늘밤 이정우 음식 맛보는건 포기해
태영 (불만 스럽게 )왜요 ?
영준 대신 가게에서 갈비 먹여줄게 박태영 배 터질 만큼.
태영 와.....더 잘됐다
(하면서 현지와 손벽을 마주친다 )
병국 아유 아유. 어려운 자린 못데려 가겠구만 갈비 소리에
그렇게 .좋아하냐 ? 자존심좀 잇어라 응 ?
태영 별걸 가지구 자존심 타령이야
현지 그러게
태영 형은 갈비 싫어요 ?
병국 그래
영준 정말 싫어 ?
병국 왜 싫겠어요 ? 너무 좋지 .
영준 에이구 (머리 쥐어박고 )
(모두 웃는다 ) .
씬16 개인 산부인과 외경 (야외 )
씬17 산부인과 로비 (야외)
(임산부들 속에서 순영도 기다리고 있다 )
씬18 진찰실 (야외)
(여자 의사(40대 ) 커텐 열고 나와서
비닐 장갑을 벗어 휴지통에 버리고
책상 앞으로 와서 앉으면서 챠트를 본다
세미 간호사 도움으로 옷을 입고 나온다 )
의사 장세미씨 .
세미 네
의사 (자리에앉으라는 시늉)
세미 (앉는다 )
의사 오른쪽 난관은 ...... 절제 수술 받았다구 했죠 ?
세미 네
의사 지난달 생리두 건너 뛰었네요 ?
세미 전 가끔 그래요 .
의사 (세미를 바라보고 있다가 )본인은 임신이 어렵다구
생각했겠죠 ?
세미 (본다 )
의사 그런데 ......이걸 어쩌나 .?
세미 왜요? 뭐가 잘못 됐나요 ?
의사 (본다 )
씬19 산부인과 로비 (야외)
(순영 기다리고 있다
세미 진찰실 문을 열고 얼떨떨한 표정으로 나온다
순영 일어선다
세미 순영을 보고 순영쪽옆으로 와서 의자에 앉는다 )
순영 (옆에 앉으면서 )세미야 왜그래 ?
세미 (본다. 눈물이 글썽거리면서 )
순영 의사가 뭐라구 한거야 ?
세미 (순영을 끌어 안는다 )
순영 (가슴이 철렁한 기분으로 세미를 떨어뜨려 놓고 )무슨
일이야 ? 얘기좀 해. 답답하다 .
세미 저..... 임신 햇대요 .
순영 뭐 ?
세미 4주째 돼간대요 .
순영 진짜야 ?
세미 ...네
순영 (세미를 끌어 안는다 )
세미 (안긴채 )믿어지지가 않아요 어머니.
순영 (세미 등을 토닥 거리면서 )니가 착해서 하느님이
상주신 거야 .
M 까페 음악 선행
씬20 까페 (야외 )
(수명 까페로 들어와서 두리번 거린다 .
세미 한쪽에 물컵 놓고 앉아 있다.
수명 세미 발견하고 세미 앞쪽으로 가서 앉으면서 )
수명 무슨 일이야 ?
세미 바빠 ?
수명 얼굴 보구 할 얘기라면서 ? 무슨 일인지 궁금해서.
(종업원 물컵 가져와서 수명 앞에 놓는다 )
세미 차부터 마셔.
수명 커피 두잔이요 .
세미 난 커피 싫어. (종업원에게 )우유주세요
종업원 (돌아가고 )
수명 웬일루 우율 다 마시니 ?
세미 왜 ?
수명 이런데 와서 우유 마시는 사람 우습다구 했잖아 ?
세미 (웃고 )인생관이 바뀌었나봐
수명 (웃고 )별걸 다 끌어다 인생관 찾는다.
세미 자긴 하느님이 계신다구 생각해 ?
수명 무슨 소리야 갑자기 ?
세미 난 하느님은 계신다구 생각해 .
수명 (웃고 ) 뭘 보니까 그래 ?
세미 내 기돌 들어주셨거든.
수명 어떤 기도를 ?
세미 혜수 동생 생긴다 .
수명 혜수 동생이 어디서 생겨 ?
세미 (자기 배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
수명 (놀래서 )너 .....
세미 (웃고 )
수명 병원 가서 확인 한거야 ?
세미 (끄덕인다 )
수명 (순간적으로 걱정스런 표정이 스쳐 지나간다 )
세미 자기 지금 무슨 걱정 했어 ?
수명 ....아냐 아무것두
세미 얘기 해봐
수명 ......니가 건강해서 무사하게 출산까지 해야 하는데....
그런 생각 했어
세미 솔직하게 말해봐 . 혜수 걱정 했지 ? 내가 애기 낳게
되면 혜순 어떻게 되나 ? 혹시 찬밥되구.... 내가
차별해서 키우진 않을까 ?
