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인기 주말연속극 <그대 그리고 나>의 빛나는 조역 최불암과 박원숙. 은근하면서도 코믹한 로맨스 그레이를 감칠맛나게 표현하면서 전성기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점잖은 아버지상 속에 묻혀있던 「싸나이」기질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최불암. 코믹하고 능청스런 연기로 갈수록 빛을 발하는 박원숙. 두 사람은 지난해 MBC 연기대상 시상식 때 ARS로 집계한 「드라마 속 베스트커플」에서 최진실-안재욱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전원일기>에서의 근엄한 가장으로 쉽사리 속정을 드러내지 않는 양촌리 회장의 이미지와 시원시원한 박원숙은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대 그리고 나>에서 보여주는 최불암의 모습은 퉁명스러우면서도 때론 내면 깊숙이 간직한 인간적인 매력을 내비치는 건달풍의 뱃사람이다. 남자다움을 과시하는 어린애 같은 구석이 있는 그는 최고라고 띄워주기만 하면 운동을 하다말고 배에 王자를 새기는 엉뚱함도 보여준다.

박원숙은 갖은 교양을 다 드러내면서도 사소한 남자다움에 마음 설레는 소녀 기질도 갖고 있는 재미있는 인물. 운동하고 있는 최불암과 차인표를 몰래 엿보며 『어머머, 저 근육 움직이는 것 좀 봐. 남자들 되게 웃긴다』라고 킥킥대다가 다른 사람에게 들키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시치미를 뚝 떼는 식이다.

좀처럼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는 두 사람이 자신의 연기세계를 들려주기 위해 반가운 발걸음을 한다. 최불암은 10일 MBC <쇼!토요특급>에, 박원숙은 11일 <아름다운 TV-얼굴>에 각각 출연한다.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한 최불암은 <스타스페셜>코너에서, 영원한 로맨티스트 박원숙은 <스타 모놀로그>코너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 1998년 1월 9일 국민일보 이준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