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1 세미 아파트 단지(야외인써어트. 아침 )
씬2 세미방
(수명 거울 앞에 서서 넥타이 매고 있다 )
씬3 혜수방
(혜수 책가방을 싸고 있고
세미 알림장을 들고 들여다 보면서 )
세미 수학 숙제 다 햇어 ?
혜수 네
세미 내놔 봐
혜수 (수학 공책을 내놓는다 )
세미 (들여다 보고 )그래.. 아주 잘했어 . (머리 쓰다듬어 준
뒤 책가방속에 알림장 넣어준 뒤 ) 혜수야.
혜수 (본다 )
세미 식탁 위에 보면 엄마가 도시락 싸놨어. 학교에서
돌아오면 손부터 깨끗하게 씻구 도시락 먹어. 혼자
먹을 수 있지 ?
혜수 네
세미 놀다가 들어와서 배고프면 냉장고에 요구르트랑 포도
있거든 . 식탁 위에 빵두 있구 . 니가 알아서 먹어 .
혜수 (끄덕인다 )
세미 나갈땐 문단속 잘하구 .... 경비아저씨한테 어디 간다구
말하구 가. 엄마가 어제처럼 너 찾으러 헤매구 다니지
않게. 알았지 ?
혜수 네.
세미 그리구 (조그만 카드 지갑에서 공중 전화 카드 꺼내
보여주면서 )이게 뭔지 알어 ?
혜수 공중 전화 카드요
세미 이걸루 전화 거는거 알아 몰라 ?
혜수 (고개 젓는다 )
세미 카드 넣는데다가 집어 넣구 삐소리 나면 번호 돌리는
거야 . 해보면 금방 할수 있어 . 오늘 엄마한테 한 번
전화해봐
혜수 (카드 받는다 )
세미 엄마랑 아빠 전화 번호 잘 가지구 있지 ?
혜수 네 (가방에서 코팅이 된 전화 번호 꺼낸다 )
세미 ...( 카드와 전화 번호를 지갑에 넣고 )회사 전화 안되면
핸드폰에다 해. 엄만 핸드폰 늘 켜놓구 있으니까 .
알았지 ?
혜수 (끄덕인다 )
세미 (지갑을 주면서 )이거 잘 넣어 .
헤수 (가방에 넣는다 )
(수명 문을 열고 들여다 보면서 )
수명 학교 가자, 혜수.
혜수 (일어선다 )
(세미 가방을 헤수에게 메준 뒤 옷 매무새 고쳐 준다 )
수명 헤수야, 어제처럼 없어져서 엄마 속상하게 할거야 ?
혜수 아니요 .
수명 다신 그러지 마.
혜수 네
씬4 세미 거실
(수명 현관으로 나가고
세미 혜수 데리고 나와서 현관에서 배웅한다)
수명 (혜수에게)엄마한테 인사해 .
혜수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세미 친구들이랑 사이 좋게 놀구 공부 열심히 해 .
혜수 네
수명 수창이 오늘 저녁 스케쥴 어떻게 되는지 연락해봐
세미 알았어
수명 다녀 올게.
세미 응
(수명 혜수 데리고 나가고 세미 거실로 들어와서
탁자 위에 아무렇게나 놓인 신문 가지런히 챙긴다)
씬5 안상호 마당
( 서귀옥 빨래 줄에 빨래 널고 있다 .
순영 가벼운 차림으로 손지갑만 들고
방에서 나와서 마당으로 내려선다 )
서귀옥 어디 가세요 ?
순영 산책좀 하려구
서귀옥 형님 혼자요 ?
(하는데 안상호 역시 가벼운 차림으로 나온다 )
순영 잠깐 나갔다 올게.
서귀옥 그러세요 .
(두사람 대문으로 나가고 방기태 문열고 내다 본다
두사람이 대문을 나가면
방기태 방에서 나와 거실 끝에 앉으면서 )
방기태 마나님.. 매형한테 얘기하신거 같애?
서귀옥 뭘?
방기태 우리 독립한단 얘기 .
서귀옥 모르겠어. 아침 내내 무슨 말 있을지 기다렸는데
마나님이 워낙 내숭이잖아 ?
방기태 매형한테 얘기 안했을린 없구 ....매형이 우리
독립하는거 반대하구 계실걸.
서귀옥 왜 ?
방기태 생각해봐 . 쥐꼬리 만한 월급 주면서 안팎으로
부려먹는데 ...나두 나지만 당신 없어봐 마나님이 집안
일 다해야 하잖아 ? 눈에 넣어두 안아프구 보고만
있어두 닳아질 것 같은 마나님한테 힘든 일 시키구
싶겠어?