수명 (물 마신다 )
(종업원 커피와 우유를 놓고 간다 )
세미 (수명 커피잔에 설탕 한스푼 넣어준 뒤 ) 어렸을 때
신데렐라나 콩쥐 팥쥐 얘기 읽으면서 정말 이상하게
생각한게 있었어.
수명 그게 뭔데 ?
세미 도대체 신데렐라나 콩쥐 아버진 어딜 갔길래 자기 딸이
계모한테 학대 당하는 걸 몰랐을까야.
도대체 아버지들은 어딜 간거야 ?
수명 (커피 마시면서 )밖에 일하러 나간 거지 . 요즘 말루
직장에.
세미 아뭏든... (우유 마시고) 자긴 내가 팥쥐 엄마처럼
악독한 계모 안되게 잘 지켜. 퇴근해 들어오면 내가
혜술 굶기지나 않았는지 때리진 않았는지 옷두 벗겨
검사두 하구 잘 지키라구.
수명 ( 웃는다 )
세미 농담 아냐 .
씬21 수목원 길 (야외 )
(안상호 찦차가 수목원으로 들어와서 주차장에 멈춰선다
방기태 근처에서 일하다가 안상호 차쪽으로 온다 .
안상호 차에서 혼자 내린다 )
방기태 (옆으로 오면서 인사하고 )왜 혼자 오세요 ?
안상호 그렇게 됐어 . 근데 자네 ..아직두 여기 있었나 ?
방기태 네 ?
안상호 난 자네 집나간 줄 알았어 .
방기태 제가 나가긴 어딜 나가요 ?
안상호 (더 말을 하려다 그만 두고 돌아서서 간다 )
방기태 (대문 쪽으로 가는 안상호 뒷모습 본뒤 )부부 싸움을
하셨나 ? 마나님 어디 두구 혼자 오신거야 ?
씬22 안상호 마당
( 서귀옥 마당에서 배추속을 갈라 놓는다 .
복자 쟁반에 커피 두잔 올려 들고 마당으로 나온다 )
서귀옥 (돌아보고 ) 마나님 집에 안계신다구 남의 부엌까지
들어가 자기 맘대루 하냐 ? .
복자 (커피잔 주면서)잔소리 말구 마셔 어서 .
서귀옥 (어이 없는 듯 받아서 마시는데 )
(중문이 열리고 안상호 들어온다 )
서귀옥 (돌아보고 커피잔을 한쪽에 감추고 일어나면서
)고모부 ..
복자 (돌아보고 )어서 사장님 오셨어요 ?
안상호 (대꾸 없이 거실쪽으로 간다 )
서귀옥 (안상호 뒤쪽을 보고 ) 형님은요 고모부 ?
안상호 그 사람 며칠 있다 올거에요 .
(서귀옥 복자를 보고 다시 안상호 보면서 )
서귀옥 ...... 형님한테 무슨 일 있으셨어요 ?
안상호 (돌아서서 )저기 .....태기가 있대요.
서귀옥 (놀래서 )형님이요 ? 형님한테 태기가 있어요 ?
복자 (역시 놀래서 본다 )
안상호 무슨 소리에요 지금 ?
서귀옥 형님말구 누구한테 태기가 있단 말씀이세요 ?
안상호 며늘아이 얘기에요 며늘아이.
서귀옥 전 또 ....형님 얘긴줄 알았잖아요 ?
안상호 (더 말하려다가 입맛 다시면서 방으로 들어간다 )
복자 (서귀옥 등을 때리면서 )깜짝 놀랬잖아 ?
씬23 민기 방
(민기 반지를 수은의 손가락에 끼워 준다 .
수은 손가락을 펴서 손을 본다 )
민기 이쁘다
수은 니꺼두 껴봐
민기 (반지를 수은에게 주면서 )니가 껴줘.
수은 (민기 손가락에 껴준다 )
민기 (반지 들여다 보면서 )기분이 좀 이상해진다 .
수은 뭐가 ?
민기 이상하게 막 떨려 . 꼭 우리 둘이서 몰래 비밀
결혼한 기분이야. 안그러니 ?
수은 전생에 넌 여자엿구 난 남자였나봐
민기 어째서 ?
수은 넌 여자처럼 섬세한데 난 그렇지 매사에 덤덤하잖아 ?
.
민기 아니까 다행이다 . 나나 되니까 너랑 사겨. 너처럼
뻣뻣한애 누가 좋아하겠냐 ? .
수은 말 다햇어 ?
민기 그래두 난 니가 좋아 .
수은 (눈 흘긴다 ).
민기 너 진짜 결혼 반지 끼워 줄때까지 이거 손가락에서
빼면 안된다
수은 알았어
민기 반지 서로 교환했으니까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자
수은 다음 페이지가 뭔데 ?
민기 (입 내밀고 )뽀뽀
수은 넌 정말 병이야 . .
