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5회
     

S#21. 수경 친정 거실

수경모, 애주를 데리고 앉아서 월말 결산을 하고 있다. 지로 용지들을 두고 
지로 용지가 여러 장 있다.

수경모          …얘, 자동차 세가 너무 많다. 이거  니네 차를 팔던지 아  
                버지 차를 처분하던지 해야지 안 되겠다.
수한            팔면 반값두 못 받아요, 엄마.
수경모          그래두 얘, 버는 사람  하나두 없는데, 다  없애야지 이거 
                뭐니? 전기료, 가스값두 이거 너무  많다. 우리 전부 절약
                등으루 바꿔야 겠다… 얘, 어디까지 했니?
애주            자동차 세요, 어머님.
수경모          그래. 이건 또 뭔데 15만원이나 되니?
애주            불우시설 돕는 건가본데요?
수한            그런건 나중에 우리집 형편이  좋아질 때 하구,  빼요. 엄
                마.
수경모          …안돼 애, 느 아부지  십년 넘게 주욱  후원해오신 건데,   
                어떻게 금년만 빼니? 해.
애주            (더하고)
수경모          총 얼마니? 백십오만원이지?
애주            네.
수경모          여깄다. 너 이것좀 내구 와라.
수한            내가 갖다 올게요.

하고, 수한, 지로용지, 돈 등 챙긴다. 하는데 수경부 들어온다.

수한            아버지 오세요, 엄마!
수경모          다녀오셨어요.
애주            아버님, 다녀오셨어요?
수경부          여보, 나 냉수 한잔 주세요.

하고 들어간다.

수경모          냉수요? 네, 그러세요.

수경모 부엌으로 가고, 애주가 수한을 보며 말한다.

애주            여보, 아버님 일 잘 안 되셨나봐. 어떡해?
수한            (돈 등 챙겨넣으며) 뭐가 그래? 아끼던 땅 팔아서 속상해
                서 그러신 거지,  야, 이 감촉  오랜만이다! (수표 만지며    
                웃는다)
애주            여보, 평당 얼마를 받기루 하셨을까?

기대가 크다.


S#22. 수경 안방


수경부, 문서를 탁하고 놓고는 않는다. 서랍에다 넣어버린다. 수경모가 냉수 
한잔 받쳐서 들어온다.

수경모          여보, 냉수!

수경부, 받아서 벌컥벌컥 마신다.

수경모          섭섭하시죠?
수경부          뭐가 섭섭해?
수경모          당신 섭섭하셔서 그러신 거  아니세요? 나중에 경기가 좀 
                살아나면 수한이가 돈 벌거구, 그러면 우리 그 땅 다시 사
                요. 네?
수경부          땅 안 팔았어.
수경모          ?
수경부          아주 거저 먹을려 들잖아? 그래서 안 팔구 왔어!
수경모          …
수경부          아주 나를 투기꾼 취급을 해! 당신, 내가 투기꾼이었어?
수경모          …
수경부          내가 그 땅을 왜 샀는데? 왜 사서 사과나무 심었는데? 못
                가는 고행 대신 정 한번 붙여 볼려구 사서 가꾸었는데. 나
                를 투기꾼 취급을 해? 나 굶어 죽어두 안 판다.
수경모          …


S#23. 방 밖

엿듣던 애주 실망이다.

수한            왜 그래? 
애주            …(실망이다)



S#24. 회사 복도

수경이 퇴근 준비를 하고 나온다. 동규가 복사물을 들고 오다가 본다.

동규            지금 퇴근하는 거야?
수경            퇴근이 아니구, 야근 준비하러  집에 들리러 간다는  말이 
                정확하겠지. 내일 만나?
동규            내가 저녁에 도시락 사갖구 갈게.
수경            하지마  동규씨, 진짜 하지마!  나 나대리한테  프로루 보
                이구 싶단 말야! 거기서 인부들하구 저녁먹을테니까  자기  
                는 공부나 해!
동규            (속상해서 본다)
수경            아무두 없는데 뽀뽀나 한번 해줘!

하고 입 내미는데 저쪽에서 팀장이 온다. 수경, 얼른 웃고 도망가버린다.




S#25. 근처의 다른 장소

팀장과 얘기하는 동규            

팀장            뭔데?
동규            저, 제 아내,  업무좀 바꿔주세요, 팀장님.  날마다 야근이
                라 견딜지 걱정입니다.
팀장            …박동규 씨! 아무말 말구 고맙다 하고 있어!
동규            ?
팀장            사내 커플 중에 남은 건  박주임네 커플인 거 알아 몰라?   
                둘중 하나는 다 계열사 방출이거나 명퇴야! 박주임네 말두 
                있었다는데 이사님이 윤수경 씨가  워낙에 일 열심히라구 
                겨우 살아남았다는 후문이야!
동규            ! (놀란다)
팀장            지금, 대리급까지두 정리한다는  말 있어!  박주임은 고과
                두 높구 한데, 괜히 인사 앞두고 잡음내지마, 알았어요?
동규            …
팀장            윤수경 씨두 야근팀인걸 오히려 다행으루 알아! 지금은 3
                D 현장에서 일할수록 해고 순위에서 멀단 말야!

동규 답답하다.