씬6 동네길 (야외)
(순영 안상호 팔을 끼고 걸어간다 )
순영 (주변 둘러보면서 )세월 참 빠르죠? 벌써 가을이에요
안상호 (둘러본다 )
순영 (산을 보면서 )단풍들면 정말 장관이겠죠 ? .
안상호 살다보면 그게 그거야
순영 그래두 올핸 다를걸요
안상호 왜 ?
순영 당신 옆에 내가 있으니까 .
안상호 (옆을 바라보고 피식 웃는다 )
순영 왜요? 내말이 틀렸어요 ?
안상호 아니 정확해.
순영 (웃는다 )
씬7 복자 가게 앞 (야외 )
(복자 빗자루로 가게 앞을 쓸고 있는데
순영 안상호와 팔짱을 끼고
가게 앞쪽으로 오면서 )
순영 양복자씨
복자 (돌아보고 )어머나..
순영 우리 커피 한잔 마시러 왔는데 ... 커피 되죠 ?
복자 안될거 없죠 .. (빗자루 세워 놓고 탁자 가리키면서
)안으로 들어가실래요 ?
순영 여기가 좋은데요
복자 앉으세요 . (안상호 의자에 쌓여 있는 나뭇잎을
털어내고 순영을 앉히고 안상호 맞은편에 앉는다 복자
그모습 편치 않은 기분으로 보고 있다 )
순영 간판을 새로 달았나봐요 .
복자 태풍불 때 떨어져서요 ...두 분 다 커피세요 ?
순영 네 (복자 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안상호 담배를 꺼내서
불을 붙이고 순영 일어선다 )
안상호 왜 ?
순영 재떨이 가져 올께요
씬8 복자 가게안
(복자 개스레인지 위에 물주전자 올리면서 )
복자 자기네 금실 좋은거 자랑하는거야 뭐야 ? .
(순영 물열고 들어오면서 )
순영 양마담
복자 (돌아본다 )
순영 재떨이 어디 있어요 ?
복자 (가리키면서 )거기요 .
순영 (재떨이 들고 )이 가게 내논다면서요 ?
복자 네.
순영 진이네한테 가게 인수하라구 그랬어요 ?
복자 그 말 듣구 따지러 오셨어요 ?
순영 우리가 따지러 온 사람들 같애요 ?
복자 부동산에 내노면 값두 잘 받구 금방 나갈수 있는데요
.... 진이 아빠가 진이 엄만 식모살이 자기는 머슴살이
하구 있다 하두 비관하길래요 ..... 두 사람 다 너무
불쌍하잖아요 그 나이에 남의집살이 하구 있다는게
순영 아뭏든 ...커피 가지구 나오세요 .
(재떨이 들고 나간다 )
씬9 복자 가게 앞 (야외 )
(순영 안상호 앉아 있고
복자 쟁반에 커피 한잔 들고 나와서 두 사람 앞에 놓는다 .)
순영 양마담두 좀 앉아요
복자 (앉는다 )
안상호 (설탕을 순영 잔에 한스푼 넣어주고 자기 잔에도
넣는다 )
복자 (빈정상해 바라보고 있다 )
순영 진이네가 가게 인수하면 세식구 밥 먹구 살수 있어요 ?
복자 그거야 그사람들 하기 나름이죠 .
안상호 (마시고 )혹시 장사 안되니까 진이네한테 떠 넘기구
도망치려는거 아녜요?
복자 어머머 세상에 , 제가 그렇게 양심 불량으로 보이세요
? 아주 멀리 가는 것두 아니구 종점에 가 있을 건데
모르는 사람두 아니구 진이네한테 무슨 원말 들으려구
그런짓을 해요 ?
순영 (마시고 내려 놓으면서) 양마담은....본인 가게니까 세두
안나가구 현상 유지 됐겟지만 세 얻어 하는 사람은
얘기가 다르잖아요 ?
복자 부부가 열심히 매달리면 아무리 사장님 댁에서
쥐꼬리만큼 월급 받으면서 머슴살이 식모살이
것보다 못하겟어요 ? 그것두 진이 엄만 월급두
안주면서 공짜로 부려 먹는 다면서요 ?
안상호 누가 그렇게 말햇어요 ? 우리 처남이 그렇게 말합디까
?
복자 그럼 제가 듣지두 않은 말 지어서 하겠어요 ?
순영 글세 진이 아빠가 여기와서 뭐라구 했는지 모르지만
.....남의 말 그렇게 막 함부로 하는거 아니에요.