민기 안할거야 ? 해 빨리
수은 (눈 흘기다가 살짝 입술 갖다 댄다)
민기 (눈을 감고 )와 기분 좋다
수은 (때린다 )
씬24 양자 거실
(정우 외출 차림으로 방에서 나와서 전화기 집어 드는데
현관에서 양자 들어온다 .
정우 수화기 놓고 돌아보면서 )
정우 어머니.
양자 어디 나가니 ?
정우 네.... 그렇잖아두 어머니께 외출 한다구 연락드리려던
참이었는데...
양자 어디 가는데?
정우 서점에요
양자 서점은 왜?
정우 집에 있으니까 머리가 텅텅 비는거 같애서요 ...책두
몇권사구 저녁에 직원들 대접할 과일두 좀 사올게요 .
양자 돈은 있니 ?
정우 네
양자 다녀와.
정우 (인사하고 나간다 )
씬25 세미 아파트
(순영 걸레로 거실 바닥을 닦고 있는데 )
E 초인종
(순영 걸레를 놓고 현관으로 가면서 )
순영 헤수니 ?
(아무 말이 없으면 순영 현관문을 연다
애선 백화점 쇼핑백 들고 서 있다 )
애선 너 송추 안갔어 ?
순영 응.
애선 (들어오면서 )혜수는 ?
순영 조금 전에 친구집 간다구 나갔어.
애선 사돈 어른은?
순영 가셨지 .
애선 너만 남은 거야 ?
순영 응.
애선 왜 ?
순영 ( 소파 가리키면서 )앉어.
애선 (앉는다 )
순영 너한테 핸드폰 했는데....안받드라.
애선 백화점 세일 한다길래 갔었어. (쇼핑백에서 앞치마
꺼내면서 )이거 세미꺼야 이쁘니 ?
순영 응.
애선 웬일루 부부가 따로 따로 노니 ? 두사람 서로
떨어지면 큰 일 나잖아 ?
순영 세미땜에 못갔어 .
애선 세미가 왜 ?
순영 너두 어쩔수 없이 할머니야 .
애선 ... 무슨 뜻이야 ?
순영 세미 ....임신이야.
애선 뭐야 ?
순영 오늘 나랑 병원에 갔었어.
애선 의사가 임신이래 ?
순영 응.
애선 진짜 ?
순영 그래 ...4주 됐다구 그랫단다
애선 ( 두손으로 얼굴 감싼다 )
순영 니가 아무리 할머니 소리 듣기 싫어두 이젠 진짜
할머니야 .
애선 (어깨를 들썩이면서 흐느낀다 )
씬26 서점 (야외 )
(정우 책을 몇권 골라서 카운터로 오는데
카운터에서 책을 한보따리 산 수창 계산을 하고 있다.
정우 수창을 본다 .
수창 책꾸러미 들고 돌아서다가 정우를 본다 )
씬27 까페 (야외 )
(책이 든 쇼핑백을 놓고 정우와 수창 마주 앉아 있고
종업원 커피 잔 들고 와서 두사람 앞에 놓고 돌아간다 )
정우 (설탕을 밀어주면서 )어제 ....큰오빠네 집들이 왜
안오셨어요 ?
수창 미리 얘기 했어야 가지 .
정우 세미가 계속 전화하는거 같든데.
수창 (설탕을 넣으면서 )친구들이 송별회 해준다구 노래방
끌구 가는 바람에.. 벨 울렸어두 못들었을 거야.
정우 준빈 잘 돼가요 ?
수창 (끄덕이고 )이렇게 책두 사구 .
정우 무슨 책이에요 ?
수창 (차 마신 뒤 )사전이 시원치 않아서 .. 영한사전 한영
사전....세계..지도 .. ..여행 가이드 북 ..혹시 나중에 말
잘하게 됐을 때 ...외국 사람한테 얘기 해야 될지
몰라서 간추린 한국사. ..심심할 때 읽으려구 추리 소설
몇권...
정우 철저하시네요 .
수창 (웃고 )
정우 시드니죠 ?
수창 응?
정우 가시는 데요 .
수창 응.
정우 세계 3대 미항이라드니......올림픽 중계방송 때 보니까
정말 아름답든데요 ?
수창 나중에....놀러와 애들 데리구 .
정우 어떤 애들이요 ?
수창 애 안낳을 거야 ?
정우 전 수은이랑 진이 얘긴줄 알앗어요
수창 한선배 닮은 아들 정우 똑 닮은 딸.... 보기 좋을거야
. 많이 낳으면 정우가 힘들거구 둘만 낳아 .
정우 .......어학 연수 아니엿어요 ?
수창 (본다 )
정우 설마 돌아오지 않을 생각으로 떠나는거 아니죠 ?
수창 (차 마시고 )어딜 가 있든 .......열심히 살거야 . 10년후.
20년후 ....정우가 날 만났을 때 .....한때나마 좋아햇던
남자가 겨우 이거밖에 안되는 남잔가 실망하지 않도록
.
정우 (본다 )
(엔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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