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4회
     

S#1. 수경 주방(저녁)

수경, 부엌일을 하고 있다. 일이 많다. 그러면서 신경은 방안에
서 얘기중인 영규와 동규, 재천에게 가있다. 영규까지  같이 살
잘까봐 걱정하는 수경.



S#2. 수경 신방(저녁)

영규가 재천, 동규 앞에서 큰 소리 중이다.



영규           아, 그냥 관뒀어요! 관둘 때가 됐다 생각이 들어  
               서요!
재천           좀 참구 있지, 왜 또 그새 관둬?
영규           제가 남의 집 기사나  할려구 그 집 갔던  거 아  
               니예요? 돈 있는 사람들 어떻게 큰 돈 버나 공부  
               하러 갔던 거죠!
동규           그래, 공부가 끝나서 그만둔 거냐? (비꼰다)
영규           그래, 새로운 사업구상을  하구 있어! 그래서 관   
               뒀어!
동규           새로운 사업구상이란 게 뭔데? 좀 들어보자!
영규           그렇게   비꼬는식으로 말하지   마! 기분  나빠!         
               아,  그리구 내가  혹시 여기  오래 있을까봐,  형    
               수랑 신경쓰이는  모양인데, 그건 전혀  걱정하지  
               마! 며칠만 있을 거니까!
동규           ….
영규           살자구 붙들어두 난 안  살아. 여기서 어떻게 살  
               아? 이렇게 좁은 데서.
동규           그래, 그렇게  말해주니 나두 다행이다.!  너까지  
               여기 있는 거 나 싫거든. 우선 방두 없구!




하고 나간다.


영규           (섭섭해서) 쪼다!… 되게 쫀쫀하게 구네, 진짜?
재천           이놈 자식이, 형한테 무슨 말투야, 너?
영규           아부지 다시 한번  맹세 하는데요. 전요,  하루를  
               살다 죽어두 형처럼 저렇겐 안살 거예요! 전,  아  
               주 폼나게 살 거예요!
재천           시끄러!





S#3. 수경 주방

동규 나온다. 수경이 돌아본다.


동규           …영규, 오래 있지 않을 거래. 며칠만 있을 거래.
수경           …네
동규           쟨, 원래 있으래두 있지두 않을 애야. 워낙에 나   
               대기를 좋아하거든.
수경           김치를 좀 사와야겠는데, 어떡하지?
동규           김치 사먹자구? 담가먹는 거 아냐, 그건?
수경           …난 그건 안해 봤어, 못해….
동규           상옥이 시켜, 그럼. 상옥이가 잘해….


S#4. 친정 주방

가족들 식사를 하고 있다 . 수경모, 수경이 생각을 하고는 슬쩍 
수경부 눈치를 본다.



수경모         날씨가 이렇게 푹해서 큰일이다. 
수한           안 추우면 좋지 뭘 그러세요.? 고유가 시대에 딸  
               라 애끼구 좋잖아요.
수경모         김치가 다 익어버리니까 그렇지, 얘
애주           (속을 다 안다)
수경모         잔뜩 해놨는데… 어떡허냐, 아까워서….
수한           아, 다 먹으면  되죠? 부침개  해먹구 찌개 해먹    
               구, 김치국 끓여먹구, 뭐 걱정이세요?
애주           (식탁 밑으로 찬 듯)
수한           아야, 왜그래?
수경부         …김치가 익어서 걱정이면 저 웃동네  무의탁 노  
               인들 계시는  집 있다며?  그런데 좀  퍼다드리면   
               되잖아요… 뭐가 걱정이야…!
수경모         ….


#5. 수경방

애주가 수한을 나무란다.


애주         당신은 그렇게  눈치가 없어요? 어머님  아가씨네   
             김치 갖다주구 싶어서 그러시는  건데 자꾸 무슨  
             딴소리야?
수한         엄마두   참! …주구주구…또  주구… 욕하면서두      
             또  퍼주구…엄마의 운명이란  게 서러운  거로구   
             나! 아니, 그런데 주구싶으면 주면되지, 왜 저러
             신데? 
애주         아버님이 당분간  발길, 딱   끊으라구 하셨나 봐    
             요.
수한         김치 많아? 그럼 좀 갖다주까, 내가?



S#6. 수경 신방(저녁)

영규, 재천이 하는 말을 듣고 있는데 건성이다. 딴 생각으로 눈
이 번들번들 한다.



재천           노동판에 나가보니 참 느낌이 많더라. 막일을 하  
               면서도 희망 갖구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  
               면, 나는 이런 일 할 사람이 절대 아니다, 어떻게  
               재수가 없어서 여기까지 왔다만, 나는 느들 하구  
               종류가다른사람이다!이러구불평불만으루 지내   
               는사람두많구.같은막일하지만 일년 뒤, 혹은   
               십년뒤,그사람들이 어떻게 달라질가는 뻔한 거  
               아니냐?
  