복자 글쎄 난 들은 대로 만 얘기했다니까요 .
안상호 (일어나면서 )여보 갑시다 더 얘기할 필요 없어요.
순영 아이 앉아 보세요 .
안상호 앉아서 더 할얘기 뭐가 있어요 ? 천지 사방 다니면서
우리 험담이나 하구 다니는 사람한테 독립은 무슨
독립 ? 독립을 하든 말든 지가 알아서 하라구 해
(그대로 돌아서서 간다 )
순영 (안상호 보고 다시 복자 보면서 )아니 일을 성사시키구
싶은 사람이 말을 그렇게 해요 ?
복자 얘기 했잖아요 나한테 결점이 있다면 너무 정직하구
솔직한거라구
순영 저 양반 가게 값두 물어보고.... 계약까지 할 생각으로
오셨단 말에요 ..
복자 ......(본다 )
순영 (일어나서 안상호 보고 양마담을 본 뒤 지갑에서
돈을 꺼낸다 )
복자 (돌을 밀어 놓고 )됐어요 그냥 가세요
순영 커피 값은 받아요 .
복자 됐다니까 왜 그러세요 ?
(하면서 쟁반에 커피잔을 올려들고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
순영 (본다 )
씬10 복자 가게
(복자 들어와서 커피 쟁반 내려 놓으면서 )
복자 일을 성사시키구 싶으면 혼자 오든지 .....마나님까지 떡
데리고 나타나서 나더러 무슨 말을 하라는 거야 ? 사람
빈정 상하게 해놓구 . 난 뭐 감정두 없는 돌부천줄
알어 ?
씬11 수목원 (야외 )
(방기태 전지 가위들고 죽은 가지 등을 자르고 있다
수목원 길에 안상호 순영 걸어오고 있다 .
안상호 방기태를 보고 )
안상호 이봐 기태 .
방기태 네
순영 (안상호에게 나중에 얘기하라는 시늉한다 )
방기태 왜요 ?
순영 아니에요 어서 일하세요 .
(순영 안상호를 끌고 간다 )
방기태 (의아하게 보고 )
안상호 (끌려가면서 )왜이래요 ? 할얘긴 해야지.
순영 나중에 해요 기분 좀 갈아 앉혀서 .
(안상호 할수 없이 끌려가고
방기태 의아한 표정으로 두사람 보고 있다 )
씬12 안상호 거실
E 전화벨
(마당에 빨래 널려 있고 서귀옥 부엌에서 나와서 수화기 들고 )
서귀옥 여보세요 ..
정우 F 안녕하세요 외숙모님. 저 정우에요
서귀옥 어 그래.. 행복하게 신혼 생활 잘 하구 있지 ?
씬13 양자 거실
(정우 수화기 들고 )
정우 (웃고 )네. 어머니 옆에 계세요 ?
서귀옥 F 어떡하지? 잠깐 좀 나가셨는데
정우 멀리 나가셨어요 ?
씬14 안상호 거실
서귀옥 아냐 가까운데 ....아버님이랑 산책가시는거 같앴어.
들어오시면 전화 왔었다구 전할게. (수화기 놓으려는데
대문에서 순영과 안상호 들어온다 )
서귀옥 (급하게 )여보세요 ...여보세요
정우 F 네
서귀옥 어머니 오셨어 . 기다려봐 .(수화기 막으면서 )형님 .
순영 누군데 ?
씬15 양자 거실
정우 (수화기 들고 있는데 )
순영 F 여보세요 ..
정우 엄마 .
씬16 안상호 방
(순영 수화기 들고 들어와서
가슴이 철렁하는 기분으로 앉으면서 )
순영 정우야, 왜 ?
정우 F 그냥 엄마 목소리 듣구 싶어서 .
순영 무슨 일 있어서 전화한거 아니지 ?
씬17 정우방
(정우 수화기 들고 )
정우 엄만 내가 무슨 일이 있어야 전화하는 사람이에요 ?
순영 F 그래서가 아니구 .....너한테 아무일두 없었으면 싶은
마음이 강해서 그런 거지
정우 아무일두 없어요 .
씬18 안상호 방
순영 (수화기 들고 )늬 시어머니는 ?
정우 F 잘 계세요 .
순영 (마음이 놓이면서 )한서방두 별일 없구 ?
씬19 양자거실
정우 (수화기 들고 )네 ...엄마 세미집 다녀 가시면서 왜
우리집에 안오셨어요 ? 엄마 다녀 가실 줄 알았는데.
순영 F 아버지가 데리러 오셔서 ..