S#26. 수경 마루


수경이 장을 봐서 들어온다. 재천이 우울한 얼굴로 막 시장에  나가려고 옷
을 입고 나온다.

재천            너 일찍 오는구나?
수경            아뇨, 저 또 야근나가야 해요. 아버님.
재천            거, 날마다 그래서 몸이 견디겠니?
수경            하는 수 없죠, 뭐 아버님 데련님 아무일 없어서 정말 다행
                이예요.
재천            그래…(나가려고 한다)
수경            안녕히 다녀오세요, 아버님. 
재천            참, 얘, 너 이것 받아라.

재천, 안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준다. 둘로 접히고 혹은 넷으로 접히고 한 
돈이다. 한 십여만원.

수경            이게 뭔데요?
재천            우선 찬값에 보태라. 내가 번 돈이야.
수경            …!
재천            버는대루 내 자주 갖다주마!
수경            아버님두 쓰실 일 많으실텐데요. 
재천            나야 뭐 쓸 일  있니? 전차표 한 장하구  밥값이면 된다.!   
                서울 와보니 전부 돈이더구나… 네가 힘들거야.
수경            (감격스럽고)


S#27. 홍여사 마당

수경            안녕히 다녀오세요 , 아버님.

재천 나가 버렸다. 수경, 대문안으로 들어온다. 손에 돈 들고… 홍여사가 안
에서 나온다.

수경            이모, 집에 있었어?
홍여사          응, 나 한숨잤어.
수경            어디 아파, 또?
홍여사          그게 아니구, 아침에 소주  몇잔 했더니… 잤나  봐. 근데   
                너 그게 뭐니?
수경            응, 우리 아버님이 반찬값 하라구 주시네?


S#28. 분식점

계순이 일하는데 민규가 들어온다.

민규            저, 왔어요.
계순            어, 그래.
민규            그릇 찾아올 거 없어요?
계순            (주위 살피다가) 너 느 아부지한테 혼 안났어?
민규            네, 괜찮았어요..
계순            밥 먹었어?
민규            네..
계순            안 먹었구나?
민규            먹기 싫어서요.
계순            그러지 말구 김밥이라두 하나 먹어라.

하고는 김밥 한 줄하고 된장국을 퍼다 가져다 준다.

민규            엄마두 잡수세요.
계순            싫어 , 엄마는 속 아파 안 먹을래, 얼른 먹어.

민규 먹는다. 계순 건너편에  앉아서 보다가 문득 뒤 살핀다.

민규            왜요?
계순            너 여기 어디 흉터 있거든? 그거 찾아볼려구.

계순, 민규 귀 뒤를 더듬어 본다.

계순            (반갑다) 그래, 여기다… 만져봐.
민규            (만져본다)
계순            여기 이런 거 있는 줄 알았니?
민규            아니요… 몰랐어요..
계순            그때, 열바늘인가 꿰맸는데… 지금은 일부러  찾아보기 전  
                에는 잘 모르겠구나..
민규            어떻게 다친건데요?
계순            너 두 살때, 보행기  타구 놀다가 계단에서  굴렀어. 엄마
                가 잠깐 한눈 파는  사이에 그 때는  피가 철철나구 해서    
                얼마나 놀랬나 몰라. 너를 안구 그냥  울면서 병원으로 뛰  
                었잖니? 죽는 줄 알구.

민규            (그런 추억이 있은 게 기쁘다) 죽는 줄 알았어요?
계순            그럼! 피가 막 나는데 얼마나 무섭니? 병원엘 데리구 갔는
                데 다친 애보다 엄마가 더  운다구 의사 선생님한테 혼나   
                구 그랬지 뭐
민규            …(웃는다)

계순, 민규 보고 서글프게 웃는다.


S#29. 수경 친정 안방 (저녁)


수경부 반주에 취해서 졸린 손자들을 데리고 앉아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수경모, 애주가 앉아서 딱한 듯 듣고 있다.

수경부          느이들 꿀꿀이죽 알아? 꿀꿀이죽?

아이들 모른다고 하고.   

수경부          할아버지는 말야, 그 꿀꿀이죽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었어
                요! 구두통 메구, 헤이, 숄쳐! 슈샤인∼슈샤인!  이러구 다
                니면서. 초코렛트 기부미, 츄잉껌  기브미! 할아부지가 영
                어 아주 잘하거든? 그때부터 배운 영어거든! 하하하!

아이들 졸리고.

수경부          할아부지는 말야. 가로등 밑에서 공부했어요! 구두 닦아가
                며, 찹쌀떡 팔아가며!  왜냐? 셋방 전기는  초저녁 지나면   
                나가 버리거든?!
       
수경모, 그런 남편 모습을 안된 듯 보고 앉아있다.

손자            할머니 졸려요.
수경모          여보, 애들이 졸린가 분데요?
수경부          어? 그래, 그럼 자야지! 우리 자자, 자자구요!
수경모          애들 데리구 나가라.


S#30.수경방

애들을 안아다 눕히는 애주와 업고 와서 눕히는 수경모.

수경모          얘, 그런데 수한이는 어디 갔는데, 이렇게 안 오니?
애주            몰라요, 어머님?

하는데 수한이 목소리가 아래층에서 들린다.

애주            저이 또 취했네!

애주 화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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