영규           ….
재천           폼나는 일만 찾지 말구, 평생을 하구 살 일을 찾   
               아라.
영규           ….
재천           한 몫에 어떻게…안 된다, 그거  힘들어…티끌 모  
               아 태산이라구들 하잖니?
영규           티끌 모아 어떻게 태산이 되요? 모아  봤자 티끌  
               이죠! 근데, 민규는 어디 갔어요?



S#7. 사람 많은 거리
시연, 민규에게 목도리와 장갑을 골라주며 즐거워하고 있다.



시연         이리와 봐요. 이쁘게 해 줄게요. 우리 장갑도 
             사요.
민규         (쑥스럽지만 좋아한다)    
시연         검정 거 낄래요? 나 밤색 끼게.
민규         네. (웃는다)


S#8. 학생들 상대 호프집

민규, 시연에게 이끌려  들어온다. 두 사람,  장갑도 끼고 처음 
와보는 젊은이들 술집이다. 왁자하게 젊은 사람들이 들어차 있
다. 웃음소리도 터지고 하는 분위기. 시연과 민규도  그들 사이
에 자리잡고 앉는다. 종업원이 다가온다.




시연           응, 우리 뭘루 할까? 민규씨, 뭐 먹을래요?
민규           난 아무거나 좋아요. 
시연           아무거나 라구요? 좋아요! 우리  레쏘 핏쳐 하나  
               하구요. 안주는 아무거나 하나요!
종업원         네, 감사합니다.(간다) 
민규           먹구 싶은 걸루 시켜요. 그런다구 아무거나 시키  
               면 어떡해요?
시연           (웃는다)
민규           왜 웃어요?
시연           안주 이름이 아무거나에요! 몰랐죠?
민규           네. (웃는다)
시연           여기 재밌죠?
민규           네.




민규, 밝은 얼굴로 웃으며 둘러본다. 일각에선  공연하고 있다.
두 사람, 레먼 소주 피쳐와 안주를  두고 먹는다. 민규, 소주를 
마신다.




시연           미술공부 제대루  해서 미대  가볼  생각은 없어    
               요?
민규           하구싶다구 해지는 건 아니잖아요?
시연           하구싶음 하는 거지 뭐…안 될게 뭐야?
민규           다시 입시공부 한다는 게 자신없어요.
시연           내가 도와줄게 해봐요!
민규           시연씨가요?
시연           왜? 나 공부 꽤 했어요. 노는 애 같이 보여요?
민규           …네(웃는다)
시연           나아참! 안 되겠군! 고등학교때 성적표를 보여줘  
               야겠네?



민규, 웃는다. 민규 또 소주를 마신다.



시연           자, 소주만 말구 배두 채워요. 민규씨!



시연, 라면사리 등 요기가 될만한 걸로 골라서 민규가 먹기 편
하게 해준다. 민규, 그런 시연을 보고 있다.




민규           (좀 취했다) 알구 싶어요.
시연           뭐가요?
민규           왜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는 거에요?
시연           내맘이지 뭐.
민규           (보고 있다)
시연           안 그래요? 내맘이라구!


시연 민규를 보고 밝게 웃어준다.




S#9. 홍여사 거실

영규가 상옥을 따라 들어와 집구경을 하고 있다.


영규           (자세히 살핀다)
상옥           집 크구 좋지, 작은오빠?
영규           이게 무슨 좋은  집이냐? 평수는 좀  있다만! 근   
               데, 이 아줌마 재정상태가 어떤 거 같더냐?
상옥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영규           (열려고) 여기가 안방이냐?
상옥           오빠, 아줌마 오시면 어떡할려구  그래? 얼른 나  
               가.
영규           목욕가셨다며, 뭐?



하고는 실내 자전거를 타본다.



영규           야, 이거 재밌다?
상옥           오빠, 내려와!
영규           이게 타이머까지 있는 거구나? 운동 되겠는데?




영규, 신나게 타다가  멈칫한다. 홍여사가 목욕탕에서  온 길이
다.




상옥           교수님 , 벌써 오세요?
홍여사         응…어지러워 못 하겠더라….
영규           (얼른 내려오며) 안녕하세요, 교수님? 
홍여사         네, 안녕하세요?
영규           즈이 여동생한테 잘해주신단 말씀 듣구  인사 여  
               쭐려구요! 감사합니다.
홍여사         별 말씀을! 여기가 무슨 어린이 놀이턴  줄 아   
               나?




억지로 웃고 들어간다.


영규           (무안)
상옥           (흘긴다)




S#10. 수경친정 주방.

애주가 일하고 있다. 수경모가 괘니  눈치를 보며 왔다갔다 한
다.


애주           어머님, 뭐 찾으세요?
수경모         아니… 얘…찾는 거 없다. 수한인 어디갔니?
애주           네, 아가씨네 갔어요, 어머님.
수경모         거긴 왜?
애주           …김치 갖다주러 갔어요.




애주 웃는다. 수경모, 고맙다.




수경모         갖다주긴 뭐하러 갔다준대니? 뭐 이쁘다구?



하고 나가다가 돌며     


수경모         깍두기두 가져갔니? 수경이 깍두기 귀신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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