씬20 안상호 방
순영 (수화기 들고 )그리구 ....이상하게 늬 시어머니가
어렵다.내친구 박양자가 아니구 그냥 사돈으만 생각돼.
씬21 양자거실
정우 (수화기 들고 )우리가 결혼하면 두분 우정이 더 깊어
질줄 알았는데 그렇게 소원해지셔서 어떡해요 ? 엄마가
먼저 ...벽을 허물구 편안하게 생각하세요 .
씬22 안상호 방
순영 (수화기 들고 )그래 그래야지.
정우 F 친구 세분이 사돈으로 얼키구 설켜 우정이 망가져
버린건 아닌가 걱정돼요 .
순영 늬 엄마가 부족하구 덕이 모자라서 그런거 같애 .
니가 걱정하는게 뭔지 알았으니까 .....엄마가 잘 풀어
볼게. (문열리고 안상호 들어온다 )
순영 (돌아보고 ) 엄마들 문젠 우리한테 맡기구 ....너나
잘하구 있어 .그래 .. 다시 전화하자 ..응 끊어
안상호 왜 내가 들어오니까 전활 끊어요 ? 내가 나갈까 ?
순영 (파워를 끄면서 )아네요 할 얘기 다 했어요.
안상호 (앉으면서 )별일 없이 지내는거 같애요 ?
순영 네
안상호 한서방이랑 같이 집에두 좀 다녀 가라구 하지 .
순영 수창이 가기 전에 저녁 한 번 같이 먹죠 뭐.
안상호 그래 그게 좋겠어 .
씬23 안상호 마당
(서귀옥 빨래를 뒤집어 널고 있다 .
방기태 전지 가위 들고 들어와서
가위를 놓고 안방쪽 살피면서 )
방기태 저 양반들 별 얘기 없었어 ?
서귀옥 응......왜 ?
방기태 매형이 화가 좀 나신거 같애서.
서귀옥 뭣땜에 ?
방기태 모르지 나두 .
(가위를 놓고 방으로 들어간다 )
씬24 방기태 방
(방기태 방에 누워 있다 )
서귀옥 대낮부터 들어와 누워 있으면 어떻게 해 ?
방기태 남의 일 죽어라 열심히 해줘봤자 월급 올라가는 것두
아니잖아?
서귀옥 가게 인수 하기두 전에 이러면 어떻게 해 ?
방기태 (일어나 앉으면서 )매형 안방에 계시지 ? (일어나려
하면)
서귀옥 (붙잡아 앉히면서 )조금만 기다려봐. 마나님이 말씀
하셨으면 무슨 얘긴지 하시겠지 .
방기태 (앉으면서 )난 맘 굳혔어 . 매형이 뭐라구 반대 하셔두
꼭 독립할거야 .
씬25 캠퍼스 안 (야외 )
(민기 벤치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다
수은 벤치로 와서 옆에 앉으면 )
민기 너 수업 빠졌구나 ?
수은 뭐?
민기 나 빨리 보구 싶어 수업두 빠지구 나온 거지 ?
수은 좋아하지마 교수님 세미나 참석해서 오늘 휴강이래 .
민기 그럼 오늘 수업 다 끝난거야 ?
수은 응. 넌 ?
민기 한시간 더 남았어
수은 그럼 수업 끝나구 도서관에서 기다려.
민기 넌 ?
수은 아르바이트 일거리 준댔어 . 이벤트 사무실 가서
일해주구 올게
민기 (고개 갸웃하면서)근데 ...나 도서관에서 기다리는거
어려울지두 몰라
수은 어째서 ?
민기 꽈 대표가 사정사정 하드라구
수은 뭘 ?
민기 우리꽈 애들 .오늘 ..세화여자 대학 기숙사 팀이랑
미팅하는데 쪽수가 모자란다나 ?.
수은 그래서 너두 나간다구 ?
민기 꽈대표 말이 내가 빠지면 안된다는 거야
수은 어째서 ?
민기 우리 꽈에 얼굴이며 몸매며 두루 갖춘 놈은 나밖에
없거든.나더러 얼굴마담 노릇 좀 해달라 그거지 뭐.
수은 윤민기
민기 왜 ?
수은 너 간이 큰거야 ? 아니면 모자란거야 ?
민기 너한테 숨기구 갈까두 생각했는데 그러구 싶지 않았어
무슨 흑심이 있어 나가는 것두 아니구 .....솔직히 미팅
나가서 맘에 드는애 한 번두 못만났거든 .
수은 미팅 언제 나갓는데 ?
민기 (말실수 한걸 깨닫고 당황해서 )그러니까
그게말야...입학 해가지구 너랑 만나기 전에..
수은 (O.L )됐어. (일어나서 ) 가서 실컷 미팅하구 나보다
이쁜 애 있으면 사겨봐 . (돌아서서 간다 )
민기 야 안수은......
(일어나서 쫓아가 수은을 붙잡는다 )
수은 놔 이거 (뿌리친다 )
민기 실망햇다 안수은 , 그렇게두 자신이 없냐 ?
수은 뭐야 ?
민기 미쓰 코리아 팀이랑 미팅을 한대두 눈하나 깜짝
안하는게 안수은일거다 생각했었어
수은 누가 눈 깜짝한대 ? 나 눈 깜짝안해 . 그러니까 니
맘대로 해보란 말야 .
(홱 돌아서서 간다 )
민기 아이구 저 귀여운 거
씬26 이벤트 사무실
(현지, 회의용 책상에서 공연 문서가 담긴 파일들을 펴놓고 뒤적이며
수은에게 업무를 설명하고 있다. 수은 열심히 듣는다.
태영 커피를 만들고 있고 . 병국 문서를 프린트하고
있다. )
태영 커피 왔습니다.
수은 어머, 박 감독님이 커피두 타세요?
병국 여태 몰랐수? 이 사람 본업이 마담이야.
태영 (머리 긁적이며 ) 제가 탄 게 제일 맛있대요.
수은 (한 모금 마시고 감탄한다 ) 향이 너무 고소해요. 잘
마실게요.
태영 맨날 커피 타달란 소리 아니죠 ?
수은 (웃는다 )
(병국이 프린트한 자료를 수은 앞에 놓아준다.)
병국 이건 이승철 자료예요. 읽고 아이디어좀 내봐요.
수은 비디오 자료는 없어요?
현지 저기 책장에 꽂혀있으니까 보구 제자리에만 두세요.
태영 우리 다나기획 공연 중에 본 거 있어요?
수은 그럼요. 조경호랑 이문세 공연 그전에 김현철두 봤구요
태영 우리 공연을 객관적인 관객 입장에서 한 번
평가해볼래요 ?
수은 (웃고 )면접 시헙 같애요
현지 편하게 얘기해봐요 .
수은 다나기획 공연은요, 우선 '다나기획 표'라는 걸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어요. 가수와 상관없이 공연 전체의 틀이
느껴진다는 거죠. 음... 요컨대 소프트웨어는 매
공연마다 바뀌지만, 하드웨어는 언제나
'다나기획'이라는 거죠.
병국 공연평론가 뺨치는데!
수은 에이, 저희과 다니면 이 정도는 다 해요.
태영 전공이 뭔데요?
수은 사회학과요. 맨날 '뭐를 평하라, 논하라' 그런 리포트
쓰거든요
현지 글도 잘 쓴다면서요?
수은 누가 그래요 ?
현지 대표님이요
수은 (고개 갸웃하고 )그거좀 과장된거 같은데요 ?.
현지 . 우린 이정우 대리님 대신, '내부 작가'로 쓸 생각하고
있는데 ?
수은 진짜에요 ?
현지 네
수은 (얼떨떨한데 )
(영준 외근 나갔다 가방 메고 들어온다.)
영준 우리 처제 어때 ? 똑똑하지 ?
태영 이 아가씨가 사무실을 완전 들었다 놓겠어요.
병국 한마디루 이정우 투를 보는거 같애요
영준 기대할게 처제.
수은 (부담된다 )
씬27 양자 가게 (야외 )
(양자와 애선 야외 탁자에 앉아 있고
종업원 홍차 포트 들고 와서
양자와 애선의 잔에 홍차를 따라 주고
포트 옆에 놓고 인사한 뒤 간다
양자 우유가 든 잔을 들고 )
양자 우유 널래 ?
애선 됐어 .(설탕 그릇을 끌어다 집어 넣고 )
양자 (우유를 자신의 잔에 집어 넣어 젓으면서 )세민 이제
잊어두 되겠어. 걱정 할거 하나 없잖아?
애선 걱정 해달라 사정해두 이젠 내가 싫어. (마시고 ) 친정
엄마 알길 우습게 아니까 자식이라두 정나미
떨어지는거 있지 ?
양자 아무리 엄말 우습게 알겟어 ?
애선 ㅈ 시어머니 끓여준 곰국은 대단하구 내가 끓여간
곰국은 하찮게 생각하는게 세미라니까.
양자 하찮게 생각해서 그런 거겠어 ?
애선 거기다 지가 난 새끼두 아닌데 애가지구 얼마나 벌벌
떠는지 아니? 눈꼴시어서 못본다니까
양자 나인 어려두 세미가 속이 깊구 어른이야 그러니까
애한테두 그렇게 잘하지.
애선 잘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창자가 없는 사람
같다니까
양자 세미가 사네 못사네 친정 와서 머리 싸매구 누워
있어봐 그꼴을 어떻게 보겠어 ? 세미 잘살아 주는거
고맙게 생각해야 돼.
애선 (대꾸 없이 차 마신다 )
양자 그리구 세미 말썽 없이 살아가게 만든건 뭐니 뭐니해두
순영이 공이야. 순영이가 시어머니였기 땜에 모든게
원만하게 잘 된거지 .
애선 그런 면두 없진 않지 그렇지만 .....김순영 얄미운건
한두가지가 아냐 .
양자 뭐가 그렇게 얄미운데 ?
애선 애 문제만 해두 그래 . 애는 지가 키워주마 호언
장담 해놓구 결정적일 땐 뒤로 쏙 빠지는 것 봐.
양자 (마시고) 그것두 순영이가 키워주기 싫어서 그런게
아니었을 거야. 세미가 끝내 못키우겠다 우겼어두 앨
보냈겠니 ? 세미쪽에서 키우겠다 맘을 먹은 거지.
애선 니 사돈이라구 순영이 편만 드니?
양자 (웃고 )순영이가 뭐 내사돈만 되니? 니네 사돈은 아냐
?
애선 너한텐 진짜 사돈이잖아 ?
양자 ....세상에서 젤 좋은 관계가 자식 낳아 서로 나누는
거다 생각했어. 어쩌면 친구보다 더 좋은 관계가
사돈일 수두 있는거야.
애선 (본다)
양자 나두 사실....애들 결혼시키구 순영이랑 좀 소원해진건
사실이야.
애선 왜 순영이가 너한테 뭘 잘못했니 ?
양자 순영이 탓이 아니구 내 탓이지 뭐 . 너두 아다시피
내가 생김새만큼 넉넉한 사람 못되잖아 ?
애선 (본다 )
양자 세밀 보면서두 사실 나 반성 많이 했어 .
어른이라는게 껍데기로 나이만 먹은다구 어른이
아니구나 .... 속은 형편없이 좁아 터져 옆사람들
불편하게 하면서 나이만 먹었다구 어른 대접 받길
원한다면 그러야 말루 자식들한테두 두통꺼리 아닌가 ?
애선 너 지금 나 들으라구 하는 소리지 ?
양자 내 자신 한테 하는 말이야 .
애선 니가 옆사람 불편하게 한적 잇었니 ?
양자 (웃고 )나 위선잔거 너두 모르지?
애선 (본다 )
양자 (찻잔 들어 마신다 )
씬28 세미 거실 (저녁 )
(수명과 혜수어깨를 안은채
소파에 앉아서 TV 만화 보고 있다 )
씬29 세미 부엌
(개스 레인지 불위에 찌개 냄비 올려져 있고
세미 식탁을 차리면서 )
세미 E 혜수야 .
혜수 네 ?
세미 E 아빠랑 같이 와. 밥 먹게 .
수명 텔레비 끌래 ?
헤수 (리모콘으로 만화를 끈다 )
씬30 세미 부엌 (저녁 )
(수명 세미 혜수 앉아서 저녁 먹는다 .
세미 생선 살을 발라서 혜수에게 먹이고 자신도 먹는다 )
수명 (밥을 먹다가 세미를 본다 )
세미 (수명 시선 느끼고 보면서 )왜 ?
수명 이상해서 .
세미 뭐가 ?
수명 진짜 임신 맞어 ?
세미 무슨 소리야 ?
수명 임신이면 지금쯤 입덧하는거 아냐 ?
세미 안하는 사람두 있대 .
수명 그래 ?
세미 뱃속에 든 애가 순하구 착하면 입덧 안한대 .
혜수 (두사람 얼굴 보면서 하는 얘기 듣고 있다 )
수명 E 진짜야 ?
세미 진짠 뭐가 진짜 ? 그랬으면 하는거지
수명 (웃는다 )
헤수 (여전히 멈춘채 있다 )
세미 혜수 왜 그러구 있어 ? 어서 먹어 .
헤수 (먹는다 )
수명 헤수야
혜수 (본다 )
수명 엄마 뱃속에 니 동생 들어 있어 .
혜수 (세미를 본다 )
수명 동생 생기면 좋아 싫어 ?
헤수 좋아요 .
수명 남동생이면 좋겠어 여동생이면 좋겠어 ?
헤수 남동생이요.
세미 어떡하니 엄만 딸이 좋은데 ?
혜수 동생 언제 생기는데요 ?
세미 내년에 .
혜수 (기분이 좋아서 수명을 보고 웃는다 )
E 초인종
세미 (일어나려 하면서 )누구지 ?
수명 앉아 있어봐 .내가 나갈께.
씬31 세미 현관 (저녁)
(수명 현관문 열면 수창이 아이스크림 통을 들고 서 있다 )
수명 어떻게 왔어 ? 시간 안돼 못온다구 했다더니 ?
수창 혜수보구 싶어서요 .
수명 그래 들어와
(헤수 급히 나오면서 반갑게 )
혜수 삼춘 (하면서 매달리고 )
(수창 헤수를 번쩍 안아 올려서
얼굴에 뽀뽀하고 헤수도 수창 뺨에 뽀뽀한다)
세미 (나오면서 )도련님 .
수창 안녕하세요 ?
세미 (손에서 아이스크림 통 받으면서 )떠나기 전에 우리집
못오신다구 해서 저 삐질뻔 햇어요 .
수창 (웃고 )그러신거 같애서 이렇게 왔잖아요 ?
수명 저녁 안먹엇지 ?
수창 밥 없어요 ?
세미 왜 없어요 ? 어서 들어오세요.
수창 (헤수를 안은채 들어간다 )
씬32 세미 부엌 (저녁)
(수명 수창 혜수 앉아 있고 세미 밥을 퍼서 수창 앞에 주면서 )
세미 도련님 오실줄 알았으면 맛잇는거 만들었을텐데.
수창 그러실 줄 알구 제가 이렇게 온겁니다 . 홀몸두
아닌데 무리하실거 같애서요 .(먹기 시작한다 )
세미 그래두 ..한동안 같이 저녁 먹을 일 없을텐데 ..
수창 형님이랑 혜수랑 이렇게 같이 앉아 있다는 사실이
저한텐 더 중요해요
세미 정우랑 영준씨 부를까요 ? 같이 차 마시게 ?
수창 오늘 밤은 형수님이랑 형님이랑 헤수랑 ....그렇게만
지내구 싶은데요 .
세미 좋아요. 그럼 그쪽이랑은 따로 만나세요 .
혜수 삼춘
수창 왜 ?
혜수 오늘 밤 가지 마세요
수창 삼춘.....헤수랑 같이 잘까 ?
혜수 네.
수창 좋아. 혜수랑 끌어 안구 같이 자자 .
혜수 야 (좋아서 손뼉을 치고 )
수창 (혜수 머리 만진다
세미 (웃고 )
수명 (이 모든 것이 고맙고 행복하다 )
씬33 애선 거실 (밤)
(장만용 거실에 앉아서 바둑 TV를 보고 있다.
애선 멜런 두조각 가져와서 앞에 놓고 포크로 찍어서
장만용 입어 넣어준다
장만용 눈을 TV에 논채 받아 먹는다 )
애선 여보
장만용 왜?
애선 다음 주말에 콘도 예약좀 해주세요 .
장만용 콘도 예약은 왜 ?
애선 설악산 단풍좀 보러 가게.
장만용 -난 안돼요 다음 주말엔 하사장이랑 골프 약속잇어
애선 -걱정 말아요 . 나두 설악산까지 도시락 싸들구 갈
생각 없으니까 ?
장만용 뭐 도시락?
애선 당신이랑 같이 가는건 파티에 도시락 싸들구 가는 거
아네요 ?
장만용 그래 ?
애선 그렇죠 .
장만용 알았어 .딩신이 그렇다면 나두 뭐 도시락 싸들구
다니려구 애쓸 필요 없을테니 됐어
애선 당신 화났어요 ?
장만용 도시락 들구 가지 않으면 '묻지마 관광' 이라두
하겟다 그거에요 ?
애선 그럴수두 있죠 .
장만용 이사람 큰일 낼 사람이구만 ?
애선 뭐가 큰일 낼 사람이에요 ?
장만용 이혼 당하구 싶지 않으면 무슨 짓을 못하겟어 ?
애선 (웃는다 )
장만용 웃어 ?
애선 내가 묻지마 관광 할수 있는 배짱 있었으면 지금까지
당신이랑 같이 살지두 않앗네요 .
장만용 뭐야 ?
애선 아뭏소리 말구 예약이나 해줘요 . 2박 3일루 .
장만용 누구랑 갈건지 얘기 안하면 예약 못해.
애선 아이구 내가 같이 갈 사람이 어디 있어요 ? 죽으나
사나 김순영 박양자지.
장만용 진작 그렇게 말할 것이지 말야.....
애선 (들여다 보면서 )아직두 당신 마누라 혼자 어디
내보내려면 불안해요 ? 내가 아직두 당신 눈엔 젊구
이쁜거야 ?
장만용 (대답 못하고 입맛 쩝쩝 다신다 ).
씬34 안상호 부엌(밤 )
(진이 커피와 설탕 프림 등을 내놓고
커피를 잔 두 개에다 한스푼씩 퍼담는다 .
순영 쟁반에 물컵을 들고 나온다 )
진이 (돌아보고)고모 커피 드실래요?
순영 곧 잘텐데 무슨 커피 ?
진이 (개스레인지 불 위에 올려진 주전자 돌아본 뒤 )
언니 아르바이트 구한거 아세요 ? .
순영 아니 .
진이 아르바이트 한 대요 . 형부 회사에서.
순영 그래 ?
진이 아직 얘기하지 말랬어요 .
순영 왜?
진이 글을 써가기루 했는데요 잘 못 써가면 짤릴지두
모른대요
순영 (돌아서서 나간다 )
씬35 수은 방 (밤 )
(순영 문열고 들어오면 수은 컴퓨터 앞에서
자판을 두들기고 있다)
순영 (옆으로 와서 )뭐하는 거니 ?
수은 (돌아보고 )네....아무것두 아네요 .
순영 (들여다 보면서 )숙제니 ?
수은 그냥 누가 좀 부탁해서요 .
순영 누가 ?
수은 (손을 놓고 ) 진이가 얘기했죠? 저 아르바이트 한다구
?
순영 (웃는다 )
수은 아유 기집애 무슨 말을 못하겟어.
순영 그게 뭐 숨길 일이니 ?
수은 형부가 시킬래서 시킨게 아니구요 ...민기땜에 어쩔수
없이 시켜주는거에요 글 써가서 담장자가 눈에
안들어하는 눈치면 조용히 그만 둘 생각이었단
말에요.
순영 무슨 일을 그렇게 싱겁게 해 ?
수은 직원들한테 형부가.... 처제라서 봐준단 소리 듣구 싶지
않거든요 .
순영 언니 없는 틈에 얼른 비집구 들어가서 제대로 해봐 .
잘 할수 있을 거야 .
수은 ......
(진이 쟁반에 커피 두 잔 들고 들어오면서 )
진이 언니 커피 마셔.
순영 진이야 .
진이 네 ?
순영 가서 아빠랑 엄마 고모부방으로 좀 건너 오시라구 해.
진이 네.
순영 (나가고 )
진이 (커피 내려놓고 커피잔 하나 주면서 )잘 돼?
수은 (받으면서 )몰라 .
진이 왜그래? 나한테 무슨 유감 있어 ?
수은 너한테 무슨 말을 못하겟어서 그래 .
진이 고모가 뭐라구 하셧어 ?
수은 (마시면서 눈을 흘긴다 )
진이 (히히 웃고 )혹시 또 알어 ? 언니 짤리면 고모 빽으로
어떻게 될지 ?
(하면서 문을 나간다 )
씬36 안상호 마당(밤 )
(진이 마당으로 내려와서 )
진이 엄마 .
(서귀옥 문열고 내다 본다 )
진이 고모부 방으로 엄마랑 아빠랑 건너 오시래.
서귀옥 알았어
씬37 방기태 방 (밤 )
(방기태 누워서 TV를 보고 있다가 벌떡 일어나 앉는다
서귀옥 (문닫고 돌아본다 )
방기태 뭐라구 할거 같애 ?
서귀옥 내가 어떻게 알아 ?
방기태 당신두 분명히 얘기 해 . 이번이 우리한텐 마지막
기회니까 .알았지 ?
씬38 안상호 방 (밤 )
(안상호 보험통장과 적금 통장 두개 꺼내놓고
전자 계산기로 계산을 하고 있고 순영 옆에 앉아서 보고 있다 .)
방기태 E 매형.
안상호 (돌아보고 )그래 들어와 .
(문이 열리고 방기태 서귀옥 들어와서 엉거주춤 서 있다 )
순영 앉으세요 .
방기태 네.
(방기태 서귀옥 앉는다 )
안상호 (통장을 앞에 내놓는다 )
방기태.
서귀옥 (통장 내려다 보고 다시 안상호 본다 )
(엔딩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